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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니아 연대기 - 1부1장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1:42 821회 0건
[창작]카르니아 연대기 1부 1

계속 여기 글을 읽기만 하다가 저도 받기만 하지말고 다른 분들께 재미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용감하게(=무모하게)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태어나서 처음 써보는 소설이니까 재미없어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길....
야설이지만 야한 내용보다는 안야한 내용(하는 부분이 아닌)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많은 야설을 읽어봤지만 아무런 배경도, 인물도, 플롯도 없이 만나서 하고 또 다른 여자만나서 하고...이런 것보다는 뭔가 설정도 있고 밀고 당기는 내용이 있는게 훨씬 재미있고 흥분도 되더군요. 평소 판타지를 참 좋아해서 판타지적 야설을 써보려고 합니다. 능력이 안 될 가능성이 높지만........


1장 천공의 성기사

에나는 종종뛰기로 열심히 복도를 가로질러가고 있었다. 종종뛰기란 최대한 안 뛰는 것같은 흉내를 내어 고래뼈후프로 종모양으로 부풀어오른 치마안에서 다리와 발을 밖으로 나오지 않게끔 하면서 할수있는한 빨리 뛰어간다는 모순을 추구하는, 시녀들이 가장 먼저 익혀야할 기술중 하나이다. 시골농가에서 비록 가난하지만 명랑하게 잘 뛰어다니는 말괄량이소녀로 자랐던 에나에겐 궁전에 들어와서 가장 익히기 어려웠던 기술이기도 했다.
"헉헉, 제~~엔장, 내가 다시 리카말을 믿으면 사람이 아니다! 헥헥, 짐승이다, 짐승."
원래 그녀가 이렇게 고난이도의 스킬을 이른 아침부터 구사하고 있어야할 이유는 그녀자신의 천성(방향치)도 있지만, 에나가 생각하기엔 새로 배정된 담당구역을 정확하게 못 가르쳐준 리카의 책임이 훨씬 크다고 할 수있었다. 하지만 더 정확히 따지자면 어제의 종례시간때 눈뜨고 자기라는 또다른 고레벨스킬을 완벽히 보여준 스스로에게 그 근원이 있다고 할수있겠으나 지금 에나의 머리속에 그런 생긱은 추호도 들어있지 않았다.
"좋아, 이제 저 방만 통과해나가면 금방이다. 지금 저기 누가 잇을리가 없으니까 얼른 빠져나가기만하면돼."
그녀가 말하는 저 방이란 자수정실로서 후작이상의 고위귀족이 궁성에 왔을때 사용하는 곳이었다. 지금은 잠겨있을테지만 어제까지 이곳 동관(冬館)소속이었던 에나에겐 어제 반납했어야했지만 깜박한 열쇠가 있었으므로 훨씬 돌아가야하는 복도대신 자수정실을 통과해서 지름길로 가는것이 가능했다.
"어....? 안잠겼네? 리카 그 기집애도 나 못지 않단말야...."
본인도 스스로를 안다는걸 보여주는 한 마디를 무심코 뱉으면서 소리안나게 최대한 살그머니 문을 열고 들어서서 조용히 문을 닫고 얼른 막 걸음을 때어놓으려하는 찰라, 에나의 귀에 미약한 소리가 들려왔다.
"아...아,안돼......우 리 이러, 읍......."
쫑긋! 순식간에 에나의 청력은 소머즈모드로 돌입했고 움직임은 닌자의 그것을 방불케하는 은신능력을 보여주면서 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에나를 이끌었다. 본래 이런 능력은 시녀와 시종들이 본능적으로 습득하는 제2의 천성같은 것으로서 이제 수도에 올라온지 1년 남짓한 초보시녀에나도 다른건몰라도 이런 면에 있어선 그 누구못지않게, 아니 오히려 절대다수의 동료들을 능가하는 경지에 올라있었다. 소리를 ?아 삼분지 일쯤 열린 내실의 문을 빼꼼히 내다보던 에나는 순간 두 눈이 커다래지는것을 막을수가 없었다
내실안에는 한쌍의 남녀가 부둥켜안고서 진한 입맞춤을 나누고 있엇다. 에나가 있는 곳에선 남자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으나 눈부신 금발에 중간정도의 키, 날렵한 체격을 하고 있었으며 여자는 20대후반정도로보이는 자주빛머리에 깊은 푸른 눈동자를 가진 거의 남자만큼 큰키의 고혹적분위기의 미녀였다.남자의 복장은 수수했으나 고급임을 알수있었고 여자는 궁전에서 그래도 1년가까이 지낸 에나로서도 본적이 없을 만큼 화려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남자의 오른손은 여자의 가느다란 허리를 으스러져라 끌어안고 왼손은 길고 윤기나는 자주빛머리카락속을 헤집고있었다. 남자의 입술은 여인의 입술을 벌리려하고 여인은 그 집요한 공세를 피하려는 듯 고개를 좌우로 돌렸으나 에나가 보기에도 그 거부에는 힘이 들어가 있지 않았고 곧 남자의 혀가 닫힌 성문을 열고 침입해들어갔다. 이리저리 여인의 입안을 탐험하며 자신의 타액을 흘려넣자 수동적이던 여인 또한 혀를 움직이기 시작햇고 순식간에 작은 방안은 혀와 혀가 서로 빨아대는 치음으로 가득 찼다. 몇분이나 지났을까, 축 늘어져있던 여인의 두팔이 올라와 남자의 목을 끌어안았고 남자는 왼팔을 내려 여인의 엉덩이를 받치고 여인의 몸을 들어올렸다. 그대로 남자는 방한쪽의 침대로 걸어갔는데 그러자 에나의 시야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이제 얼른 가던길로 감이 마땅하겠으나 생전처음으로 프렌치키스라는 것을 눈앞에서 본 에나의 소녀적 호기심은 이성을 억눌러 이제 침대에서 무슨일이 벌어질지를 보지않고는 견딜수가 없게끔했다. 사실 에나는 17세로 정상적인 경우라면 벌써 시집도 갔을만한 나이이나 태어나자마자 어머니가 죽고 편부슬하에서 자라다가 재작년 내란의 와중에 아버지마저 잃고 천애고아가 되어 왕성에 근무하는 친척의 호의로 이곳-카르니아 제일의 대국 미르칸제국의 황궁인 팔라스 에센-에 하급시녀로 들어오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여성으로서의 소양을 갖춘다는 점에 있어선 동년배는 커녕 열두서너살의 여자애들에게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남녀간의 일이란게 뭔지에 대해 최근에서야 궁금해지기 시작한, 말 그대로 순진빵 그 자체의 소녀인 에나에게 지금의 상황은 너무나도 자극적인 것이었다.
에나가 용기를 내어 문을 조금 더 열기위해 밀려고 하는 때 삐그덕하는 소리가 문쩌귀에서 낮지만 분명하게, 방안에 울려퍼졌다. 그와 거의 동시에 엎드린 에나앞에 쉭하는 바람이 불더니 남자가 마치 땅바닥에서 솟아오른것처럼 나타났고 에나는 그대로 화석같이 굳어버렸다. 남자의 눈길이 에나를 바라보는 1초가될까말까 하는 그순간 무수한 생각이 에나의 마음을 스치고 지나갔다.
"이제 난 죽었구나......짧은 인생이었어.....아빠, 제가 아빠계신 곳으로 갈께요......우리 엄마도 같이 계실까?......이렇게 갈거였다면 오늘 아침 나온 크로와상을 꽁쳐두지말고 다먹는 거였는데......리카계집 애한테 빌린 데님은 안 돌려줘도 되겠구나......크로와상 숨겨둔데나 가르쳐줄까?......근데 이분 왜 계속 입을 실룩거리시는거지? 어머,그러고 보니까 참 잘생기셨다...어릴때 봤던 미카엘천사님같아......"
에나의 상념은 남자의 입술에서 참지 못하고 나온듯한 푸훗, 하는 짧은 웃음으로 끊겼다. 그때 방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키.....?"
순간 에나는 자신이 마치 종이인형이라도 된 것같이 남자의 한 팔에 가볍게 들려 거실을 한숨에 가로질러가고 있는것을 발견했다. 눈 두번 깜박일까말까하는 짧은 동안에 남자는 침실문앞에서 거실을지나 옆방으로 들어가서 거기있는 큰 옷장속에 에나를 집어넣었다. 그리곤 에나가 뭐라 할 틈도 없이 에나의 치마를 걷어올리더니 팬티를 잡고 한번에 발목까지 내린뒤 에나의 다리를 들어 올려서는 팬티를 벗겨냈다. 너무나 당황해서 뭐라 말을 하려하는 에나의 입을 남자는 한손으로 틀어막고는 귓가에 속삭였다.
"우리가 나갈때까지 조용히 여기있다가 안들키게 나가도록해.그리고 오늘 본 일은 누구에게도 말해서는 안된다."
그러고는 에나를 바라보는 차분한 눈빛에 에나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고 남자는 옷장문을 닫았다.
잠시뒤 남자와 여자가 뭐라고 얘기하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고 좀있다가 걸음소리와 문이 여딛히는 소리가 났다.에나는 빼꼼히 문을 열고는 주위를 둘러보고 총총히 자수정실을 빠져나와 춘관(春管)을 향해 갔다. 물론 늦은 일로 엄청 깨졌지만 노팬티라는게 더 신경이 쓰였고, 그보단 그 남자의 눈빛이 더욱 뇌리에 남아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엉망으로 평소보다 두세배는 더 혼났으나 마음엔 전혀 들어오지않았다. 보다못한 리나가 점심이 지나고 잠시 한가할 때 말을 걸었다.
"오늘 언니 왜 그래? 원래 칠칠치못한건 알지만 오늘은 좀 심하잖아."
"너는 누가 리카동생아니랄까봐 말을 해도 꼭 그렇게 해야겠니? 누가 원래 칠칠치못해?"
"뭐 누군지는 찔리는 누군가가 잘 알테고 어쨌든 언니 잘해. 오늘은 특히 중요한 날이잖아."
"응? 오늘이 무슨 날인데?"
"언니는 정말, 오늘이 무슨 날인지도 모르겠다는거야?"
기가 막힌다는 리나의 표정에 그제서야 에나는 한가지 사실을 떠올렸다.
"며칠전부터 누구보다도 자기가 들떠놓고는, 도대체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거야? 아르키쉬너님을 직접 볼수있게 榮鳴?방방뛰더니."
"그래, 오늘이 바로 개선식이었구나. 맞아, 그랬지..."
"그래~이제야 생각이 나셨습니까. "
리나의 말대로 오늘은 3년간의 내전이 끝나는것을 축하하는 개선식이 이곳 수도 휘페리움에서 열리는 날이었다. 카르니아대륙에서 가장 넓은 영토와 강한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르칸제국은 지금으로부터햇수로 4년전인 대기(대륙기원)1094년 지금의 황제인 미르키나3세가 선제인 도미누스6세사후 황위를 물려받는 것에 반발한 일부 귀족들이 반란을 일으켜 내전이 일어났다. 일부 귀족이라곤 해도 당시 제국3대가문중 도미누스가가 주축이 되고 이루시온가의 다수가 가담한데다가 나머지 한가문인 노르세스가는 황위계승은 황가내부의 일이라는 이유로 중립을 선언하여 사실상 제국대귀족의 과반수가 들고일어났다고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당시 반군이 황제로 추대한자는 당시 국방대신이었던 다키노 도미누스로서 오랜 군경력과 실적으로 군부내에서 신망이 두터워 반란발생즉시 제국의 사실상 주력인 14개중갑보병군단중 8개군단장이 반란에 가담했다. 제국최강군단인 황제친위제1군단은 미르키나3세를 지지했으나 첫전투인 킬리타이평원회전에서 수적열세를 뒤집지 못하고 패배, 반군은 수도를 점령함으로서 내전은 2개월만에 반군의 승리로 끝나는듯 했다. 이때 누구도 예상치못한일이 일어났으니, 그것은 대륙최강의 기사단이라 할수있는 누마성기사단이 황제를 지지하고 나선 것이었다. 창설이후 타국과의 전쟁, 그것도 타국의 제국영토침입이 있던 경우가 아니고서는 무력을 사용한 역사가 없는 누마성기사단의 황제측 가담은 그 기사단장이 다키노 도미누스의 친아들인 아르키쉬너 도미누스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인 것이었다.
아르키쉬너는 성기사단이 외적과만 싸울수있다는 규율이 경전에 쓰여있는것은 아니며 정당한 계승권자인 현황제를 무력으로 퇴위시키려하는 것은 누마의 정의라는 계율에 어긋난다는 이유를 공표하고 내전에 참전한지13일만에 수도를 탈환하였다. 그후 내전은 일진일퇴의 공방전이되어 2년여를 끌어오다가 미르키나3세가 노르세스가를 설득하여 황제측에 서게하는데 성공하자 전세는 황제측으로 기울어져갔고 결국 반년전 제2차킬리타이회전에서 반군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소수만이 북부의 도미누스령으로 도주했다. 황제군중 누마성기사단만이 잔당소탕이라는 임무를 맡아 북부로 진군하고 대부분의 전력은 회군하였다. 황제는 반년간 전쟁으로 피폐해진 국가정비에 힘을기울여 어느정도 성과를 보았다고 생각되어질때쯤 성기사단의 도미누스령함락과 다키노 도미누스의 사망소식이 전해져왔고 이는 내전의 종결을 의미했다. 잔혹했던 내전의 끝은 모든 국민에게 기쁨으로 다가왔고 황제는 성기사단의 수도복귀와 함께 개선식이 있을것임을 선포했다.
그 성기사단의 수도 복귀일이 오늘이었으며 그로 인한 개선식준비로 궁성내의 모든이들은 요 일주일간 눈코뜰새도 없이 바빴다. 드디어 준비도 끝나고 이제 귀환하는 성기사들에게 손흔들어주는 것만 남은 지금, 오늘이 무슨 날이냐고 물어오니 리나가 기가막힌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더군다나 다른사람도 아닌 에나가 아닌가! 아침에 눈을 뜨면 머리맡에 걸려있는 아르키쉬너초상화에 뽀뽀를한뒤 일어나고 잠자리에 들기전엔 항상 아르키쉬너님 안녕히주무세요를 잊지 않는, 카르니아 전 대륙에 퍼져있는 아르키쉬너 소녀팬들중에서도 집착도 일이위를 다툴만한 광신도인 에나가 아르키쉬너의 얼굴을 직접 볼수있는 생애 한두번 올까말까한 빅이벤트를 바로 몇시간 앞두고서 까맣게 잊고 있다니, 다시 생각해보니 이건 정말 보통일이 아니었다.
"에나언니......혹시 아침에 크로와상 못먹은 거야? 맞아, 양이 사람수에 좀 부족했지......그래도 언니, 아무리 한달만에 나온 비츠리 아줌마의 크로와상이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낙심할건 없淄? 다음번에 나오면 내꺼한개 줄테니까 힘내. 응?"
묵묵부답.
"그게 아니면....어제 저녁을 굶었나? 특별히 맛있는 메뉴는 아니었지만 에나언니니만큼 굶었다는거 자체로 이렇게 된걸수도......아얏!! 갑자기 왜 때려!!"
"시끄러! 보자보자하니까 누굴 못 먹어 죽은 귀신으로 만들어? 가서 니 할일이나 해!"
"그 말이야 말로 정말 옳은 말이네요. 두사람 다에게."
"으힛!""왕이빨이닷.!"
어린 시녀들의 두려움의 대상인 시녀감 왈렌스키부인, 일명 왕이빨이 소리도 없이 등뒤에서 나타난 것이다. 그녀의 잠행기술은 이미 독보적 경지에 도달해 성기사들도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말이 있을정도니 수다떨면서도 주위에 신경을 놓치지않기라는 시녀전용스킬에 이미 익숙한 둘로서도 어쩔수없는 상대이다.
"점심도 한참 전에 끝났는데 두사람 참 한가하기도 하군요. 무슨 얘기들을 그렇게 재밌게 하고 있었죠?"
"아니....저..." "그....그게요...."
"죽었다....못 잡아도 반시간은 가겠구나........"
"쳇....괜히 맘써주다가 x됐다........"
체념하고 고개를 숙인 둘의 귀에 갑자기 멀리서부터 함성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해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성기시단이다!!!!!!!!!!"
"성기사단이 온다아아아아아아아아"
"성기사단 만세.....누마 만세......"
"아르카쉬너님이다!"
"아르카쉬너님 만세!"
"위대하신 누마시여.....미르칸에 가호를......."
"미르칸 만세........아르카쉬너님 만세......."
그 함성을 듣는 순간 에나와 미나는 수그린 얼굴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나이스!" "오케바리!"
이유인즉 왕이빨은 주제를 모르고(에나나 미나가 보기에는) 아르카쉬너의 광팬이었기때문에 그의 멋진 모습을 볼수있는 이기회를 놓칠리가 없고 따라서 최소 반시간은 옴쭉달싹 못하고 들어야할 설교도 여기서 끝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뜻밖에 왕이빨이 멈칫하더니 당장 발코니로 뛰어가고싶다는 표정을 뻔히 떠올리면서도 설교를 멈추지 않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되자 급해진 것은 에나와 미나였다. 에나는 젖혀두고서라도 미나 또한 드러내놓지않는다뿐이지 남 못지 않은 아르카쉬너의 팬이었기에, 둘은 발을 동동구를 수 밖에없었다.
"이럴리가 없는데.."
"이 할망구가 왜이러지?"
왈렌스키 부인에게 너무 가혹한 표현(그녀는 이제 갓 40을 넘었을 뿐이다.)까지 써가며 둘은 이빨을 갈아댔지만 그것도 잠시, 아르카쉬너의 이름을 환호하는 소녀들의 기성이 줄을 잇자 결국 왕이빨도 무너지고 셋은 나란히 발코니로 종종뛰기를 했다.
수도 휘페리움의 중심도로인 아니우스가도엔 열광하는 인파들로 발디딜 틈이 안보였고 푸른하늘엔 알록달록 장식된 깃털을 뽐내는 새들과 깃발들, 잇달아쏘아 올려지는 축포들로 정신이 없을 지겨이었다. 개선행렬은 아직 보이지 않았으나 지평선 근처에서부터사람으로 이루어진 바다가 서서히 갈라지면서 드디어 성기사단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성기사단1대는 전원이 두꺼운 마갑을 씌우고 눈처럼 흰 큰덩치를 한 말에 은빛갑주를 입고 말 왼편엔 긴 진홍색 창을 비껴걸고 있었다.
""불꽃의 돌격"이다!"
"대륙최강의 중기병대!"
"진짜 멋지다!"
그뒤로 검고 약간 작은 말에 통일 되있진 않지만 전체적으로 경장을 한 부대가왔다.무장도 각자 나름대로여서 긴 글레이브나 참마도, 원월도등 다양한 무기가 보였는데 공통적인 것은 모두 새카만 석궁을 가지고 있었다.
"저 부댄 뭐지?"
"자넨 성기사단에 대해 잘모르는군. "검은 죽음의 비"를 모르다니."
"아하, 저들이 바로 켈론협곡전투에서 단 한명의 전사자도 없이 10배가넘는 병력의 8군단중장보병대를 물리친 그 부대란 말인가?"
"그렇지, 저 석궁이 바로 아르카쉬너님이 직접 만드신 "검은 죽음"이라구. 나도 궁수로 복무해봐서 알지만 저건 기존 석궁보다 사정거리가 두배에 가깝다네. 위력은 정면으로 맞으면 판금갑옷의 흉갑부위를 관통할 정도라고. 게다가 장궁보다 말위에서 다루기가 훨씬 좋지."
"그런데 생각보다 성기사단 수가적구만. 두부대를 합쳐도 오천명도 안되보이는데. 그숫자로 반군들을 물리쳤으니 정말 대단해."
"성기사단은 오천명은 커녕 삼천명이 넘을까 말까하다네. 불育?돌격이 이천기정도에 검은 죽음의 비가 천명이 채안되지."
"그 거밖에 안되나? 믿기지가 않는구만!"
"자네 정말 뭘 모르네 그려. 저들이 강하지만 그정도 숫자로 전쟁을 좌지우지할순 없지. 성기사단의 진정한 힘은 33명의 성기사들에게 있는걸세. 나는 익스성공방전에서 성기사의 전투를 본적이 있네. 그 일은 평생 잊을수없을거야. 이제겨우 열 대여섯살이 될까말까한 가냘픈 소녀한명이 자기 키만한 날이 달린 도끼를 휘두르면서 중갑보병단 한가운데로 돌격해 들어갔네. 그녀앞을 가로막는 건 뭐든지 두쪽으로 갈라졌어. 방패로 막으면 방패째로, 갑주를 입은 사람이 갑주 통째로, 마갑을 씌운 말의 허리를 그대로. 전장의 한가운데 길을 만들어서는 적 지휘관의 목을 잘라버리더군. 보병단 전체가 퇴각햇지. "
"자네 지금 소녀라고 했나?"
"성기사에는 여자가 훨씬 많다네. 누마께선 남자를 여자보다 강하게 만드셨지만 남자가 여자를 억압하기를 원치는 않으셨지. 그래서 여자에게 성력(divine power)을 주시는 경우가 남자에게보다 훨씬 많으시지...성기사란 성력을 물질계에서 발휘할 수있는 극소수의 인간을 일컫는 말일세. 성기사의 숫자는 33명으로 고정되어 있어서 한명의 성기사가 죽는순간 또다른 성기사가 탄생한다네. 대신관께선 모든 성기사의 성력의 존재를 파악하셔서 새 성기사가 탄생하면 신전에서 그 아이를 교육하게 되지. "
"자네 대단한데. 언제 그렇게 성기사에 대해 알게 됐나?"
"익스성공방전이 내 제대전 최후의 전투였다네. 그 모습을 보고 어떻게 궁금하지 않겠나? 제대후 성기사에 관해 알수 있는건 모두 알아봤지. 아, 드디어 성기사들이 오고있네."
행렬의 마지막엔 하얀 바탕에 빨갛고 검은 무늬를 한, 광택이 나는 망토로 몸을 감싼 사람들이 아무런 무기도 없이 안장이나 일체의 마구도 없는 말을 타고 오고있었다.
"정말 자네말대로 여자들이 대부분이군......33명은 안되는 것 같은데?"
"자연사한 성기사의 뒤를 이어 태어난 성기사라면 기존의 성기사들과는 나이차이가 심할것 아닌가. 내가 알기로 이번 내전에 참가한 성기사는 모두 17명일세. 나머지는 너무 어리거나 전투능력이 없는 거겠지."
"전투능력이 없다니?"
"성력은 모두 똑같이 주어지는게 아닐세. 대부분 근력이 세지고 움직임이 빨라지는 등 보통인간보다 강해지지만 드물게 다른 방향의 힘이 주어지는 경우도 있다네. 치유력이라던가, 독심술같은. 그리고 전투력도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 자네도 알잖나. 아르카쉬너님을 필두로 일곱별이 있지않나."
"저 유명한 일곱별말인가. 그들을 모르는 자가 미르칸 국민중에 있을리가 없지."
"그런데 이보게, 아르카쉬너님이 안 보이네 그려."
"그러고보니 그렇네. 지나가신 건가?"
"아니야, 그분을 못봤을리가 없어."
"어디 계신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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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나언니, 아르카쉬너님은 어디 계신거지?"
"글쎄말야, 나도 못 찾겠는데......."
"말도 안돼!"
"뭐가?"
"그렇게 매일 초상화를 끼고 살면서 어떻게 본인을 앞에 두고 못찾을수가 있는 거야? 언니에겐 진정한 스토커의 자격이 없어.사이비일 뿐이야."
"누, 누가 스토커라는 거야?!"
"찔리는 누군가겠지."
"뭐야?"
"자자, 조용히들 좀 하세요. 미나, 어차피 원작을 보고 그린걸 또 보고 그렸을 조잡한 복제화로는 아르카쉬너님의 미모와 품격의 만분지 일도 나타낼 수가 없어요. 황실화가인 트렘볼경도 그 완미(完美)함의 십분지 일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거늘 하물며....하지만 걱정은 마세요. 나는 수도탈환당시, 즉 이년하고도 칠개월과 삼일전 오후 네시 삼십칠분부터 다섯시 십사분까지 삼십칠분간에 걸쳐서 그분의 고귀한 자태를 이 두 눈에 티끌하나 빠짐없이 완벽히 담아둘 수있었으므로 내가 있는한 그분을 놓친다는건 절대 있을수 없어요."
"........네........."
"........예........."
"엄청난 스토커가 내 옆에 있었구나........."
"앞으로 조심해야지.........."
"저길 보세욧!"
갑자기 왈렌스키부인이 오른손을 하늘을 향해 번쩍 들어올렸고 에나와 미나는 화들짝 놀라며 뛰어 올라 왈렌스키부인을 바라보았다.
"네.넷!"
"예, 보,보고 있어요!"
"어디를 보는 겁니까, 제가 아니라 저기를 보라니까요."
"예,옛?"
에나와 미나가 왈렌스키부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자 서서히 져가는 저녁노을뿐이었다.
"잘 보세요"
둘이 뚫어져라 노을을 바라보니 과연 그 안에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은 불규칙하게 움직이며 어느새 엄청난 속력으로 궁성을 향해 다가왔다.
"아..........."
"세상에........."
"너무 아름다워........."
흰데 희지 않고, 검은데 검지 않으며, 붉지만 붉지 않은 이세상의 빛깔이 아닌 듯한 세가지 색이 어우러진 긴 꼬리와 타오르는 불꽃모양의 깃털을 가진 섬세한 모습의 새와 그새위에 타고있는 금발의 미청년의 모습은 누마가 팔라스 에센위에 직접 현신한듯했다.
"저것이 바로 성수 "이나미스"입니다. 어느 시대에나 성기사들중 선택된 한명만을 주인으로 인정하며 선택될 기사가 없을 때는 지상에서 사라졌다 주인이 될 만한 이가 나타나면 나오는 신성한 누마의 새. 저 이나미스로 인해 아르키쉬너님은 그분의 수많은 명칭중에서도 가장 멋진 것중의 하나인 "천공의 성기사"란 칭호를 갖고 계시죠."
이나미스는 계속해서몇바퀴를 궁전과 군중들위로 돌고는 성기사들이 있는곳으로 날아가 공중에서 멈추어 섰다. 타고있던 청년이 땅을 향해 뛰어내렸고 병사들중 한명이 끌고온 말에 올라타서 이나미스를 향해 뭐라고 말을 하자 이나미스는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솟아올라 하나의 점이 되어 사라져갔다. 청년은 성기사들의 선두에서 궁성을 향해 나아갔고 그 정문바로 앞의 미르키나포룸에서 말을 세웠다. 그리고는 성기사전원이 말에서 내려 포룸의 계단을 올라가 정문을 향해 한쪽 무릎을 꿇었다. 잠시뒤 문이 열리고 안에서사람들이 나와서는 차례대로 좌우로 갈라져서 역시 무릎읕 꿇고 앉았다. 정렬이 끝나자 황실시종들이 붉은 카펫을 청년의 바로 앞에까지 깔고 그위로 화려한 자주빛성장을 한 키큰 여인과 그 한발짝 뒤에 비슷하지만 조금 더 간소한 복장을 한 약간 작은 여인이 걸어왔다. 그러자 왈렌스키부인이 황급히 무릎을 꿇으며 에나와 미나에게도 무릎을 꿇도록 했다. 키큰 여인이 카펫이 끝나는 지점, 청년이 무릎꿇고있는 바로 앞에까지 와서 멈추어서자 전원의 입에서 우렁찬 소리가 울려퍼졌다.
"황제폐하를 뵈옵니다."
여인의 붉은 입술이 열리고 낭랑한 음성이 나왔다. 이는 어떻게 해서인지 광장전체에 울려퍼졌다.
"미르칸제국 제 25대 황제인 나 다스 코페투스 킬킨 미르칸 미르키나 3세는 지난 3년간의 내전에서 제 14대 누마성기사단장인 아르키쉬너 아슈이트 도미누스의 지대한 공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선포한다. 금일부로 아르키쉬너 아슈이트 도미누스를 제 11대 도미누스공작에 명하여 기존의 도미누스 공국령의 통치권을 수여한다. 그리고 백봉군주 이리나 아루레인의 약혼자로 책봉해 후일 결혼시 제1황위계승권을 갖게끔 한다."
황제의 말은 계속 이어졌지만 이쯤해서 에나의 머리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호기심으로 넘쳐나고 있었다. 눈앞에 황제와 아르키쉬너가 같이 있는 것이다! 아르키쉬너는 방금전 이나미스를 타고 나는 모습을 보긴 했지만 거리가 멀어서 얼굴을 제대로 볼수 없었고 황제는 자신이 황궁의 시녀로 일한지 1년이 다 되가건만 한번도 본적이 없었다. 이는 당연한것이 황궁이라 해도 그 넓이가 과장해서 말하면 왠만한 작은 도시만했고 그녀는 하급시녀로 내궁에는 들어가 보지도 못했다. 지금처럼 황제가 평민들앞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보통 한 황제 치세에 한번 있을까말까 한것이다.
곁눈질로 왈렌스키부인이 고개를 숙이고 있음을 확인하고 에나는 조심스레 머리를 들어 포룸을 바라보았다. 다들 무릎을 꿇고있는데 홀로 서있는 황제의 모습은 한눈에 들어왔다.
"에엑!!!!!!! 이럴수가!"
황제는 에나가 오늘아침 자수정실에서 어떤 남자와 안고있는 것을 훔쳐본 바로 그 여인이었다! 에나는 너무도 놀라 하마터면 기성을 낼뻔 했으나 목구멍에서 간신히 삼킬수있었다. 경악한 눈은 자연스레 황제 바로 앞에 있는 아르키쉬너에게 향했고, 그 순간 에나는 극도의 긴장을 더이상 참지 못하고 스르르 쓰러져버리고 말았다. 아스라해지는 의식의 마지막에 에나는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애인을 사위로 만들다니........."


1장 천공의 성기사 완결


생각했던 것보다 더 어렵네요. 글쓴다는게.
내용은 긴데 야한장면이 거의 안나왔죠. 죄송합니다. 언제나 나오나하고 끝까지 읽은 분들께는 더욱요.
그래도 이번 편은 배경과 인물설정을 대충이나마 설명하기 위해서 어쩔수 없었어요. 2장부터는 야한 장면 많이 넣을 생각입니다. 연상+로리+마인드콘트롤+강간 +근친+동성........이 모든 요소를 다 포함하는 대작야설!!!을 추구하도록 노력하도록 힘내볼께요.........
욕메일같은거만 안오면 2장 꼭 빠른 시일 내에 쓰겠습니다. 행여나 격려메일보내주시면 파워업!해서 쓰겠습니다. 그럼 이만. 총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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