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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애정비사 두번째 이야기 - 4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2:33 1,367회 0건
캠퍼스 애정비사 두번째 이야기 04

**(편집자 주) 본 글의 저작권은 <도서출판 이책>에 있으며 관련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저작물입니다. (출판사 사전 허락 하에 전재함)

<캠퍼스 애정비사 두번째 이야기>
제 4화 탤런트와의 간접키스


이게 정말 꿈인지 생신지. 테이블 아래로 허벅지까지 꼬집
고 싶을 정도로 아연실색하는 나였지만 그런 나에게 희창이
는 스스럼없이 노란 원피스 차림의 그녀를 소개시켰다.

"자 정식으로 인사들 해. 미진이 너도… 여기는 창희라고
내 불알친구야."

"안녕하세요, 이미진이에요."

나로서는 황송할 따름이었다. 만약 이런 자리만 아니라면
공손하게 일어나 고개를 까닥이는 그녀에게 얼른 사인이라도
받아둬야 할 입장이었으니 말이다.

"안녕하세요, 이미진입니다. 오늘 처음으로 모시게 되어 영
광입니다."

현옥도 다시 일어서서 인사를 했다. 역시나 사뭇 다른 분위
기였다. 기실 군대 시절 휴가 때마다 희창이가 몇 번 아가씨
가 나오는 단란주점에 데려간 적은 있어도 그런 곳은 이런
식이 아니었다. 이게 단란주점과 룸살롱의 차이일까? 아무튼
그녀들의 태도에는 깍듯한 예의규범이 절로 배어 있었다.

"뭐하세요?"

옆자리의 현옥이 슬그머니 팔꿈치를 건드리는 바람에 나는
비로소 얼떨떨함을 떨쳐냈다. 돌아보니 긴 스트레이트 머리를
앞이마에서부터 갈라붙인 그녀가 빈 잔 하나를 손에 들고서
말똥말똥 내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술을 달라 착각한 내
가 엉거주춤 양주병을 집어들자 문득 조그만 웃음소리가 들
려왔다.

"그게 아니구요… 제가 어떻게 해드릴까 여쭤보는 거예요.
스트레이트로 하시겠어요, 아니면 얼음 타드려요?"

"어, 얼음을…"

하지만 얼어붙은 건 통에 담긴 얼음이 아니라 나의 더듬는
말투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현옥은 공손하게 잔에 얼음을 넣
고 달가락거리며 휘저어 내밀었고, 이어 다른 잔에 아이스 티
한 잔을 더 따라 내 앞에 놓아주고 있었다.

"어… 혀, 현옥씨도…"

이윽고 자기 잔에도 술을 따르려는 그녀인지라 나는 엉겁
결에 그녀의 손에서 술병을 가로채 채워주려 들었다.

"어머, 이사님 친구 분은 자상하시다. 첫잔부터 직접 주시려
구요?"

아마도 손님 술시중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알아서 자기 술
을 챙기는 것이 이런 곳의 도리인 모양이었다. 어쨌든 나는
주춤대며 현옥이 내민 스트레이트 잔에 양주를 따라주었다.

"저기 근데요… 제가 어떻게 불러드려야 해요? 이사님 친구
분이시면 같은 이사님이세요?"

"아, 아니에요. 이사는 무슨…!"

나는 펄쩍 뛰며 희창이 쪽을 바라보았다. 헌데 녀석은 나름
대로 미진씨와의 얘기에 열중한 듯 내게는 눈길도 주지 않으
며 홀짝홀짝 술을 마시고 있었다. 어쩌구 저쩌구, 알아듣지
못할 말귀만이 간혹 들리고 있었다.

"그, 그냥 창희씨라고 불러요. 난… 나는 그게 편해요."

뭐라고 말할 소냐. 오늘 방금 제대한 군인이라고 할 수는
없는 일, 그렇다고 대학 휴학생이라는 말도 창피스럽기는 피
차 일반이었다. 현옥이 명함이라도 한 장 달랄까봐 나는 더럭
겁을 집어먹었다.

"정말요? 아이 좋아라. 굉장히 민주적이시네요?"

민주적, 그 말이 대체 이런 자리에 어울리기나 하는 걸까.
나는 현주가 내민 술잔을 재빨리 마주 부딪히고는 타는 목구
멍을 진정시키기 위해 단숨에 비워버렸다.

"근데 진짜 창희씨라고 불러도 되나요? 만약 이사님이 화라
도 내시면…"

"그럴 리가요? 그, 그런 건 걱정 마세요…!"

"후훗, 근데 아까부터 왜 자꾸 존댓말 쓰세요? 제가 어린
것 같은데 말 놓으세요. 안 그러시면 제가 불편해요."

"그, 그래도 몇 살이길래…"

"저요? 전 스물 하나밖에 안됐어요."

스물 하나라. 그렇다면 만으로 갓 스물. 그런데 이렇게 성
숙한 이미지를 지녔다니. 아닌게 아니라 미진과는 달리 현주
는 어딘가 세미 정장 같은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하얀 블라우스에 까만 스커트, 뽀얀 얼굴이 앳되 보이긴 했
어도 어디 사무실 같은 곳에 있어도 괜찮은 OL 스타일이었
다. 단 하나, 타이트한 그녀의 치마가 지나치게 짧아 엉덩이
만 간신히 가리고 있음을 뺀다면.

그 무렵 와하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고개를 들어
그쪽을 바라보았다. 희창이가 호방하게 웃으며 미진과 떠들고
있었다. 몇 잔 술이 돈 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 홍조가 드는
녀석의 얼굴을 보니 그녀에게 상당히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
다.

"두 분 잘 어울리죠?"

정신 없는 내 곁에서 목소리를 낮춘 현옥이 속삭여왔다. 나
는 엉겁결에 고개를 끄덕거려야 했다.

"이사님은 여기 오면 꼭 미진 언니만 찾으세요. 두 사람 동
갑이라던데, 밖에서도 만나는 것 같더라구요."

"바, 밖에서 따로?"

"네. 원래는 여기 단골이 아니셨다는데 미진 언니가 여기만
전속으로 나오니까 이리로 오시는 거래요… 미진 언니 같은
분은 아무나 못 불러요. 아시잖아요, 소문 나면 안 되니까. 아
르바이트하는 저희들에 비하면 엄청 차이가 나걸랑요."

차이가 난다는 그 말에 나는 그녀를 흘끗 돌아보았다. 자세
히는 몰라도 그 차이라는 것이 모종의 물질적인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대충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렇다면 얼마나 되려
나, 하는 내 머리 속 질문에 대답이라도 해주듯 현옥의 이야
기가 이어졌다.

"저런 분은 직접 돈 안 받아요. 그냥 차지(charge)에는 계
산만 하고 따로 받으세요. 근데 뭐라더라… 이사님 회사 신문
광고에 CF모델이었대요, 저 언니가."

그런가. 그래서 저렇게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걸까. 조금씩
의문이 풀리기는 하는 중이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희창이가
하는 일이 뭔지도 아직 모르지만 신문광고까지 할 정도라면
퍽 잘 나가는 규모란 건 분명했다.

"미진아, 창희 저 친구에게도 한 잔 따라 줘."

그때 불쑥 녀석이 말을 건네고 있었다. 화들짝 놀란 나는
얼른 고개를 들었다.

"뭐하니, 잔 안 받구."

이런 황송할 데가… 희창이의 핀잔에 어쩔 줄을 모르는 나
였다. CF모델 이미진, 그녀가 손수 잔을 내밀고 있었다. 나는
그 잔을 보고는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다.

다름 아니라 그녀는 자신의 립스틱 자국이 선명한 온더락
잔을 내게 내밀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자기가 마시던 잔 - 과
장해서 말하면 나는 지금 이 유명 연예인과 간접 키스마저
하게 될 기회를 얻고 있었다.

팔을 뻗느라 허리마저 굽힌 미진씨. 얼음이 담긴 그 유리잔
으로 웨이브진 커트의 그녀 머리결이 흔들렸다. 그 아래로 그
녀의 원피스 자락이 살짜기 늘어진 모습이 비쳐보였다. 뚜렷
한 두 젖가슴의 계곡이 윤곽을 내보이는 그곳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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