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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2:56 1,433회 0건
Chapter 29
소영이 집으로 돌아온지도 벌써 2개월이 지났다. 동민은 소영의 달라진 모습에 적응이 되지 않아 한동안 어색했지만 그런 어색함은 잠시 뿐이었다. 자신이 원하던 완벽한 결혼생활, 그것은 그리 중요한것이 아니었다. 이제 아무런 망설임이나 거리낌 없이 소영을 사랑할 수 있다는 생각에 동민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날날이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향기로운 커피냄새와 함께 " 안녕히 주무셨어요? " 라는 아침인사로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한채 미소짓는 아내의 모습은 어떤 때는 그 자신이 황제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예전처럼 친구들을 만나러 거의 매일 밖으로 돌아다니는 버릇이 없어진건 당연한 일이었다. 회사에서 돌아오면 집안 가득한 온기와 침이 가득 고이게 만드는 맛있는 음식 냄새, 연애 시절에도 보지 못했던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동민의 볼에 키스하며 " 오늘 하루 힘들진 않으셨어요? " 라고 그를 맞이하는 소영의 모습은 회사를 그만두고 24시간 내내 집에만 있고 싶은 생각이 들게할 정도였다.

그러나, 오늘은 동민이 눈을 떴을때 늘 풍겨오던 커피향을 맡을 수 없었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몸을 일으킨 동민은 소영이 침대 옆에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 무슨 일이야? "

소영은 금방을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동민은 그런 소영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가 그녀의 앞에 놓여진 케인을 보았다. 그 케인은 소영이 NWRS에서 돌아오면서 졸업생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가져온 것이었다.

" ... "

" 괜찮으니까 무슨 일인지 말을 해봐. "

" 저... "

소영은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 오늘은 늦잠을 자는 바람에 아직 아침 준비를 마치지 못했어요. 잘못했어요. 흑흑 "

" 우는...거야? "

동민은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녀의 눈에서 눈물방울이 떨어져 내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이런... "

동민은 급히 일어나서 소영에게 다가갔다.

" 괜찮아. 뭐 그정도 일 가지고 울기까지 하는거야? "

동민은 양손으로 소영의 얼굴을 감싸 들어올리고 살며시 눈물을 닦아 주었다.

" 졸업하고 나서 처음이잖아. 이런 실수는... "

" 그... 그래도... 그래도... 흑흑 "

" 아이고... 괜한 곳에 보내서 완전히 울보를 만들어 버렸잖아. "

" 동민씨 미안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

" 괜찮대두. 이제 그만 울어. 난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실수도 할 수 있지 뭐. "

" 흑... 고마워요. "

" 그만 울고 물 한잔 갖다 줄래? "

" 네. "

소영은 눈물을 닦으며 일어서서 물을 가지러 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쟁반에 물잔을 받쳐서 가져온 소영은 동민이 물을 다 마시기를 기다렸다가 물잔을 받아 쟁반과 함께 내려놓고 바닥에 그대로 놓여있던 케인을 집어 들었다.

" 잘못에 대한 벌을 주세요. "

" 뭐... 뭐라고? "

동민은 엉겁결에 소영이 내미는 케인을 받아들었다. 케인을 동민에게 건내 준 소영은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더니 입고 있던 원피스 자락을 허리까지 걷어올리더니 하얀색 팬티를 무릎까지 내리고 몸을 앞으로 구부려 양손으로 발목을 잡고 그의 앞에 섰다.

" 한시간이나 늦게 일어났어요. 모두 60대에요. "

동민은 소영이 자신의 눈앞에 맨 엉덩이를 드러낸채 매를 맞기 위해 엎드려 있는 모습을 보며 한동안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소영이 NWRS에 가 있는 동안 몇번이나 상상했던 모습이었다. 하지만 상상이 자신의 눈앞에서 현실이 되어 있는 모습은 그의 머리속을 하얗게 비워주고 있었다.

" 제 시간에 아침 준비를 마치지 못한 게으른 저에게 벌을 주세요. "

오래전에 느꼈던 바로 그 느낌이었다. 뭔지 모를 묘한 욕망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던 그 순간이 기억났다. 동민은 케인을 든 손을 높이 들어올렸고 소영은 발목을 잡은 양손에 힘을 주었다.

아침의 고요한 공기를 가르며 만들어내는 케인의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오는가 싶더니 다음 순간 고통을 못이긴 소영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 아아악~! 하나! "


동민은 침대 옆에 놓여 있던 물잔을 들어 정신없이 들이켰다.

" 하아~ "

동민은 머리가 아픈지 손가락으로 자신의 관자놀이를 누르며 문지르기 시작했다.

" 제 정신이 아니야... "

소영의 엉덩이에서 시작해 케인을 통해 동민의 손에 전해졌던 묘한 감촉이 어찌나 생생하게 느껴지던지 동민은 멍한 상태로 자신의 오른손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곧 생각을 떨쳐버리려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침대에서 내려와 욕실로 갔다. 잠옷을 벗어 던지고 샤워기를 틀었다. 샤워기에서 물줄기가 쏟아지자 동민은 그 물줄기에 몸을 집어 넣었다. 동민의 머리위로 쏟아지는 차가운 물줄기가 혼란스러운 그의 머리속을 정리해 주는 것 같았다.

" 이제 겨우 하루인데... 앞으로 6개월... 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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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영은 교육실의 모습을 보면 잠시 안정되었던 감정이 다시 폭발해 버리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남편인 동민의 모습을 생각하며 겨우 참을 수 있었다. 교육실의 한쪽벽에는 각종 체벌도구가 장식품처럼 걸려 있었고 한쪽에는 다양한 굵기와 길이의 케인을 모아놓은 동그란 통까지 있었다. 교육실의 다른쪽에는 선생과 학생을 위한 책상과 의자가 두개씩 있었고 나머지 공간은 그 용도를 짐작하기 힘든 이상한 모양의 가구들 서너개가 메우고 있었다. 그밖에도 등받이 없는 동그란 모양의 의자가 있었고 무엇보다 소영을 겁에 질리게 한 것은 한쪽벽에 걸려있는 마치 중세시대의 감옥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쇠사슬에 연결된 수갑이었다.

" 동민씨... "

소영은 자신이 이곳에서 고문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단지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선생이라는 사람에게 대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영화처럼 고문을 받는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일었던 것이었다.

" 그렇게 놀랄것 없어요. "

미라는 소영이 겁에 질려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서는 것을 보다가 웃으며 말을 했다.

" 누구든 이곳에 처음 오면 놀라고 하루동안 교육을 받고 나면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게되죠. 여기는 교육을 받는 사람도 교육을 하는 사람도 모두 힘든 곳이에요. 그래서 소영양을 위해 특별 교육을 하기로 결정하는데 고민도 많이 했죠. "

" 선생님, 저 잘 할수 있어요. 규율집도 다 외우고 아침에 늦잠도 자지 않을께요. 그러니까 여기만은... 여긴 싫어요. 제발... "

" 한번 내린 결정을 번복할 순 없어요. 다 소영양이 자초한 일이에요. "

미라의 표정은 아까 소영이 투정을 부릴때 그녀를 달래던 자상한 표정이 아니었다. 맨처음 그녀에게 벌을 줄때처럼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미라는 지금 소영의 태도가 마음에 안들어서 화가 난것이 아니라 개인 교육실까지 쓰게 된 이상 확실하게 교육을 해서 소영이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억지로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었다.

" 소영양은 오늘 취침시간 전까지 이방에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어요. 여기에는 화장실도 있으니 쓸데없는 걱정은 할 필요 없고 식사도 여기서 나랑 같이 하게 될꺼에요. "

소영은 미라의 시선을 따라 교육실 구석에 있는 문을 보았다. 그곳은 교육을 받는 학생이 교육실을 나가지 않고도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준비된 욕실겸 화장실이었다.

" 조금 더 설명을 해 주자면... 교육실 벽은 완전한 방음처리가 되어 있어서 밖에서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해요. 또 교육과정은 모두 감시 카메라가 녹화하고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죠. "

" 불상사라고...? "

" 나중에 교장선생님께서 녹화된 비디오를 통해 교육과정을 살펴보시고 조금이라도 교육에 문제가 있다면 교육을 담당한 선생님에게 직접 벌을 주시는 거죠. 물론 그때는 선생님이라도 이곳에서 벌을 받게 되어 있어요. 학생을 똑바로 교육하지 못한 벌을 받는거죠. "

" ... "

" 별로 필요없는 설명까지 한 것 같네요. 자 이제 교육을 시작하겠어요. "

미라는 말을 마치고 가운데가 뾰족하게 위쪽으로 솟아 있는 기역자 모양의 가구가 놓여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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