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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틀라이트 왈츠 - 2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1:26 1,409회 0건
[번역] 새틀라이트 왈츠 2

무중력 공간에서 오줌을 누는것은 유쾌한 일이 아니다.
엘리자베스 M 프리머스는 호스에 이어진 여자용 소변 진공 패드를 한손으로 드러난 사타구니에 대고서, 다른 한쪽 손을 벽의 후크에, 쭉 뻗은 다리를 바닥의 후크에 걸고 얼굴을 찌푸렸다.
대변이라면 개인용 변기를 쓸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세개뿐이고 늘 만원인데다, 세균 제거가 번거롭다. 그래서 열개 있는 패드를 사용하지만 이것도 소년부 여자 60명이 공동 사용한다. 아무리 매번 자외선 소독을 한다지만 지난번 사용자의 체온까지 지우지는 못한다.
게다가 사람이 지나다닌다.
"EMP, 빨리 해."
"알았다니까."
스커트 속에 한손을 쑤셔넣은채 뒤돌아보며 엘리자베스는 대답했다.
"먼저 식당 가 있는다."
등뒤의 통로를 스커트를 휘날리며 룸메이트 여자애들이 헤엄쳐갔다. 엘리자베스는 혀를 찼다.
----도대체가, 아무리 어린애고 여자애들끼리라지만 오줌 누는데를 그대로 터 놓다니 사령부도 제정신이 아냐.
사타구니의 근질거리는 느낌이 강해지고, 엘리자베스는 약간 숨을 토하고서 아랫배에 힘을 주었다. 여기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소변이 나오지 않는다.
"하아....."
소변을 배출한다. 감압 탱크에 이어진 호스에 주룩주룩하고 소변이 빨려들어갔다. 1년전에 여기와서 제일 처음 철저하게 배운게 이 진공 패드를 사용해 소변보는 방법이었으니 흘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한달에 한두명정도는 실패해서 오줌 방울을 화장실 안에 뿌려대는 사람이 나오고, 그 아이는 다음 한달간 화장실 소독 담당을 떠맡게 되지만 엘리자베스는 한번도 -- 표면적으로는 -- 그런 실패를 한 적이 없는것이 자랑이었다.
방출이 끝나자 패드의 우레탄 표면으로 성기를 닦고서 그것을 벽의 세정기에 되돌려놓았다. 세정기는 고온 증기와 자외선으로 우레탄을 세정 소독하고서 다음 사용자를 기다린다. 종이 한장조차도 쓰고 버리는것이 허락되지 않는 우주 기지의 엄격한 환경이 이런것까지 재활용하게 만드는 것이지만, 우레탄으로 소변을 닦는것은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그 부드러운 감촉에 느끼지 않아도 될걸 느껴서 가끔 그걸로 마스터베이션을 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점이다.
소년부 인스트럭터들의 골치를 썩이는 그 문제에 실은 엘리자베스도 인연이 없지는 않다. 가끔 그것을 필요 이상으로 문질러버리는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태평하게 자위행위를 하고 있을때가 아니었다. 엘리자베스는 양 무릎에 내렸던 팬티와 서포터를 재빨리 끌어올리고 화장실을 나왔다.
통로에는 비슷한 또래의 많은 소년부원들이 한 방향으로 헤엄치고 있었다. 남자는 바지 차림이지만 여자는 스커트다. 늘씬하게 뻗은 맨다리로 벽을 차면서 전진한다. 엘리자베스도 묶어 늘어뜨린 긴 금발을 등뒤로 날리며 똑같은 방법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늘 그렇듯이 뒤에 있는 남자들 시선이 거슬렸다.
----팬티나 뚫어져라 보고. 저래서 남자애들이 싫어.
여자가 스커트를 입는것은 사령부의 고육지책이었다. 남자는 성기를 바지 사이에서 꺼내면 간단히 소변 패드에 밀어넣을수 있다. 하지만 여자는 그렇게 되질 않는다. 바지를 내리지 않으면 소변을 볼 수가 없다. ---그리고 군사 우주기지인 이곳에서, 소변볼때마다 바지를 벗고 입을만한 시간은 없는 것이다.
대변은 할 수 없다. 하지만 소변에 시간을 잡아먹지 말라. 조금이라도 빨리 입고 벗을수 있게 만들어라. 그런 요구에서 스커트가 선택된 것이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엘리자베스도 스커트 자체가 싫은건 아니다.
통로 교차점에서 비행복을 입은 한무리의 어른들과 합류했다. 그 속에서 가는 체구의 검은머리 청년을 발견하고 엘리자베스는 있는 힘껏 벽을 걷어찼다.
"쇼--리!"
옆에서 힘껏 부딛쳐갔다. 엇차, 하고 경계하려던 청년이 금새 웃어주었다.
"리즈, 너도 식당 가니?"
"응, 오늘 쇼리네 팀 선발 발표 있지?"
"그래. 같이 갈래?"
"Yes sir!"
경례를 하자, 쇼리는 엘리자베스의 겨드랑이에 팔을 두르고는 그녀의 몸을 당겨 끌었다. 엘리자베스는 힘을 뺀다. 힘을 빼고 몸을 맡겨도 전혀 불안감이 없는 움직임으로, 쇼리 - 히루가노 쇼리가 그녀를 데려가준다.
동급생들과는 비교도 안되는, 아홉살 연상인 든든한 쇼리를 엘리자베스는 남몰래 좋아하고 있었다.
쇼리의 손바닥이 면으로 짠 룸 웨어 너머로 엘리자베스의 유방을 덮고 있다. 일부러 한 것인지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인지 알 수 없는 미묘한 자세다. 의식해주었으면 좋겠지만, 두근거리는 고동을 눈치채이고 싶지 않았다. 좀 더 만져주었으면 좋겠고, 또 만지지 말았으면 싶다. 엘리자베스는 모순된 생각을 품었다. -- 스커트를 좋아하는 것도 그런 마음의 하나다. 조금이라도 쇼리가 여자로써 보아주었으면 했다.

그치만, 하고 엘리자베스는 서글퍼졌다. 바로 옆을 쇼리의 팀 메이트 훠밍이 헤엄치고 있었다. 그 성숙한 여성의 몸매에 컴플렉스가 자극받는다. 이런 사람이 주위에 있는걸. 쇼리한테 있어서는 열세살짜리 나 같은건 어린애겠지.
그 쇼리가 후보생에서 사관이 될 수 있을지, 지금부터 알게 된다. 엘리자베스도 무관심할 수가 없었다.
식당에 들어가자 이미 천정 자리와 바닥 자리가 모두 만원이었다. 넘쳐흐른 사람들이 벽에뿐 아니라 여기저기 공간에도 떠 있다. 음식을 먹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1800시부터 선발 발표가 기다리는것이다. 4반기에 한번 있는 선발 발표는 엘리자베스뿐만 아니라 온 기지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조금 떨어진곳에서 동급생 남자들이 말을 걸었다.
"어이, EMP! 이리 오라구!"
"난 됐어."
"그러지 말고 얼른! 성적 탑이신 천재는 우리들하곤 얘기도 못하시겠다 이거야?"
큰소리로 외쳐대는 남자애들을 다른 여자애가 야단쳤다.
"비아냥 그만해. 여자한테 못당한다고 뭐하는거야."
"쟤는 저기 있어도 돼."
남자들은 혀를 차면서 조용해졌다. 윙크를 던진 여자애한테 엘리자베스는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그 애는 엘리자베스가 쇼리에게 가진 마음을 알고 있다. 오늘을 끝으로 쇼리는 파트너를 갖게 되고, 엘리자베스의 사랑도 끝이다. 그러니까 신경을 써 준거겠지.
해치가 열리고 기지사령관 프랜들 대령, 그리고 소령급의 교관 다섯명이 나타났다. 식당의 웅성임이 잦아들었다.
은발의 작은 체구인 프랜들 대령은 입을 열자 언제나 그렇듯이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시작했다.
"제 46기 후보생중에서 정규 방공대 선발 시험 결과를 발표한다. 늘 그렇듯이 말해두겠지만, 이 최종 판단은 우리 기지 사령부의 결정이 아니다. 우리들의 리서치를 토대로 해서 태양계 방위군 총사령부가 내린것이다. 기지내 사람의 개인 감정에 의한것이 아님을 명언해두겠다."
정해진 내용의 앞 이야기에 이어서, 교관 한명이 주머니에서 붉은색 디스크를 꺼냈다. 붉은색은 한번밖에 재생할 수 없는 1회용 디스크의 표시다. 그것을 프랜들 대령이 받아서 휴대식 AV 터미널에 밀어넣었다.
화면을 바라보던 대령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우선, 제 491 교도 비행소대부터다. 닉 보먼!"
"예!"
보먼이 튕겨나듯이 등을 곧게 폈다. 대령이 흘끗 보고는 말했다.
"합격이다. 파트너는 예나 코다."
"예!"
앵글로 색슨 젊은이인 보먼이 하얀 뺨에 홍조를 띄우고서 실내를 둘러보았다. 빨강머리 예나가 앞쪽의 테이블에서 돌아보며 손을 들었다. 보먼은 그쪽으로 날아갔다.
"예나야. 475교도대의 <연인 대기자>. 좀 유감이네."
"나는 보먼. 유감이라니 뭐가? 나 갖곤 불만이야?"
"난 금발은 취미 아니거든"
예나의 지적에 보먼은 한심스런 얼굴로 머리카락을 잡아당겨봤지만, 문득 테이블 위를 보고는 잽싸게 케찹을 집어서는 머리에 끼얹어버렸다. 마구 뒤섞어 칠하고는 예나를 보고 웃는다.
"빨강머리면 어떻겠어?"
"---차라리 박박 깎지 그래."
기가 막히다는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긴 했지만 예나는 금새 웃었다.
"농담이야. 머리색깔 같은거 드라이버의 실력하곤 상관없는걸. 당신, 맘에 들었어."
"이얏호우!"
보먼은 외치고서 케찹을 주변에 마구 뿌려댔다. 실내 공기 오염으로 평소같으면 징계감인 행위지만 이 날만큼은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그동안에도 프랜들 대령은 계속해서 리스트를 읽어나갔다.
"제493 교도비행소대, 합격자는 두명. 타키자와 미하루! 레오나르도 아발로셰!"
"오, 493에선 메이트 커플이군"
한 소대에서 파트너가 될 두 사람이 함께 선발될 경우 그렇게 불리운다. 비율로써는 그 이전 선발에 합격하고서 <연인 대기>를 하고 있는 사람과 커플링되는 경우가 많다.
나란히 있던 미하루와 레오나르도는 놀란 얼굴로 서로 마주보았지만 잠시후 머뭇머뭇하며 양손을 마주잡았다.
"기대는 했었지만 말야. 정말로 팀이 될줄은.....정말 기쁘다."
"나도......"
질투난다 너희들! 하고 팀 메이트들이 두사람의 등을 두들겨댔다.
소란은 점점 커지고 있었지만 혐오나 거부의 목소리는 없었다. 총사령부의 결정을 거부하는 방법은 위약금을 지불하고 퇴역하는 이외에 없는 것이다. 또 거부할 필요도 없다. 총사령부는 언제나 후보생의 심리 데이터까지 파악한 위에서 가장 잘 맞는 커플링을 설정하기 때문이다.
대령의 발표는 계속되어, 마지막 소대가 남았다.
"제 499 교도비행소대, 합격자 한명. 히루가노 쇼리!"
"----예!"
쇼리가 급히 등을 곧게 펴고서 팀 앞으로 나갔다. 엘리가베스는 그 팔을 잡고서 속삭였다.
"해냈쟎아, 쇼리! 축하해!"
"아, 응"
그리고 바로 팔을 풀고는 귀를 막았다. 쇼리를 뺏아갈 여자 이름같은건 듣기 싫었다.
--- 이제, 안녕이네.
하지만 프랜들 대령의 다음 한마디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것이었다.
"파트너는.....엘리자베스 마샤 프리머스!"
식당안을 사람들의 시선이 교차했다. 누구야, 우리 팀은 아닌데. 그럼 다른 팀인가? 하지만 다른 어느 팀에서도 비슷하게 당혹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자연히 시선은 쇼리 본인에게 모였다.
쇼리는 뚫어져라고 자기 옆을 내려보고 있었다. 그가 보고 있는 엘리자베스는 가볍게 눈을 감고서, 무언가를 꾹 참는듯했다.
"리즈, 어이......"
"어?"
쇼리에게 어깨를 잡혀서, 고개를 들었다. 쇼리의 진지한 시선을 깨닫고 귀에서 손을 떼었다.
"왜 그래?"
"내 파트너......너라는데."
"말도 안돼. 그런 이상한 농담 하지마"
"농담으로 이런 말이 나오겠냐."
쇼리가 주위를 가리키는것을 보며 엘리자베스는 그제사 온 식당에서 쏟아지는 시선을 깨달았다. 아직 기쁨까지는 생각이 미치질 못한다. 오히려 겁먹은 얼굴로 쇼리에게 다시 물었다.
"그게......정말이야?"
"사령관님!"
쇼리가 외쳤다.
"뭔가 잘못된게 아닙니까? 리즈는 아직 소년부원입니다!"
"틀림없다. 엘리자베스 마샤 프리머스. 13세, 여자."
놀라는 사람들 속에서 혼자서만 변함없는 무표정을 유지한채로 프랜들 대령은 AV 터미널에서 디스크를 뽑았다.
"이상으로 발표 마친다. 결정된 페어는 내일 아침 0800에 내 방으로 오도록. 그때까지는 자유 시간이다. 페어용 독실도 지금부터 사용 가능하다. 그러면 해산."
그렇게 말하고는 대령은 교관들을 데리고 나갔다.
서서히 식당에 웅성거리는 소리가 되돌아왔다. 선발 발표날 밤은 그때까지의 비행 교도 소대가 해산하게 되기때문에 송별회를 겸해서 파티가 벌어지는게 보통이다.
하지만 499소대의 멤버만은 멍한 얼굴로 마주보고들 있었다.
"쇼리가 합격하는건 이해하는데 말야....." "어째서 소년부 애가?"
다섯명의 시선이 엘리자베스에게 모였다. 엘리자베스는 불안한 나머지 쇼리의 등뒤에 숨었다.
"쇼리......어떡해?"
"우웅......"
올려다보는 쇼리의 얼굴도 망설임에 가득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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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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