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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틀라이트 왈츠 - 3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1:25 1,158회 0건
[번역] 새틀라이트 왈츠 3
핵융합이 디지즈를 불렀다고 추측하고 있다.
그들이 나타난것은 인류의 활동 범위가 지구밖으로 넓어져 목성밖의 외행성에 도달했을때였다. 그 무렵 태양계가 외부에서 볼때 변화한 점이라고 하면 화학 로켓을 대신해 실용화된 핵융합 엔진이 강력한 플라즈마의 불꽃과 빛을 뿜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것을 보고 찾아왔다고 해석하는것이 합리적이었다. 150억년을 넘는 우주의 역사속에서, 탄생한지 2백만년에 불과한 인류에게 완전한 우연으로 손님이 왔다고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어째서 핵융합을 찾아왔는지는 디지즈의 목적에 비추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들은 우선 목성 상층 대기에 콜로니를 건설하고, 거기서 목성의 수소 가스를 먹으며 스스로 핵융합을 시작했다. 핵융합 연료를 갖고자 하는 듯 하다. 항성에는 그것이 가득히 있지만 그 열과 중력은 쉽사리 다가갈 수 있는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항성 이외의 핵융합 방사광을 내는 행성계를 찾아서, 거기서라면 쉽사리 연료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여 태양계에 찾아온 것이리라.
먼 외행성은 그렇게 빼앗겨버렸지만 그들이 거기에 머무른다는 보증은 없었다. 인류가 최초로 실행한 실용 핵융합은 월면에서 채취한 헬륨3의 원자를 이용한 것이다. 달에는 태양에서 날려온 그 원자가 가득 쌓여있다. 그 중수소-헬륨 3 반응은 수소-수소 반응보다 임계점에 도달시키기 쉽다. 디지즈가 이것을 지나칠리가 없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들은 내행성으로 진출을 개시했다.
목적지는 달, 그리고 수성. 그것은 그들의 선견대가 온 것으로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아직 숫자가 적었던 그것을 지구인은 겨우겨우 격퇴는 했지만, 목성에서 대량 번식하고 있는 본대를 쫓아내기에는 기존의 우주조직을 가지고는 도저히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전 지구의 총력을 기울여 태양계 방위군이 창설되었다.
방위군은 월면에 총사령부 및 공장을 두고 있다. 화성에도 공장이 있다. 그리고 화성 공전궤도상에 태양을 빙 둘러싼 방위거점을 만들었다. 목성과 내행성을 잇는 선은 언제나 이동하므로, 화성의 거점만으로는 그 선을 차단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것을 가지고 인류는 산발적으로 날아오는 디지즈를 요격하며, 겨우겨우 성공해내고 있는 실정이었다. 군이 힘을 비축하여 목성을 치는것이 빠를지, 아니면 디지즈들이 목성에 싫증을 내고 일제히 내행성으로 날아오는것이 빠를지, 그것은 아직 알 수 없다.
알 수 없는 일은 그 외에도 많았다. 그렇다기보다 아는게 거의 없다. 그들은 어디에서 왔는가, 얼마나 있는가, 생물인가 기계인가, 지성은 있는가 없는가, 그러한 구별에 의미는 있는가 없는가.
외우주에서 홀연히 나타났으니 당연히 광속 이상의 이동 수단을 갖고 있다는 것이 된다. 또한 그렇게 움직이는 대형의 모함이 목성 주변에서 목격된 기록도 있다. 하지만 그 방법도 모른다.
아는것은 다음과 같은 몇가지뿐이다.
디지즈는 인류와 컨택트를 취할 의사가 없다. 출현이래 수십년간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교신이 시도되었지만 어느 하나도 성공한것이 없었다.
디지즈는 적대적이다. 적대 의사는 없을지 몰라도 행동이 그렇다. 수성에 강하한 몇몇 선견대는 주위의 모든 지형을 뒤덮어 헬륨 3를 채취하려 들었다. 인류는 수소폭탄으로 이것을 날려버렸지만, 방치해두었으면 수성 전체를 뒤덮었을것은 확실했다. 만일 월면에서 같은 일이 벌어지면 귀중한 헬륨 3를 송두리채 빼앗긴다. 그렇지 않더라도 월면의 많은 시설이 끝장날것이다.
디지즈에는 몇가지 종류가 있다. 이동에 특화된 것, 공격에 특화된 것, 채취에 특화된 것 등. 제각기 기능과 형태가 다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들의 형태는 병원균과 비슷했다.
그러한 특징에서 그들은 디지즈(Disease)라고 불리우게 되었다. 태양계를 좀먹는 병마다.
요격기지의 이름이 병마와 싸우던 의학 관련자들에서 따온것도 그에 대응한 의미였다. 히포크라테스 기지, 나이팅게일 기지, 키타사토 기지, 제너 기지. 열 여섯군데에 건설된 그들중 하나가 파스퇴르 기지다.
기지에 배속되어있는 암드 보드(우주 전투기)도 의료에서 따온 이름이 붙게 되었다. 정찰기 디기탈리스, 기뢰부설기 키니나스, 첫 본격적 전투기인 사릭스(Salix)등등 모두가 그렇다.
(역주: 암드 보드의 이름들은 전부 약초입니다. 디기탈리스는 강심제로 쓰이고, 키니나스는 해열제이자 말라리아의 특효약인 키니네 - 요샌 부작용때문에 안씁니다만 - 에서 온 이름이군요. 사릭스는 버드나무입니다. 아스피린과 유사한 해열 성분이 있어서 옛날부터 많이 쓰였죠. 그리고......기지 이름중 "키타사토"는 일본의 세균학자 키타사토 시바사부로(北里柴三郞)인것 같군요. 제너는 종두법을 발견한 양반이고.)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기종이 페어 전용의 분리형 암드 보드, [스트렙토]다. 그 이름의 유래가 된 결핵의 특효약처럼 디지즈를 구축해낼 것이 기대되고 있다.(역주 : 이것만은 약초가 아닙니다. 결핵 치료제로 알려진 항생물질, 스트렙토 마이신이죠.)
파스퇴르 기지에 주둔하는 스트렙토 타입은 예비 기체를 합쳐서 36기.
그것이 쇼리와 엘리자베스에게 주어진 기종이었다.


"이것만은 말할 수 있네. 총사령부의 선발 판단이 잘못되었던 적은, 최소한 커플링 판단이 유익하지 않았다는 사례는 지금까지 한건도 보고된 적이 없어."
발표후, 아침까지 기다릴것도 없이 사령관실로 밀고 들어간 그들에게 프랜들 대령은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진지한 얼굴로 덧붙였다.
"그리고 내가 보기엔, 자네들이 그 첫번째 사례가 될 것 같지도 않군."
요컨대 2중으로 도장을 찍혔다는 얘기였다.
결과적으로 쇼리와 엘리자베스의 커플링은 변경되지도 않았고, 그들 둘은 정규 드라이버에게 주어지는 독방에 들어와있었다.
"널찍하네."
"아아, 넓군."
쇼리와 엘리자베스는 분위기 없는 소리를 하며, 방을 둘러보았다. 넓다고 해봐야 공간이 한정된 우주 기지니까 고작해야 뻔하다. 바닥 면적이 사방 4미터에 불과하다. 하지만 무중력 공간에서는 모든 벽과 천정을 바닥으로 쓸 수 있으니까 유효 면적으로써는 상당히 넓은것이 된다. 게다가 칸막이가 있고 침대, 책상, 벽장, AV 터미널등이 설치되어서 2인분의 개인 공간이 완전히 확보되어 있었다. 지금까지는 두 사람 모두 이와 같은 면적, 그것도 칸막이가 없는 공간에서 6인 1조로 살고 있었으니까 굉장한 대우 상승이다.
하지만 방이나 가구보다도 방 구석에 붙은 전화 박스정도 크기의 폐쇄 공간이 엘리자베스를 환희하게 만들었다.
"이거 봐, 쇼리! 화장실이 있어!"
"정말이야? 이거 굉장하군."
엘리자베스의 머리 너머로 박스를 들여다보고 쇼리는 감탄했다. 좌변기형의 제대로 된 화장실이다. 게다가 변기를 덮는 분리판이 있다. 머리 위에는 벌집 모양의 구멍. 요컨대 여기는 샤워룸 겸용이었다.
"굉장하다, 쇼리. 전용 화장실까지 있다니."
"그만큼 스트렙토의 페어는 기대를 받고 있는거겠지."
"응, 잘 해야지."
엘리자베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어깨 너머로 돌아보았다. 눈이 마주치고 쇼리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본다.
이름처럼 잉글랜드 계열 혈통의 소녀다. 주근깨 하나 없는 우유빛 새하얀 살결, 지구의 맑은 하늘처럼 푸른 눈동자, 이마에서 가름마를 타고 뒤로 묶은 긴 플라티나 블론드. 모든것이 맑고 깨끗했다.
178센티인 쇼리의 턱에 오는 정도의 키에, 그 정도 키의 여자 아이들 평균 보다도 약간 가녀린 몸집이다. 무중력에서 오래 거주하면 누구나 그렇게 된다고는 하지만 엘리자베스의 팔 다리는 역시 가늘다.
컷 소우형의 하늘색 웃도리에서 드러난 팔도, 무릎 길이의 플리츠 스커트에서 뻗어나온 다리에도, 여자다운 살집은 거의 없다. 이제 겨우 가슴이나 허리가 약간 곡선을 그리는 정도였고 배는 납작했다. 몸을 뒤집어보면 곡선미보다는 늑골이나 골반쪽이 더 드러나보일 정도가 아닐까.
그렇다고는 하지만 그 나이 또래에 있어서 보기드문 미소녀인것은 틀림없었다. 성적뿐만이 아니라 용모에 있어서도 소년부 최우수라는 평가를 쇼리는 여기저기서 듣곤 했었다.
그러한 관찰이 약간 길었던가 보다. 엘리자베스는 갑자기 휙 얼굴을 돌리고는 쇼리의 옆을 지나 날아가면서, 어색할정도로 명랑하게 양팔을 벌리며 말했다.
"이거봐, 방안에서 공중 제비도 넘을 수 있어!"
말하면서 회전하는 통에 반짝이는듯한 허벅지 안쪽으로 하늘색 서포터가 보였다. 속옷은 아니라곤 해도 쇼리는 자기도 모르게 눈을 피했다.
하지만 동요하고 있는것은 쇼리뿐만이 아닌듯 하다. 엘리자베스는 그대로 반대쪽 벽으로 날아가더니, 이번에는 AV터미널을 의미도 없이 조작하기 시작했다. 공용 터미널이야 예전부터 흔히 쓰고 있었으니 이제와서 신기할것도 없을텐데.
"헤에, 억세스 제한이 상당히 적네. 와우! 성인용 채널도 있어!"
뭔가 헛도는 듯한 엘리자베스의 행동을 보면서 쇼리는 이제서야 지금 분위기가 어떤것인지 깨달았다.
이건 결국, 신혼 여행가서 첫날밤을 보내는 커플의 상황과 비슷한 것이다. ---비슷한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그대로다. 엘리자베스가 보통의 성인 여성이라면 말이다.
그렇게 않다는게 문제였다. 이건 좀 얘기를 할 필요가 있겠구나, 하고 쇼리는 생각했다. 그것도 정면에서 터놓고 해야 한다.
"리즈"
"왜? 아, 새로 메일 어드레스도 지급됐네. 메일도 벌써 왔어."
"스트렙토의 페어가 독방을 받는 진짜 이유, 알고 있어?"
쇼리가 그렇게 말하자 디스플레이를 보던 엘리자베스의 어깨가 눈에 띄게 굳어졌다. 가볍게 한숨을 쉬고서 쇼리는 소파 겸용 침대에 걸터 앉았다.
"잠깐 이리 와봐."
".......응."
엘리자베스가 뒤돌아서는 비스듬히 날아왔다. 내민 쇼리의 손을 잡지 않고 어색한 움직임으로 옆에 앉았다. 그래도 붕 뜨게 되지만, 무중력용의 인테리어에는 여기저기에 고정대가 있다. 그것으로 무릎을 눌러 엉덩이를 붙였다.
몇 센티 떨어져 나란히 앉자 쇼리가 입을 여는것보다 먼저 엘리자베스가 바닥을 바라본채로 말했다.
"세.....섹스 하기 위해서, 그런거지."
조금 목에 걸린듯한 목소리였지만 잘못 들을 정도는 아니다. 쇼리가 끄덕였다.
"역시 아는구나. 하기사, 나도 소년부에 들어와서 바로 들었지. 정답이야."
"그러니까 우리들.......그거 해야 되는거지."
엘리자베스가 고개를 쇼리에게 돌렸다. 아름다운 푸른 눈동자가 곧바로 쇼리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한다.
"쇼리가 나한테.......하는거야?"
"아니, 그것보다도."
쇼리는 한손으로 이마를 감싸쥐고 눈을 가리면서 다른손으로 가볍게 엘리자베스의 어깨를 두들겼다.
"갑자기 그런거 하기 이전에, 여러가지로 할 얘기가 있쟎겠냐. 다른 사람들도 우선은 자기소개부터 들어갈걸."
"자기소개 같은건 필요없쟎아."
엘리자베스는 굳어진 얼굴을 억지로 펴면서 웃었다.
"우린 벌써 1년전부터 친군데."
"응, 친구지. 그건 틀림없어."
쇼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엘리자베스는 딱 1년전에, 장래 기지의 주요 스탭이 될거라는 기대를 받으며 파스퇴르 기지의 소년부에 편입했다. 그때 어떤 사건이 있어서 쇼리와 친해졌다.
그 이래 나이도 하는 일도 다르긴 해도 한주에 한번 정도는 함께 식사를 하는 친구가 되었다. 듣고서 놀란일이지만 그녀의 집안은 콘월의 명문 귀족이고, 어릴때부터 영재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그 때문에 우수한 아이들을 모아놓은 소년부에서도 금새 성적 탑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에 대해서 쇼리는 스물 두살. 일본 출신의 순수 일본인이다. 쇼리는 영재교육이랄만한 건 받은적이 없었고 평범하게 중학교까지 다니고서 그 후에 월면에 있는 국제 연합의 고등학교에 들어가, 재능보다는 근성으로 방위군의 후보생이 되었다.
태생도 성장과정도 전혀 다르지만 수많은 라이벌들과 겨루어 살아남았다는 점은 같았다. 명랑하고 원기 왕성한데다 적극적인 엘리자베스의 성격은 유능한 사람을 인정하는 쇼리의 성격에도 딱 맞았다. 게다가 두사람이 직접적인 라이벌이 될 입장도 아니었다는점도 작용해서 친구 관계는 양호한 편이었다.
하지만 설마하니, 파트너가 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말이지. 어째서 네가 내 파트너가 된걸까."
"총사령부가 내 재능을 인정해준거 아냐."
엘리자베스가 당연하다는듯이 말했다.
"후보생 이외의 사람에서 파트너가 선발되는경우는 없는것도 아니쟎아. 프랜들 대령님도 인정하신거고. 착오같은건 아니야."
"정말 그럴까? 스트렙토의 페어가 뭘 하는지, 총사령부가 혹시 모르는건 아니고?"
"그럴리 없을거야. 하여튼......그걸 안하면 스트렙토는 못 움직이니까."
엘리자베스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 이야기는 사실이다.
스트렙토의 2기를 조종하는것은 그야말로 페어 스케이트의 커플처럼 양쪽 드라이버의 긴밀한 연계가 필요하다. 그것도 단지 친구로써 서로를 이해하는 수준으로는 부족했다. 스트렙토는 감각 제어다. 기체의 모든 기능을 감각으로 바꾸어 조종한다. 통신기는 입과 귀, 레이더는 눈, 자세 제어가 몸통이 되고, 방향타가 팔, 추진기를 다리로 삼아 마치 자신의 몸 그 자체인것처럼 자유로이 조종한다. 그렇게 드라이버와 동화된 동료기를 완전히 서포트하기 위해서는 파트너의 육체마저도 완전히 알고 있어야만 한다.
결국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으로, 서로의 몸을 구석구석까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엘리자베스의 말대로 총사령부가 그걸 모를리가 없다. 알고서 명령을 내렸으니, 그건 요컨대 엘리자베스랑 그런 걸 하라는 의미가 된다.
엘리자베스는 아직 열 세살인데.
"세상에 맙소사......어린애랑 그런 짓을 하라니. 지구에선 결혼하려면 남자고 여자고 열 여덟살부턴데."
"결혼 이전에, 음행죄로 잡혀갈걸."
엘리자베스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쇼리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너도 잘 아는구만. 나보고 어쩌란거야."
"농담이라니까. 안 잡혀가. 군 명령이쟎아."
"군은 좋을지 몰라도 너희 부모님한테 어떻게 얼굴을 드냐."
"그런걸 걱정했어? 하지만 그거, 괜찮을거 같거든."
엘리자베스는 고정대를 벗기고 둥실 날아올라서는 켜놓았던 AV 터미널의 디스플레이를 가리켰다.
"아까 메일 엄마한테서야. 잠깐 봤는데 나랑 쇼리가 페어 하는거 한발 먼저 총사령부쪽에서 연락이 갔대."
"벌써 들통났냐? 당장 그만두라시지?"
"아니, 힘내래."
멍해버린 쇼리에게 엘리자베스는 낼름 혀를 내밀었다.
"나, 전부터 쇼리 얘기 엄마한테 메일로 썼거든. 그 사람이라면 맡겨도 되겠다고 생각하셨나봐. ----섹스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문제까지는 모르시겠지만, 그거야 뭐 늦느냐 빠르냐일뿐인 문제쟎아."
"리즈"
쇼리는 앞뒤가 막혀 신음했다.
"아까부터 듣자니 뭔가 유혹하는것처럼 들리는데, 농담이라도 그런건 좀 하지 마라."
"유혹하는거 맞아."
엘리자베스는 둥실하니 침대로 돌아와서는 정면에서 쇼리의 양팔을 움켜잡고 똑바로 바라보았다.
"좀더 빨리 알아달란말야. 둔돌씨. 나 있쟎아......쇼리하고라면 해도 괜찮아."
"진정하라구. 그렇게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일이 아니쟎냐?"
"아무렇게나 그러는거 아냐!"
엘리자베스가 외치고는 쇼리를 노려보았다. 쇼리는 푸른 눈동자가 젖어있는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말할래. 이젠 말해도 되니까. 나 있쟎아. 지금껏 쇼리가 좋았어."
"아홉살이나 차이난다고."
"그러니까야. 난 너절하고 징그러운 동급생들 같은거 싫어. 연상이니까 좋아. 아니, 쇼리니까 좋아. EMP 어쩌구 물리 단어처럼 안 부르는, 리즈라고 그래주는 쇼리가."
엘리자베스는 마치 울면서 웃는듯이 얼굴을 찌푸렸다.
"쇼리랑 페어가 돼서 정말 기쁜걸. 총사령부랑 프랜들 대령님이랑 엄마가 그래도 된다고 그래주는게 너무 기쁜걸. 근데 쇼리는......싫은거야?"
엘리자베스는 문득 얼굴에 두려움을 떠올렸다.
"아니면 쇼리는......역시 나 같은 어린애랑은 싫은거야?"
"리즈......"
쇼리는 양팔을 움켜쥐고 있는 엘리자베스의 손을 하나씩 떼어내고서는 다시 손을 뻗어 금색 머리를 살며시 안았다.
"싫은게 아냐."
"......정말로? 이렇게 깡마르고 훠밍처럼 글래머도 아닌데, 그래도 정말로?"
"정말이지. 그래서......저항하고 있는거 아니겠냐."
쇼리는 손을 아래로 내려 엘리자베스의 등을 쓰다듬었다. 손바닥이 가는 허리를 지나서 부드러운 엉덩이에 닿는다. 처음 느끼는 섹슈얼한 감촉에 엘리자베스는 파들하니 떨었다.
"자백하지. 가끔 보곤 했었어."
".......아하하, 봐 줬었구나."
"일부러 보였던거야?"
"쇼리한테만. 아아, 의식해주고 있었다니 너무 행복해. 있쟎아. 훠밍이랑 어느쪽이 더 나아?"
"......이상한거 묻지 마라."
"내가 낫다고 안그래주네."
엘리자베스는 토라진마냥 약간 뺨을 부풀렸지만 금새 밝은 웃음을 지으며 쇼리의 이마에 머리를 댔다.
"아니, 괜찮아. 우주기지 남자들 그다지 섹스를 못하니까 욕구 불만이 쌓이겠지. 그러니까 나처럼 빈약한 애라도 보고 그러겠지만......그래도 괜찮아. 쇼리는 동급생들처럼 징그러운 소리 안하니까. 신사쟎아."
"쌓이다니, 뭘 안다고 그런 소릴 하냐."
쇼리는 엘리자베스의 머리를 잡고서 코끝에 키스하면서 말했다. 할짝, 하고 혀를 내밀어 쇼리의 입술을 핥으며 엘리자베스가 윤기있게 속삭인다.
"왜 몰라. 나도 쌓이는데."
"......그런거야?"
"그러엄? 소년부라고 우습게 보지마. 여자애도 욕구는 쌓인단말야. 밤에는 굉장한걸? 못참고서 여자들끼리 해버리는 애들도 있구......."
"굉장한 얘길 하는구만. 나도 못참을것 같다."
말보다 먼저 쇼리의 브레이크는 박살나고 있었다. 한손으로 단단히 잡고 있는 엘리자베스, 그녀의 오똑한 콧날과, 탄력있는 뺨, 앵두빛의 입술에 힘있고 긴 키스를 거듭해서 보낸다. 엘리자베스도 그것을 받아들였다. 가볍게 깨물기도 해가며 키스를 돌려주고, 떠 있던 몸을 단단히 쇼리의 몸에 묻고서 자그마한 가슴을 부드럽게 쇼리의 가슴에 문질렀다.
"아하......기분 좋아."
엘리자베스는 실내복 너머로 유두에 전해지는 감촉에 등줄기가 떨리는것을 느꼈다. 좋아하는 사람의 몸, 좋아하는 사람의 체온. 그것뿐인데도 손가락으로 섬세하게 만져가며 자위행위를 할 때보다 훨씬 굉장했다. 몸이 저려오고 쾌감 말고는 아무것도 모를만치 기분이 좋다. ---- 그리고 거기에 더해 파직하고 전기가 오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려다보니 쇼리가 한손으로 유방을 매만지고 있었다.
"리즈, 이거.....단단해졌네."
"응, 느껴져? 맞아, 쇼리가 만지기만 했는데도 나 벌써 그렇게 됐어......."
쇼리가 만지려는 힘보다도 엘리자베스가 만지게 해 주려고 가슴을 밀어오는 힘쪽이 강했다. 어린애라고만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이 소녀는 이미 성감을 느낄줄을 안다. 쇼리는 놀라면서도 기뻤다. 비행복을 입은 사타구니가 뜨겁게 부풀어오른다.
탐닉하는듯한 키스와 애무가 점점 진해지고, 엘리자베스는 침대에 몸을 걸친 쇼리의 다리 사이에 몸을 딱 밀착시켰다. 그리고 아랫배에 와 닿는 단단한것을 깨닫는다.
"와아........쇼리, 굉장해."
재미있는것을 보는듯이 속삭이고는 배꼽 아래의 부드러운 복근으로 더욱더 쇼리의 그것을 문질러 느꼈다. 단단함뿐만 아니라 뜨거움까지 전해져온다. 엘리자베스는 눈을 감고서 감동한듯이 어깨를 떨었다.
"정말이야. 정말로 쇼리가 하고 싶어져 있어. 나한테 해 주는거야......"
"저기, 잠깐만. 리즈."
여기까지 와 놓고서 쇼리는 뭔가 당황한양 엘리자베스의 몸을 떼놓았다. 왜 그래, 하고 불만스럽게 엘리자베스는 입술을 삐죽였다.
"너, 처음이지?"
"당연하쟎아."
"그럼 전혀 모르는구만. 처음 할 때는 엄청나게 아픈거라고."
"그런건 각오하고 있어. 쇼리하고니까 참을거야. 그리구, 아픈건 처음뿐이고 금새 좋아지는거라며."
엘리자베스는 눈가를 발갛게 물들이며 속삭였다.
"나 있지, 늘 생각했었어. 쇼리 생각하고 그거 하면서, 진짜로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너 자위까지 하고 있었냐."
"그럼 안돼? 남자들도 하쟎아."
"아니, 그런거야 상관없지만......잠깐만, 리즈."
"아!"
쇼리의 오른손이 엘리자베스의 스커트 속으로 파고 들었다. 가녀린 허벅지 사이의 틈서리로 미끄러져 들어오더니, 서포터 위로 중심 부분을 만졌다.
"아아......."
허벅지의 틈사이를 재듯이 손가락이 벌어졌다. 그리고 다시 합쳐져서는 중앙을 밀었다. 두장의 천 속에서 자그마한 알맹이와 꽃잎에 단단한 감촉이 움직였다. 자신의 것이 아닌 손가락은 무서워질만치 좋았다. 클리토리스가 단단해지고 촉촉하게 꽃잎 사이가 습기를 띄었다. 얼룩지면 어떡해, 쇼리한테 들킬거야. 하지만 더욱더 적셔서 쇼리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싶어. 엘리자베스는 그런 모순된 생각을 단락적으로 떠올렸다.
하지만 쇼리는 손을 빼고서 의외의 말을 했다.
"아니......리즈, 역시 무리다."
".......어? 왜애?"
"어째서고 뭐고.....넌 아직 어리다니까. 안 들어가."
"그런건 해 봐야 아는거쟎아!"
"안다니까. 거기가 너무 작아. 나는 일단 세명정도 경험이 있거든......"
"안돼......"
엘리자베스는 조금씩 열리던 문이 눈 앞에서 도로 닫혀버린 기분에 낙담했다. 쇼리의 어깨를 꼬옥 끌어안고서는 중얼거린다.
"기껏 쇼리가 나랑 하려고 그랬는데......나도 하고 싶었는데. 내가 어른이면 좋았을텐데!"
"......아니, 그렇게 실망 안해도 되지 않겠냐."
"......응?"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으로 얼굴을 든 엘리자베스에게 쇼리가 장난스런 웃음을 띄었다.
"구태여 끝까지 다 해야 할 필요가 있는건 아니쟎아."
"그거 갖곤 모자란단 말야. 난 끝까지 하고 싶은걸."
"이거 봐. 생각해보라구, 우리들이 이러는건 파트너로써 서로를 알기 위해서쟎냐? 섹스 자체가 목적인게 아니쟎아. 리즈, 그렇게나 섹스가 하고 싶어?"
"하고 싶어! 파트너니 스트렙토니 하는건 제껴두고서 하고 싶어. 나는 쇼리랑 즐기고 싶은걸!"
"뭐랄까, 진짜 밝히네, 리즈......"
기막힌 듯한 얼굴을 보고서 엘리자베스는 조금 고개를 숙였다. 좀 심했던걸까, 하고 반성한다. 이래서야 꼭 발정난 원숭이 같아.
하지만 쇼리가 그걸 싫게 보지는 않은것 같았다.
"물론 즐길수도 있지. 네가 그렇게까지 나온다면야 나도 사양할 이유가 없고. 마음껏 해 줄께."
"........응, 해줘."
엘리자베스는 푸른 눈동자를 기대로 반짝이며 속삭였다. 쇼리도 그에 응했다.
"그럼 거기 앉아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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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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