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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59 1,023회 0건

중간고사기간이다. 하루 2과목만 시험을 보기 때문에 11시면 학교가 끝이 났다. 시험기간이라고 해서 특별히 더 공부를 하지는 않는다. 조금 잘난 체를 한다면 공부는 평소에 하는 것이다.

“엄마~”

“왔어. 손 씻고 와. 사과 깎아 줄게. 삼춘이 사과 보내왔다.”

“응..”

매년 이맘때면 삼촌이 사과를 보낸다. 사과 하면 대구, 대구 하면 사과다. 많이 보내는 해는 쨈으로도 만들어 먹는다. 가을에 먹는 사과는 여름의 일조량과 관계가 있고, 낮의 엄마는 밤의 엄마와 관계가 있다. 어제는 잠을 못 잤고, 오늘은 엄마가 기분이 좋았다.

“아~”

“먹여달라고? 얘는~”

사과를 받아먹으면서 엄마를 봐라 본다. 나도 많이 변했지만 엄마도 그랬다. 엄마는 예전보다 살이 더 빠졌다. 머리도 좀 길렀다. 자란 머리를 둥글게 말고 그 위에 망 같은 걸로 씌워났다. 자주 웃으시는데 그 때마다 눈가에 두 줄에서 세줄 정도 주름이 잡힌다. 늙어 보이지는 않고 인상이 좋아 보인다. 엄마가 딱딱하게 보였던 것은 웃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뭘 그렇게 보니? 엄마 얼굴 닳겠다.”

“응..엄마 참 곱구나 싶어서..”

“......어서...먹어......”

엄마랑 있는 것은 다른 여자랑 있는 것과 다르다. 그것은 동연 누나가 말한 궁합 같은 것은 아니었다. 물론 궁합도 좋았지만, 그것만 생각하면 동연누나 역시 좋다. 수영은 원한보다 정이 더 크다고 했다. 그래서 결국은 희주도 낳았다고 했다. 엄마가 다른 여자와 다른 것은 정때문일까?

“너의 아버지에게는 점심 먹고 가..”

“저녁까지 먹고 갈 거야....”

“그럴래?”

점심을 준비하는 엄마를 보면서 미안했다. 이제는 동연누나도 아버지에게 완전히 양도받은 셈이 되었다. 점점 아버지와 똑같아지고 있었다. 엄마는 아버지의 일을 예전에 눈치 챘다고 했었다. 어쩌면 나의 일도 눈치 채고 있을지도 모른다. 엄마를 사랑했고, 엄마의 애정도 확인하면서 꽃을 찾아 헤매는 나비처럼, 불빛에 흔들리는 나방 같은 자신이 때로는 싫었다.

가기 전에 미친소들의 씨를 말려 놔야 한다. 똘똘이와 미친소는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오늘은 절대로 일어나지 못하게 만들어 놓고 수영을 찾아간다면 최소한의 자기위안은 될 것이다. 싱크대 앞에서 유연하게 움직이는 엄마를 뒤에서 안았다. 가슴에 폭 안기는 작은 몸이지만 그 안에 담긴 사랑은 적지 않았고, 그것은 따듯한 체온과 부드러움으로 전달되었다.

“엄마..”

“얘가~ 아직 대낮이야..”

나는 엄마를 안아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엄마가 앙탈을 부린다. 엄마 얼굴이 사과가 되었다. 뜨거운 사과였다. 엄마는 그 일을 밤에 하기를 원했지만 밤에는 누나들이 있고, 낮에는 너무 밝다고 하셨지만 누나들이 없다.

“아아...”


미친소를 4번 내보냈다. 처음 의도는 미안함과 수영에 대한 두려움이었지만 엄마가 주는 일치감과 애정의 충만감은 한없이 빠져들게 했다. 집요하게 달려드는 나에게 아프다고 하면서도 거부하지 못하는 엄마였고, 온 몸이 붉은 꽃이 피어날 정도로 핥고 빨았다. 그리고 깨물었다. 엄마의 몸에 내 이빨자국이 선명하게 자리 잡는 것이 좋았다. 엄마는 내 것이었다.

샤워를 하고 집을 나올 때까지 엄마는 일어나지 못했다. 점심도 저녁도 먹지 못했다. 좀 있으면 누나들이 올 것이고 엄마는 누나들과 먹으면 된다. 아버지 집은 가깝기 때문에 걸어서 갔다. 너무 힘을 뺐다. 걷다가 두 번이나 다리가 겹질렸다.

“오셨어요..”

“응. 잘 있었어?”

“네..식사는?”

“음..주면 먹고..”

“그럼 잠시만 기다리세요..”

수영은 나보다 8살 많았지만 누나 같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것은 그녀의 기질 때문이었다. 나는 소파 근처에 누워있는 희주를 바라봤다. 잠들어 있다. 그 애는 볼 때마다 잠들어 있다. 잠들지 않을 때는 먹을 때뿐이다. 수영의 밥도 같이 있었다. 안 먹었는지 혼자 먹는 나를 배려하는 것인지 모른다.

“아버지와 여러 가지 했었다며?”

“네? 뭘요?”

“음..노출 같은 거..”

“........네...”

“아버지가 서재에 그런 책들이 있다고 하던데..”

“네..”

아버지는 식구가 단출해서 방 하나는 서재로 사용하고 계셨다. 서재라고 해도 책들이 가득 있는 것은 아니었다. 책상하나 컴퓨터 한 대, 책장은 반 정도 비어있다. 두 집 살림을 하셨고, 3년도 안된 기간이고 하니 그런 곳까지 다 채워질 시간이 없기도 했다. 수영은 책장 밑 서랍을 열어서 안에 든 물품들을 꺼낸다.

“이런 것들이 있어요..”

책들은 일본어였고, 많은 상자가 있는데 뭐하는 물품인지 감도 안 왔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여자에 대한 것도 모르는 것이 아직도 많았다. 그만큼 세상이 넓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남자에게 있어서 여자는, 또 여자에게 있어서 남자는 영원히 미지의 대상이란 생각도 들었다.

“일본어 알아?”

“조금..”

“이런 거 읽을 정도는 돼?”

“네..”

“좋아..그럼 우선 이것들이 다 뭐하는 건지 설명 좀 해줘..”

“이거는...............”

하나씩 설명을 들으며 ‘세상에 이런 일도’ 텔레비전을 보는 것처럼 신기했다. 30분 정도의 설명을 듣는 동안 수영은 말하면서 자극을 받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확실히 이정도가 되면 병이다. 그리고 나도 그랬다. 좀 전까지 너무해서 안 일어날 것 같던 그것이 새로운 자극에 일어난다. 똘똘이가 일어나면서 아파졌다.

“사용해 본적 있어?”

“네..”

“언제 어떻게 사용했는지 말해봐..”

“이건요...”

이야기를 다 듣는데 2시간이나 걸렸다. 아버지는 도중에 참지 못하고 수영이와 관계를 갖았다고 했는데, 수영에게 듣자니 그건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지켜만 본다는 것은 고자나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걱정이 되었다.

“좋아. 그럼 이제 시작해..”

“네..”

수영은 원피스를 벗었다. 안에는 아무것도 안 입고 있었다. 항상 원피스만 입고 있다. 벽에 기대서 다리를 구부리고 아랫입 안으로 손가락을 두 개 넣는다. 수영 역시 상당히 흥분해 있었다. 두 개의 손가락이 거침없이 들락거렸다.

“항상 속옷을 안 입어?”

“네..”

“왜?”

“젖어서요..”

“위는?”

“자꾸 쓸리면서 아파요..”

속옷이 아프다는 말에 할 말을 잃었다. 모유를 물리지 않는 가슴은 파란 힘줄이 돋아나 있고 봉우리 역시 커져있었다. 혹시 희주에게 모유를 주지 않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 아닐까 추측했다. 아이도 참 안됐다. 여러 기구들 가운데 분홍색의 로터라는 것을 그녀에게 내밀었다. 수영은 그것을 받아 손가락 대신 넣는다.

“아아..”

리모컨을 들고 의자에 앉았다. 유효거리가 20미터라고 했다. 나는 아버지처럼 그녀를 지켜보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아버지가 참지 못했다면 나 역시 그럴 것이다. 그래서 그녀 대신 일본어로 되어 있는 책을 들었다. 그림이라도 있을까 싶었는데 하얀 종이에 까만 줄만 보였다.

“이리 와서 이것 좀 읽어줘..”

“으응..네..”

수영은 옆으로 와서는 책을 들고 바로 해석해 준다. 소설이다. 선생님을 조교한다는 내용이었다. 일본과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생소한 말들이 많았다. 로터가 움직이는 소리가 계속되면서 수영은 일본어로 바로 말할 때가 많아졌다.

“아으..아..앉고..싶어요..”

“그럼 책상위에 올라가 앉아..”

의자가 하나뿐이어서 책상 위 말고는 자리가 없었다. 수영이 올라가니 책상이 꽉 찬다. 나는 리모컨을 만지작거리면서 여러 가지를 눌러봤다. 스크롤을 위로 올리면 수영은 많이 떨었고, 밑으로 내리면 얌전해진다. 단추는 껐다 켰다 기능이다.

“음..아아..나..할 거 같아..”

“참아.”

“아아....”

많이 참으면 많이 느낀다. 나에게 통하는 진리는 그녀에게도 통할 것이다. 몇 번을 하기 보다는 한번을 해도 확실하게 하면 그것이 더 좋을 때가 있다. 지금은 이것저것 시험해 보려는 생각이었다. 수영의 눈은 책에서 멀어져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강렬한 빛은 아닌데 시선을 돌릴 수가 없었다. 끈끈이에 달라붙은 벌레처럼 그녀의 눈빛이 몸을 칭칭 감았다.

“으음..으..으으..저기..저..”

“안 돼.”

그녀의 애원은 강력한 힘이 있었다. 미친소를 끓어 당기는 인력을 갖추었으면서 남자의 허영을 채우고, 괴롭히고 싶다는 충동도 일으켰다. 그러나 나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나는 그녀를 충분히 경계하고 있었다. 또한 이제 시작이었다. 그녀에 대해 더 알아야 했다. 얼마나 참을 수 있는지도 알아보고, 마지막 신호가 뭔지도 알아보려 한다. 나는 이 여자 안에 똘똘이를 넣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것 말고 알아볼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다. 관찰하는 동안 똘똘이는 완전히 일어나서 미친소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이상하게 아프지 않았다. 미친소들에게 마취의 효과가 있는 것일까? 사람 몸은 신비롭다.

“........여보..나..오빠..음...아..”

“알았어..해.”

“흑..고마워..요...아아아..”

역시나 물총처럼 날아왔다. 참았던 만큼 양도 많고 힘도 강했다. 내가 앉은 의자 뒤 창문까지 날아가서 유리를 때린다. 높은 소리를 내면서 책상 위에 눕는데 간헐적으로 떨었다. 바닥 여기저기 그녀의 물로 더럽혀졌다. 그녀의 애원하는 눈빛에 허락하고 말았지만 원하는 것은 얻지 못했다. 혹시나 책에는 쓰여 있을지도 모른다. 일본어를 공부해야 하는 걸까?

“서점에 가자.”

“...네..”

겨우 정신을 차린 그녀에게 말했다. 옷장을 열어 그녀의 옷들을 살폈다. 50%가 원피스고, 정장 몇 벌과 짧은 치마 몇 벌, 코트, 잠바. 등이 있고 바지는 없었다. 속옷이 있기는 한데 전부 야한 것들이고 거의 새것이다.

“속옷이 있기는 하네..”

“선물 받은 거예요.”

“아버지에게?”

“..그것도 있고요..”

“어떤 거야?”

“음...이거랑 이거..요.”

서점에 가면서 책에서 봤던 내용을 해 볼 생각이다. 중간정도 오는 치마와 라운드 셔츠를 주고 아버지가 선물했다는 속옷을 꺼냈다. 속옷 취향도 같았다. 아주 마음에 들었다. 레이스가 많고 절반은 안이 비추는 재질이었다. 색은 흰색과 검은색이 있는데 흰색으로 건네줬다. 장미 문양이 들어가 있는 검정스타킹도 입으라고 했다.

“이거 해도 돼요?”

“뭔데?”

스타킹이 내려간다며 허리와 스타킹을 연결하는 줄이었다. 탱탱한 엉덩이에 검은 줄 하나가 그어지니 더 요염해 보였다. 그래서 허락을 했다. 그녀에게 뭘 넣을까 고민하다가 아까 로터는 봤으니까 손가락 두 개 길이의 막대기를 내밀었다.

“이건..준비가 필요한데요.”

“그럼 준비해.”

“잠시 만요..”

수영이 화장실로 들어갔다. 아까 듣기는 했지만 너무 많아서 잊어먹고 있었다. 그것은 뒷문에 넣는 것이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준비는 어떻게 하는지도 보기로 했다.

“준비하는 것을 보여줘..”

“그건..좀..”

“싫어?”

“하지만..”

“싫으면 됐어.”

“아니..할게요..하지만..별로 보기 좋은 건..아니에요..”

“알았어..보여줘”

항문과 관련이 있다는 것으로도 짐작이 갔다. 우리는 욕실로 들어갔다. 수영은 속옷을 벗었다. 작은 다라에 물을 받고 욕실 장에서 몇 가지를 꺼내 섞는다. 물이 걸쭉해졌다. 그걸 주사기로 빨아들여 엉덩이 안에 질러 넣었다. 두 번을 하자 배가 불룩하게 쏟아났다. 그녀는 4번까지 했다. 나는 욕조에 걸터앉아 그 모습을 지켜봤다. 별의 별일이 다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좀 기다려야 해요..”

“응..”

“나오는 것까지 볼 거예요?”

“..........”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수영의 아랫입이 벌렁거리며 물을 쏟아내고 있다. 그녀는 보여주며 흥분하는 병에 걸려 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일이든 시켰으면 마지막 까지 함께 해야 한다. 그것이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대략 10여분 정도 지나자 수영은 괴로워했다. 20분에는 땀까지 흘리면서 시뻘게졌다. 나는 기다렸다.

“할까요? 해도 되요?”

“응.”

아마도 수영은 내 말을 기다렸던 것 같다. 아까부터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확실히 누군가 대신 생각해주고 명령해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였다. 그 상대가 15살이라던가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아 보인다. 그녀는 명확하게 보여 주기 위해 좌변기 대신 대야를 놓고 앉았다. 바로 앞이었다. 항문이 움직이는 것이 자세히 보였다. 이렇게 자세히 보리라고는 미처 생각을 못했다.

“음...”

뿌직..뿌지직..

차마 언급하기 곤란한 소리와 함께 그것들이 쏟아져 나왔다. 오바이트가 쏠렸다. 억지로 참았다. 보여주는 그녀는 어떨지 몰라도 나는 괴로워졌다. 그러나 시선을 돌리지도 않았다. 들어갔던 걸쭉한 액체까지 변색되어 나왔다. 대야가 가득했다. 여자는 그것들을 좌변기 안에 버리고 물을 내렸다. 냄새가 욕실 안을 진동하며 가시지 않는다. 샤워기를 내려서 쭈그리고 앉아 그곳을 닦는다. 손가락까지 넣어 세심하게 닦아냈다.

“이제..됐어요..”

“응. 수고했어.”

“...........고마워요..”

거실로 돌아가자 둘 다 평소의 모습을 되찾았다. 전에 봤던 약품을 막대기에 골고루 발라서 항문 안에 넣는다. 두세 번에 걸쳐 넣었다 빼면서 끝까지 집어넣었다. 막대기 끝이 엉덩이에 묻혀 보이지 않았다. 그 위에 팬티를 입고 치마와 윗옷들을 입었다. 감쪽같다. 그녀의 엉덩이에 그것이 있을 거라고는 겉으로 전혀 알 수 없다.

“다 됐어요.”

“가자.”

“네.”

생각 못했는데, 수영은 아이를 안고 나왔다. 큰 가방도 하나 챙겨든다. 할 수 없이 가방은 내가 들었다. 아이도 들어주고 싶지만 아이는 무거운 것보다 들기 어려웠다. 우리는 걸어서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갔다. 사람들이 우리를 쳐다본다. 나는 그녀가 안에 막대기를 넣은 것을 다른 사람들이 눈치 챈 건가 불안했다.

“당신 때문에 보는 거예요,”

“나? 왜?”

“당신이 너무 어려보이니까요.”

“그거야...”

당연하지만, 문제는 아이아빠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녀의 엉덩이를 볼 때 마다 나도 모르게 항문에 힘이 들어갔다. 내 엉덩이까지 막대기에 뚫린 듯 한 착각이 들었다. 아줌마들이 아이를 안고 있는 그녀에게 자꾸 자리를 양보한다. 앉을 수 없는지 앉고 싶지 않은지 나는 몰랐지만 그녀는 난처해하며 사양했다. 오지랖 넓은 아줌마들은 끝까지 친절한 흉내를 내고 싶어 했다. 할 수 없이 가방을 어깨에 메고 아이를 안았다. 이미 버린 몸이었다. 다만 아는 사람을 만나지만 않기를 빌었다.

“.............”

시내로 들어가는 것이나 시내에서 나오는 차에는 항상 사람이 많다. 시내가 가까워질수록 서있기도 힘들어졌다. 수영은 남자를 끌어당기는 기질이 있었다. 수영의 주변에는 어느새 남자들로 채워졌다. 간혹 실수인 것처럼 엉덩이를 만지는 사람도 있었다. 나도 수영도 모른척했다.

“여보. 어디서 내려요?”

“....18역에서..”

점점 대범해지는 사람이 있다. 수영은 나를 부름으로서 그 사람에게 경고를 준다. 그의 손이 떨어졌다. 나는 여보라고 말하는 그녀가 어색했다. 그녀와 나는 아이를 사이에 끼고 딱 붙게 되었다. 그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손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 다만 노골적으로 만지지는 못하고 있다. 딱 시비걸기 애매한 만큼이었다.

“음..”

수영은 더욱 나에게 안겼다. 눈이 완전히 젖어 색기를 풍겼다. 페르몬도 발산한다. 이래서는 남자들이 더 꼬인다. 역시나 하체를 붙이고 흔들거리는 놈이 생겼다. 수영은 그를 제지하지 않고 나만을 바라본다. 마치 처분을 기다리는 듯 했다. 입술이 벌어지며 작은 신음이 나왔다. 그녀의 흥분을 우리 모두가 들었다.

“전에 여기서 치한을 봤는데..”

나는 전에 만났던 치한 이야기를 했다. 작은 소리였지만 우리는 들릴 정도의 크기였다. 치한이라는 소리에 손들이 일제히 물러났다. 수영은 약간 아쉬워한다.

“그때 나는 어디까지가 치한이고 어디까지가 치한이 아닐까 생각했었거든..”

“호호. 어디까지 치한이 아닌가요?”

“응. 내 생각일 뿐인데..옷 위에서 만지는 정도라면..네 생각은 어때?”

“저야..당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면..저도 그래요..”

그녀에게 원하는 만큼의 자극을 주면서 너무 난잡해지지 않는 경계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내 의도대로 손들이 돌아왔다. 옷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더욱 대범해졌다. 아예 가슴을 주무르는 사람도 있다. 우리 주위에 사람의 장막이 쳐졌다. 수영은 얼굴을 붉히며 나에게 기댄다. 숨결이 거칠어지고, 뜨거웠다.

“여보..”

아까 봤던 호소하는 눈빛이다. 한계라는 뜻이다. 그러나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까는 그것이 한계였다고 해도 지금은 더 성장했을 것이다. 그녀는 입술을 물고 내 팔을 꽉 잡았다.

“두정거장 남았어..”

내 말에 그녀는 더욱 입술을 물고 참아냈고, 사람들은 마구 만져댄다. 서로를 의식하지도 않았다. 그들 사이에는 공법의식이 있었다. 눈앞에서 손 하나가 불쑥 올라와 라운드 티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그 손을 잡아 손가락을 꺾었다.

“윽..”

“....”

비명을 지른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욕망에 이성을 잃은 눈이었고, 다른 수컷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었다. 전에 4대1로 싸운 적도 있다. 눈싸움에 지지 않는다. 그는 경계를 넘었다. 아직 이성이 남아있는 많은 수컷들이 그를 비난과 적의를 담아 본다. 그는 손가락을 움켜잡고 혼자 으르렁거렸다. 상처입은 야수같은 모습이었다. 그는 자기의 욕망에게도 진 패배자였다. 군중을 이겨낼 수 없었다. 사람들은 경쟁 수컷을 밀어냈고, 그렇게 잊혀져갔다.

“여보..나..”

‘참으면 상을 줄게..“

그녀의 호소에 나는 귓말로 유혹했다. 좀 더 괴롭히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눈물까지 흘렸다. 몸을 떨고 있었다. 입에서 침이 흘러나오는데 못 느끼는 듯 했다. 그녀의 신경은 오직 참는 것에 쏠려 있는 탓이다. 이제 이번역이다. 목적지가 곧이라고 느낀 사람들은 경계를 넘어 막무가내로 침범했다. 한두 명이 아니었다. 이제 군중은 내 편이 아니었다. 그들의 행동은 그녀를 막바지로 몰아넣었다.

“나..나..”

이번 역이었는데 아깝다. 그녀의 오르가즘이 시작되었다. 그 떨림을 알 수 있었다. 수영은 울면서 달려들었다. 입술이 부딪혔다. 나는 그녀를 뿌리치지 못했다. 혀가 빨려 들어가고 그녀의 열기가 전해져왔다. 바지가 축축해졌다. 그때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우르르 밀어냈다. 우리는 그 무리에 휩싸여 밖으로 나왔다. 수영은 서 있기도 힘들어한다. 나의 팔에 안겨서 자리를 이동했다.

“저..”

“왜?”

“죄송해요..”

“응?”

그녀는 지하철 안에서 실금을 했다. 다행히 치마를 입었고, 검정스타킹은 그것을 감춰 주었지만 내 바지에도 묻었다. 축축한 기분이 번졌다. 사람들이 만졌다고 실금하는 그녀에 대한 가학적 욕망이 치솟았다.

“징벌이 필요하겠구나..”

“네..”

무심코 징벌이라고 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쓰는 말은 아니다. 수영이 읽어 줬던 소설에 나오는 단어였다. 소설에서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영의 옷을 점검해야 한다. 지금은 괜찮아도 서점에 가면 티가 날수도 있다. 또한 냄새도 날것이다. 우선은 지하철을 빠져나왔다. 제법 밤바람이 찼다. 수영이 추위에 몸을 떨었다.

“우선 옷부터 바꿔 입자.”

“네..”

가까운 옷가게로 들어갔다. 확실히 밝은 곳에서는 주의 깊게 본다면 젖은 것이 보였다. 상의는 괜찮다. 치마 일부가 젖고, 스타킹이 완전히 젖었다. 수영은 옷을 고르지 않고 나를 본다. 할 수 없다. 아이를 안고 진열대를 걸었다.

“도와드릴까요?”

“치마랑 스타킹을 사려고 하는데..”

“네..”

수영은 나와 나란히 서서 판매원이 추천하는 것들을 봤다. 추워지는 계절 탓에 재질이 두껍고 길이가 긴 것이었다. 그 중에 발목까지 오는 긴 치마를 들었다. 길고 좁은 폭으로 걷기 편하게 하기 위해 치마 뒤가 길게 터져있었다. 스타킹은 흰색으로 허리까지 오는 팬티스타킹을 골랐다. 나는 그것들을 들고 수영에게 내밀었다.

“이거 어때?”

“좋아요.”

“여기서 갈아입을 수 있나요?”

“그럼요..이쪽으로 오세요.”

팬티는 차마 못 샀다. 도저히 달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어차피 집에서 안 입는 것을 알기 때문에 괜찮겠지 하고 넘어갔다. 수영은 좀 오래 걸렸다. 한 시간 넘게 안고 있는 아이가 무겁다. 수영은 금방 나오지 못했다.

“저...휴지랑 쇼핑백좀...”

작은 문틈으로 그녀의 요구가 계속되었다. 오줌으로 젖은 몸을 닦아내고 젖은 옷들을 백에 담아 넘겨준다. 그 때마다 열리는 문으로 그녀의 몸이 보였다. 훔쳐보는 기분이었고, 훔쳐먹는 사과가 맛있다는 말처럼 짜릿했다. 그걸 느낀 그녀도 그 상황을 즐긴다. 한참 후에 나온 그녀는 허리가 날씬하고 엉덩이가 커서 긴 치마가 아주 잘 어울렸다. 뒤가 터졌지만 그래도 큰 걸음은 못 걷게 만들어져 있었다. 아버지 카드로 계산하고 서점으로 가는데 짧은 보폭 때문에 수영이 자꾸 뒤로 처졌다.

“저기..여보..”

“응?”

“그게 자꾸 빠지려고 하는데..요..”

엉덩이를 만져보니 막대기 끝이 걸렸다. 그만큼 빠져나온 것이다. 팬티도 안 입어서 막아주는 것이 없으니 문제였다. 수영은 자극을 많이 받아서 얼굴에 열꽃이 활짝 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저.

“꽉 물고 참아.”

“네..”

서점에서는 초급 일본어란 책과 사전, 한자사전을 수영의 조언에 따라 샀다. 몇 시간동안 서 있어서 다리가 아팠다. 커피숍에 들어가 앉았다. 수영이 앉지 못하고 있었다.

“못 앉겠어?”

“아니요..앉을게요..”

“으음...”

수영은 가방에서 우유 통을 꺼내서 나에게 건넸다. 나는 그것을 치우고는 수영에게 아이를 건넸다. 따듯한 모유가 넘쳐서 블라우스를 적시고 있는데 우유를 먹이는 것이 싫었다.

“모유 먹여..”

“.....네...”

셔츠를 풀고는 가슴을 꺼내 아이에게 물린다. 커피숍은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만원이었고, 대부분은 젊은 남녀였다. 내가 보기에도 탐스러운 가슴이다. 시선들이 몰려드는 것은 당연했다. 그 중 젊은 남자들은 넋이 나갔다. 나는 그들의 질투를, 수영은 끈적이는 욕정을 즐겼다. 다만 아이는 모유가 잘 안 나오는지 칭얼거렸다.

“잘 안 나와요..”

“이쪽으로 와봐.”

아이를 안고 옆자리로 오면서 입에서 침을 질질 흘렸다. 막대기 때문으로 생각했다. 아이가 물고 있는 젖을 잡고 짜봤다. 소젖 짜는 것을 텔레비전에서 본적이 있었다. 그렇게 나오는 젖을 아이가 받아먹었다. 내 손에 이리 저리 망가지는 가슴이 커플들의 가슴에도 불을 지피는 듯 했다. 모르긴 해도 오늘 만들어진 아이도 있을 것이고, 자기 애인의 가슴에 실망하고 헤어지는 남자도 생길만 했다.

“으음..아..여보..”

수영이 머리를 어깨에 기댔다. 아기를 너무 안고 다녀서 저린 팔을 주무르자 수영이 나긋나긋하게 주물러준다. 나는 시원해졌고, 아이는 어느새 잠들었다. 돌아갈 때 지하철을 타기가 겁이 났다. 남자들이 그렇게나 많이 달려들 줄은 생각 못했다. 좀 거리가 멀지만 택시를 타고 가는 것이 좋겠다. 아버지 카드가 있어서 다행이다. 여자랑 있는 것이 이렇게 돈이 많이 드는 것인 줄 미처 몰랐다.

아버지 집까지 힘겹게 돌아와서 바로 그녀는 자위를 한다. 나는 아까 봤던 기구 중에 커다란 성기 모양을 줬다. 그녀의 그곳은 한 치의 틈도 없이 그 큰 것을 받아냈다. 그 모형과 똘똘이를 비교하면 어른과 아이처럼 차이가 난다. 모형일 뿐인데 괜히 주눅이 들었다.

“여보..당신 것..보면 안돼요?”

“참지 못했으니까 안 돼..”

“징벌은 안줘요?”

“줘야지..”

잊고 있었는데. 무슨 징벌을 줘야 할지 생각 못했다. 잘못한 애한테는 회초리가 약인데, 어른 여자를 때린다는 것은 이상했다. 그러나 그녀가 exhibitionism 노출증도 있지만 sexual masochism 성적 피학증도 있다는 것을 생각했다. 아프게 때리지는 않더라도 모욕적으로 때리는 것은 어떨지 모르겠다. 집안을 둘러보며 때릴만한 것을 찾아봤다. 주방에서 나무로 만들어 옻칠을 한 주걱과 플라스틱으로 된 뒤집개를 찾았다. 주걱이 더 낳아 보인다.

“엎드려..”

“네..”

“찰싹~ 찰싹~”

10대만 때리려고 했는데 때리다 보니 계속 때렸다. 그녀는 맞으면서 모형 똘똘이를 움직이고 있었다. 엉덩이가 금방 시뻘겋게 부었다. 양쪽이 모두 그렇게 될 즘 해서 그녀는 한컴은 충분히 나올 만큼의 물을 쏟아내며 엎어졌다.

“고마워요. 여보..”

“쉬어..”

이제는 집에서도 여보라고 불렀지만 이상하지 않았다. 그녀가 맞고 나서 고맙다고 해 줬기 때문에 나 역시 양심의 가책을 덜 수 있어서 고마웠다. 서재에 들어가 바지를 열어 보니 내 팬티도 흠뻑 젖어 있다. 그녀의 병에 전염성이 있는 것이지 아니면 나에게 원래 그런 병이 있었는지 생각한다.

서점에서 사온 일본어책을 폈다. 해답이 없는 것에 매달려봤자 소용없다. 아버지가 돌아 올 때까지 그녀를 관리하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일이었고, 그러기 위해서 공부를 해야 했다. 수영은 잠깐 들어왔다가 음료수를 놓고 옆에 선다.

“왜? 할 말 있어?”

“아니요. 그냥 보는 거예요. 옆에 있어도 되요?”

“...앉아..”

앉으라고 했지만 의자가 없다. 그렇다고 책상위에 앉을 수도 없었다. 그곳에는 이미 책들이 있었다. 그녀는 내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녀의 기질 중 하나는 남자에게 우월감을 준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 그녀가 내 신경을 갉아먹었지만 무시하고 책에 집중했다. 그녀를 무시하기 위해서 더 집중했다.


---------------


현주는 엄마를 여자로 의식하게 되었다. 엄마가 여자라는 것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 굳이 덧붙인다면 엄마에서 여자로 인식의 변화가 생겼다. 그리고 그 변화의 촉매는 동생 재석이였다. 엄마를 여자로 만들어버린 재석에게 호기심이 생기고, 여자가 되어 버린 엄마에게 시기심이 생겼다.

“야..남자랑 하면 좋아?”

“뭐? 미친년..넌 싫으냐?”

“아니..좋긴 한데..왜 있잖아..막 소리치고 할 정도로 좋냐고..”

“비디오처럼?”

“응..”

“호호. 그건 비디오니까 그렇지..또 모르지 타고난 색녀들은 그럴지도..”

“그런가..그럼 너도 비명 지르진 않는다는 거지?”

“음...그럴걸? 왜 무슨 일 있어? 너~ 네가 그랬구나?”

“응? 아니! 난 아닌데..”

“누구? 누가 그러는데? 어떻게 봤어? 너희 엄마 아빠?”

“아니! 동생..”

엄마라는 말에 놀라서 동생이라고 했지만 엄마나 동생이나 같다. 괜히 말한 거 같아 심장이 두근거렸다. 아무리 절친한 친구라도 할 말은 아니다. 그러나 한번 쏟아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고 한번 뱉어진 말은 되돌릴 수없는 것이다.

“여동생? 남동생?”

“응..남동생..”

“걔 너보다 10살 어리다며? 그럼 15살인데...어머 어머~왠일이니~”

“.................”

“누구랑? 네가 봤다면 집에서? 누구 여자친구?”

“응...”

“야..걔 죽인다..그럼 15살 여자애가 막 소리 지르고 그랬다는 거야? 혹시 처녀라서 아파서 그런 거 아니고?”

“아니..됐어..야..그만해..”

“뭐가? 얘가 말을 하다 말아!”

그냥 다른 여자들은 어떤지 궁금했을 뿐인데, 파고 들어오고 있었다. 이러다가 우리 집 비밀이 다 밝혀질 거 같았다. 그건 두려운 일이었다. 친구에게라도 절대로 비밀인 것은 있는 것이다.

“흐흥~ 네 동생..귀엽던데..호호호..”

“애인도 있는 애가..남의 동생 귀엽던 말든 무슨 상관이니!”

“호호. 그냥 그렇다는 거지 뭐..내가 걔 잡아먹니..왜 그렇게 정색을 해?”

“알았어. 미안해..그만 하자..”

친구가 동생에게 관심을 나타내자 불편했다. 그리고 기분 나빠졌다. 동생은 물론 애인이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내 것’에 속했다. 동생이 더 이상 잘못되지 않기를 바라는 누나의 마음을 이 친구는 모른다.


------------


1. 다음은 금요일이겠죠?

2. 아버지와 함께 술집 여자랑 하는 부분이 많다는 의견이 있네요.
마침 더 이상 아방궁이 나오지 않네요. 좀 지루하셨던가 봐요. 아버지 부분에서 아방궁이 많이 나온 이유는 그곳에 아버지 인생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재석이에게 영향을 주는 곳으로 적당하다고 생각했고요.

3. 사건을 구성하는데 아무 의도가 없지는 않겠죠. 하지만 그걸 직접 말하기는 싫어요. 그건 저의 자존심이고 또 심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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