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아, 요즘 날씨 되게 덥지?"

반장이 전해준대로 교실청소를 마친 후 혼자 찾아간 교무실에는 변태선생 외에는 한두 명의 선생이 퇴근채비를 서두르고 있을 뿐이었다. 담임도 아니고 평소 그리 친하게 지내지도 않던 이 변태가 무슨 얘기를 하려고 부른건지를 알 수가 없어 머쓱하게 발치에 선 나를 한 번 훑어보던 변태 선생은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는거였다.

변태선생은 오동통한 숏다리를 꼰 채 의자에 한껏 몸을 기대고 있었다. 바지가 당겨져 있어서 불룩한 아랫배 밑으로 씨알이 굵은 불알 윤곽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었다. 변태는 손수건을 뒷주머니에서 꺼내 번들거리는 대머리를 슥 훔쳤다.

도수 높은 안경 너머로 희번득거리는 눈초리가 매끈하게 드러난 내 종아리를 타고 올라가 봉긋하게 솟은 내 가슴 언저리를 맴돌고 있어서 나는 몸을 제대로 둘 수가 없었다.

"음.. 너 키가 몇이냐? 꽤 큰 편이다."
변태 선생은 여전히 되먹지 않은 소리를 이어가는 동안 건너편의 김 선생이 "먼저 퇴근합니다." 하고는 교무실을 나갔고 텅 빈 교무실 한 귀퉁이에는 변태와 나 둘 뿐이었다.

"음.. 그렇게 섰지말고 앉아라." 하면서 변태는 의자를 당겨줬다. 마주앉은 나의 무릎을 빤히 내려보던 변태는 책상위에 있던 지휘봉을 만지작거리면서 무겁게 입을 땠다. "내가 얼마 전에 너에 대한 안좋은 소문을 들었다." 나는 이 인간이 드디어 본론으로 들어가려는구나 생각하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변태 선생은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은지 몇 번 음- 음- 목을 가다듬었다. "음... 교무위원회에 그 얘기를 꺼내기 전에 우선 그게 사실인지를 너한테 확인해야겠다 싶어서 말이지... 너가 혹시라도 애매하게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문제고 말이야."

xx... 지랄하고 자빠졌네... 지가 언제부터 학생들을 걱정했다고... 갑자기 변태가 자세를 바꾸고는 나에게 고개를 기울이면서 속삭이듯 말했다. "너.. 정말로 남자관계가 복잡하냐?" 그러면서 그는 두꺼비같은 손을 뻗어 살짝 드러난 내 무릎에 얹는 거였다. 나는 숨소리도 내지 못하고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도대체 이제껏 몇 놈하고 붙어먹은거야?"
갑자기 변태의 목소리가 싸늘하게 변하면서 추궁조로 바뀌었고 무릎 위에 얹은 손을 탁탁 내리치며 닥달하기 시작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엉?" 갑자기 변태는 격앙된 소리를 질렀고 나는 겁에 질려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묻고 있잖아? 왜 대답을 안해?" 나는 눈물 젖은 두 눈을 들어 애원어린 표정으로 변태를 한 번 쳐다보고는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음... 선생님이 널 나무라는게 아니라 사실을 확인해 보려는거니까... 사실대로 얘기 해봐. 선생님은 널 도와주려는거야." 변태의 목소리가 다시 나긋해졌고 나는 이 인간이 오늘 뭔가 끝을 보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대로 얘기하고 이 인간이 원하는 걸 들어주는 수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았다.

"언제부터 남자하고 성관계를 했어?"
"... 저번... 여름방학 때요"
"상대가 누구였는데?"
"아는 오빠..들요"
"오빠들이라니... 몇 명이라는 얘기야?"

나는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사실대로 술술 털어놨다.
"음... 세 명요."
"세 명을 한꺼번에 상대했다는거야?"
"...네... 저는 싫다고 그랬는데... 오빠들이 억지로 하자고 시켜서..."
"음.... 어디서 어떻게 그랬는지 자세히 말해봐" 하면서 그는 여전히 내 무릎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 알던 오빠들을 길에서 우연히 만나서 같이 놀다가 누가 자기 집에 가서 술 마시자고 해서 따라 갔거든요.. 맥주를 좀 마시고 나니까 그중에 친하게 지내던 오빠가 자꾸만 키스 한 번 하자고 해서... 안된다고 했는데 하도 졸라서.. 키스를 한 번 해주니까... 다른 오빠들도 같이 하자고..."
"그 새끼들은 뭐하는 놈들이야?"
"... 고등학생요."
"xx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변태선생은 요즘 학생들의 문란한 생활을 한탄하면서 무릎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그 오빠가 키스를 하니까 다른 오빠가 치마안으로 손을 집어넣고는 거기를 만졌어요."
"왜 가만 있었니?"
"오빠가 꽉 껴안고 놔주지를 않아서..."
"소리라도 지르지 그랬어?"
"... 계속 키스를 해서요.."
"음.. 그래서?"

"다른 오빠는 옷에다 손을 집어넣고 가슴을 만지고 또 다른 오빠는 팬티를 벗겨내렸어요. 그리고... 영민이 오빠는 바지에서... 그걸 끄집어 내고 나보고 만지라고 해서... 겁이 났어요."
"그 새끼들 좆대가리를 확 잘라버려야 되는데..." 하는 변태 선생의 바지 앞부분이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그래서 그 새끼 자지를 막 흔들어줬어?"
"네... 나중에는 빨아달라고까지..."
변태 선생은 입이 마르는지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았다. 내 무릎위의 손이 슬금슬금 안으로 파고들었다. 느낌이 끔찍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음... 아무래도 여기서는 자세한 얘기를 하기가 그렇구나. 다시 말하지만 난 널 도와주려는거니까..." 하면서 그가 일어서더니 상담실로 따라오라는거였다.
그는 상담실 문을 안으로 걸어잠그고 소파에 앉은 내옆에 바싹 붙어왔다. 그리고는 허벅지 위로 손을 올렸다. 얇은 교복 치마 위로 그의 손길이 뜨겁게 전해왔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