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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4:15 1,398회 0건
틀 10부(완결)

거리를 걷는 그녀의 입에서 하얀 입김이 새어나왔다.. 이내 걸어가는 그녀의 눈앞에 차갑게 느껴지는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유혁이 죽음...그로 인해 정일은 세상과 단절된 또다른 세상에 갇혀있었다..그리고 얼 마전 이곳으로 이송되어왔다... 재판을 받기전까지 그가 있을 곳이었다... 이 차가운 건물안 그가 차가운 마루바닥에 몸을 의지하고 있을 생각을 하니 청미의 눈 에선 또다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리곤 이내 그 건물속으로 발을 내딪었다... 이틀만에 그의 얼굴을 다시 바라볼 수 있었다.. 하얀색 한복차림에 가슴엔 번호표를 달고 있는 그의 얼굴이 많이 야위에 보여 청미는 가슴이 아팠다...

"얼굴이 너무 까칠해보여요..."

"난 괜찮아...오지말라니까..."

"당신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안올수 있어요...."

청미의 눈에선 또다시 눈물이 흘러내린다...

"나 잘지내..그러니 울지마...믿을지 모르겠지만 이곳 생각보다 편해..그냥 자고 먹고 때대면 운동장에 나가 운동도 해...잘지내니까 아무 걱정하지마..."

"미안해요...당신한테 정말 너무 미안해요..."

"또 그런말한다....바보야...당신이 왜 나한테 미안해...또 그런소리 하면 나 정말 화 낸다..."

"응....그래요...이제 안할게요...."

"약속...."

"네....약속...."

자신을 바라보며 웃고 있는 정일을 보며 청미는 애써 웃음짓는다...

"당신 곧 재판받을 거래요....변호사도 당신 정당방위로 나올수 있을거래요..."

"그래...."

"밤에 춥지않아요??"

"그럼...당신이 넣어준 담요덮고 자니까 하나도 안추워..아무 걱정하지마...그리고 이 렇게 자주 오지마...날도 추운데...."

"싫어요...매일올게요...내가 당신께 할수 있는게 이것뿐이잖아요...."

"청미....."

정일은 눈앞의 그녀를 만져볼 수 없음이 가슴아팠다...

"이렇게 당신 눈앞에 내가 있는데...당신 손한번 잡지 못하네요..."

"이제 곧 그럴수 있을거야..."

"네...사랑해요...당신...."

"사랑해....."

"삐익~~~~~~"

면회실을 울리는 부저소리...그들의 시간을 끝내야 함을 알리는 소리였다...

"조심해서가....."

"정일씨...."

정일의 시선이 그녀에게 고정된다....

"사랑해요...사랑해요...."

정일의 눈동자가 떨린다....그리곤 이내 평온한 웃음을 그녀에게 보낸다...한차례 고 개를 끄덕인 후 정일이 뒤돌아선다... 그런 그녀를 보며 청미는 다시금 소리내어 눈물을 흘린다... 더디게만 느껴지는 시간이었지만 시간은 흐르고 있었다.. 그사이 정일은 한차례의 재판을 받았고 오늘 최고 선고재판이 있었다... 호송차에 실려 법원으로 향하는 정일은 차창밖으로 밖을 내다본다...몇일전 내린눈이 추위에 그대로 얼어붙어서인지 거리 곳곳엔 쌓인 눈이 보였고 추위로 옷깃을 여미며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보인다.. 참 신기하다...세상속에서 살아가는 동안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움...지금 호송 차 밖의 세상은 정일에게 그러한 새로움을 안겨주고 있었다...그리곤 이내 정일의 가 슴은 두근거리고 있었다....

"징역10월에 집행유해2년" 정일의 행동이 정당방위로 인정되었지만 정일은 집행유해를 선고받았다...그리고 눈물 흘리며 그를 바라보는 그녀를 뒤로한채 다시금 호송차에 올라야했다... 다시금 구치소로 돌아온 정일은 지금껏 이안에 있었던 시간보다 지금의 일분일초가 더 욱 길게만 느껴졌다... 초조했다...아직까지도 자신이 오늘 이곳을 나간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정일이 그렇게 초조하게 나갈 시간만을 기다리고 있을때 드디어 그가 있는 문앞에 간 수가 다가왔고 문이열렸다..

몇가지 수속을 마치고서야 정일은 경찰서를 들어설때 자신이 입었던 양복을 건네받을 수 있었고....세상으로 나갈 수 있었다.. "철컹~!" 굳게 닫혔던 철문이 열린다... 이미 밤이었기에 밖은 이미 캄캄해져 있었다... 정일은 한발 세상으로 내딛으며 크게 숨을 들이쉰다.. 그리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들이마신 공기를 내뿜는다.. 시원했다....

"정일씨??"

밤하늘을 바라보던 그의 시선이 천천히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로 향한다....어둠을 가 르며 하나의 인영이 서서히 다가선다... "청미..." 그녀였다...재판이 끝난후 이곳에서 그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확인한 순간 둘은 뛰듯이 서로에게 달려가 힘주어 끌어안는다...

"청미~~" "정일씨~~~~"

"바보같이 ....얼마나 기다린거야??....몸이 다 얼었잖아..."

"당신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하나도 춥지 않았어요..."

"청미..."

"사랑해요...사랑해요..."

청미는 정일의 품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듯 더욱 힘주어 그를 끌어안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둘은 서로에게서 몸을 떼었다...

"이거....먹어야한데요..."

청미는 준비한 두부를 정일에게 내밀었다.. 정일은 그녀의 손에서 건네받은 두부를 한입 입안가득 베어문다.그리곤 웃으며 그녀를 바라본다...청미도 웃으며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본다...

"춥다...가자..."

"네...."

"어디로가지??..."

"아무곳이나요...."

"그래....우리 조금만 이렇게 걷자..."

"네...."

구치소를 밝히던 가로등을 뒤로한채 그렇게 서로를 끌어안은 두남녀는 그렇게 어둠속 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언젠가 그런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어요.."

"무슨이야기??"

"초등학교때 학교앞을 자주찾던 뽑기 아저씨가 있었어요..그 아저씨는 뽑기틀이 동그 라미 하고 네모밖에 없었어요..아이들은 그 아저씨의 뽑기가 너무나 쉬워 너도나도 몇 번씩이나 공짜로 그 아저씨의 뽑기를 하곤했죠...난 어느날 물었죠..아저씬 어려운 별 이나..새같은 틀을 왜 안가지고 다니시냐고...아저씬 웃으며 말했어요...동그라미와 네모틀속에 우리들의 웃음을 간직하는것이 좋다고....그리고 언젠간 나도 누군가를 위 해 그런 틀을 간직하게 될거라고...그말씀 이제 알것같아요...어느샌가 내맘속에 당신 이라는 틀이 들어섰으니까요....."

사랑이란말은 그때그때에 따라 많은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화이트..블 루..레드...핑크..옐로우..그린..많은 색깔을 지닌 사랑을 접할때 저는 웃고 울곤 합 니다... 살아가면서 한번은 사랑이란 감정 경험하게 되겠지요... 모든분들의 사랑이 이왕이면 밝고 웃을 수 있는 사랑으로 매듭지어지길 진심으로 바라 겠습니다...

-"틀"을 마치면서..dksruddkf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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