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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4:17 1,368회 0건
블루스케치 4부

그들이 거리를 나섰을때 거리는 달리는 자동차 소리만이 가득했다.
그들과 함께 거리로 나선 몇몇 무리들이 늦은 귀가를 하기위해 차도로 나서 손을 흔들었고 길가에 줄지어 있는 몇몇 택시속으로 몸을 맡긴채
사라지고 있었다.
"어디로 갈까??"
철한의 말에 태혁은 시계를 들여다봤다.
시계속 바늘이 새벽2시를 향해 치닫고 있었다.
태혁은 자신도 모르는새 꽤 많은 시간을 그곳에 머물렀음을 알 수 있었다.
"늦었다."
태혁은 취기를 느끼며 짧게 대답했다..
"야..토요일인데 이러지말고 우리 어디가서 한 잔 더하자..응??"
녀석은 잠깐동안 태혁에게 의미있는 웃음을 던지며 여자애들을 향해 말했다.
한나와 미수는 무언가 둘이서만 이야기를 하는 중 이었다.
"야..우리 죽으러 가자..."
녀석의 말에 그들은 엉뚱한 제의의 의미를 몰라 녀석을 바라봤다.
"헤헤..내가 감자탕 아주 죽이게 하는곳을 알고있거덩.."
"하하하"
녀석으로 인해 그들은 또 한차례 가벼운 웃음을 터트렸다.
미수가 조금 망설이는 듯 보였지만 이내 그들은 그 "죽이는 감자탕"집으로 향했다.
미수가 거리를 걷는동안 취한듯 태혁의 어깨에 기대어왔다.
"취했니??"
"아니..왜 취한것 같아??"
"조금.."
"그래 취했어..너한테.."
"늦었는데..괜찮겠어??"
태혁은 짐짓 못들은듯 말을 돌렸다.
"가야한다는것 알고 있는데 발길을 돌리기가 힘드네.."
태혁은 또다시 무슨말을 해야할지 난감했다..
"괜찮아..한나집에서 잔다고 전화했어.."

그들이 녀석이 말한 감자탕집에 들어섰을때 주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그들을 반겼다..
"어서와~~"
"장사 잘 되세요??"
"항상 똑같지.뭐..예쁜 색시들이랑 함께왔네??..애인이야??"
"네!"
대답을 하면서 녀석은 태혁과 두 여자를 바라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녀석은 신기하게도 언제 이렇게 여러군데에 자신이란 존재를 알렸는지 가는곳마다 웃으며 녀석을 반기곤했다..
태혁은 잠시후 "보글보글"끓는 감자탕이 나오자 식욕이 동했다.
끓는 국물을 수저로 한 숟갈 떠 마셨다.
술기운이 가득한 뱃속으로 따뜻한 국물이 들어가자 취기가 조금 가시는것 같았다.
철한은 어느새 커다란 뼈다귀를 손에들고 분해작업에 들어가고 있었다.
녀석의 먹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문뜩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났다.
아버진 무엇을 먹어도 참 맛있는 소리를 내곤 했다.
흔히 과자를 씹어 먹어도 "와작"소리가 아닌 "오도독"소리를 내며 옆에 있는 사람까지 식욕이 동하게 만드는 분이셨다.
아버지가 늦게 들어 오실때면 으레 태혁은 먼저 저녁을 먹곤했는데 늦은밤 들어오셔서 늦은 저녁을 먹으실 때면 그 "맛있는 소리"에 태혁은
또다시 수저를 들곤했었다.특히, 태혁은 언젠가 동태찌게를 먹으며 자신이 꺼려하는 동태머리를 아버지가 그 "맛있는소리"와 함께 입속에서
뼈만을 발라내는 모습을 보며 신기해 한적이 있었다.. 그리곤 보기 징그러운 그것을 먹어보곤 서둘러 내뱉은 적 도 있었다.
그땐 몰랐지만 지금은 알것 같았다.
"어두일미"라지만 어찌 머리가 고소한 살보다 맛있겠는가..
모두가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는 부정이었다는것을...지금은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지금 녀석에게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한순간 태혁도 웃음과 함께 커다란 뼈다귀를 손으로 집어들었다.
그리곤 동그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미수를 향해 웃음을 던지며 아버지의 그 맛있는 소리를 내기라도 하려는듯 커다란 뼈를 입으로
가져갔다.
"짜식..너도 양반되긴 글렀다..하하하"
태혁을 바라보던 철한이 그 모습에 음식을 먹다가 웃으며 한마디 했다.
두 여자도 웃으며 젖가락으로 뼈에서 살을 발라 국물과 함께 입으로 가져갔다.
그모습을 철한이 바라보며 말했다..
"어때 곧 죽을거 같지??헤헤"

"나..한나랑 사라질거니까 이후부턴 니가 알아서 해라.."
녀석은 화장실에 온 태혁을 뒤따라 오더니 그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태혁이 자리로 돌아갔을땐 미수만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먼저 갔어.."
"알아.."
"...."
미수는 갑자기 무슨말을 해야할지 모르는듯 태혁을 슬그머니 바라봤다.
"나가자.."

거리로 나왔지만 태혁도 딱히 어떻해 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둘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본채 걷고 있었다.
"어디로가지??"
뚜렷히 미수를 향한 질문은 아니었다..그냥 자기 자신에 대한 물음이라고 봐야했다.
"갈 곳 없어??"
"없어.."
"그럼 나 집에 갈께.."
"그래.."
둘은 그제서야 걸음을 멈췄다..
"바보.."
미수의 작은 음성이 귓속에 스며들었지만 태혁은 짐짓 못들은채 했다.
순간,미수가 태혁에게 안겨왔다..
미수의 도톰한 입술이 태혁에게 부딪혀왔다.
입술사이로 그 어떤 향수로도 만들어질수 없는 향기로운움과 달콤한 액체가 태혁에게 전해진다.
그 향기가 태혁에게 멀어졌을땐 미수는 어느새 택시안에 몸을 숨긴 후였다.
"전화할게.."
마지막 미수의 말을 듣고 있는 태혁은 미수를 태운 택시가 사라진 후에도 오랫동안 멍한 느낌을 가진채 거리에 서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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