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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2:57 1,398회 0건
NWRS - Chapter 20
Chapter 20

" NWRS에서 상담원이 찾아왔었어. "

" 이름이 지수였지 아마? "

" 그래, 이지수. "

동민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지 잠시 말을 멈추고 술잔을 만지작 거렸다.

" 처음 내 사무실에 그 여자가 찾아왔을 때 시간을 지키지 못했었어. "

" 누가? 이지수라는 여자가? "

" 그래. "

" 음... 그런일은 굉장히 드문 일인데. 이유가 뭐였데? "

" 그건 모르겠고. 아무튼 5분 정도 늦었는데 그것 때문에 벌을 받아야 겠다고 하더군. "

승호는 그의 말에 깜짝 놀란 표정이 되었다.

" 그래서? 그래서 직접 벌을 준거야? "

" 응. "

승호는 그의 잔에 담긴 술을 비우고 다시 술병을 들었다. 술병은 어느덧 비어 있었고 바텐더는 승호 앞에서 주문 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승호가 바텐더를 쳐다보자 그녀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그의 시선에 답했다.

" 어떤 것으로 준비해 드리면 되겠습니까? "

" 같은걸로 한병 더. 아니, 죠니워커 골드로 줘요. "

" 네, 알겠습니다. "

그녀는 가볍게 목례를 하고 술을 가지러 갔다.

" 그런 기분은 처음이었어. 처음에는 당황했었는데 나중에 정신을 차리니까 정말 너무 심하게 때린거야. 그 때는 몰랐는데 나중엔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다가 점점... "

" 이상하긴 하군. 하지만 넌 운이 좋은거야. 나도 한번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번 했지만 그럴 기회가 없었거든. "

" 정상이 아닌것 같아. 여자에게 고통을 주고 만족감을 느낀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잖아. "

" 나도 NWRS와 연결이 되어서 상담차 그곳을 찾아 갔을 때 직접은 아니지만 그곳의 학생이 벌을 받는 것을 본적이 있어. 그 이후로 빨갛게 맷자국이 난 여자의 엉덩이가 눈앞에서 사라지질 않더군. 그일 때문에 고민도 많이 했었지만 이젠 고민하지 않기로 했어. "

" 어째서? "

" 간단히 설명할 순 없지만 아무튼 그런게 있어. 나도 아직 배우는 중이라서 니 걱정을 덜어줄 만큼은 모르고... 이렇게 하자 내가 한사람을 소개시켜 줄테니까 그 사람한테서 들어보는건 어떨까? "

" 좀 더 알기 쉽게 말해줄순 없는거냐? "

" 걱정 많이 하면 빨리 늙는단다. 그러면 제수씨가 좋아하겠어? 정상이 아니라느니 이상하다느니 하는 소리 하지 말고 술이나 마셔라. 바텐더가 기다리고 있잖아. "

바텐더는 어느덧 술병을 가져와 마개를 열고 술을 따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 그래, 걱정은 잠시 접어 두기로 하지. 그대신 빠른 시일내에 내 고민을 없애 준다는 약속을 하는거다. "

동민은 말을 마치며 술잔을 들었다. 바텐더는 두사람의 잔에 술을 채우고 술병을 조용히 내려놓았다.

" 알았으니까. 자! "

동민은 승호와 건배를 하고 잔을 비웠다.

" 역시 좋단 말이야. "

" 이번 토요일 오후 시간은 비워놔라. 확실하진 않지만 토요일이면 가능할테니까? "

" 아까 소개시켜준다는 사람? "

승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들고 있던 술잔을 비웠다.

" 발렌타인이 더 나은 것 같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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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십니까? 선생님."

식당 앞에 도착하자 소영과 무리를 지어 같이 걸어가던 여자들이 합창하듯이 인사를 했다. 그렇게 되니까 그녀 혼자만 바보같이 서있는 모습이 되었다. 소영은 그제서야 식당 문앞에 미라와 비슷한 복장을 한 여자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의 손에는 가늘고 긴 회초리가 들려 있었다. 그녀가 잡고 있는 손잡이 부분은 지팡이 처럼 둥그렇게 휘어져 있었는데 매우 특이한 모양이었다. 소영은 그 회초리의 용도를 충분히 알 수 있을것 같았다.

" 안녕하십니까? 선생님. "

좀 늦었지만 그런걸 따질때가 아니었다. 소영은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끼며 아까 배운대로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아무도 그런 그녀의 모습에 웃는 사람은 없었다.

" 오늘 새로 입학한 학생인가 보군요. 이름이? "

" 이소영입니다. 선생님. "

40대 초반 정도의 나이로 보이는 김진숙이라는 선생은 학생들의 기숙사 생활을 총괄하고 있는 여자였다. 그녀는 소영의 대답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NWRS의 첫인상이 어땠는지 묻고 싶지만 그건 다음 기회로 미루고 일단 식사를 해야겠죠? "

진숙의 말이 끝나자 소영과 함께 온 여자들은 복도 벽쪽에 등을 대고 일렬로 서기 시작했다. 민정은 그녀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을 보고 몰래 그녀의 옷자락을 잡아 끌었다. 소영은 민정의 뜻을 눈치채고 서둘러 그녀의 옆에가서 섰다. 김선생이 첫번째에 서 있는 여자의 앞으로 가자 그 여자는 양손을 들어올려 손등을 위로 한채 김선생에게 내밀었다. 김선생은 그녀의 손톱을 살펴보더니 블라우스의 소매와 몸 이곳저곳을 살펴보고 그 다음 여자 앞으로 걸어갔다.

소영은 김선생의 모습을 보고 자신들이 지금 일렬로 서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걱정이 되는지 자신의 손톱을 살펴 보았다.

" 거기! 움직이지 말아요. "

그녀는 김선생이 자신을 향해 말하는 것을 알고는 황급히 차렷자세를 취했다.

" 그렇게까지 긴장할 필요는 없어요. 편한 자세로 똑바로 서있으면 되요. "

소영은 김선생이 말한대로 하려고 했지만 생각처럼 쉬운것이 아니었다. 다른 여자들 모두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꼼짝도 안하고 서 있는 무거운 분위기에 쉽게 적응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 안녕하십니까? 선생님. "

그 때 몇명의 여자들이 인사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여자들은 인사를 마치고 이미 줄을 서 있는 여자들 옆에 섰다.

" 송경미? "

김선생은 새로운 여자들 중의 한 여자를 불렀다.

" 네, 선생님. "

" 몸은 좀 어떤가요? "

" 이제 괜찮아졌습니다. 선생님. "

" 그래요. 앞으론 조심하도록 해요. "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소영은 지금 그걸 걱정할 때가 아니었다. 분명히 손톱을 짧게 깎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미쳐 그럴 겨를이 없어서 그녀의 손톱은 집에서 나올때 그대로였다. 그녀는 또 한바탕 매를 맞을 것이 뻔한 상황에서 어쩔줄을 몰라 안절부절 하고 있었다.

검사가 끝난 여자들은 하나둘씩 식당으로 들어갔고 어느덧 민정의 차례가 되었다. 소영의 심장은 그녀의 귀에 들릴만큼 큰 소리를 내며 뛰기 시작했다.

" 민정양, 손톱이 좀 거칠어 진것 같은데 관리를 잘 하고 있는 건가요? "

" 네, 요즘은 더 신경쓰고 있지만 문제가 있는것 같습니다. 선생님."

" 식사 후에 피부관리실로 가보도록 해요. "

" 네, 선생님. "

민정이 식당으로 들어가고 드디어 소영의 차례가 되었지만 그녀는 쉽게 손을 보여줄수가 없었다.

" 뭐하는 거에요. 다른 사람들이 하는걸 보지 못했나요? "

" 아... 아닙니다. "

" 다들 기다리고 있어요. 소영양 다음에 있는 사람들 모두 굶길 작정이에요? "

소영은 마지못해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

" 어떻게 된건지 설명해 봐요. "

김선생은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는 그녀의 긴 손톱을 보면서 말했다.

" 저... 그게... "

" 이런 경우엔 어떤 벌을 받게 되죠? "

김선생은 소영의 다음에 서 있는 여자를 향해 물었다.

" 몸가짐과 복장, 위생에 관련된 규칙 11조, 손톱은 2mm 이내로 하고 매니큐어를 칠할 수 없다. 이를 어길시에는 케인 6대의 벌을 받습니다. 선생님. "

질문을 받은 여자는 조금의 막힘도 없이 말을 했고 대답을 들은 김선생은 다시 소영에게 시선을 두었다.

" 잘 들었나요? "

" 네... 한번만... 용서를... "

" 오늘 꽤 많은 매를 맞았을테니까 더 때리지는 않겠어요. 하지만 규칙을 어긴건 사실이니까 식사는 의자 없이 하도록 해요. 그걸로 벌을 대신하겠어요. "

" 감사합니다. 선생님. "

소영은 김선생의 말이 어떤 뜻인지도 모른채 매를 맞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식당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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