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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2:54 1,398회 0건
N.W.R.S. chapter 53(최종회)

" ...... "

무슨 말을 하려고 했었는지 아니면 누군가를 부르려고 했었는지 소영은 반쯤 벌린 입을 닫을 생각도 못하고 그 남자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었다.

" 여러분께 소개 드리죠. 왼쪽에 계신 분은 우리 N.W.R.S. 설립 멤버중의 한 분이신 강인한 이사장님 이시고 그 옆에 계신 분은 아까 말씀 드렸던 누군가 반가워 할만한 손님이십니다. "

교장은 학생들을 향해 인한과 또 다른 남자에 대해 소개를 하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소영을 바라보았다.

" 안 그런가요. 소영양? "

교장의 말에 놀란 표정으로-정확히는 이제서야 그 남자가 누구인지 깨달았다는 표정으로- 교장의 시선을 따라 일제히 고개를 돌려 소영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소영은 그런 교장의 질문을 듣지 못하고 다른 학생들의 시선도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계속 멍하니 그 남자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교장은 그런 소영의 모습을 보며 예의 인자한 미소를 떠올렸고 소영이 교장의 질문에 대답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모습에 그녀를 불러 주의를 주려던 이선생은 교장의 반응에 그대로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 ...... "

그렇게 한참 동안을 주위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 채 멈춰 있던 소영의 표정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벌어져 있던 입이 천천히 닫히면서 깜빡임도 잊은 채 고정되어 있던 눈동자가 조금씩 흔들리며 촉촉히 젖어가고 있었다.

" 뭐하십니까? 계속 그렇게 서 있을 생각이신가요? "

인한은 소영과 다르지 않은 상태로 그녀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던 동민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툭 치며 말했다.

" 아... 네. "

동민 역시 복잡한 감정의 변화를 느끼며 당황하고 있는 중이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만 해도 그렇게 보고 싶었던 아내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즐거웠는데 그녀의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 뭔가 뜨거운 것이 치솟아 오르는 기분을 느끼며 애써 냉정해지려 노력하고 있었던 것이다.

동민은 한발을 떼어 앞으로 내딛었고 그와 동시에 소영의 눈에 가득 고였던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리고 말았다.

" 어떻게... "

한 학생의 작은 목소리가 들렸지만 어느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실습실 안에 있는 대부분의 학생이 소영의 처지와 다를 것 없는 상황이었기에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에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그저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 어머! 너무 하는거 아니에요? "

" 맞다~ 너무한다~ "

동민이 눈물을 흘리며 그를 바라보고 있는 소영을 아무 말없이 가만히 껴안아 주는 순간 여기저기에서 질투 어린 목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지만 소영과 동민 두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는지 두사람은 더욱 힘을 주어 서로를 끌어안았다.


" 동민씨 그거 드시지 말아요. "

" 아니야. 이렇게 맛있는데 왜. "

소영은 자신이 만든 계란말이를 정말 너무도 맛있게 집어 먹는 동민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 눈물이 나려는 것을 느꼈다. 소영과 동민 두 사람은 교장이 따로 마련해준 작은 식당에 마주 앉아 있었다. 물론 동민의 앞에는 잠시전의 실습시간에 소영이 만들었던 음식들이 차려져 있고 동민은 그 음식을 먹고 있는 중이었다.

" 동민씨도 참... "

소영은 이런 것이 행복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말꼬리를 흐렸다. 비록 간도 맞지 않은 맛없는 음식이지만-소영이 아까 먹어본 바로는- 싫은 내색 하나 않고 저렇게 기쁜 표정으로 먹어주는 동민의 모습에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감정이 피어 오르는 것을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얼굴 가득 미소를 짓고 있었다.


" 많이 변했어. "

" 변해야겠죠. 그럴려고 지금까지 떨어져 있었는데... "

" 조금... 어색한 느낌이야... 그냥 편하게 말하는게 더 좋아. "

소영은 그제서야 자신이 예전과는 다르게 동민에게 말을 높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얼굴을 붉혔다.

" ...왠지... 어려...워. "

그녀는 남편에게 예전처럼 편하게만 대할 수 없는 자신의 모습에 잠시 당황했지만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소영의 태도에 동민은 미안함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렇게 밝고 명랑하던 아내를 이렇게 변화시킨 것이 자기 자신이라는 생각에 죄책감이 밀려왔다.

" 내가 원한게 이런 것이었나...? "

" 많이... 힘들었지? "

소영은 동민의 질문에 고개를 약간 숙이며 좌우로 흔들었지만 대답은 하지 않았다. 동민은 한 손에 커피잔을 든 채 그녀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 나갈 때 까지 못 보는건 아닌가... 생각했어... "

소영은 잠시 말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동민의 눈을 들여다 보았다.

" 처음엔... 몇번이나 도망쳐 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

" 돌아갈래? "

그녀는 동민의 말에 놀라는 눈치였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 아니. 이렇게 어중간한 상태로 그만두고 싶지는 않아. 이곳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지만 아직은 내 것으로 만들지 못했으니까. 지금까지는 그냥 떠밀려 온 느낌이라면 앞으로는 내가 끌고 나가는 그런 모습으로 변하고 싶은 거니까. "

동민은 소영에게 아무 말도 해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의 시간은 처음 아내를 이곳으로 떠나 보낸 그 날에 그대로 멈춰 있지만 소영의 시간은 끊임없이 흘러 그녀를 멀리 그의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걸어가게 했다는 현실에 문득 후회가 밀려왔던 것이다.

" 오히려 부족한 사람은 나였을지도... "

소영을 N.W.R.S.에 보내겠다는 생각을 한 이래로 한번도 그의 머리 속을 떠나지 않고 있는 생각이었다. 동민 자신의 일을 자신이 없다는 핑계로 다른 사람에게 떠넘겨 버린 것과 다름이 없다는 생각, 그것도 자신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위치에 서 있는 사람으로부터 그렇게 무책임하게 손을 놓아 버렸다는 생각이 지금까지 동민을 괴롭히고 있었던 것이다.

" 미안해... "

" 바보... 이럴려고 온거야? 이렇게 기특한 생각을 하는 아내를 꼭 안아주고 그래야 하는거 아냐? "

동민은 그제서야 멋쩍은 듯 한 손으로 머리를 만지며 일어나 소영에게 다가갔다.

" 옆구리 찔러서 절 받는 격이네? "

소영은 그런 동민의 모습에 비꼬는 듯 말을 했지만 결코 싫은 표정은 아니었다. 동민은 자신의 입술을 그녀의 입술에 포개며 힘주어 그녀를 끌어 안았다. 소영은 자신의 몸을 남편에게 내 맡기며 오랜만에 느껴보는 달콤함에 빠져들고 있었다. 이곳으로 오기로 결정했던 그날 느꼈던 것과 같은 그런 느낌, 아무 말도 필요없었고 다른 행동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그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느낌과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녀를 채우고 있었다.


동민과 소영이 지금 이곳에 서 있는 이유...

더욱 더 사랑하기 위한 선택으로 걸어온 길이었기 때문에...


[감사합니다.]



글쓴이의 변...

이번 회는 조금 내용이 짧습니다. 이제 한계를 느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그마치 5년 동안 써온 소설... 하지만 분량은 얼마 되지 않는군요. 처음 시작 할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랫동안 쓰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습니다. 단순히 생각나는 대로 쓰기 시작했던 소설,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또 즐겨주시는 걸 보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떠밀려 온건 아닌가 하는 후회도 있습니다.

위의 내용까지 써놓고 며칠 동안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등장인물 ?물론 제가 감당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그 기준으로 했을 때-, 흥미를 핑계로 우연을 가장한 많은 사건들... 제 능력의 한계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결말을 예상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떤 식으로든 결말을 지어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제 죄와벌 사이트의 시작과 함께 했던 N.W.R.S.는 53회로 그 막을 내립니다. 물론 이렇게 흐지부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변명을 하자면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고 새로운 만남이 이루어지는 일은 이것으로 끝나고 제 머리 속에 새로운 스토리가 정리되는 대로 등장인물들, 그 중에서도 소영과 동민, 소희와 미연, 그리고 현성, 인한 이렇게 여섯 사람을 중심으로 하여 벌여놓은 사건들을 정리하는 분위기로 새로운 스토리를 시작할 것입니다. 바꿔 말씀 드리면 N.W.R.S.의 1부가 끝나고 새롭게 2부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부족한 소설을 지금까지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N.W.R.S. 2부에서 다시 찾아 뵐 것을 약속 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언제나 행복하고 즐거운 스팽킹 생활 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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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 : 10   Point : 9300

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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