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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애정비사 두번째 이야기 - 2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2:34 1,408회 0건
캠퍼스 애정비사 두번째 이야기 02

**(편집자 주) 본 글의 저작권은 <도서출판 이책>에 있으며 관련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저작물입니다. (출판사 사전 허락 하에 전재함)

<캠퍼스 애정비사Ⅱ>
제 2화 프롤로그 - 이백만 원짜리 룸살롱


일단 집에 돌아온 나는 기다리고 계신 아버지 어머니께 제
대 신고와 함께 큰절을 올렸다. 비록 열흘 전 말년휴가 때도
뵌지라 새삼스러울 것은 없었으나 그래도 만면에 희색이신
부모님들이었다.

오후가 되서야 도착한 서울이었기에 희창이와 나는 집에서
함께 저녁식사를 해야 했다. 역시나 민간인으로 처음 먹는 집
의 밥맛마저도 남다를 뿐이었다.

"저 아버님, 오늘 창희 좀 데려가겠습니다."

식사를 마친 자리에서 희창이는 대뜸 아버지에게 그렇게
여쭙고 있었다. 고맙게도 그간 내가 집에 없는 사이 가끔씩
우리 집에 들려 안부를 보살펴주었던 녀석이었다. 그 덕에 어
려울 리 없는 청인지라 우리 부모님의 어쩌려느냐는 웃음 띤
물음에도 그는 눈만 찡긋댈 수 있었다.

"헤헤, 이 놈한테 사제 물좀 먹이려고 그러죠. 지난 말년휴
가 때도 제가 바빴던 통에 얼굴도 한 번 보지 못하고 들여보
냈었는데, 오늘은 간만에 창희랑 좀 놀다 오겠습니다."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래서 못내 허락을 내리시는 아버
지였고 다만 어머니만이 술 많이 마시지 말아라, 라고 주의를
주고 계셨다. 그래도 워낙 넉살 좋은 희창이의 언변에 그리
걱정을 보내시는 눈치는 물론 아니었다.

"나가자, 옷 갈아입어."

나는 녀석이 시키는 대로 군복을 벗고 대충 편한 옷으로
바꾸어 입어야 했다. 그러나 뭔가가 못마땅한지 희창이는 내
게 핀잔 아닌 핀잔을 보내고 있었다.

"청바지? 그런 옷들밖에 없냐?"
"그럼 뭘 입어. 다 군대 가기 전에 입던 옷들인걸."
"안되겠군. 나중에 너 양복 한 벌 빼주랴?"

대체 어디를 데려가려는 것이길래 그러는지 몰라도 퍽 호
들갑스런 희창이였다. 어쨌든 군복을 벗고 깔끔한 옷을 고르
자 녀석은 서둘러 대문을 나서며 앞장을 섰다.

"가요, 상진이 형."

놀랍게도 우리가 타고 온 세단은 집 앞에서 세워진 채 기
다리고 있었다. 희창이와 내가 다시 차에 오르자 상진이 형이
라는 그 사람은 잠자코 운전대를 붙잡으며 행선지를 물을 따
름이었다.

"뻔하죠 뭐… 홍콩으로 가요, 형. 연락 좀 해주시구요."

홍콩? 아까는 농담으로 홍콩을 보내준다더니 대체 무슨 말
일까. 그러자 어디론가 전화를 걸더니 아 예, 지금 홍콩으로
모시고 가는 길입니다 - 라고 보고까지 하는 상진이 형이었
다.

의아할 수밖에 없는 나인데, 그 의문은 의외로 쉽게 풀릴
것이었다. 우리가 탄 차는 한강을 건너 강남의 한복판을 지나
더니 어느 고층빌딩 앞에 세워지고 있었다. 십여 층이 훌쩍
넘는 건물, 지은 지 얼마 안되어 상당히 호화로운 그 빌딩 앞
주차장에 다다라서야 나는 어디에 온 것인지 비로소 눈치를
챘다.

룸살롱 홍콩 - 이라는 번쩍번쩍한 네온사인이 빛나고 있었
다. 전혀 기대하지 못한 장소임을 안 내가 돌아봤으나 희창이
는 한 발 먼저 당당히 차를 내리면서 뭐라 지시를 내렸다.

"상진이 형 아직 저녁식사 안 하셨죠? 그럼 여기서 그냥 퇴
근하세요."
"그래도 되겠어? 차는 어쩌려구?"

"여기 세워두죠. 정 뭐하면 대리운전시키고요."
"알았어. 그럼 그렇게 할게."

잠깐만요, 형… 그런데 차 키를 건네고 물러가려는 상진씨
를 희창이가 다시 돌려세웠다. 녀석이 속주머니에서 뭔가를
내밀어 그에게 건네고 있었다. 언뜻 보니 하얀 색 수표인 것
같았다.

"어디서 저녁식사라도 하고 가세요."
"이러지 않아도 되는데… 그럼 잘 놀다가. 내일 스케쥴은
알고 있지?"

저녁값으로 수표라. 상당한 씀씀이였다. 그를 돌려보낸 희
창이가 다가오자 나는 저으기 놀란 표정으로 물어야 했다.

"어떻게 된 거야? 저 분 너희 집 운전기사냐?"
"누구? 상진이 형? 그런 건 아니구…. 뭐랄까 내 비서 같은
형님이지."

비서라니. 이건 또 무슨 말일까. 내가 알기로 희창이는 아
직 한두 학기가 더 남은 학생의 신분인데, 그런 대학생이 비
서까지 두었다는 걸까?

"뭐해 임마. 들어가지 않구."

나로서는 어리둥절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녀석은 아무 말이
없었고 이내 빌딩의 지하에서는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나오고
있었다.

척 보기에 기도로 보이는 어깨 하나와 웨이터 두엇이었다.
기도가 꾸벅 허리를 굽혔고 한 웨이터는 차 열쇠를 받아들었
다. 그리고 나머지 웨이터는 주차장에서부터 우리를 안내하기
시작했다.

"어머나, 우리 이사님 오셨네?"

이사님? 겉보기만으로도 으리으리한 룸살롱의 문 안에 들
어서자 당장 달려나오는 인삿말은 그것이었다. 20대 후반이나
30대 초입으로 보이는, 홍콩이란 이름에 걸맞게 옆선이 쭉 트
인 야시시한 차이나 드레스를 입은 여자였다. 마담인 모양이
었다.

"어머. 이사님 오셨어요, 언니?"

이건 또 뭐냐. 이어서 마담을 언니라고 부르는 아가씨 서넛
또한 쪼르르 달려나온다. 희창이 녀석, 녀석이 이곳에서 퍽
대단한 단골손님이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주는 광경이었다.

이것 때문에 나더러 근사한 옷 없느냐 물은 녀석인 듯했다.
도무지 주눅만 드는 나로서는 어리벙벙한 얼굴로 그녀들의
환대 속에 깊숙한 안쪽으로 따라가야 했다. 두꺼운 나무 문을
지나니 한 열 명은 들어가도 남을 크기의 커다란 룸이 나타
났는데, 엉거주춤 우리가 그곳에 앉혀지자 그 나긋나긋한 마
담이 희창이에게 상냥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사님 오늘은 어떻게 맞춰드릴까요?"

말끝마다 붙는 그 이사님이란 호칭. 그런데도 하나 어색하
지 않게 거드름을 피우는 희창이였다. 나는 녀석의 입에서 너
무나 수월하게 튀어나오는 한마디에 그만 입이 떡 벌어졌다.

"글쎄… 오늘은 둘 뿐이니까, 일단 술값만 한 이백 정도 계
산해 줘."

이백… 뭐라구 이백? 설마 장난은 아닐 테니 이백 원은 절
대 아닐 게다. 그렇지만 그 소리를 듣는 마담 여자 역시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네, 알았어요. 애들은 어떡할까? 오늘 새로 오신 손님도 있
는데 신고식부터 해드릴까요?"

"응. 이쁜 애들 골라서 이 친구한테만. 나는 누군지 알지?"

"아유, 이사님이야 알죠, 그럼. 조금만 기다리세요. 아주 쫙
빠진 애들로 대령할게요."

도저히 그들의 대화에 끼지 못할 나는 그저 마담과 희창이
의 얼굴만 번갈아 쳐다보았다. 신고식이 뭘 의미하는지조차
알 수 없었으나, 무엇보다도 궁금한 것은 대체 어떻게 이 녀
석이 이런 엄청난 일을 벌이는 게 가능한가 그것이었다. 마담
이 나가자 나는 황당한 얼굴로 그에게 질문공세를 퍼부어야
만 했다.

"얌마, 이짱. 이게 다 뭐야?"
"뭐긴 뭐야? 룸살롱이지."

"누가 룸살롱인지 몰라서 물어? 니가 이사라니, 그게 무슨
말이냐구!"

주눅은 들었어도 으르렁대는 내 목소리에 그제야 희창이는
아차하며 말을 꺼내고 있었다. 양복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든 녀석이 그것을 불쑥 내게 내밀었다. 명함이었다.

나는 영어로 씌어진 그것을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무슨무슨
코퍼레이션(기업)이라 는 밑에 굵은 글씨가 똑똑히 박혀 있었
다. 이사. 희창이의 이름 앞에 씌여진 것은 분명 이사(理事)라
는 직함이었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으응… 내가 깜빡 잊고 말을 안 했구나. 우리 아버지 말야,
그 양반이 요새 새로운 데에 투자를 좀 하셨거든. 그래서 그
냥 거저 얻게 된 직함이지 뭐."

사업을 하시는 희창이 아버지야 나도 잘 아는 터, 녀석은
대충 저간의 사정을 짤막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IMF를 겪기 직전 - 딱 내가 군대에 있던 시간이다 - 그의
아버지가 별 생각없이 인터넷 쪽에 돈을 돌리셨다… 헌데 그
것이 대박을 터뜨렸고 결국 그 덕분에 그 경제 불황을 극복
하셨다… 하지만 워낙 그 내용이 젊은 감각을 요구하다보니,
어차피 후계자 수업을 시키느라 경영학과로 보낸 아들놈인
자기에게 의지하시게 되더라…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간단해. 닷컴(.com) 하나 개발한 거지. 그 덕분에 휴학까지
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많이 바빴어. 그래서 너 말년휴
가 때도 술 한 잔 못사줬던 거구."

그렇게 하여 학생 신분에도 엄청난 신분을 겸하게 된 희창
이였다. 허허, 듣고 보면 기뻐해야 할 일이지만 나는 쉽사리
벌린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날라리
희창이가 겨우 스물 넷에 이사라?

"킥킥, 너무 놀라지 마. 그래서 아까 상진이 형 같은 사람이
있는 거니까. 사실 회사 일은 그 형이 다 알아서 해. 난 아버
지 대리인으로 얼굴마담일 뿐이야."

그런 건가. 그러나 내가 재차 궁금증을 해소할 새도 없었
다. 문득 똑똑, 두드려진 룸의 문이 정중히 열리고 있었다.

"이사님, 인사드리러 왔는데요."

빼꼼이 들려오는 젊은 아가씨의 목소리. 급기야 나는 두 눈
이 왕방울만해졌다. 젊디 젊은 여자들 예닐곱이 한꺼번에 들
어서고 있었던 것이다.

모두가 엄청났다. 족히 170 전후의 늘씬한 키, 게다가 얼굴
은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 미모들이었다. 짧은 머리, 긴 머리,
가무잡잡한 미인, 뽀얀 미인. 게다가 저게 치마인가, 아니면
속옷인가.

그 아가씨들은 하나같이 아슬아슬하게 엉덩이만 가린 미니
스커트 차림이었다. 그러나 정작 넋이 나갈 것은 그것만이 전
부가 아니었다. 그들과 맞은 편의 깊숙한 자리에서 희창이가
던지는 넋두리, 나는 그 넋두리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
다.

"에이, 잘 안 보이는데… 어디 한 명씩 치마 걷고 거기 테
이블 위로 올라와 봐."

어딜 올라오라구? 그리고 치마를 걷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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