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살 그 여인
여자 나이 59살!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감당할 수 있는 나이일까?

그 여인을 만나면서, 윤리적인 고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내 어머니와 동갑!
올해 그 여인은 남편과 함께 회갑 기념으로 해외 여행을 갈지도 모른다.
오랜 만남은 아니였지만, 그 여인으로 하여금 나는 여자를 다시 알았다.

59살!
그 삶이 얼굴에 고스란히 묻혀있던 그 여인.
그 나이보다 젊어보이지도 않고, 늙어 보이지도 않았다.

그 여인을 만나면서 19살, 29살, 39살, 49살과 마찬가지로 59살의 그녀도 여자라는 사실을 알았고, 여자는 늘 사랑을 먹고 산다는 것을 알았다.
남편과 사랑하고, 남편의 사랑이 정情으로 변할때즘 아들을 사랑하고(아가페적 사랑), 그리고....그 사랑들이 자신을 배신(?)할때 인생의 쓰라림에 몸부림치는 그런 여인이지만, 여자는 다 똑같았다!

그녀를 처음 만난다.
세이클럽에서 방송을 하면서 몇번 안면이 있고, 쪽지를 주고 받았지만, 현격한 나이 차이때문에 다른 마음을 먹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아무 부담없이 이모가 사주는 커피한잔 마시자는 가벼운 만남으로 생각하고 그녀를 만났다.

의정부!
군생활을 그 곳에서 해서 그런지, 왠지 친근함으로 다가오는 도시
회룡역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약속 시간이 15여분 지났는데도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20여분이 지날때쯤!
반대편 차선에서 검정색 선글라스를 끼고, 양산을 든 그녀가 나타난다.
나름대로 멋을 냈지만, 촌스럽기 그지없다.

택시로 이동한 곳이 의정부 시청 앞 공원...
300원짜리 자판기 커피에 의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기억이없지만, 버거운 삶의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감자탕을 좋아한다는 그녀!
감자탕과 소주 한병을 반주 삼아 주거니 받거니 한다.
취기가 올라온다.
그녀도 취기가 올라온단다.

잠시 쉬자는 내 말에..
" 나처럼 늙은 여자랑 하고 싶어?..."
그녀의 말에 머리가 띵하다. 무슨 의미일까?
나는 단순히 쉬자고 하는 말이었는데, 커피에서 쉬자는 말이었는데, 그녀는 확대해석을 한다. 당혹스럽다.
" 늙으면 여자가 아닌가?.."
우스개 소리를 던진다.
" 삼삼한 여자 애들도 많은데, 나같은 늙은이랑 해서 제대로 맛이나 나겠어?.."
완전히 그 쪽으로 생각을 굳혔나보다...난 우스개 소리였는데,
"하하...농담이었어요...난 커피에서 커피한잔 하면서 쉬자는 말이었는데..
글구 저는 술먹으면 서지 않아서 몬해요..."
" 정말...." 무안함이 그녀의 얼굴을 스친다. 약간 굳어진 그녀,
"역시 늙은 여자는 관심이 없지?.."
"헉~..."난감함이다.

59살의 이 여자도
채팅을 통해 일탈을 꿈꾸고 이 곳을 나왔다.
서로 합의하지 않았고, 상대의 의도를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59살의 이 여인도 채팅을 통해 만나면 의례 섹스라는 통과의례를 생각하고 나왔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