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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세호협풍운록 - 44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2:19 1,518회 0건
일세호협풍운록 44장입니다.
작가의 한마디: 얼마만의 글인지...--; 죄성함다.
H씬이 없네여. --+ 야설에서 벗어나려는지...쿨럭쿨럭...
그럼 즐독하시길...

제 44 장 환풍루를 벗어나다.


"하아압~!~~!!"

"퍼퍼펑!!!"

"쉬리리릿~~!!!"

"차라~~차아아아~~!!"

강호 백도 무림계의 2대 기둥중의 하나로 익히 알려진 금성회의 살수당 연무장에서는
새로운 절정고수로 구성이 된 살수당의 고수들이 각자의 성명절기를 운용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탑탑천왕 동철심과 화산신룡 조천백...그리고, 생불타 일현을 비롯하여
화화소자 조동, 백팔비도 소류등의 고수들이 이승과의 연을 다함으로써
벌어진 일이었다.
연무장의 한쪽편은 십팔반 병기들이 가지런히 정열되어 있었고, 저마다 파릇한 빛깔을 지닌채
무인들의 손에 하나 하나 쥐어질때마다 그 힘을 다하며 허공을 가르고 바위를 베고 있었다.
세명의 사내와 한명의 소녀가 자신들을 단련하고 또 단련하는 한편,
한쪽 편에 서서 이들을 관리 감독하는 이는 다름아닌 살수당의 당주이자, 취금성에게 가르침을 받고
귀화했던 서풍홍마녀 레나였다.
지금 서쪽에서 동쪽으로 불어오는 거센 바람에 흩날리는 금발 머리칼을 휘날리며,
무언가에 정신이 빠진듯 다소 멍해보이긴 했으나
그 빼어난 아름다움은 여전했기에, 살수당에 새로 입당한 백도 무림의 신예 고수들은 저마다 감탄하고 있었다.
지금도 은근히 자신들의 수련을 보아주길 갈구하고 있었으니...
한참 아미선공의 심법 아래 아미구죽검법을 시전하던 아미청화 능조연이 서풍홍마녀를 훔쳐보다가
검을 수검하고 다가갔다.

"당주, 한수 가르침을 부탁드려요."

아미파에서 이전에 후기지수의 봉으로 알려져 왔던 아미신녀 여옥이 갑작스럽게 북경대희루 건으로
사라진 후, 재차 선발되어 금성회로 출사한 아미청화 능조연이 살짝 홍조띤 얼굴로
말을 걸어오는데도 서풍홍마녀의 눈길은 아직 몽롱했다.

"....."

"당주..."

"응?...아, 뭐라고 했죠?"

바닷빛깔 영롱한 눈동자가 반짝이며 능조연의 쌍거풀없는 갸름한 눈을 쳐다보았다.

"한수 가르쳐 주십사 하고...."

"연무대로 올라가죠."

능조연은 앞서 연무대로 올라가는 홍마녀의 뒤를 따르며 꽁딱 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진땀을 빼야했다.
살수당에 입당해서 처음으로 지도를 청했던 것인데...
같은 여자가 보기에도 매력적인 홍마녀의 뒷모습은 또 다른 매력으로 능조연의 눈길을 잡아끌었던 것이다.
절대 고수인 서풍홍마녀의 무인으로서의 모습보다 여인으로서의 모습에 반하고 있었기에...

"부웅~~부웅~~~"

한참 대부도를 휘두르던 대부청도 위지혁은 땀방울을 씻어내며 연무대위로 올라선 서풍홍마녀와
아미청화를 올려다 보았다.

"당주께서 직접 대련을 하시려오?"

이제 갓 약관을 넘은 나이에 짧은 머리칼과 두툼한 눈썹의 사내 위지혁의 물음에 홍마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답했다.

"그럼요. 위공자가 대신 할 순 없으니까요."

"화! 화화화화화! 화!화화화!!"

막 철사장을 넘어선 경지의 암연화장을 익히던 소림의 불화수 이영 또한 빠르게 불가마속으로
찔러넣던 정권을 회수하며 돌아섰으며, 저 멀리 대 곤륜에서 파견된 곤륜일학 운초강 또한
학처럼 고고하게 한발로 서 있던 자세를 풀고 눈길을 돌렸다.

"삼초를 양보하겠어요."

이글거리는 태양과도 같은 붉디 붉은 홍의를 펄럭이며 살짝 자세를 잡는 훌쩍 큰키의 금발미녀의
말 한마디에 그 앞에 선 능조연은 긴장감에 입안이 바싹 말랐지만, 진중하게 검을 뽑아 검봉을
그대로 서풍홍마녀의 배심쪽으로 가리켰다.

"좋은 자세군요...능소저."

"...."

하지만, 그 후로 능조연은 자신의 몸이 급격히 위축되는 듯한 충격에 휩싸였다.
불꽃의 여신인양 우뚝서서 길게 뻗은 백옥빛 옥수를 펼친 서풍홍마녀에게서
그녀를 단숨에 앞도하는 절정고수의 기도에 짓눌려버린것이다.

"하압!"

"쉬---익!!!"

그 기도를 떨쳐버리듯 이를 앙다문채로 능조연의 손목이 상하좌우로 살짝 비틀리며 단숨에
상좌에서 하우로 향하여 내리쳐졌다.
파르르 하고 죽검의 검신이 요동치며 전신대혈을 노려오다가 어깨쪽을 베어오자,
홍마녀의 몸이 그대로 검신을 타고 움직이며 살짝 붉어진 우수가 검봉의 옆을 살짝 밀어냈다.

"탕~!!"

"!!!"

믿을 수 없을만치 정교하고도 멋들어진 방어를 기다렸다는듯
능조연의 몸이 재주넘듯 몸을 뒤집는가 싶더니, 훌쩍! 하고 공중으로 치솟으며 검을 십여검이나 찔러댔다.

"파파파파팟!!!"

기가 충만하여 한번 한번 찔러오는 검영마다 치직하는 검기소리가 터져나왔고,
홍마녀의 낯빛이 살짝 변하며 짙은 홍색으로 변한 쌍수로 검기를 막는 동시에
허리를 뒤로 쭈욱 밀어내며 두발로 바닥의 연무대를 파팍! 하고 굴러대자, 그대로 몸이 회전하며 능조연의 뒤로 흘러나왔다.

"!!"

회심의 공격이 허무하게 끝나버리자, 능조연은 그대로 허공에서 몸을 뒤틀어
몸 뒤쪽으로 검을 쾌속하게 뻗어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일자로 펼쳐지며 어떤 장애물도 단숨에 뚫을 듯이 전광석화의 기세로
서풍홍마녀의 심장을 노렸다.

"하앗!"

레나는 자신의 심장을 금세라도 뚫을 기세로 들어오는 검을 보며 한손에 대수인의 기를 통용하며
막으려 했으나, 검끝에 맺힌 기의 강함에 놀라며, 좌장에 5성공력을 실어 검끝을 막아섰다.

"치직! 펑!"

그대로 서풍홍마녀의 지면을 디딘 발이 뒤로 1장이나 밀려나갔다.

"구죽일검!"

능조연이 그대로 지면으로 몸을 낮추며 검을 위로 쳐올렸다.

"삿!"

홍마녀는 고개를 뒤로 살짝 젖히며 안광을 번쩍이며 내공을 증폭시켜 단숨에 능조연의
몸에 접근하며 어깨로 툭!하고 허리춤을 밀어버렸다.
능조연은 자신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움직임으로 다가온
홍마녀에게 살짝 떠밀려 뒤로 밀려났고...
엉거주춤 중심을 잡으려다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쿵!"

"앗~!"

"하하하하핫~!! 능소저. 괜찮으시오?"

연무대 밑의 대부청도 위지혁이 호탕하게 웃어제끼며 휘익 하고 날아올라와 넘어진 능조연에게
손을 내밀었다.

"흥, 위공자의 도움은 필요없어요."

"탓!"

능조연은 위지혁의 손을 쳐내고는 일어나 엉덩이를 탁탁 털며 바로 홍마녀에게 다가가 포권했다.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당주."

"뭘요. 능소저의 검기가 나날이 기세를 더하니, 이젠 상대를 못하겠어요."

서풍홍마녀 레나는 고른 치아를 드러내 살짝 미소지으며, 능조연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그때, 살수당의 연무장으로 살수당의 일정을 관리하는 책사 만옹이 황급히 달려왔다.
다급한 일이라도 있는지 문사건이 덜렁덜렁 거리며 뛰어오는 폼이 우스꽝스러웠다.
평소 근엄한 문사로 소문났던 그이기에 살수당의 사람들은 저마다 미소 짓고 말았다.

"당주!"

"무슨 일이세요 만옹...그리도 급한 모습이니..."

"금성회주님의 긴급회의가 있을 예정이니, 지금 당주급 인사들이 속속 금성대전으로 모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당주께서도 어서 준비를 하시지요."

"긴급회의라...."

"그럼 바로 가야겠군요...남은 수련은 부당주에게 맞기겠어요."

홍마녀의 시선이 잠시 곤륜일학 운초강에게 향하자, 운초강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환풍살막에서 금성회를 치기 위해 모종의 회합을 가졌으며,
지금 현재 개봉의 환풍루에 전대 막주인 팔황옹녀 도옹색까지 가세하여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는
소식이 들어왔소."

금성회의 모사로서 회주인 취금성의 오른팔이자, 책략을 짜내는 만학뇌선 백리관이
쭉 뻗은 대전 좌우로 배치한 좌석에 앉은 금성회의 당주들에게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드디어 환풍살막이...."

"허나, 너무 무모하지 않소? 감히 우리 금성회를 넘볼 생각을 해오다니 말아오."

"그렇지만도 않은 듯 하오...근래 어찌된 일인지 백도무림 정도회에서도
본 금성회에 협조를 하는 것이 탐탁지 않은 모양이니..."

취금성은 가장 높은 좌석의 대좌에 앉아 깊이 생각에 잠겨 있는듯 백미를 꿈틀거리며
좌중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다.
비호당의 당주 북평팔괘권 연명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마디 했다.

"백도무림 정도회의 절대무적검께서는 이미 강호 은퇴를 결심하셨다 하시니...
이젠 백마대풍 강무공자의 대권이 확실해 진 것이 아니겠소. 허나,
험험, 회주님의 따님이신 월하미인께서...강무공자와 재혼을 하신다면야
근래의 불안한 정도회와의 관계도 말끔히 해소될 것이라 생각되오만..."

그러면서 연명의 눈길이 지그시 취금성에게 향했다.

"...."

"비호당주께선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시오? 월하미인께서 회주님께 보고도 없이 강호행을
떠나 지금 풍매당에서 한참 찾고 있는 중이 아니오. 아니그렇소? 풍매당주."

맞은편의 방협당주 육합수방검 궁려가 토를 달며,
옆좌석의 풍매당주 행보무적각 풍요신에게 동의를 구했다.

"어험, 그렇소, 본 풍매당주가 알아본 바로는...북경대희루 쪽으로 향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소만...
아직은 행방이 오리무중이니..."

체면을 구겼음인가...풍요신은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좌석에 앉아버렸다.
고요함...문제가 생겼음에도 시원한 해결책이 없음에 당주들의 입은 굳게 다물렸다.
금성회주 취금성은 노안에 깊게 세겨진 주름살을 꿈틀거리며 좌중을 조용히
둘러보다가 다소 어두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환풍살막에서는 그동안 세력을 암암리에 확장해왔으며,
근래에 들어 막주인 화옥탐랑녀 도묘묘가 환풍사신마공을 연성했다는 근거없는 소문마저
있는바...이제 막 들어온 소식에 또다시 놀랄 이유는 없는 것이오."

그 한마디에 수긍하듯, 모든 당주들의 고개가 위아래로 끄덕거렸고,
취금성은 잠시 입을 닫았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허나...강호천령문파의 정보가 대부분 진실이었음을 감안할때...신빙성이 커지는 것이니
본 회주는 백도무림정도회와 힘을 합하기 위해 곧 정도회쪽에 사신을 보낼 생각이오.
그러니...풍매당주께선 우선 월하미인의 소재 파악에 전력을 다해주시오."

"알겠소. 그리 하리다."

"그리고...사신으로는 살수당의 당주께서 맡아주시오."

"....예."

서풍홍마녀 레나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명을 받았다.

"....."

정형당의 홍면판관 구양현이 얇은 입술과 치솟은 매안을 번뜩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회주. 환풍살막을 상대함에 있어 백도 무림정도회와 손을 잡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오."

"응?"

"그게 무슨 소리요."

잘익은 대추처럼 붉은 얼굴로 취금성을 바라보는 구양현이 힘있게 말을 이었다.

"여차하면 백도무림정도회가 아닌 혈마교와 손을 잡아 환풍살막을 막는 것이 어떤가...하는 것이오."

"혈마교와 손을 잡다니!!!"

"정형당주! 그런 터무니없는... 전 백도무림의 극 세력인 혈마교의 마두들과 손을 잡는단 말이오?"

"제정신이 아닌게요...어허...."

취금성이 떠들썩하게 떠들어대는 당주들에게 소리쳤다.

"잠깐...구양당주의 말을 더 들어봅시다."

"......"

"어차피...혈마교 또한 환풍살막이 눈엣가시일터, 그들의 힘으로 환풍살막을 누른다 하면
우리 금성회는 세력을 유지 할뿐만 아니라, 강호의 4대 세력으로서 입지를 굳힐 것이오."

"허나...혈마교가 우리 대신 그들과 싸워주겠소? 같은 마도의 길을 걷는 자들이..."

"허허허, 마침...본 홍면판관에게 들어온 정보로는 아무래도 혈마교는 환풍살막을 먼저
쳐서 마도를 통합하려는 계획인듯 하다고 하니...우리가 잠시 힘을 빌려주면
그들은 좋다고 쌍수를 받들어 환영할 것이오."

"...정형당주의 말은 잘 들었소만...정의로운 무림세계의 구현을 바라는 금성회가
마도와 손을 잡아 마도를 친다는 것은 무림사에 일대 치욕거리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
그 말은 없었던 걸로 하시오."

홍면판관의 입술이 지그시 다물어지며 취금성을 노려보았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요. 정도회와 손을 잡는 수밖에..."


한편~~~~ 취취각 앞...
호협아는 묘강독녀 장묘옥을 들쳐업고는 반대편에 서 있는 절세미공자 화화태세 도묘랑을 쏘아보고
있었다. 그러나...호협아는 웃두리마저 홀딱 벗고 있었다.
그 늠름한 모습 --+의 원인은 심정정에게 있긴 했지만,
갈서희가 처녀의 몸?으로 속곳이 다보이는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것을 보느니 자신이 희생하기로 한 것이다.

"호호호호, 금지옥엽인 소마요랑과의 만남은 즐거우셨는지 모르겠군요.
자, 그럼 이제 돌아가실 시간이네요.
안타깝게도 따님과는 헤어질 때가 왔으니...이를 어쩌지요?"

"참으로 대접 잘 받았다고 그러더군요. 환대에 감사하지만, 이만 혈마교로 돌아가야겠어요.
물론...딸아이도 이곳이 좋긴 하지만 역시 본집이 좋은 것이 아니겠어요?"

호협아는 두눈을 크게 뜨고 심정정을 다시 바라보았다.
이런 정갈한 기품과 기도를 가진 미부가 아까 그 여인이라곤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다.

"--+ 과연, 갈아가씨의 모친이시군."

갈서희와 눈이 마주치자, 갈서희는 윙크하며 미소짓는다.
호협아는 다시금 눈을 돌려 어느새 좌측편에 서 있는 령령과 취설아를 바라보았다.
령령과 취설아는 다소 긴장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리고...산공독이 들어간 음식 같은 것도 굳이 대접 받고 싶지 않다는군요."

마요랑 심정정은 이미 모든 사태를 파악하고 있었다.
"호소협...그대는 산공독이 이미 해독되었을거에요."
호협아는 무슨 소리냐는 듯 말하려다가 기를 운용해보았다.

"고오오오오오~~~~~"

호협아의 온몸에 들어차는 충만한 기의 흐름...령령과 취설아, 갈서희까지도 깜짝 놀라고 말았다.
같이 산공독이 들어간 음식을 먹었는데...어찌 호협아는...괜찮은 것일까?

"파앗!"

호협아의 안광이 날카롭게 빛나다가 담담하게 갈무리되자,
환풍살막주 도묘묘의 눈빛이 살짝이 떨렸고, 아무렇지도 않은듯 교소를 터트리며 말했다.

"호호호호....염룡소협. 또한번 본 막주를 놀라게 하는군요.
역시, 소협만큼은 우리 환풍살막의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걸요..."

"본인은 그럴 생각이 없소."

그 모습을 보던 심정정이 앞에 서 있던 청성옥면 유운을 보며 말했다.

"유운."

"예. 부교주님."

"만약...만약, 본 부교주가 뜻하지 않은 일을 당한다면...서희를 부탁해."

"...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부교주님."

그리고...심정정이 앞으로 나서려 하자, 유운이 먼저 나서며 크게 소리쳤다.

"부교주님께선 환풍살막의 환대는 필요없다하시오. 이만 길을 터주시오."

"...호호호호....뭐라고요? 이 환풍살막주의 환대를 거절하시겠다 이 말인가요?"

"그렇소!"

그리고 나서 청성옥면 유운은 비장한 각오로 앞으로 나섰다. 그 앞을 막아서는
환풍살막의 시동들...허나, 혈검쌍화의 수하들이 아닌가?
보통 무예를 지녔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뚫린 입이라고 말은 잘하는군... 본 공자가 버릇을 고쳐주리다."

갑자기 뒷편에 있던 화화태세 도묘랑이 번개같이 나타나 청성옥면 유운의 목에 그대로
섭선을 찔러갔다.
유운이 전력을 다한다면 환풍살막의 화남수청대의 시동들 정도는 능히 제압하고도 남음이 분명했지만,
도묘랑은 이를 염려해서 나온것이 아니었다.
심정정을 향한 그의 시선을 모욕했다는 치욕감에 휩싸인 화화태세였다.

"파파라라랏~~!!"

예고도 없으며 예의도 없었고, 그렇다고 손속에 사정을 둔것도 아닌 살의 가득찬 공격이었다.

"헛!"

"파팡!! 펑!!"

청성옥면 유운의 옥면이 잔뜩 굳어지고, 어느새 그의 허리춤에서 빠져나와
우수에 들린 옥피리가 피리리리~~ 하고 청아하고
고운 음색을 내며 현란하게 움직였다.

"하아앗!!"

두 고수의 모습이 번개같이 어울리며 서로의 요혈 사혈을 노리며 달겨들었다.
풍류귀공자들의 대결이런가...
풍류의 산물인 부채와 옥피리가 묘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며 주위의 모든이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쌍화!"

갑작스런 도묘묘의 부름...

"예...막주."

"호호호호, 어서 저 잘생긴 청년을 제압하여 본 막주에게 바칠것을 명하겠어요."

"예...막주."

"하아아압!!"

막 섭선의 공격에 옥피리를 정신없이 휘두르며 막아내던 유운은 엄청난 내공력을 담은
검기가 자신의 허리와 다리를 베어오자, 얼굴이 사색으로 변하며 뒷걸음질쳤다.

"감히 도공자에게 덤벼들다니..."

특히나 혈검쌍화의 혈검홍화 완안홍의 미려한 눈은 도묘랑의 찢겨나간 옷소매를 바라보며
더더욱 분개하고 있었다.

"누님, 누님은 이 동생을 방해하려 하시오?"

도묘랑은 잔뜩 화가 난듯 도묘묘를 향해 눈쌀을 찌푸렸다.

"호호호, 아니야, 어차피 네가 이길 테니 시간끌것 없다는 것뿐이야."

유운은 순간 자신의 목이 잘려나갈듯한 검풍에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 유운의 목에 검을 날리는 혈검청화 완안청의 두눈에 득의의 빛이 감돌았다.

"청아! 비켜!"

갑자기 완안홍이 완안청의 어깨를 떠밀며 공중에서 얼싸안고 뒤로 신형을 뽑아냈다.

"쑤아아아앙~~~!!!"

완안청은 순간 자신의 머리칼을 휘날리게 만드는 열기품은 장풍에 두눈을 부릅떴다.
유운의 어깨를 타고 넘어온 소년...호협아.
그의 한쪽 팔에서는 붉은 기운의 내공이 모아져 타오르고 있었다.

"대수인!"

심정정의 입술이 놀랍다는 듯 살짝 대수인이란 말을 내뱉았다.

"하아아앗!!!!"

이어지는 호협아의 공세는 실로 무서울 정도였다.

"혈룡! 묵룡!!"

오른팔뚝을 타고 흐르는 붉은 혈강기와 왼쪽팔뚝을 타고 흐르는 검은 묵강기가 어우러지며
흑룡과 화룡이 몸을 흔들어대며 입을 벌리고 나타났다.

"헉...강...강기를 저렇게나 형상화 하다니..."

청성옥면 유운이 놀람에 소리지르고...
혈검쌍화의 검이 다시금 재정비 된듯 호협아를 핍박해갔다.

"어림없다!"

이전에 맹공에도 혈검쌍화의 쌍검에 당한적이 있는 호협아는 흑무백변보를 밟아가며
검세를 흐트러트리고 쌍화에게 쌍장을 매섭게 휘둘렀다.

"퍼퍼펑!!"

"악!"

"윽!"

뒤로 주춤 물러나는 완안홍과 완안청은 서로를 돌아보며 위안했다.
입술을 타고 흐르는 붉은 선혈...
최초부터 거의 10성 이상의 공력을 뽑아올린 호협아의 내공력은 천년바위도 부숴버릴듯 웅혼했다.
옥기룡 나일랑이 도묘묘의 허락을 구하기 위해 애절한 눈빛을 보냈다.
그가 사모하는 완안홍이 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라, 네놈이 또 나섰구나!"

그러나, 이미 한수 앞서서 화화태세 도묘랑이 환락섭선천무를 펼쳐내며 호협아의 등판을
후려쳐갔다.

"윽!"

완안홍과 완안청의 공세에 살짝 내상을 입은터인 호협아는 미쳐 깨끗이 피해내지 못하고
옆구리쪽을 얻어맞고 1장을 뒤로 물러섰다.

"호야! 어서 그를 도와 줘야죠."

갈서희의 말에도 심정정은 담담한 눈빛으로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환풍살막주인 도묘묘...그녀까진 몰라도 그 뒤에 버티고 선 저 농염한 미녀 도옹색까지는...
그녀도 자신할 수 없었다.
취설아와 령령은 심정정의 배려로 이미 해약을 먹긴 했으나, 같은 산공독의 해약이 아닌
혈마교 비전의 해약인지라 아직 완벽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았다.

"기의 흐름이 느껴지긴 하지만..."

"령동생, 잠시후면 원활해 질꺼야...그때까지만...."

취설아와 령령의 애타는 눈길은 호협아의 몸에 쏟아졌다.

"하아!"

호협아의 신형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며 도묘랑을 공격하다가 갑자기 공중으로 치솟았다.
묘강독녀 장묘옥의 억울한 과거와 비열한 화화태세에 대한 울분이 쏟아져
전신공력을 끌어모았다.

"콰콰콰콰카!!!!!"

무시무시한 흑무가 호협아의 신형을 휘감아 돌고...감겼던 호협아의 두눈이 번쩍 떠지며
묵빛 안광이 가공스럽게 번뜩였다.

"흑무사신강기!!!"

하늘의 수억개의 별이 동시에 지면으로 떨어져 내리는듯 황홀하면서도 가공스러운 강기들이
화화태세 도묘랑을 위협했다.

"!!!"

화화태세의 옆에서 유운과 맞서 싸우던 완안홍의 호리호리한 신형이 도묘랑을 막아서고,
동시에 옥기룡 나일랑의 신형이 날아와 완안홍의 몸을 막아섰으며,
도묘묘 마저 호협아의 몸을 후려쳐갔다.
그에 맞춰 심정정이 시위떠난 화살처럼 맞부딪쳐갔다.
호협아의 두 눈이 치켜떠지고 옥기룡 나일랑은 엄청난 공세에 두 팔을 내밀고 쌍장으로 부딪쳤다.

"환풍권!!!"

"퍼퍼펑!!!"

그대로 뒤로 실끊어진 인형마냥 튕겨나가는 나일랑의 입에서 피화살이 뿜어져나왔고...
마음속의 연인인 완안홍을 소리쳐 불렀다.

"홍아! 크악!!"

나일랑의 한팔이 그대로 부러져나갔고, 때늦은 도묘묘의 두팔이 신묘하게 움직이며 보조했으나,
마요랑 심정정의 쌍수에 맺힌 기이한 수정같은 기가 도묘묘의 손속을 막아냈다.

"파파파팟!!!"

동시에 도묘묘가 뒤로 한걸음 물러서고, 호협아의 허리를 안은채 심정정이 공중으로 솟아올라
신형을 회전시키며 뒤쪽으로 신형을 튕겨냈다.
그와 동시에 혈검쌍화에게 핍박당하여 피투성이가 되어있는 유운의 허리또한 한쪽손에 틀어잡아
들고 신속히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

"가자!"

갈서희와 령령, 취설아는 내공력이 반푼이상 회복된 것을 느끼며
신속하게 신형을 움직였다.
그 앞을 막아서는 화남수청대의 미소년들이 공세를 펼쳐오자,
갈서희가 까르르르!! 하고 웃음을 터트리며
마치 빗자루로 쓰레기를 치워버리듯 날려버렸다.

"붕천장!!!"

갈서희의 양손에서 물결처럼 번져나가는 장력이 웅대하게 펼쳐졌다.

"컥~!!!"

"크악~!!"

미소년들이 저마다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타타타탓!!!"

령령은 장묘옥을 들쳐업은 터라 취설아가 뒤따르며 방어했고, 갈서희가 길을 뚫었다.

"본 태상막주를 눈앞에 두고도....흥!"

갑자기 그때까지 가만히 있던 도옹색이 빛과 같은 속도로 쏘아져오며 쌍수를 쭈욱 뻗어냈다.

"도옹색?!"

심정정은 도옹색의 움직임에 놀라기가 무섭게 호협아를 뒤로 내던지고 기를 모았다.

"환풍섬!"

"고오오오오!!!"

"파파라라라랏!!"

심정정의 쌍수에 맺힌 투명한 얼음빛 장풍이 그대로 맞서가며 쏘아가는 순간,
갈서희와 령령, 취설아는 각각 유운과 장묘옥, 호협아를 얼싸안고 그대로 뒤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퍼퍼퍼퍼퍼펑!!!!"

지축을 뒤흔드는 굉음! 거대한 나무들이 그대로 폭파된듯 터지고 부러지며 날뛰는 통에
심정정은 쌍장에 심혈을 기울인 내공력을 퍼부었고, 뒤로 더더욱 빠른 속도로 튕겨져 나갔다.
그나마 도옹색의 공격을 받아내며 그 힘을 역이용하여 도주를 시도한 것이다.

"괘씸한!!!"

도옹색은 바로 뒤따르려 했으나...가슴팍을 짓누르며 날뛰는 기혈에 흠칫 놀라고 말았다.

"굉장한 공력이다....어쩌면 혈마교의 제일인자는 갈세옥이 아니라...심정정인가?"

부들부들 떨리는 도옹색의 신형이 뒤로 물러났다.

"어머니!"

화화태세 도묘랑이 다가와 도옹색을 부축하며 화를 내더니 심정정의 뒤를 쫓으려 하자,
도옹색이 도묘랑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녀의 상대가 아니니, 경거망동 하지 마라..."

뒤이어 다가온 도묘묘가 도묘랑의 어깨를 붙잡으며 침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했구나...하지만, 다음번엔 용서하지 않을테다. 아직 환풍사신마공이 완성되지 않았으니..."

"누님...기필고 이 치욕을 되돌려 주겠소."

......
뒷편에서는 한 팔이 엿가락처럼 부러져 너덜거리는 옥기룡 나일랑의 상세를 보살피느라 정신이 없었다.
완안홍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가 뛰어들었다는 사실을 알기에 감명받고 말았다.
하지만...분개한 도묘랑의 뒷모습을 보는 순간 완안홍의 가슴속은
다시 도묘랑에 대한 사랑으로 휩싸였다.

"대주님을 빨리 치료할 수 있도록 생사의생 화명을 불러들여라."

"예..."

그렇게 환풍루에서의 일장일단의 결전은 끝이나고 말았다.
만약 진정한 실력을 겨루었다면 옥기룡 나일랑이 그리도 쉽게 패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접전이 아닌 대 혈전의 서막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채 조용히 태동하고 있었다.
저 백도의 기둥인 백도무림 정도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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