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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라는 것 또한 당신이 원한 것이다 - 4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1:39 1,337회 0건
" 오늘 회사에 늦었지 ? 거기 계시는 분들이 뭐라고 꾸중의 말씀은 없으시던...? "
윤숙은 전영의 앞에 다가서 그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말을 했다.
" 예, 다행히 부장님이 그 때 마침 자리를 비우셔서 그런 일들은 없었어요. 그리고, 제가 회사에서 신임을 얻고 있으니 제가 조그마한 잘못이 있더라도 잘 넘어 가시는 편이예요 . 그런데, 어머니 ..집에다 핸드폰도 놔두고 하루 종일 어디 계셨어요 ? "
" 으응, 아침에 대학 동창애가 시간이 있어 영화나 보자고 해서 나도 오랜 만이고 해서 겸사겸사 나왔어. 너도 알꺼야 연혜라고 전에 한번 호텔 레스토랑에서 만났잖아 ? 기억 하지 ? "
" 아- 아 ! 그 분이요? 아,알 것 같아요 "
전영은 그 여자에 대한 기억이 없었으나 그렇게 얼버무렸다.
그 짧은 대화를 막상 하였지만 , 전영도 어머니인 윤숙도 자신이 생각하는 것들을 전부 입 밖으로 내밀지 못하였다. 둘 다 그런 상황을 느끼고 어떻게 하든간에 빨리 이 순간을 넘겨야 한다고 되새겼다.
전영은 어머니가 자신을 왜 이 자리로 자신을 불렀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둘이 만나게 된다면 분명이 이런 서먹서먹한 상황이 벌어지리라는 것을 어머니가 모를리가 없었는데 왜 그랬을까 라는 의문이 그의 머릿 속에서 머물렀다. 기억 속에 묻어둔 그 사건 이후로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어머니와는 계속 거리를 두고 지내왔기에 , 이미 그녀는 전영이 알고 있던 어린 시절의 어머니가 아닐지도 모르는 일이였다.
" 오랜 만에 너랑 같이 데이트나 할까 해서 여기로 오라고 했어 . 혹시 나 때문에 마음이 상한 것은 아니니 ? 얼굴이 별로 안좋아 보이는 구나. ? "
윤숙이 아들의 빨그스레하게 달아오른 볼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말을 했다. 전영은 무심결에 그 손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전영이 무의식적으로 한 것인데 , 윤숙은 놀라 멈칫거렸다. 그녀의 심장은 당황한 나머지 자꾸자꾸 몸 밖으로 나오려고 바둥댔다.
" 손이 정말 따스하구나 ! "
윤숙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였다. 전영은 그녀의 눈빛을 바라보다가 어두운 그림자가 보이자, 손을 다시 내려놓고 잠시 둘 사이의 거리를 두었다. 아직도 그의 머릿속에는 어제 그가 그녀에게 한 일에 대한 죄책감으로 가득해서 어머니에게서 밝지 않은 모습이 조금이나마 보이면 미안한 마음이 자신을 죄어왔다.
" 데이트라구요 ? 어디가 좋을 까요 ? 어머니께서 어디 생각한 데라도 있으세요 ? 저는 어머니가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함께 가겠어요. "
전영이 조금전보다 목소리 톤을 높여 말했다. 그렇게 한다고 지금의 어려운 환경들이 나아지기를 바라는 것은 어려웠으나 , 어둠만이 존재하는 이 순간들이 부담스러웠다. 전영은 애써 어머니와 자신의 좋았던 기억들을 떠올렸다. 그의 기억저편에서 아련하게 떠오른 희미한 기억의 자취가 참으로 오랜 만에 그의 곁으로 묻어 들어왔다.
윤숙은 아들이 목소리가 처음보다 훨씬 가벼워진 것을 느끼고 자신도 이러한 어둠의 터널을 빠져 나오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지만 , 그것이 그렇게 쉬운 것만은 아니였다.
" 나도 생각해 보지는 않았는데..., 둘이 같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좋겠어. 어디 좋은데 없니 ? "
윤숙의 물음에 전영은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무작정 그녀를 차에 태우고 어디론가로 차를 몰았다.
" 예전에 제가 고등학교 졸업식날 같던 그 레스토랑이면 무난 할 것 같은데 어머니 생각은 어때요 ? 아참, 어머니의 의사도 묻기 전에 제가 실수를 범했어요. 죄송해요. 어머니 "
차를 몰던 전영이 어머니의 얼굴을 오랜 만에 제대로 바라보며 말을 했다. 윤숙은 텅빈 듯한 가슴으로 그의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그냥 어렴풋이 미소를 지었다. 마치 알았다는 그녀의 원래 상냥하고 기품있는 목소리처럼....,
얼마 지나지 않아 시내를 가로 지른 그들의 자동차는 어머니와 아들 둘 모두에게 그렇게 낯설지 않은 호텔 앞에 이르렀다. 오랜 기억속에 아버지와 지금은 미국에 있는 전영의 누나와 같이 자주 외식하러 들르던 곳이였다.
윤숙은 한동안 찾아 오지 않았던 이 곳에 다시 오게 되자 이상한 감회에 젖어 들었다.
둘은 호텔 밖의 전경들이 들어오는 자리에 앉아 식사가 오기를 기다렸다. 얼마동안 다소 회복했다고 여겼던 그들의 거리는 호텔 안으로 들어오며 다시 냉기가 흘렀다.
무서울 정도의 침묵이 그들과 함께 했다. 차라리 낮이였으면 둘 모두의 가슴속으로 밝은 빛으로 채울 수 있으련만 바깥 세상은 그들의 마음처럼 지독한 어둠으로 가득채운 가운데 도시의 야경처럼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불빛이 되어주는 그 무엇인가도 느낄수가 있었다.
그들의 식탁으로 하나 하나씩 음식들이 들어 오고 둘은 서로 멈칙이 바라보고 있다가 전영이 먼저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 생각 나시죠 ? 제가 어렸을 때에는 이 곳에 자주 왔었잖아요 ? 그 때 저는 이것저것 신기해 하며 이 곳을 뛰어다녀서 여기 종업원들의 애를 무척이나 였잖아요 ? "
전영은 이런 어려운 분위기에서는 둘이 서로 공감 할 수 있는 화제를 써야 된다는 것을 회사일을 하면서 익히 알고 있던 터였다. 윤숙은 잠시 생각에 젖더니 아무말도 않고 식사를 하다가 그녀를 계속 바라보고 있는 전영을 주시하며 그녀도 어렵게 입을 떼었다.
" 그렇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아까부터 왜 너 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지 모르겠구나-! 어제 그 일 때문이라면 무엇이 문제가 될 수 있니 ? 우리 둘 만이 아는 사실일 뿐인데 누가 뭐라고 할 것도 없고 ..., 차라리 나는 네가 그전처럼 화를 내고 퉁명하게 나를 대했으면 좋겠어. 나는 네가 나를 더러워 하는것을 보고 얼마나 너를 고마워 했는데 어제 일로 네가 마음을 쓸 것 같아 그런 네 마음을 깨끗이 지우려고 너
를 일부러 부른 것인데 너는 날 정말 실망시키는 구나 ! 나는 ..., 정말 죄 많은 사람이야 , 네가 나를 너를 낳아준 어머니라고 생각 안해줘도 돼...., 나는 ...., 네가 어렸을 때 처럼 그런 모습을 지켜갔으면 하고 하는 작은 소망뿐이야 ! "
갑작스런 어머니의 다소 흔들리는 듯한 격앙된 목소리에 전영은 그저 말문이 막혀 버린채 그녀를 바라 볼 뿐이였다. 주위의 시선도 그들의 식탁으로 몰린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것보다 그를 더 흔들어 놓던 것은 그녀가 자기 스스로 버린 체면이였다.호텔 레스토랑에 모인 이 많은 사람들속에서 이렇게 자신의 위신을 스스로 깎는 모습은 그의 어느 기억에서도 찾을 수 없는 그런 모습이였다. 그의 어머니는 기억속에서 항상 조신했고 항상 당당했고 자기 체면이 깎일 일은 절대 하지 않는 여자였다.
그렇게 자신을 올리기에 바쁘다고 느꼈던 그 였기에 오늘같은 일은 그의 잠자리 꿈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였다. 전영은 숨을 고르며 다시 한번 어머니를 바라 보았다. 어머니의 모습은 전영 그 자신이 어머니를 일부러 외면하기 시작 했던 그 때 보다 훨씬 더 초라하게 보였다. 50 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아직도 아름다운 모습이였지만 어딘지 모르게 변해 버린 듯이 보였다.
윤숙의 눈가에 어렴풋이 눈물의 흔적이 보였다. 전영은 그녀의 눈동자에 촛점을 맞추고 그녀를 응시 했다. 어머니의 흐트러진 모습을 접한 전영은 그녀에게 이전보다 훨씬 더 친근감과 애정이 들었다. 어렸을 적부터 그가 어머니에게서 보고 싶었던 그런 모습이였다.
윤숙은 전영의 시선을 피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신을 전보다 더 가까운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아들이 돌연 부담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였다. 그녀가 그렇게 그 자리를 벗어 나려고 하자 아들은 돌아서는 어머니의 손목을 꼭 잡았다. 그녀의 손을 잡은 그의 손 끝에서도 아까전에 그녀의 볼을 스쳤을 때의 차가움은 온데간데 없고 그녀가 처음 느낀 아들의 따스함이 베어 있었다.
" 어머니 제가 잘못 했어요 . 일어 나시더라도 식사는 끝마치고 저와 같이 나가요 네 ! ? "
전영의 목소리는 어느사이엔가 윤숙이 그렇게도 사랑스럽게 바라보던 어린 전영의 목소리로 돌아가 있었다. 그녀가 이 자리를 벗어 나기에는 그녀가 맞이한 벽은 그녀가 쉽사리 깰 수가 없는 것들이였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어머니와 아들은 추억이 깃든 장소에서 좋았던 옛 시절로 되돌아가 정답게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마쳤다.

어둠과 분노와 극적인 화해가 같이 있었던 밤이였다. 어제 내렸던 그 큰 비 덕분인지 밤하늘에 정말로 아름다운 달이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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