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영색마

때는 축시가 넘어 사방이 쥐죽은듯이 고요할 때 소주에서 세손가락 안에 드는 영빈객점 객방이 줄지어 있는 이층에서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나오는 사내가 있었다.
사내는 발소리를 죽이며 조심스럽게 복도를 걸어 그중 한 방문 앞에 멈춰 서더니 가만히 귀를 기울여 방안의 동정을 살폈다.
사내는 방안에 아무런 기척이 없자 품속에서 학처럼 생긴 물건을 꺼내 방문 틈으로 학의 주둥아리를 밀어 넣고는 학의 꼬리부분에 입을 대고 조심스럽게 불었다. 그러자 학의 몸 안에 있던 미혼향이 마치 안개처럼 방안으로 밀려들어가 이네 뿌옇게 흩어졌다. 사내는 문 옆에서 차 한잔 마실 정도의 시간동안 기다리다가 품속에서 얄팍한 면도를 꺼내 방문고리를 따고는 소리나지 않게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사내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방안 한쪽에 놓여있는 침대를 발견하고는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 창문으로 비취는 희미한 달빛에 침대에 누워있는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사내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사내는 운조량이라는 이름보다 무영색마라는 별호로 유명한 강호의 색한이었다.
오늘 아무 생각 없이 영빈객잔에서 점심을 먹다가 화산파 제자들로 보이는 무림인 들과 영빈객잔으로 들어서는 지금 침상에 누어있는 소녀를 발견했을 때 사내는 자신도 모르게 뜨겁게 달아올라 불끈 치솟는 아랫도리를 느꼈다.
운조량이 여자라면 사족을 못쓰나 한번 얼굴을 본 것만으로 흥분한 적은 드물었다. 그만큼 소녀의 모습은 운조량의 본능을 자극했다. 운조량은 소녀의 일행과는 관심이 없는 듯 밥을 먹으며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다가 이곳에 하룻밤을 묵는다는 것을 듣고는 자신도 방을 잡아 밤이 깊기만을 기다렸었다.
운조량은 침대로 다가가 소녀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희미한 달빛에 소녀의 갸름한 얼굴이 진짜 선녀가 하늘에서 하강한 듯 아름다웠다.
운조량은 손을 뻗어 소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마치 어린아이 살결처럼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졌다. 운조량은 살짝 소녀의 볼을 꼬집었다. 하지만 소녀는 아무런 감각이 없는 듯 새근새근 숨을 내쉬며 깊은 잠에서 깨어나질 않았다.
운조량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특별히 제작한 미혼향에 당한 이상 세시진 동안은 죽은 듯이 깨어나지 못한다. 운조량은 소녀의 옆에 앉으며 소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객점에서 언뜻 보았을 때 미인인줄은 알았으나 가까이 에서 보니 더욱 아름다웠다.
피부는 투명한 듯 하얗고 살포시 감고있는 눈가에 긴 속눈썹이 달빛에 파르르 떨리는 듯 보였다. 오뚝한 코의 선이 우아하고 그 밑에 붉은 입술은 남자를 미치게 하는 요염함이 있었다.
"흐흐, 오랜만에 보는 진품이군." 운조량은 중얼거리며 소녀가 덥고있는 이불을 걷어내기 시작했다. 사내의 손에 따라 소녀의 기다란 목의 선이 보이고 그 뒤로 엷은 내의 속으로 봉긋이 솟은 가슴이 보였다. 운조량은 소녀가 숨을 쉴 때마다 가볍게 움직이는 소녀의 가슴을 한참 바라보다가 멈췄던 손을 다시 움직였다. 이어 짤뚝한 허리와 펑퍼짐한 엉덩이 그리고 늘씬한 다리 선이 달빛아래 그 모습을 나타내자 운조량은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엷은 내의 속으로 소녀의 몸매가 그대로 보이는 것이다. 고개를 비스듬히 비계에 묻고 살짝 입을 벌린 체 색색 숨을 내쉬고있는 소녀의 얼굴과 약간 웅크린 자세로 터질 듯이 탄력 있는 둔부의 곡선, 헐렁한 내의 사이로 살짝 보이는 가슴에 운조량은 숨이 탁탁 막히는 듯 했다.
운조량은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 소녀의 가슴을 덥석 움켜잡았다.
뭉클, 마치 잘 반죽한 밀가루 반죽을 만지듯이 부드러우면서도 따듯한 감촉이 손안에 가득 찾다. 사내는 손에 힘을 주어 소녀의 가슴을 주물럭거리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녀의 상의를 풀어 해쳤다. 순간 운조량의 거친 손길에 소녀의 앙증맞은 유방이 출렁거리며 달빛에 그 모습을 드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