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6화
"히유우.... 덥다. 더워..."
가일은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아냈다. 지금 날씨는 계절로 치자면 가을에 막 접어든 약간 서늘한 날씨였지, 절대로 저렇듯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더운 건 아니었다. 하지만, 가일에겐 가일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으니..

지금껏 가일의 행동을 보면 모순 된 것이 있다. 편한 내공은 다 어디다가 내팽겨치고 그냥 헉헉대며 싸돌아다니느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원래 가일은 내공을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산 속을 돌아다닐 때조차도, 가급적이면 본신의 체력으로 돌아다녔었다.
그 험하다는 세네시 주변의 산들을 내공도 없이 돌아다니다 보면, 기초체력에도 많은 도움이 있고, 몬스터들과 싸울 때나 아주 급할 때, 내공을 쓰기는 하지만 가일의 내공에 대한 인식이 "내공이란 일종의 반칙이다" 라는 생각이 고집스럽게 박혀있기에 가일은 내공이라는 녀석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가일의 등에는 한 여인이 업혀있었다. 그리고 그런 가일의 옆으로 어떤 미공자 한 명이 걸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별로 편하지 않은지 그 미공자는 걸음걸이가 웬지 어색했다. 가일의 옆에서 나란히 걸어가고있는 이 미 공자는 당연하지만 "코타"라는 이름으로 약재상을 운영하던 "모이아"였다.
워낙에 그녀는 여자들이 입는 치마를 전혀 소지하지 않고 있기에, 차라리 남장을 하고 걷는 중이었고, 가일의 등에 업힌 아름다운 미녀가 엘레제 임은 굳이 밝힐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엘레제가 무거운 것은 아니지만, 워낙에 모이아가 운영하던 약재상은 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성벽에서 상당히 벗어난 외진곳(거의 한 1Km 이상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기에 그 길고 긴 길을 사람을 업고 걷고있는 가일의 얼굴은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있었다.
가을이 환절기라는 말에 걸맞게, 일단 햇빛이 쏟아지기 시작하자 마치 여름이 다시 온 듯 했고, 한 방울 두 방울 흐르던 땀은 이미 용량초과로 인해 바닥으로 번지점프를 하고있었다.


처음에 가일은 엘레제만 데리고 자리를 뜰 생각이었다. 이미 모이아에게 약재에 대한 지식을 모두 전수(?) 받았고, 레나가 기다릴 거라는 생각에 가일은 서둘렀다. 하지만, 엘레제에게 옷을 입히고 그녀를 막 업는 순간, 안에서 팬티조차 걸치지 않은 모이아가 알몸으로 달려나왔고, 가일은 황급히 그녀를 끌고 약재상 안으로 다시 들어가야만 했다.
그 주변이 워낙에 사람의 발길이 뜸한 곳이고, 코타의 약재상(지금은 모이아의 약재상이라고 불러야겠죠.)에는 단골손님들이 간간히 들릴 뿐인지라 아무도 그 모습을 보지 못했기에 망정이지, 만약에 그 약재상 건물이 성벽 안쪽에만 있었어도 그 인근의 남자들은 눈을 호강할 뻔했다.

그리고.. 모이아를 끌고 건물 안으로 들어간 가일은 그곳에서 또다시 황당한 부탁을 받고 눈이 휘둥그래졌다.
"절 데리고 가 주세요."
"예엣?!!"
가일의 눈이 휘둥그래지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말이다.
"잠깐만요, 모이아. 아니, 잘 생각해 보지도 않고 그렇게 무턱대고..."
"부탁이에요... 지금까지 간신히 참아오던 남자였단 말예요. 제발... 가일이 불을 붙였으니 책임져요!"
거의 반 어거지인 모이아의 주장에 가일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 그런 말이 도대체 어디있..."
"책임 못 지신다구요?!"
갑자기 큰 목소리로 외치며 가일의 말을 끊는 모이아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있었다. 그 예쁜 얼굴에 맺혀있는 이슬방울은 갑자기 가일의 가슴을 뒤흔들어 놓았다.
"아.... 그런.. 뜨, 뜻이 아니라...."
"...... 흑.... ...흐흑..... .."
모이아는 두 손에 얼굴을 파묻고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모.... 모이아.....?"
"이거 놔요!"
가일이 모이아를 달래보려고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았지만, 곧 모이아는 그것을 거칠게 뿌리쳤다. 그리고는 그대로 문 밖으로 뛰쳐나가려 하였다.
"아, 모, 모이아! 정신 차려요!"
가일은 황급히 따라나서며 모이아를 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모이아는 아까부터 속옷 한 개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으니까...

"가, 갑자기 이게 무슨 짓이에요?"
가일이 뒤쪽에서 간신히 붙잡은 그녀를 거칠게 돌려세우며 말했다. 하지만 모이아는 그 말엔 대답도 않고 갑자기 가일을 끌어안았다. 그녀의 탄력 있는 가슴이 가일의 몸에 밀착되어 그 부드러움을 뽐냈다.
"..... .... 모이아...?"
"절 데려가 주시겠다고 하세요.... 제발....."
모이아는 가일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더욱 꼭 안으며 말했다.

"하, 하지만... "
"저 사제는 되면서 저는 안 된다는 건가요? 어째서죠? 제가 마음에 들지 않으세요?"
가일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 그건 아니지만.."
"그럼, 제가 이미 다른 남자를 사모했던 적이 있는 여자라서?"
"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처녀가 아닌 것 같으세요? 전 아직 경험이 없는 처녀예요!"
"그, 그런 의미가 아니라...."

가일이 당황해서 말을 더듬거리며 머뭇거리는 사이, 갑자기 모이아가 가일의 손을 뿌리치고는 밖으로 뛰쳐나갔다.
"모, 모이아!!"
가일이 다급히 모이아를 잡으려 쫓아갔지만, 곧 잡지는 못하고 한참을 달려가서야 모이아의 팔을 낚아챌 수 있었다.

"이,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냐구요!"
"필요 없어요! 비켜욧!"
모이아는 계속해서 가일의 손을 풀으려 했지만, 힘의 차이가 나서 도저히 풀 수가 없었다.
"모이아!"
"날 내버려둬요..... 가일이 받아 줄것도 아닌데 제가 지금 도시로 뛰어들어가서 어떤 남자들과 섹스를 하든 무슨 상관이죠? 절 가질게 아니라면 상관하지 말아요!"
모이아는 신경질적으로 외치며 가일의 손에서 빠져나가려고 몸을 뒤틀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눈가에서 흐르는 눈물은 그럴수록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제 그만 놔요!"
"도대체 왜 그래요?!"
"내가 왜 그러는지 알고싶어요? 말했잖아요... 나 지금 정말 몇 년 동안 참아왔던 남자를 다시 느껴버렸어요... .... 전 지금 성안으로 들어갈 거예요. 들어가면 분명 남자가 몇 명은 들러붙겠죠! 내가 그 사내들의 자지를 입으로 빨든 가슴으로 애무하든, 보지에 넣고 환희의 비명을 지르든 가일이 무슨 상관이예요?!"

모이아의 가시돋힌 말에 가일도 화를 내고 말았다. 가일은 그녀의 손을 잡고있는 왼손을 당기며, 그녀의 다른 손을 붙잡으려 오른손을 내뻗었다.
"이거, 놓으라구요! ....아...."
모이아의 입에서 의외성이 약간 섞인 비음이 흘러나왔다. 가일이 모이아를 잡으려고 내뻗었던 오른손이, 모이아가 몸을 비틀자 목표를 잃고 그녀의 가슴을 정확하게 짚었기 때문이었다.
"아... .... 이, 이건..."
가일의 얼굴이 붉어지며 황급히 손을 떼려 하였다. 하지만, 그런 가일 보다 모이아의 입술이 더 빨랐다.
어느 틈에 파고든 모이아의 입술... 그리고 순식간에 섞인 두 개의 혀...
"쪼.... 쩌업.... ... 쭈우웁...."
일단 일이 시작되고(?)나자 가일이 더 적극적이게 변해 버렸다.

"학... .......... 혀가.... 혀가.... 온몸이 녹아버릴 것 같아... ♡ ...하앙..... 가.. 가일의 애무가 이렇게까지..... ..."
진한 키스만으로도 볼에서 흐르는 눈물대신, 보지에서 질 벽을 타고 물이 흐르기 시작한 모이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