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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1:52 1,467회 0건
가일 여행기
제 28화
엘레제와 가일은 발걸음을 메타라 남작의 저택으로 향했다.
이유인 즉슨, "어제 못 받은 상금을 받자!" 라는 대단한 이유에서...-_-;

가일이 자신의 옆을 걷고 있는 엘레제에게 말했다.
"엘레제, 상금 받으면 정확하게 반반으로 나누기에요!"
"아.. 아녜요... 사제는 제물에 집착해서는 안 된답니다. 가일씨가 모두 가지세요."
엘레제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가일의 눈에서 시퍼런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

"저, 정말요? 진짜로? 저~~언부 다 저 주시는 거예요?"
가일의 갑작스런 변화에 엘레제는 당황했다.
"아.... 네.. . 다... 가지시라니까요.."
"와하핫! 돈 벌었다~!"
가일의 어린애처럼 좋아하는 표정에 엘레제는 쓴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이야... 언제 와도 여기는 으리으리하구나..."
가일은 고개를 쭈욱 올리며 말했다.
그리고 엘레제와 함께 자연스럽게 저택 안으로 들어가려던 가일은 어제와는 또 바뀐 경비원에 의해 길을 막힐 수 밖에 없었다.

"잠깐! 이곳은 더 이상 들어오실 수 없습니다."
경비원 둘이 가일 하나를 핍박하다니..-_-;
어쨌든 경비원에 의해 길이 막히자, 엘레제가 앞으로 나서며 경비에게 말을 하였다.

"저희는 세이나 아가씨를 모셔온 대에 대한 상금을 받기 위해 왔습니다."
엘레제의 공손한 말투와 그녀의 미모가 어우러지자, 경비들은 조용히 물러섰다. 입가에 약간의 침이 묻어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순조로운 편이었다.
"쳇, 어차피 문 열어줄 거면서.."
가시가 돋힌 말투로 내뱉는 가일의 말에 경비들은 울컥 했지만, 더 이상 그들에게 권리는 없어 보였다.

그런데, 그때...
"잠깐! 그들을 들여보내지 마라!"
위엄 있는 목소리가 가일과 엘레제를 막았다.
"겨, 경비대장님..."
문을 지키고 있던 녀석들은 뒤에서부터 걸어오는 경비대장을 보고는 격식을 차린 인사를 하였다.

"죄송하지만 이곳에는 더 이상 그 누구도 들여보내지 말라는 남작님의 명이 있었습니다.
정중히 인사를 하는 경비대장을 한 대 칠 수도 없고.. 가일은 다급히 외쳤다.
"자, 잠깐! 우리는 세이나를 데려온 귀빈이라구욧! 상금을 주지는 못할망정! 젠장!"

"뭐야? 세이나 아가씨를 모셔온 게 그대들인가?"
경비대장의 말투가 갑자기 쌀쌀해 지기 시작했다.
"이... 이봐요... 그렇게 무서운 표정 지을 건 없잖아요.. 하하..-_-;"
식은땀을 흘리며 가일이 뒤로 주춤주춤 물러섰다. 가일은 별로 사람들과 싸우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저기 저 경비 아저씨는 가일과 싸우고 싶은 모양이었다.
"이 녀석들!! 여기가 어디라구 다시 찾아오느냐!!"
"우, 우왓!!"
가일은 황급히 바닥을 굴러 피할 수밖에 없었다. 경비대장이라는 자가, 가일 앞에 서자마자 다짜고짜 자신의 도끼를 등에서 뽑아들고는 그대로 수직으로 내려쳤기 때문이었다.

"쾅!!"
커다란 도끼인 만큼, 그 위력은 무시무시했다. 게다가 괜히 경비대장직을 맡고 있는 것은 아닌 듯, 가일이 서 있던 자리에는 커다란 도끼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크, 피하길 잘했구먼... 그런데, 파워에 비해 스피드가 받혀주지 못하는 것 같은걸?"
가일이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 내며 중얼거렸다. 그러자 경비대장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인해 시뻘겋게 변하며 소리쳤다.
실제로도 자신은 파워 만큼은 남에게 뒤지지 않지만, 속도가 뒷받쳐 주지를 못해서 겨우 남작의 저택 외곽 경비대장에 남아있는 처지였기 때문이었다.
"이런.. 쥐새끼 같은 녀석~!!!"

경비대장은 그렇게 외치며, 아까보다도 더욱 무시무시한 기세로 도끼를 가로로 그었다. 물론, 그 도끼의 궤도 중에 가일의 허리가 위치한 것은 두말할 것 없었고....
"우왓! 이봐! 이렇게 까지 무식하게 나오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아!"
잽싸게 피하며 외치는 가일의 말에, 경비대장은 코방귀를 뀔 뿐이었다.

"흥, 먼저 세이나 아가씨를 병석에 뉘여 놓은 게 누군데 그러는거냐?! 이런 염치없는 녀석들!!!"
가일은 자신의 몸에 내공을 끌어올리며, 발놀림을 좀 더 화려하게 바꾸었다. 그리고 막 경비대장의 뒤로 돌아가던 도중에, 경비대장의 외침을 듣고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자, 잠깐! 뭐? 세이나가 병석에 누워?"

"이 녀석이!! 감히 아가씨보고 세이나라구?!!"
"젠장, 말이 안통하는군!"
가일은 투덜거리더니, 재빨리 경비대장의 도끼를 피했다. 그리고는 몸을 회전시키며, 마치 시냇물이 흘러 들어가듯 은은하면서도 잽싸게 경비대장의 등으로 파고들었다.

"헛"
그것은 순간이었다. 다시금 도끼를 들어올려 가일에게 휘두르려던 참에, 경비대장의 목에는 가일의 검날이 붙어있었다.
놀란 것은 경비대장 뿐이 아니었다. 경비대장의 옆에서 응원전을 벌이던(?) 경비 둘과 엘레제 역시 놀라기는 마찬가지였었다.
"헉.. 대장님이 저렇게 허무하게......"
"저, 저 녀석 도대체 어디서 온 놈이야....?"

"으음.... 내가졌다..."
경비대장이 패배를 시인했다. 그러자, 경비대장의 뒤쪽에 바짝 붙어있는 가일에게서 착 가라앉은 목소리가 흘러들어왔다.
"묻는 말에 대답해라. 세이나가 병석에 눕다니...?"
"젠장... 정말 모르는거냐?"

경비대장의 말에 가일이 살기를 피우며 말했다.
"모르다니.. ... 뭔 소리냐... 난 세이나를 데려온 것뿐이다!!.. 묻는 말에 대답 해..."
"제, 젠장할.. 너희가 모셔온 아가씨는 지금 병석에 누워 계시다...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 괴상한 병 때문에 아가씨의 침실에서 주무시고 계시단 말이다... 어제 돌아오시자 마자 신전에서 사제가 모셔지더니.. 오늘 아침에도.."

경비대장의 말을 듣자, 가일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처음 세이나를 만났을 때 세이나가 중독된 그 "독"... 옆에 있는 엘레제도 알지 못하는 독의 정체가 무엇이길래....
"젠장.. 엘레제!"
"왜요? 가일씨."

가일의 다급한 외침에, 구경을 하고 있던 엘레제가 가일에게 다가왔다.
"저랑 같이 어디를 좀 가주셔야 겠어요."
"어, 어맛."
그리고는 순식간에 엘레제를 들어올리더니, 도로 한가운데로 그대로 쏜살같이 튀어나갔다.
"저.. 저...."
순식간에 멀어지는 가일을 바라보는 경비대장과 경비원들은 입을 다물수 없었다.

"엘레제, 혹시 세네에 사는 "코타" 라는 약재상 알아요?"
가일은 자신의 기억속에서 "세이나에게 먹인 약이 코타라는 약재상에게 얻은 것이라고말하며 킬킬대던 스네이크의 모습"을 끄집어내고는 엘레제에게 물어본 것이었다.
"코타...요?"
엘레제는 갑작스런 가일의 돌변에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일의 표정이 너무나도 다급하고 진지해서, 엘레제도 곧 상황의 심각함을 어느정도 예감할 수 있었다.

"코타라는 약재상한테서 그 약의 정체를 알 수 있을거예요."
"그 약 이라면...?"
"세이나를 먹였던 그 약 있잖아요! 약효가 해독 瑛슴〉?수면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던 그 약!"
엘레제도 그제서야 이해한 듯 얼굴이 심각하게 굳어졌다.

"그럼 혹시 그 약에 무슨 부작용이라도...?"
"몰라요,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요."
엘레제를 안고 전력으로 달려가자 얼마 지나지 않아 가일과 엘레제는 시장의 한복판에 위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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