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4)

다음날 오전 강남의 코스메피아 본사 건물 앞에 흰색 에쿠스가 한 대 나타났다. 에이는 차에 내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안내가 용무를 물었다. 오전무에게 매직에서 왔다고 하시오. 안내가 오전무에게 전화를 넣었다. 올라 오시랍니다.

임원실은 12층이었다. 에이가 12층에서 내리자 여비서가 묘한 눈빛으로 에이를 쳐다보며 접견실로 안내했다. 접견실에 들어서자 고분 하게 앉아있는 두 명의 여직원이 보였다. 둘 다 화장품 회사답게 연두색과 황토색이 잘 어울린 세련된 코스메피아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오전무, 어제 하룻동안 여자들 마련하느라고 고생 좀 했을 거다. 여하튼 능력이 있어 좋다. 하루 만에 이런 여자 둘 마련하는 것도 매우 힘든 능력이다. 오전무도 오전무지만 장회장, 그 양반도 보통내기가 아닐 거다. 그러니까 맨 손으로 이런 회사를 만들었지.

에이가 자리에 앉아 넌지시 여자들의 몸매를 재고 있을 때 오전무와 회장 비서가 들어왔다. 서로 실없는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았다. 오전무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조상무께서 일하실 때 손이 더 필요하다고 하셔서 저희 회사 여직원 둘을 지원해 드리게 됐습니다. 자 뭣들 해 이리 와서 인사 드려.”
오전무의 말에 두 여자가 대기석에서 일어나 에이의 앞에 와서 머리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어느 부서에 근무하시는 분들인가요?”
에이가 짖궂게 물었다. 여자들이 조금 당황한 눈치로 오전무를 본다. 그녀들의 선 모습을 보니 에이는 마음이 흡족했다. 탤런트는 아니지만 그래도 신경 좀 쓴 것 같았다. 키도 늘씬 늘씬하고 몸매도 잘 빠진 여자들. 당황한 오전무가 손을 내젓는다.
“에…. 그러니까 이쪽은 총무부의 김정은 씨, 그리고 이쪽은 기획 팀의 박진희 씨.”
“부탁 드립니다.”
에이는 인사를 하며 명함을 꺼내 여자들에게 주었다. 여자들은 다시 순간 당황했다.

조금 통통한 몸매의 김정은이 기어드는 목소리로 말한다.
“저희는 갑자기 오느라 명함을 놓고 와서 죄송합니다.”
“아, 뭐 회사 일을 너무 열심히 들 하느라고 정신이 없으니까…”
오전무가 적당히 둘러댄다. 그 틈을 놓치지 않는다.
“코스메피아 직원들은 회사를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는다면서요?”
“하하, 그렇지요. 뭐, 워낙 충성심들이 강하니까.”
“정말 아무 일이나 다하나요?”
오전무가 삐딱하게 에이를 쳐다보았다. 그래 대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라.
“그럼 요.”

“그럼 예컨대 홀딱 벗고 엉덩이 맞는 것도 하겠네요.”
에이의 말에 접견실 안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무엇보다도 두 여자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오전무는 창 밖을 내다봤고 회장비서는 얼굴에 진땀이 흘렀다. 회장비서가 오전무의 허벅지를 툭 쳤다. 오전무가 눈을 내리깔고 말했다.
“당연하지요. 회사를 위해서 라면 뭔들 못하겠습니까.”
오전무의 말에 두 여자의 얼굴이 해쓱해졌다.

에이는 두 여자를 데리고 접견실을 나섰다. 12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탔다. 타자마자 에이는 정은과 진희의 엉덩이에 손을 가져댔다. 그녀들은 슬쩍 피하려고 했지만 에이가 강하게 나오자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있었다. 두 년 다 엉덩이가 빵빵 했다. 에이는 가운데로 손을 뻗어 엉덩이 두 짝이 합쳐지는 곳을 슬슬 주물렀다.

엘리베이터가 9층에 섰다. 몇 사람의 코스메피아 직원이 탔다. 그들은 여자들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니 처음 보는 여자들인데 우리 회사 유니폼을 입고 있네. 누구지. 아니 우리 회사에 이렇게 예쁜 여직원들이 있었나. 년놈들은 묘한 표정으로 자기네 회사 유니폼을 입은 여자들을 쳐다보았다.

엘리베이터는 여러 층에 섰고 때마다 회사 직원들이 타고 내렸다. 모두가 이상한 눈초리로 에이와 여자들을 보았다. 몇몇은 에이가 그녀 들의 엉덩이를 더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더욱 놀랐다. 이윽고 1층에 도착하자 에이는 그대로 그녀들의 엉덩이를 밀면서 로비를 나갔다. 안내하는 아가씨들과 경비들은 어떤 놈이 저보다 키가 더 큰 미녀 두 명의 엉덩이를 밀고 가는 것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 졌다. 특히 처음 보는 그 여자들이 자기회사 유니폼을 입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황당해 했다.

에쿠스에는 정은이 먼저 타고 에이, 이어서 진희가 탔다. 비록 넓은 차지만 셋이 타니 에이의 엉덩이에 정은과 진희의 엉덩이가 부딪혀 왔다. 에이는 정은과 진희의 허벅지에 손을 대고 쓰다듬었다. 그때 뭔가 부웅하는 소리가 들렸다. 정은이 핸드폰을 꺼냈다. 핸드폰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디.

“아, 난데 미안하게 됐지만 하라는 대로 해줘.”
“전무님, 이 건 정말 너무 곤란해요. 이런 이야기는 아니었잖아요?”
정은이 전화를 하느라 손을 쓰는 사이 에이는 정은의 유방을 접수했다. 풍만한 가슴이었다. 에이는 유방을 꽉 쥐고 주물렀다. 정은은 팔꿈치로 에이의 손을 치우려 했지만 통화를 하느라 제대로 방어를 못했다.
“알았어. 그거 생각해서 충분히 더 줄 테니까 잔말말고 하라는 대로 해!”
오전무의 목소리에 짜증이 섞여 있었다. 그러나 정은도 지지 않고 대꾸했다.
“이런 거라면 애당초 안 했어요. 정말 이래도 되는 거에요.”
“그래 알았어. 얼마나 더 해주면 돼?”
‘..처음 이야기의 3배 요.”

어쭈 이년 봐라. 에이는 속으로 웃었다. 이년이 땡 한번 잡았다고 팔자를 고치려 드네. 너도 타짜 흉내내냐? 에이가 그러는 사이 결국 정은과 오전무는 2배로 타협을 보았다. 오전무의 똥 씹은 표정이 눈 앞에 보이는 듯 했다.

에이가 정은의 유방을 놓고 진희를 보니 그년도 득의의 미소를 흘리고 있었다. 아마 2배가 된 것에 만족하고 있는 듯했다. 에이는 오른손으로 진희의 허리를 휘감으며 왼손으로 그녀의 치마를 들췄다. 진희는 저항하지 않았다. 아마 돈 번 기분에 취해 있는 듯했다. 에이의 왼손이 파고들자 진희는 오히려 다리를 벌려 주었다.

에이의 손은 팬티 위로 진희의 보지를 덮었다. 보지는 나긋나긋하고 물컹했다. 이년도 키 큰 값한다고 보지도 컸고 뒤로 가 있었다. 보지를 모두 만지려면 손을 더 깊숙이 넣어야 했다. 에이의 손이 더 깊이 파고 들자 진희는 엉덩이를 살짝 들어주었다. 에이의 손에 진희의 보지가 모두 잡혀왔다. 진희 보지는 무척이나 컸다. 한 손바닥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에이가 진희의 보지를 본격적으로 주무르려는 순간 다시 부웅 소리가 났다.

에이는 손을 빼고 핸드폰을 들었다.
“오빠 나야, 유리.”
어제 그년이 전화를 한 것이다. 하필이면 이 때.
“응, 그런데.”
“오빠 오늘 나하고 만나기로 했잖아.”
“그랬지.”
“나 점심 사줘.”
“오빠 바쁜 데 저녁에 보면 안될까?”
“아이 오빠도, 잘 알면서. 나 저녁에는 출근해야 돼. 점심에 만나.”
“안돼. 바빠.”
“…좋아. 그럼 오빠 저녁 몇 시에 어디서?”
“너 저녁에는 출근한다며?”
“오늘 하루 빠지지 뭐. 설마 한여사가 죽이기야 하겠어.”
“그래. 그럼 7시에 여의도 마수사에서 보자.”

에이는 정은과 진희를 데려다가 주암동의 빌라에 내려 놓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아무리 빠구리가 좋다지만 타짜는 항상 칼날을 세워 놓고 있어야 한다. 사무실에 돌아 와 피씨를 켜 놓은 에이는 오늘의 시장을 살폈다. 코스메피아는 오늘도 강세를 보이고 있었다. 오늘 오전에 그 회사에서 자신이 한 짓을 생각하니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래, 짜식들 기분 좆같았겠지.
세상이 콩알만하게 보였다. 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붉은 색의 코스메피아 주가를 보며 이 걸 어떻게 작살낸다 하고 고민에 빠졌다.

코스메피아 장회장은 타고난 타짜다. 작년같이 장이 좋을 때는 주가를 끌어 올려 때 돈을 벌었다. 요즘처럼 장이 나쁘니까 이 틈에 아들에게 상속을 시키려고 한다. 대단한 늙은이였다. 여기서 자칫 실수를 하면 목이 남아 나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에이는 오늘 코스메피아 회사를 철저하게 욕보였다. 일이 실패하면 장회장은 10배로 앙갚음을 하려 들 것이다. 타짜도 일을 하려면 언제나 긴장감과 막막함이 따랐다. 아무래도 이 일은 정수와 의논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때 전화가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