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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1:33 1,443회 0건
THE GAME -10부-

10. GAME OVER

"아니...너...넌...?"

정석이 오른쪽 가슴부분에 총을 맞고 뒤돌아 보았을 때 거기엔 총을 들고 서있던 혜선을 발견할 수 있었

다. 혜선의 몸은 엉망진창 이었고 제대로 서있질 못했으며 얼굴엔 무서운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었다.

"흥. 젠장 그래서 고작 그따위 무기로 날 죽이겠단 말이지?"

정석은 총을 그녀에게 향하면서 혜선이 쪽으로 뛰어갔다. 그때 서로의 총접전의 펼쳐졌다. 하지만 먼저 방

아쇠를 당긴건 혜선. 혜선은 과감히 대여섯발이나 되는걸 쏘아댔고 모두 정석의 몸에 명중했으며 이상하

게도 정석의 총알은 그녀를 피해가고 있었다. 정석은 더 이상 버티고 못하고 그대로 뒤로 엎어져 버렸다.

그리고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이대로 정석도 죽어버리는 것인가...

방금전 일로인해 항문의 아픔을 느끼던 혜선이 입술을 문채로 승현과 연수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으윽... 연수야. 괜찮아?"

잠시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난 승현이 연수를 보며 말했다.

연수는 이미 눈물이 많이 흘려서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뺨에는 눈물 자욱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승현와 연수 바로 앞에는 정석의 머리가 자신들을 향한채 쓰러져 있었다. 한쪽 손에는 총을 들고 그렇게

가버린 것이었다. 승현과 연수는 더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연수는 공포에 질려 총을 들지 못했다.

총을 들면 자신이 쏘기도 전에 먼저 총에 맞아 죽을 것 같았다. 연수는 그렇게 벌벌 떨고 있었고 그앞에 승

현도 역시 쓰러져서 상체를 연수에게 의지하고 겨우겨우 의식을 찾고 있었다. 결국은 혜선이가 그들의 앞

까지 다가왔고 혜선은 쓰러진 정석의 발밑까지 다가왔다. 이제 죽는구나...하고 생각하고 있던중에 이상

한 일이 벌어졌다. 지금까지 죽은줄로만 알았던 정석이 눈을 뜨며 들고있던 총을 들어 혜선에게 향했다.

혜선은 놀라서 잠시 주춤하고 있었다. 정석은 힘들게 버티면서 그렇게 총을 겨누고 있었다. 혜선은 곧 정

신을 차리고나서 그를 향해 총을 들이댔다. 하지만 그때 정석은 의미모를 웃음을 짖소 있었다. 곧이어 혜

선이 방아쇠를 당겼다.

틱! 틱...

"이런 제기랄"

혜선의 총은 이미 총알이 다 떨어져 있었다.

"멋진 솜씨였어. 아가씨. 하지만 날 이렇게 만든 년은 살아있고 나만 갈수야 없지.

아가씨.. 우리 저기 천국에서나 만나자구"

탕!!!!

한번의 총소리가 울리며 그 한방의 총알은 혜선의 이마를 관통해 버렸다. 정말 놀라운 사격 솜씨였다. 그

렇게 지쳐 죽기직전까지 있었던 정석이 자신의 마지막 총알을 정확히 혜선의 이마에 명중 시켜버렸다.

"윽....이..이런.."

혜선은 그대로 주춤거리며 버티고 있다가 끝내 숨이 끊기면서 그대로 앞으로 엎어져 버렸다. 정석의 위로

혜선이 엎어졌고 그 충격으로 인해 정석은 의식을 잃어버렸다.

..................

"승현아. 정신 좀 차려봐. 이렇게 있으면 위험해. 총소리로 인해 누군가 여길 발견했을 거야"

그렇다. 지금 이쪽으로 접전에 지쳐있는 사카자키가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그래... 연수야. 미안한데 나 좀 부축해 줄수 있겠니?"

"그...그래.."

승현은 연수의 목에 팔을 두르고 겨우겨우 일어설 수 있었다. 다행히 다리는 다치지 않아서 걸을 수는 있

었다. 하지만 승현은 휴식이 필요했다. 그렇다고해서 지금 이순간 휴식을 취할 수는 없었다. 위험하긴 하

더라도 연수한테 의지해서 빨리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했다. 승현의 팔은 연수의 옷으로 압박이 되어 있었

다. 그로 인해 연수는 배를 노출하고 있었다. 조금식 다른곳으로 이동하려고 하자 뒤에서 정석의 목소리

가 들린다.

"어이...친구...들... 쿨럭"

둘은 놀라 뒤를 돌아다 본다. 뒤를 돌아보았을 때 정석은 그 자리에 누워 있는 상태에서 우리에게 말하고

있었다.

"참 운이 좋은 친구들이야.. 가만히 있어도 저렇게 살아남으니 말야...

그래... 부디 너희들의 행복을 빈다. 이 게임에서 마지막 꼭 살아있길 바란다.... 그럼 모두 다른 세상에서

만날 땐 더욱더 친해지자구...................................."

곧 정석은 영원한 수면에 빠져 들었다.

승현의 눈에선 굵은 눈물이 한줄기 흘러내렸다.

"그래...고맙다. 정석아. 우린 누가 뭐래도 영원한 노벨고 동기생이야. 다음 세상에서 만날 땐 꼭 친해지도

록 하자. 부디 좋은데 가길 빌게. 그곳에선 부디 행복하렴..."

연수와 승현은 다른 곳으로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 그 순간에도 저 먼곳에서 사카자키는 그들을 처리하

고 게임을 끝내기 위해 그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게임은 끝나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지금 게임이 끝난 상태인지 알 수 없었다. 게임이 끈

날 사실을 알고 있는 인물은 단 한 명뿐이었다.


힘들게 다른 구역으로 이동해 온 연수와 승현은 그들로부터 30m정도 떨어진 곳으로 피했다. 둘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렇게 둘은 지친 몸을 쉬고 있었다. 그때 승현의 옆으로 총알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다행히

맞진 않았지만 매우 위험한 순간이었다. 놀란 승현은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 보았다.

"미친놈들... 이런 삭막한 전쟁터에서 그렇게 퍼질러 앉아 휴식을 취할 시간이 있다니.. 굉장한 여유를 부

리고 있군."

"너....넌?"

그렇다. 사카자키는 소리가 들리던 쪽으로 이동하다가 그들과 맞 붙딪쳤다. 서로 같은 방향으로 몸을 피

한 승현과 연수의 큰 실수로 인해 이런 상황이 벌어져 버린 것 이었다.

"이제 우리 셋만 남았군... 하지마 마지막 최종 승리자는 나야. 크하하하"

사카자키는 마지막 모습에서 자신이 유리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여유를 부리며 웃고 있었다. 그

때 먼곳에서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자의 총알이 날라오고 있었다. 놀란 능력을 가진 사카자키는 웃고 있

다가 기분 나쁜 느낌에 옆을 돌아보았다. 그런데 그 순간 그 총알은 사카자키의 볼을 관통했다. 한발이 아

니었다. 두세발의 총알이 더 날라오면서 사카자키의 머리쪽에만 네발의 총알이 관통했다. 사카자키는 쓰

러지기 직전 머신건으로 그쪽을 향해 발사했다. 깊은 산속으로 총알은 모습을 숨겼지만.. 정작 누군가 그

총알에 맞고 있지는 않는 것 같았다. 사카자키는 머신건을 쏘면서 뒤로 쓰러지고 있었다.

털썩..

사카자키는 팔을 뻗은상태 그대로 온몸이 고정된채로 바닥에 쓰러졌다. 승현과 연수가 그쪽을 돌아다 보

았을땐 역시 아무도 없었다. 소리하나 나지 않았다. 도대체 누가...어떤 자가 사카자키를 쏘았단 말인가?

그리고 어떻게 저렇게 안 보이고 먼 지역에서 이렇게 믿지못할 정도로 놀라운 명중률을 가진 것인가? 만

만치 않은 상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 둘은 흠칫한 마음에 혹시... 게임매니져가 다가오고 있는게 아

닌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게임매니져라면 충분히 가능한 인물일거라 생각했다. 이미 게임의 생존자는 세

명이었고 둘을 제외한 사카자키가 죽은 걸 보면 분명 그럴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도 나타나

지 않았다.

승현과 연수는 긴장을 풀로 안도의 한숨을 쉬며 승현을 그대로 뒤로 누워버렸다.

"하아~~ 이제 끝이구나. 다 끝났어."

"그래... 결국은 우리 둘만 살아 남았어. 하지만 걱정이야. 여기선 한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게임은 계속 되

잖아."

그말을 듣고있던 승현은 아차하는 생각에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그렇지? ...... 걱정마. 그래도 마지막까지 우리둘은 살아 남을거야."

그때 좀전 숲쪽에서 검은그림자 하나가 보였다. 검은그림자는 자신들을 향한채 다가오고 있었다.

"누구지? 젠장... 이제 경우 한숨돌리나 했는데..."

"너...너는?"

"설마..그럴 리가..."

김...........서.................하........

게임이 끝난게 아니었다. 마지막 한사람 그 누구도 생존했을리라 예상하지 못했던 단 한사람 김서하가 남

아 있었다. 서하...그는 누구인가..? A class에서 공부잘하고 모범생으로 알려진 수줍음많이타고 내성적

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여자친구들이 말을 걸면 항상 얼굴이 빨개지고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할 줄 모르

는.. 아무튼 지금같은 시대에서 찾아보기 힘든 순수한 학생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은 서하가... 마지막 까지 남아있다니... 게다가 환상적인 명중률로 그토론 강한 사카자키를 단 한

번에 쓰러뜨리다니.... 그렇다면 이게임의 우승자는 서하란 말인가....?

서하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들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얼굴, 팔, 다리등.. 성한 곳이 없었다. 모두 상처 투성

이었다. 평소 얼굴이 하얗던 그의 얼굴이 더욱 하얗게 보였다.

터벅..터벅...턱.

"말도안돼... 너가...어떻게 너가..."

".............."

"사실이야? 방금 그 총알이 너의 것이었어?"

".............."

서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 상태에서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승현의 머리에 총을 겨누었다.

"윽...."

"서하야 안돼."

그말에도 불구하고 서하는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한채 방아쇠를 손가락을 넣었다. 그리고는 서서히 방아쇠

를 당겼다.

승현은 눈을감은채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다. 연수를 끝까지 지켜주지 못한게 한심할 따름이었다.

티익!

승현이 그 소리를 듣고 잠시 한쪽눈을 치켜떳다. 서하는 여전히 무표정이었다. 하지만 방아쇠는 당겨졌는

데 총알이 나오지 않았다. 이상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렇게 대단했던 그가 이런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할

리가 없었다.



"그동안 잘 지냈니, 연수야?"

"????"

"????"

승현과 연수는 어리버리한 표정으로 한동안 말없이 서하를 쳐다보고 있었다. 서하는 표정이 밝게 변하였

다. 마치 학교에서 평소의 그의 표정을 보는 것 같았다. 승현과 연수는 여전히 어리둥절한 눈으로 그를 쳐

다볼 뿐이었다.

다시 서하의 말이 이어졌다...

"몸은..괜찮니? 사랑하는....................내.........동...........생........연수.....야."

승현과 연수의 눈이 한결 더 커졌다. 연수는 무슨말을 하는건지 모르는 표정으로 서하를 쳐다보고 있었

다. 승현도 마찬가지 였다. 침묵을 깨고 연수가 말을 이었다.

"서하야... 대..대체 무슨 말을...??"

"나 기억 안나니? 어렸을 적...."

그때 연수의 머릿속엔 무엇인가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저...저...그렇다면 혹시...."

서하의 미소가 한결 더 밝아졌다.

"그래...서진....나 김서진이야..."


-8년 전...-

XX병원에서 누군가의 장례식이 치뤄지고 있었다. 그 안에는 어떤 한 남자와 그의 딸로 보이는 어린 아이

한명이 서있고... 다른 친척들이 모여 있었다. 착하고 귀엽고 똘망똘망한 눈을 가지 아이... 그 아이가 바

로 연수였다.

연수네 가족은 세식구... 지금 이 장례식은 어머니의 장례식이었다. 어머니는 이름모를 불치병에 걸려 앓

다가 병을 이겨내지 못하고 끝내는 세상을 떠나셨다. 평소 어머니는 연수를 끔찍히 사랑하셨다. 네 살때부

터 정원에 앉아 엄마 다리에 누우면 어머니는 항상 연수를 위해 동화책을 읽어 주셨다. 연수는 엄마의 맑

고 고운 목소리를 듣다가 잠이 들곤 하였다. 가끔은 엄마와 같이 피아노도 치고... 엄마는 꽃을 따서 목걸

이를 만들어 주셨었다. 언제나 딸아이에겐 한결같이 고운 미소만을 보여주셨던 그러셨던 어머니가 딸아

이 연수를 남겨두고 작별인사도 없이 떠나셨다. 그 당시 11살이었던 연수에게 크나큰 충격이었다. 어린나

이에 다른 어른들이 우는동안 연수는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았었다. 엄마가 미웠다. 아무 말도 하지않고

하늘나라로 가신 엄마가 참으로 밉고 원망스러웠다. 내가 그토록 엄말 좋아하고 따랐는데 어떻게 나한

테... 연수는 충격을 입고 얼마동안 말이 없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로 두달쯤은 누구앞에서 말 한마디 안

했다. 그렇게 천진난만하고 밝은 소녀였는데... 그런 소녀가 그 후로 어둠속에 사는 소녀처럼 바뀐 것이었

다.

아버지가 회사를 다니시는 동안 엄마의 동생이었던 이모가 연수를 보살펴 주고 있었다. 연수는 이모한테 도 말 한마디 꺼내지 않았다. 이모와 엄마는 많이 닮긴 했지만.. 그래도 연수를 사랑하는 엄마는 아니었

다. 연수는 학교도 많이 빠지고 항상 자기방에서 나오질 않았다.


딩동..딩동...

아버지가 돌아 오신 것 같았다. 이모가 문을 열었을 때 아버지와 함께 그 옆에는 연수또래로 보이는 한 소

년이 같이 있었다. 얼굴이 아주 귀엽고 여자 같았으며 말이없고 순진한 얼굴의 아이였다. 이모는 처음 보

았을 때는 외로운 연수를 달래주기 위해 데려온 같은 학교 친구로만 알고 있었다. 아버지의 부름으로 연수

는 밖으로 나오다 그 아이를 발견했다. 연수가 가만히 서 있자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인사해라, 연수야.. 앞으로 너와 함께 살게될 네 오빠 김서진이다. 너보다 한 살 위이니까 친구처럼 지낼

수 있을거야."

이모는 무슨 소린가 했다. 그래서 아버지를 쳐다 보았을 때 아버지의 얼굴은 어두운 표정이었다. 연수와

서진은 한동안 아무말이 없었다.


연수의 방...

"방이 참 예쁘다.. 연수야. 넌 공부 잘하니?"

연수는 서진에게 말이 없었다. 어디서 온 자식인진 몰라도 빨리 우리집에서 나가주었으면 했다. 하지만 서

진은 그런 연수가 밉지 않았다. 그리고 함께 사는동안 짜증부리거나 웃는 표정을 잃은 적이 없었다. 연수

는 그런 오빠가 점점 좋아졌고 한결 편하게 느껴졌다. 반년이 지난 후에야 둘은 친오누이 사이로 친해졌

다. 연수는 항상 서진 오빠를 따랐고 서진 역시 그런 연수가 예쁘고 귀엽고 좋았다. 연수와 서진은 같은 초

등학교를 다니는데 등교할때와 하교할 때 항상 둘이 손을 꼭 잡고 다녔다. 그러면서 연수는 점점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저녁...

연수네 집 안방에서는 연수 아버지와 이모가 조용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도대체 저 아이가 누구에요? 언제까지 모르고 있어야 된다는 거죠?"

"......."

"친 자식도 아닌데 왜 저애랑 같이 살아야 되는거냔 말이에요?"

"처제... 진정해."

"제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요? 지금까지 누구 자식인지도 모른채 함께 살았는데. 더 이상은 못참아요.

저 애가 누구 자식이고 어떤 애이길래 형부가 막무가내로 이 집에 데려와서 키우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아야 겠어요. 도대체 누구 자식이에요?"

".......내 자식이야."

아버지는 힘들게 말을 꺼내셨고 이모는 자신이 잘못들었다고 생각하고 다시 물었다.

"저...제 귀가 이상한거 같은데... 다시...다시 한번만 더 말씀해 주실수 있겠어요? 누구 자식이라구요?"

"........"

이모는 소리를 질렀다.

"누구 자식이냐구요?"

그때 서진와 연수는 한방에서 같이 잠을 자고 있었다. 손을 꼭 잡은채 서로 무슨 행복한 꿈을 꾸는지 미소

를 지으며 자고 있었다.

"지금부터 내말 잘 들어둬. 저 아이는 분명한 내 자식이야. 오래 전 연수 엄마와 결혼을 약속했던 때에 결

혼하기 전날까지 연수엄마는 몸을 허락하지 않았어. 난 끓어오르는 성욕을 참지 못했지. 그래서 어차피 결

혼할거 한번만 하자고 말해 보았지만 역시 거절당했어. 결혼해서 첫날밤 첫관계를 가지고 싶었데. 그게 서

로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된다고... 그런데 난 큰실수를 저질러 버리고 만거야. 결혼 일주일 전 성욕을

참지 못해 같은 회사 비서와 섹스를 하게 되었지... 결국 그 비서는 임신을 하게 되었어. 난 그런 그녀를 받

아줄 수가 없었지. 그때 당시만 해도 회사엔 이미 내 결혼 날짜가 다 알려졌었으니까... 그래서 난 그녈 버

린거야. 그리고 결혼식 날엔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연수 엄마와 결혼을 하였지. 그 후로 그녈 만나지 못했

어. 하지만 연수엄마가 죽고 나서 한달정도 후에 난 그녀를 만났지.

연수엄마가 저렇게 되고 나니까 갑자기 생각이 나더라구... 지금쯤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리고 사실상

내 자식인 아이는 어느정도 커 있을까가 궁금해 지더라구... 그래서 수소문 끝에 그녈 찾아내서 만났던 거

야.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녀 역시 병에 걸려 있었어. 백혈병이었지. 내가 그녀를 만난건 그녀가 세상을 떠

나기 1주일 전이었어. 그때 내 아들인 서진을 만나게 된 거였지. 서진 엄마가 죽자 난 그녀에게 너무 큰 죄

를 지었다 싶어 서진을 내가 키우겠다고 약속했지. 그러면서 서진 엄마를 보냈어."

"그...그래서....그래서... 이 집으로?"

"처제..이해해줘. 내맘 처제는 이해하기 힘들거야.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어쩔 수 없이 한동안 버렸어야 했

던 그 심정..."

"됐어요? 그거야 어찌됐든. 저 아이 고아원으로 보내던가 해요."

"처..처제."

"그렇지 않으면 전 다신 형부를 보지 않을 거에요. 내일 당장이라도 전 집으로 갈 거라구요."


다음날...

"학교 다녀왔습니다."

연수가 신나게 들어와서 활기차게 이모한테 인사를 했다.

"이모. 오빠는 어딨어? 오늘 아파서 먼저 들어간다고 했었는데..."

"...........잘.... 모르겠어..."

"병원 갔나? 에이 조금 있다가 오겠지 뭐."

그리고는 연수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서 오늘 내준 숙제를 하고 있었다.

그날 저녁...아버지가 들어오셨다. 연수가 아버지를 보았을 때 오빠는 보이지 않았다.

"아빠.. 오빠는??"

"....."

"아빠..아빠.. 오빠 어딨어?"

"연수야."

"응."

"오빤...서진 오빤... 심한 병이 걸려서...죽었단다."

연수의 얼굴이 돌연 일그러졌다. 연수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거짓말.. 아빤 거짓말 쟁이야. 오빤 살아있다구."

"연수야..."

연수는 문을 쾅닫고 자기 방에 들어가서 소리를 질러가며 울었다.

"어떻게 獰楮? 그 아인?"

"그래... 처제가 원하는 대로 고아원에 보냈어. 이젠 됐지? 그토록 오빨 따르며 좋아했었는데..."

"됐어요. 그만하세요. 지금 하늘에 계신 언니에게 미안하지도 않으세요?"

"그래그래...이제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거야. 연수가 좀 걱정이 되긴 하지만..."




"그...그럴리가...아니야...오빤 분명히 죽었어."

연수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서하에게 말했다.

"그때 난 아버지에 의해 고아원으로 보내졌어. 그러면서 고아원에서 자랐지. 그런데 양부모가 날 데려다

키우신다길래 그곳에 들어가서 살게 되었어...그때 너에게 인사 못하고 갔던거 정말 미안해."

연수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승현은 둘을 번갈아 보며 무슨 말을 하는지 알수가 없었다.

연수가 가만히 있다가 말했다.

"아냐. 우리 서진오빤 죽었어. 게다가 넌 서하잖아. 이름이 다르다구.. 어디서 나한테 거짓말을 해?"

"서하란 이름은 양부모가 지어 주셨어. 이제 새로운 사람이 되라고 하시면서 나를 무척 아껴주셨지. 우리

양부모는 잘나가는 대기업 사장이어서 난 부잣집에서 남 보란 듯이 살게 되었다구..."

"....."

"연수야...기억나니? 학교에서 소풍갔을 때...."

연수는 고개를 들고 서하를 바라 보았다. 하지만 그때까지 연수는 오빠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혹시나 하

는 생각도 들지만 역시 아닌 것 같았는데 소풍 이야기까지 하는걸 보면...연수의 눈에는 눈물이 조금 고여

있었다.

"그때 내가 너에게 풀잎으로 동요 불러줬었잖아. 그때 날 바라보는 네 모습이 얼마나 이뻤던지... 그래서

내가 네 볼에 길게 뽀뽀까지 해줬었잖아."

그 말이 끝나자 연수의 두 눈에선 고여 있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연수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 서하도 얼굴

이 빨개져 있었다. 그리고 서하의 눈에도 눈물이 고여 있었다.

"오...오.....오빠..."

"그래... 연수야. 이제 오빨 믿어줄 수 있겠니?"

둘은 곧 포옹을 했다. 연수가 오빠의 품에 안겨들었다. 그 상태에서는 연수는 원없이 울고 있었다.

"오빠... 왜 학교에서는 말하지 않았어. 내가 오빨 얼마나 보고 싶어했는데...."

"그래...미안해....나도 마찬가지야."

승현은 그 자리에서 피해주고 싶었지만 몸의 상태가 심해 그냥 그렇게 앉아 있었다. 승현도 얼굴이 빨개져

서 어찌할 줄 몰랐다. 이런 위치에 있다는게....

그들은 잠시마나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다. 이대로 게임은 끝나는 것인가? 아니다. 아무리 서로 가족이라 하

더라도 이 세명중 두명은 희생되어야 한다.

"오빠...오빠.. 앞으론 날 떠나지마... 영원히 나랑 같이 있어줘. 응? 알았지?"

"..............."

"오빠..대답해.."

".............."

서하의 대답이 없자 연수가 오빠의 품에서 나와 오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서하는 기쁨의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론 어두운 표정이 숨어 있었다.

"오빠..."

"연수아... 부디 행복하게 살아.. 알았지?"

"오빠... 그게 무슨 소리야?"

"승현아"

"어? 응... 왜?"

"넌 지금 당장 연수를 데리고 여기서 떠나라. 내가 배를 준비해 뒀으니까. R구역으로 가면 잘 알 수 있을거야."

"무슨 소릴 하는거야? 아직은 게임이 진행되고 있다구... 여기서 벗어나면 바로 목에 있는 목걸이가 폭파

하게 돼."

그러자 서하가 살짝 웃으며 목에 걸려있던 목걸이를 두손으로 분리시켰다.

"자 봐.. 이제됐지? 이제 우린 자유야."

"어? 정말 그렇네... 뭐야 이거... 원래 처음부터 이랬던 거야? 그럼 진작에 떠날걸..."

"어.. 오빠 나도 풀러졌어. 쉽게 풀어지네"

서하의 얼굴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연수야.. 잠깐만...."

서하는 연수에게 그렇게 말하고 잠시 떨어졌다.

"오빠. 왜? 어디가는 거야?"

서하는 말없이 바닥에서 무엇인가를 줍더니 뭔가를 집어서 무엇인가 하고 있었다.

승현과 연수는 뭔지모를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서하가 뒤돌아 서더니 말한다.

"지금 이 섬엔 우리 셋밖에 없어. R구역에 있던 더러운 쓰레기들은 이미 다 퇴치되었다."

"뭐? 그...그럼...그 많은 수를 너 혼자서?"

"그래... 배는 준비해 뒀다고 했으니까 R구역으로 잘 알아보고 여길 떠나도록 해.

그러니 서하는 자신의 권총을 자신의 머리에 갖다댔다.

그러자 연수가 소리쳤다.

"오빠. 그게 무슨 짓이야? 빨리 총내려. 나랑 같이 살아야 돼. 제발..."

"난 이미.. 정부의 많은 사람들을 죽였다. 어차피 여기서 나가게 되어도 죽게 될 인생이야. 처음엔 승현이

너도 죽일려고 했었지만 지금까지 연수를 지켜준게 고마워서 그냥 포기했다. 하지만 난 많은 사람들을 죽

였어. 게다가 같은 반 친구까지.... 난 사라져야 해."

"안돼. 서하야 그만둬. 그러지 않아도 방법이 있을 거야. 그건 바보같은 짓이라구."

"오빠.. 승현이 말이 맞아. 제발.... 제발 날 봐서라도... 이렇게 겨우 오빠를 만났는데 만나자 마자 바로 헤

어질 순 없어."

연수의 눈에서는 눈물이 끊기지 않고 있었다. 연수는 거의 기절할 정도로 울고 있었다.

"연수야.... 사랑한다..... 모두 행복하렴."

타앙......

그 순간 모든게 빨갛게 탈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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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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