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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2:56 732회 0건
N.W.R.S. chapter 34

미라는 소영이 열심히 규율집의 내용을 옮겨 적는 것을 한참동안 지켜보다가 앉아있던 의자에서 일어서서 소영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소영은 미라가 자신의 옆에와서 보고있다는 사실도 눈?gif border=0 align=right>ㅑ?못할정도로 자신의 할일에 집중해 있었다. 그녀는 머리는 가만히 고정시킨채로 눈동자만을 움직여 규율집과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자신의 볼펜 끝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 집중력 하나는 정말 대단하네... "

그런 소영의 모습을 지켜보던 미라는 그녀의 집중력에 놀라고 있었다.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글씨를 쓰는 속도도 빠른데다가 글씨의 모양도 상당히 좋았다. 미라는 자신이 꽤 글씨를 예쁘게 쓰는 편이라고 자신하고 있었지만 소영의 글씨를 보고나서 그 생각을 바꿀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자신이 지금 소영과 같은 속도로 글씨를 쓴다면 글씨의 모양은 엉망이 될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미라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소영을 보고 있는 것과는 달리 소영은 규율집에 있는 내용만 생각하고 있었다. 소영은 학교를 다니는 동안 오직 기억력 하나로만 최고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학기가 시작되면 교과서의 내용을 통째로 외우다시피 하고 학교선생님이나 교수의 수업내용은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받아적었던 경력이 있었다. 물론 처음에는 이런식의 암기가 오랜만이라 몇번씩 같은 부분을 반복해서 읽어야 했지만 조금씩 적응이 되면서 예전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 으으으음~ "

한참을 집중하고 있던 소영은 자신도 모르게 예전의 버릇대로 양손을 깍지끼어 앞으로 쭉 뻗어면서 스트레칭을 했다. 한참동안 눈과 팔꿈치 아래 부분만 움직이느라 굳어진 몸을 풀어주는 학창시절의 버릇이었다.

" 선... 선생님! "

소영은 이제서야 미라가 자신의 옆에 서 있다는 것을 눈?gif border=0 align=right>ㅀ?깜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죄송합니다. 몸이... "

" 괜찮아요.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군요. "

미라는 깜짝 놀라는 소영을 향해 최대한 편안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 늘 이렇게 열심히 한다면 수료할때까지 벌 받을 일이 없겠네요. "

" 감사합니다. 선생님. "

자신이 무엇인가에 집중할때의 버릇을 잘 알고 있는 소영은 미라의 칭찬에 얼굴을 붉히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 나는 신경쓰지 말고 계속 하도록 해요. "

소영은 소리나지 않게 의자를 당겨서 앉았다. 미라는 소영이 다시 규율집의 내용에 집중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책상위에 놓여있는 책을 집어들었다. 미라는 소영이 내용을 다 외우고 있다는 사실까지는 알지 못한채 조용히 책을 읽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고 소영이 규율집의 내용을 3분의 1 정도 옮겨 적었을 때 교육실의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미라는 자신의 손목에 차고 있는 고풍스러운 느낌의 손목시계를 보고 점심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 소영양. "

미라가 고개를 들어 소영을 불렀지만 소영은 그녀가 부르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 점심시간이에요. 식사를 하고 계속하도록 해요. "

미라는 소영에게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을 했다. 소영은 누군가 자신의 어깨를 만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미라를 보았다.

" 네, 선생님. "

" 그리고 지금 밖에 점심을 가져왔으니 받아오도록 해요. "

" 왜 가지고 들어오지 않고... "

" 특별교육실에는 허가받은 사람만 들어올 수 있어요. 하녀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죠. "

소영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는 듯한 미라의 말에 당황한 소영은 급히 문쪽으로 걸어가려다 어떻게 걸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천천히 편안하고 바른 자세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문앞까지 다가간 소영은 문을 열고 하녀가 건네주는 쟁반을 받아들었다. 그 위에는 간단한 점식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 하녀들은 여기에서 소영양이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이에요.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도록 해요. "

" ...고마워요. "

소영은 미라의 말을 듣고 자신이 하녀들에게 까지 인사를 해야하는지 머뭇거리며 약간 자존심이 상했지만 오래 생각해봐야 좋을 것이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내고 조금은 퉁명스럽게 하녀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

" 다시해요. "

미라는 소영의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고 있었다. 소영의 태도가 못마땅하게 느껴진 미라는 소영에게 다시 인사를 시켰다.

" 고마워요. "

소영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자신으로서는 최대한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 다시해요. 소영양은 아직 교육을 받는 학생이고 지금 소영양의 앞에 서있는 사람은 교육을 마치고 정식 하녀가 된 사람이에요. 자신이 하녀보다 잘났기 때문에 감사의 인사도 제대로 못하는건 아니겠죠? "

소영의 태도가 계속 마음에 들지 않자 미라는 약간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 미라의 목소리가 높아지면 늘 자신에게는 고통이 뒤따른 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는 소영은 바로 자세를 바꾸며 정중하게 감사의 인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 감사합니다. "

" 무엇을 감사한다는 것인지 똑바로 말해요. "

" 점심을 가져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

소영은 미라가 아니 미라가 주는 벌이 무서워서 마지못해 시키는 대로 하기는 했지만 하녀에게 네번씩이나 고맙다는 말을 했다는 사실에 굉장히 자존심이 상했다. 자신이 이곳에 무엇인가를 배우러 왔기 때문에 미라나 다른 선생들의 말을 따르고 벌을 받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납득시킬수 있었지만 하녀에게까지 깍듯이 인사를 해야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고 또한 마지막 남은 그녀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과는 달리 벌이 두려워서 억지로 밝은 목소리를 내고 고개까지 숙여가며 인사를 해야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서럽게 느껴진 소영의 눈에는 어느새 다시 눈물이 고이고 있었다.

미라는 소영의 태도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의자에서 일어나 양손으로 점심식사를 담은 쟁반을 들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소영의 옆으로 다가갔다.

" 뭐하고 있어요? "

"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

소영은 황급히 눈물을 감추려 했지만 양손으로 쟁반을 들고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물론 양손이 자유롭다고 해도 이미 미라는 그녀가 눈물을 흘렸다는 사실을 눈?gif border=0 align=right>?후였다.

" 소영양은 자신에게 벌을 주는 사람에게만 예의바르게 행동할 생각인가 보군요. "

소영은 미라의 냉정한 표정과 목소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아까 벌을 받은 곳이 다시 아파오는 것 같았다.

" 그런식의 억지 인사가 상대에게 마음을 전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

" ......, "

소영은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 그렇게 해서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걸 인사라고 하나요? "

" 아닙니다... "

" 희선이는 가서 케인을 가져와. "

" 네, 선생님. "

미라는 문밖에 서있는 하녀를 향해 말했다. 희선이라 불린 하녀는 공손히 대답을 하고 학교에서 체벌도구를 보관하는 곳으로 가려했다.

" 들어와서 안에 있는 것으로 가져오도록 해. "

"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

문이 좁았기 때문에 희선은 소영과 미라에 부딪히지 않게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안으로 들어와서 케인이 걸려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 선생님, 잘못했습니다. 제발 용서해 주세요. "

소영은 또 벌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알고 미라에게 용서를 구했지만 미라는 무서운 표정으로 소영을 바라보았다.

" 나는 소영양에게 네번이나 기회를 주었어요. 그런데 이제서야 후회가 되나보군요. "

" 그... 그건... "

" 말은 항상 정확하게 하라고 했죠? "

소영은 이런 상황에서는 몇번씩이나 같은 상태가 되어 버리는 자신이 한심하게 생각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후회만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 잘못했습니다. 선생님. "

소영이 적당한 변명거리를 찾기 위해 머뭇거리고 있는 동안 하녀인 희선은 자신의 새끼 손가락보다 약간 가는 정도의 굵기를 가진 케인을 가지고 돌아와 미라에게 건네주었다.

" NWRS의 학생이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마음을 상하게 하는 행동이나 말을 할 경우에는 어떤 벌을 받지? "

" 허벅지에 케인으로 6대의 매를 맞게 됩니다, 선생님. "

희선은 미라의 질문에 망설이거나 시간을 끌지 않고 즉시 대답을 했다. 희선의 대답을 들은 소영은 허벅지에 매를 맞는다는 말에 다리에 힘이 풀려버리는 느낌을 받았다. 첫날 지수가 허벅지에 매를 맞았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워 했는지 이미 본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엉덩이를 맞을때는 그런대로 잘 참아내던 지수의 표정이 허벅지를 맞을 때 굉장히 고통스러운 표정이 되었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소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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