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7화
"크윽... 해가 뜨기 전에 여길 빠져나갈 수 있을까...?"
정원을 거의 가로질러서 이제 10여 미터만을 남기고 있다. 저 앞에 담이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저 담 너머에 병사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다. 만약에 사람이 하나라도 지키고 있다면, 가일의 몸 상태로 살아남기는 글렀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가일님.. 그러니까 제가 남을게요. 지금에라도 병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서 시선을 끌면 가일님은 나가실 수 있어요."
"안돼. 그건 절대로. 네가 위험해 질지도 모르잖아. 게다가 내가 맡겼던 두 경비들한테 네가 강간당한 것도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 되었다고. 난 저 녀석들을 믿을 수 없어."
세이나를 살짝 안아주는 가일의 두 눈으로 굳은 의지가 느껴졌다.
그런데 그때..
"컹! 컹!.. 크르르..."
"이, 이건 뭐지?"
"앗.."
가일과 세이나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고 말았다. 가일의 피냄새를 맡고 달려온 녀석인지, 덩치가 거의 가일의 가슴 "높이" 까지 오는 커다란 개 한 마리가 날카로운 이빨을 내놓고 짖어대고 있었다.
"이, 이 개는 정원에 풀어놓고 키우는 두 마리 중에 한 마리예요... 저희 집안사람을 제외하고는 사람은 무조건 공격하라고 훈련받은 녀석인데, 너무 사나워서 병사들도 다룰 땐 갑옷을 갖춰입고 다가가는 난폭한 개예요..."
그 개는 피 냄새에 자극을 받아 가일을 경계하고 있지만, 주인인 세이나가 옆에 있기에 공격하지는 않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가일에겐 개 짖는 소리에 모여드는 병사들이 더 큰 문제였다.
"무슨 소리지?"
"혹시 또 침입자가 온거야?"
벌써부터 소리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런.... 젠장... 어디로 피해야하는 거지?"
가일의 시선이 사방을 날카롭게 훑었다. 이런 엉성한 수풀은 조금만 신경을 쓰면 얼마든지 들킬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곧 해가 뜨면 탈출 확률은 더 낮아진다.
"좋아. 일단은 나무위로...."
가일이 생각은 높이가 5미터는 될 법한 크기의 나무였다. 그리고 그 판단을 행동으로 옮기려는 순간,
"크앙!!"
가일을 공격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개도 결단을 내린 듯 했다.
"으악... 큭...."
"가일님!!"
굵은 나뭇가지를 주시하고 몸을 일으키던 가일의 어깨를 커다란 개의 이빨이 꿰뚫어 버렸다. 뒤늦게 가일을 보호하려고 세이나가 가일을 가로막았지만, 단지 이빨의 궤도를 머리에서 어깨로 옮긴 정도였다.
게다가 다급하게 외친 비명은 불청객을 불러들였다.
"앗! 사람 목소리다! 진짜 침입자다!"
"여기 침입자가 있다!"
저택의 밤 공기를 가르는 여러 병사들의 목소리가 가일에게는 지옥의 비명으로 들렸다.
"깨갱... 깽..."
한편, 가일의 어깨를 물었던 개는, 그를 보호하는 주인-세이나-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실수를 인식한 듯 했다. 게다가 그가 깨갱거리며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신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는 세이나의 눈빛 때문이었다.
그녀의 눈가에는 눈물과 절망, 그리고 분노가 뒤섞여 정말 살벌하다고 밖에 표현이 안되는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크윽......"
가일이 다친 어깨는 칼을 드는 오른쪽 어깨였다. 왼쪽 옆구리를 베였을 때는, 그나마 왼쪽이라 칼은 잡을 수 있었지만, 이젠 검조차 쥐지 못해 저항도 불가능해져 버린 상태였다.
"가, 가일님... 괜찮으시겠어요?"
상처를 살살 어루만지는 세이나의 목소리 가득 걱정이 묻어났다.
"헉.. 헉... ... 이거... 너무 무리하는건가.....?"
"주인님... 괜히 저 때문에...... ..."
"하하..... 그런 걱정보단 어떻게 이곳을 빠져나갈지 걱정하는게 먼저 같은걸..."
가일이 힘없이 미소지었다.
"여기다! 아직도 탈출하지 못했었구나."
좋은 분위기를 무너뜨리는 목소리. 페이지를 늘리기 위해 같은 내용을 반복했지만(-_-;) 위의 대화는 기껏해야 몇 초면 끝나는 말들이었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동안 어느새 기사들이 몰려온 것이다. 그 기사의 손에는 2m 남짓한 길이의 창이 들려 있었다. 아무래도 기사들이니 만큼, 검뿐이 아니라 창, 활 등 종류에 따라 수련하는 무기가 다양했다.
"젠장... 난생 처음 감옥에 가보는 건가...?"
과도한 출혈 때문일까? 벌써 눈앞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가일은 모든 것을 체념하고 양팔을 아래로 늘어트렸다.
그런데, 이때 예상외의 변수가 작용했으니... 단숨에 가일의 어깨를 물었던 재앙의 원인이, 아군이 되어 기사들에게 달려든 것이다. 아무래도 주인인 세이나가 가일을 보호 하려 하자, 오히려 병사들을 "적" 으로 새롭게 인식 한 듯 했다.
"크와앙!!!"
"크헉! 이 개는 뭐야?!"
"으악!"
덩치도 덩치이거니와, 그 날카로운 이빨에 상처를 입는 병사들도 다수였다.
"크르르르르...."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대치상태로 반대쪽에 서 있던 병사들의 몸이 순간 "움찔" 하였다. 사실 개 한 마리 못 잡는다는 것이 기사의 체면상 말도 안되는 헛소리겠지만, 박력과 덩치로 밀어붙이자 오히려 기세가 꺾인 것은 사람 쪽이었다.
"하하.. .... 병주고 약주는 건가...?"
간신히 몸을 지탱해서 서 있는 가일의 입에서 허탈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가일님! 뭐하세요?! 어서 나가야죠! 지금밖에 기회도, 시간도 없어요!"
세이나의 목소리가 가일의 정신을 자극시켰다. 하지만, 가일은 손 하나 까딱할 힘조차 없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면서 온 몸의 긴장이 풀리고 나자, 이젠 도저히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하하하... 거꾸로 말해야 겠군... 세이나 혼자 가. 난 남아있을 테니까.."
"이런 상황에서 농담할 여력이 있으시면 뛰시란 말이예요!"
세이나의 애처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긴 가야지.. 정말...."
가일이 힘없이 말했다. 정말 가긴 가야 하는데....
가일의 눈에 병사 서너명을 상대로 시간을 끌고있는 대형견(犬)의 모습이 보였다. 이제 와서 시간을 끌어봤자, 그건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 이미 가일은 몸을 움직일 만한 여유가 없었다.
눈앞이 흐려지고 있었다.....
"주인님! 주인님! 정신차리세요!"
세이나의 희미한 목소리가 가일의 귀를 자극했다.
"젠장.. 피를 너무 많이 흘렸나....? 내가 여기서 죽으면 가일 여행기도 끝나는 건데..."
마치 시간이 느려지고 있는 듯, 천천히 무너지는 가일의 입가에 미소가 서려 있었다.
"가일님!!!!!"
저택 전체를 울릴 듯한 가냘프지만 대신에 처절한 여인의 목소리가 가일이 들은 마지막 목소리였다.
그리고 가일은 정신을 잃었다.
"크윽... 해가 뜨기 전에 여길 빠져나갈 수 있을까...?"
정원을 거의 가로질러서 이제 10여 미터만을 남기고 있다. 저 앞에 담이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저 담 너머에 병사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다. 만약에 사람이 하나라도 지키고 있다면, 가일의 몸 상태로 살아남기는 글렀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가일님.. 그러니까 제가 남을게요. 지금에라도 병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서 시선을 끌면 가일님은 나가실 수 있어요."
"안돼. 그건 절대로. 네가 위험해 질지도 모르잖아. 게다가 내가 맡겼던 두 경비들한테 네가 강간당한 것도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 되었다고. 난 저 녀석들을 믿을 수 없어."
세이나를 살짝 안아주는 가일의 두 눈으로 굳은 의지가 느껴졌다.
그런데 그때..
"컹! 컹!.. 크르르..."
"이, 이건 뭐지?"
"앗.."
가일과 세이나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고 말았다. 가일의 피냄새를 맡고 달려온 녀석인지, 덩치가 거의 가일의 가슴 "높이" 까지 오는 커다란 개 한 마리가 날카로운 이빨을 내놓고 짖어대고 있었다.
"이, 이 개는 정원에 풀어놓고 키우는 두 마리 중에 한 마리예요... 저희 집안사람을 제외하고는 사람은 무조건 공격하라고 훈련받은 녀석인데, 너무 사나워서 병사들도 다룰 땐 갑옷을 갖춰입고 다가가는 난폭한 개예요..."
그 개는 피 냄새에 자극을 받아 가일을 경계하고 있지만, 주인인 세이나가 옆에 있기에 공격하지는 않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가일에겐 개 짖는 소리에 모여드는 병사들이 더 큰 문제였다.
"무슨 소리지?"
"혹시 또 침입자가 온거야?"
벌써부터 소리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런.... 젠장... 어디로 피해야하는 거지?"
가일의 시선이 사방을 날카롭게 훑었다. 이런 엉성한 수풀은 조금만 신경을 쓰면 얼마든지 들킬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곧 해가 뜨면 탈출 확률은 더 낮아진다.
"좋아. 일단은 나무위로...."
가일이 생각은 높이가 5미터는 될 법한 크기의 나무였다. 그리고 그 판단을 행동으로 옮기려는 순간,
"크앙!!"
가일을 공격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개도 결단을 내린 듯 했다.
"으악... 큭...."
"가일님!!"
굵은 나뭇가지를 주시하고 몸을 일으키던 가일의 어깨를 커다란 개의 이빨이 꿰뚫어 버렸다. 뒤늦게 가일을 보호하려고 세이나가 가일을 가로막았지만, 단지 이빨의 궤도를 머리에서 어깨로 옮긴 정도였다.
게다가 다급하게 외친 비명은 불청객을 불러들였다.
"앗! 사람 목소리다! 진짜 침입자다!"
"여기 침입자가 있다!"
저택의 밤 공기를 가르는 여러 병사들의 목소리가 가일에게는 지옥의 비명으로 들렸다.
"깨갱... 깽..."
한편, 가일의 어깨를 물었던 개는, 그를 보호하는 주인-세이나-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실수를 인식한 듯 했다. 게다가 그가 깨갱거리며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신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는 세이나의 눈빛 때문이었다.
그녀의 눈가에는 눈물과 절망, 그리고 분노가 뒤섞여 정말 살벌하다고 밖에 표현이 안되는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크윽......"
가일이 다친 어깨는 칼을 드는 오른쪽 어깨였다. 왼쪽 옆구리를 베였을 때는, 그나마 왼쪽이라 칼은 잡을 수 있었지만, 이젠 검조차 쥐지 못해 저항도 불가능해져 버린 상태였다.
"가, 가일님... 괜찮으시겠어요?"
상처를 살살 어루만지는 세이나의 목소리 가득 걱정이 묻어났다.
"헉.. 헉... ... 이거... 너무 무리하는건가.....?"
"주인님... 괜히 저 때문에...... ..."
"하하..... 그런 걱정보단 어떻게 이곳을 빠져나갈지 걱정하는게 먼저 같은걸..."
가일이 힘없이 미소지었다.
"여기다! 아직도 탈출하지 못했었구나."
좋은 분위기를 무너뜨리는 목소리. 페이지를 늘리기 위해 같은 내용을 반복했지만(-_-;) 위의 대화는 기껏해야 몇 초면 끝나는 말들이었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동안 어느새 기사들이 몰려온 것이다. 그 기사의 손에는 2m 남짓한 길이의 창이 들려 있었다. 아무래도 기사들이니 만큼, 검뿐이 아니라 창, 활 등 종류에 따라 수련하는 무기가 다양했다.
"젠장... 난생 처음 감옥에 가보는 건가...?"
과도한 출혈 때문일까? 벌써 눈앞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가일은 모든 것을 체념하고 양팔을 아래로 늘어트렸다.
그런데, 이때 예상외의 변수가 작용했으니... 단숨에 가일의 어깨를 물었던 재앙의 원인이, 아군이 되어 기사들에게 달려든 것이다. 아무래도 주인인 세이나가 가일을 보호 하려 하자, 오히려 병사들을 "적" 으로 새롭게 인식 한 듯 했다.
"크와앙!!!"
"크헉! 이 개는 뭐야?!"
"으악!"
덩치도 덩치이거니와, 그 날카로운 이빨에 상처를 입는 병사들도 다수였다.
"크르르르르...."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대치상태로 반대쪽에 서 있던 병사들의 몸이 순간 "움찔" 하였다. 사실 개 한 마리 못 잡는다는 것이 기사의 체면상 말도 안되는 헛소리겠지만, 박력과 덩치로 밀어붙이자 오히려 기세가 꺾인 것은 사람 쪽이었다.
"하하.. .... 병주고 약주는 건가...?"
간신히 몸을 지탱해서 서 있는 가일의 입에서 허탈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가일님! 뭐하세요?! 어서 나가야죠! 지금밖에 기회도, 시간도 없어요!"
세이나의 목소리가 가일의 정신을 자극시켰다. 하지만, 가일은 손 하나 까딱할 힘조차 없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면서 온 몸의 긴장이 풀리고 나자, 이젠 도저히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하하하... 거꾸로 말해야 겠군... 세이나 혼자 가. 난 남아있을 테니까.."
"이런 상황에서 농담할 여력이 있으시면 뛰시란 말이예요!"
세이나의 애처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긴 가야지.. 정말...."
가일이 힘없이 말했다. 정말 가긴 가야 하는데....
가일의 눈에 병사 서너명을 상대로 시간을 끌고있는 대형견(犬)의 모습이 보였다. 이제 와서 시간을 끌어봤자, 그건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 이미 가일은 몸을 움직일 만한 여유가 없었다.
눈앞이 흐려지고 있었다.....
"주인님! 주인님! 정신차리세요!"
세이나의 희미한 목소리가 가일의 귀를 자극했다.
"젠장.. 피를 너무 많이 흘렸나....? 내가 여기서 죽으면 가일 여행기도 끝나는 건데..."
마치 시간이 느려지고 있는 듯, 천천히 무너지는 가일의 입가에 미소가 서려 있었다.
"가일님!!!!!"
저택 전체를 울릴 듯한 가냘프지만 대신에 처절한 여인의 목소리가 가일이 들은 마지막 목소리였다.
그리고 가일은 정신을 잃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0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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