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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1:51 1,430회 0건
가일 여행기 제 25화
제 25화
"저기... 레나?"
"네?"
가일이 잠시 생각에 빠진 듯 하다가 레나의 이름을 부르자,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있던 레나가 고개를 빼꼼히 내밀며 말했다.
"아... 저기... 아무래도... 사제를 만나러 가야 할 것 같아요."
"네? 왜요?"

뜬금없이 웬 사제란 말인가? 레나는 가일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가일은 친절하게 부연설명을 덧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아뇨.. 어제 여 사제 한 분이랑 길을 가다가 세이나의 목소리가 들려서 허겁지겁 달려온 거였거든요... 갑자기 사라져서 그 분이 걱정하실 것 같아서 말이죠..."
"아... .... 다녀오세요. 전 괜찮아요."
레나는 가일의 설명을 더 이상 들어볼 이유도 없다는 듯 환하게 미소지으며 너무나도 쉽게 허락하였다. 내심 여자 만나러 간다고 혼날 줄 알고 조마조마 하던 가일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저기.. 여자 만나러 가는 건데.. 괜찮겠어요?"
그러자 갑자기 욕실에서 들려오던 소리가 조용해지는 것을 가일은 놓치지 않았다.
"헉.. ... 화난건가...? 그냥 갈걸 그랬나...?"
여자앞에만 서면 웬지 모르게 소심해지는 가일이었다... -_-;

그러나 가일의 걱정도 잠시, 곧 문이 열리더니 눈부실 정도로 뽀얀 피부의 나체와 함께 레나가 살며시 걸어나왔다.
"레, 레나...?"
"가일... ... 아니... ... 가일님.. ... 전 이미 어제 당신의 포로가 되었답니다... ... 걱정일랑은 하지 마세요.. ..... 당신이 어디를 가시든, 무슨 행동을 하시든, 몇 명의 여자를 데리고 다니시든... 남자를 데리고 다니시든... 저를 버리신다 해도.... ..."
어느새 가일의 옆에 바짝 다가와 몸을 기댄 레나는, 가일의 얼굴을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바라보았다.

그리고... ... 수줍음이 묻어나는 듯한 키스.. ...... 그러나, 혀와 혀가 섞이는 키스는 도저히 가벼운 것은 아니었다.
"쪽.."
"전 언제나 당신의 것... .... 가일님은 제 주인.. ...... 전 가일님의 미천한 노예에 불과하지요..... ...."
"아.... 레.. 레나...?"
가일은 당황해서 황급히 말을 하려 했지만, 그의 말은 중간에 차단되었다. 레나의 입술은 부드럽고.... 또 가일의 입을 막기에 충분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레나, 같이 나가죠."
"네? 왜요?"
어느샌가 샤워를 끝내고 옷을 입고 있는 레나에게 가일이 말했다.

"바로 옆에 시체가 있는데 찝찝하잖아요...."
가일이 귓속말로 소곤거렸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이 여관에 사람이 아무도, 심지어는 주인도 없기에 망정이지, 저 마부를 누군가가 보게 된다면 좋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다행히 마부가 여관 주인을 돈으로 매수해 한 이틀 푹~ 휴가를 보냈기에 망정이지...

"전... 괜찮아요. 가일님 마음대로 하세요."
어느샌가 레나가 가일을 부르는 호칭은 "가일"에서 "가일 님"으로 한 단계 올라가 있었다. 하지만, 정작 가일 자신은 그런 것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 했지만...
"좋아요, 그럼 옆에 있는 여관에 방을 잡아둘 게요. 같이 나가죠."
가일이 레나에게 손을 내밀며 미소지었다.
오오.. 미소년이여... 그대의 미소는 꽃밭으로 화하도다.... 가일의 손을 살포시 잡으며 싱긋 웃는 레나의 얼굴에서는 꽃잎이 팔랑거리며 흩뿌려 지는 듯 했고, 가일과 서로 마주보며 미소짓자 말 그대로 선남선녀 한 폭의 그림이 완성되었다.



"아... 누구세요?"
세이나의 옆에 앉아있던 사제가 일어나며 말했다. 다시 들어온 여자는 사제복을 입고 있었다. (헷갈리니까 사제 B 라고 하겠다..-_-;)
"사제가 더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왔습니다."

세이나의 방에 들어온 사제가 말했다. 그러자 안에 있던 사제도 잽싸게 자리를 비켜주었다.
"어느정도 제 손에서 해결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세이나 아가씨의 충격이 커 보입니다. 죄송하지만 재워주시겠습니까..? 행복한 꿈을 꾸면서 말이죠.. 아직 제 신성력이 부족하여... 단순이 재우는 거면 모를까.. 꿈의 영역은 손댈 수 없어서요...."
그러자 그 말을 들은 사제 B 가 흔쾌히 말했다.
"그런거라면 제 전공입니다. 걱정하지 마시지요."

그리고는 세이나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아가씨?"
"... . 흑.. ... 훌쩍.. ... 흐흑... .."
세이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사제 B 는 그것에 대해 뭐라고 트집잡거나 하지 않았다. 단지 자신의 오른손을 그녀의 머리 위에 살며시 올려놓고는 신성력을 발현하였을 뿐...

"화아아악~!"
방안을 뒤덮는 새하얀 빛과 함께, 세이나는 풀썩 쓰러졌다.
"좋은 꿈꾸시기를... 세상의 창조주 유피아의 이름으로..."
쓰러져 자고 있는 세이나의 얼굴엔 어느새 미소가 서려 있었다.
"아가씨는 지금 현재 제일 바라고 싶어하시는 것을 꿈속에서 이루고 계십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오직 신만이 아시겠지요..."


"웅성웅성.."
해도 하늘 위에 떠서 자신의 위용을 자랑하고, 서늘하던 거리에 햇빛이 온기를 전해줄 때.. 거리에는 사람들이 보인다.
특히나 이 시간대에 여관엘 가면 언제나 사람이 북적거린다. 일 층이 식당으로 되어 있는 것이 웬만한 나라에서는 법으로 지정되어 있기에, 용병이나 떠돌이 여행자, 수행을 하는 중인 여러 사람들이 여관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시간대가 해가 떠서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밤이 되면 하루일과를 끝마친 도시의 주민들로 여관이 북적인다면, 오전, 낮에는 여행자들의 쉼터로 여관이 북적거리는 것이다.
사람들도 정말 다양하게 모여있다. 남자 여자, 뚱보에 해골...-_-;
이들은 저마다 무슨 이야기를 하길래 저렇게 웃고 떠드는 것일까..? 도무지 웅성거림이 멈출 것 같지 않던 여관이 갑자기 조용해진다면, 그것만큼 이상한 풍경도 없을 것이다.

"스르륵.."
별로 시끄럽지 않은 문 열리는 소리가 나고, 또 누군가가 여관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갑자기 세상이 조용해 졌다.

"시선집중!"
"흠.. 흠.. .... 레나.. ... 이거 어째 좀 어색하지 않아요?"
가일이 볼을 긁적이며 레나에게 물었다. 분명 방금 전까지 시끌시끌하던 여관이 마치 자신들 때문에 고요해 진 것 같았다.
사실.. 가일과 레나 때문에 조용해 진 것이 맞기는 하지만....
"그런 것 같은데요.. ... 저도..."
레나 역시 가일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지금 가일과 레나는 무대위에 올라간 사람들처럼,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는 중이었다. 레나정도의 미모의 여성이라면... 시선 집중은 어찌보면 당연 할수도..
"하핫... 나 복받은 건가..?"
가일이 속으로 웃으며 생각했다.

어쨌든 이 새로 들어온 커플은 곧장 워커에게 다가가더니 대뜸 돈을 쥐어주며 말했다.
"아, 저기.. 2인실 하나 주세요. 식사는 일 인분만 올려 보내 주고..."
"무엇으로 하실 건지요..?"
워커의 되물음에 가일이 레나에게 물었다.
"뭐로 할 거예요?"
"전 아무거나 괜찮은데.. 그다지 입이 고급스러운 것도 아녜요."
"들었지? 아무거나."
가일은 팁으로 동전 몇 개를 던져주고는 열쇠를 받아 그대로 레나와 함께 이층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 일 층 식당 안이 소란스러움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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