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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주, 제왕이 되다. - 13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14:53 1,041회 0건
1
만 하루가 더 지난 것 같다.
그래도 보연은 그 시간들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 하루, 보연에겐 새로운 세상이 열린 시간이었다.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오직 그 바위샘 물만 먹었을 뿐이다.
그런데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전혀 허기를 느낄 수 없었다.
그래서 지난 하루 온 시간을 오빠의 품에서만 보냈다.

아직도 이 오빠의 무기는 줄어들 줄을 모른다.
그냥 그대로 자신의 몸 어디에고 단 한군데라도 안 가본 것이 없다.
보지는 물론 항문도 그에게 정복당했다.
배꼽 가슴 젖꼭지 등 배 얼굴전체 뭐 오빠의 심벌은 몸 구석구석을 다 찾아다녔다.
그러는 동안 아마도 보지 안에 열 번 이상은 사정을 했을 것이다.
그때마다 자신은 천상을 경험했다.
입으로 먹었어도 보지 안에 받았어도 항문에 받았어도 맛있기만 했다.
아픔은 잠깐이었다.
뚫리는 고통의 순간이 지나가면 희열과 쾌락이었다.
처음에 퉁퉁 부었던 보지는 오빠의 숨결 하나로 치유되었고 거근 때문에 찢어던 항문도 지금 말짱하다.
그렇게 고통과 희열을 경험한 지금 오빠의 품 안에 안겨있으면서도 도대체 그 품안을 떠나기가 싫다.

젖통 사이에 오빠의 무기를 끼고 위아래 상하 운동을 하면 귀두부분이 입에 닿는다.
입술로 그 귀두를 핥으면 귀두에 마술이 걸린 것처럼 맛있다.
자신의 손으로 젖통으로 모으고 그 계곡으로 드나드는 모양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
그럴 때면 보지에선 물이 하염없이 흐른다.
오빠가 개통한 항문도 보지에서 물이 흐르는 느낌과 같다.
여자, 암컷, 보연은 자신이 여자이고 암컷인 것이 행복하다.
몸을 점령한 남자, 수컷, 그에게 종속된 것이 너무도 좋다.
그를 오빠라고 부르며 콧소리로 아양을 떠는 것도 너무 좋다.

“오빠”
“응?”
“우리 그냥 이렇게 살까요?”
“경찰 안 해도 돼?”
“오빠만 있으면...”

그의 품에서 수 없이 죽어가면서 그의 이름을 부를 수 없었다.
이름 뒤에 씨를 붙여도 그것이 불경인 것 같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입에서 오빠 소리가 나왔다.
처음엔 “아빠 살려주세요”라고 말한 것 같았다.
그래도 부끄럽지 않았다.

친구들 중에도 아이 아빠를 그냥 아이 이름 빼고 아빠라고 부르는 애들도 있다.
그런 말을 들으면서 그런 친구들이 웃긴다고 생각했다.
아빠는 아버지인데 남편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이 도대체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자신은 그 친구들의 심리상태를 이해할 수 있었다.
확실하게 암컷으로 복종하게 되면 남편이라도 그 앞에서 함부로 할 수 없음을 알았다.

하지만 아빠보다는 오빠가 더 좋았다.
주인님이라고 불렀더니 그가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다.
하인이나 종도 아닌데, 그런 호칭은 싫다고 말했다.
오빠라고 부르니까 아무 말이 없었다.
이제 보연에게 이 남자의 나이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이 남자는 자신을 장악한 주인이다.
그에게 자신이 존댓말을 하는 것은 당연하나 그가 자신에게 존대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서 수차례 애원하듯 말했었다.

“그냥...그냥 보연아 라고 해줘요”
“....”
“네?”

그의 품에 안겨서 그의 좃을 빨면서 그에게 부탁했다.
좃을 젖꼭지에 대고 비비다가 양 손으로 젖을 모으고 그 사이로 끼운 뒤 젖무덤을 비볐다.
젖무덤을 통해 전해지는 짜릿함...
보연은 자신의 몸뚱이 전체가 성감대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
자신은 색녀였다. 제대로 색을 밝히는 암컷...
그런 자신의 상태를 인정할 수밖에 없으므로 애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을 지배한 남자, 색녀인 자신에게 섹스로 기쁨을 주는 남자...
그런 남자가 자신에게 존댓말을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응? 그냥 그렇게 불러줘요”
“허허허”
“아잉...보연아...그래 봐요”
“그렇게 좋아?”
“네, 너무너무...”
“그럼 그러지 뭐”
“고마워요 오빠”

보연은 이렇게 해서 완벽한 그의 여자가 되었다.
서른다섯, 그의 아이를 낳고 싶었다.
그러려면 우선 그의 신분회복이 급선무였다.
산을 내려가는 즉시 그의 신분회복 절차를 진행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빠”
“응?”
“서울로 가요”
“안 가”
“왜요?”
“난 여기가 좋아”
“그럼 여기서 나도 살아요?”
“안 돼”
“왜요?”
“여긴 여자가 살 곳이 아냐”
“오빠가 안 가면 나도 안 가요”
“여자는 살 수가 없대두”
“오빠가 사는 곳이면 나도 살 수 있어요”

그가 그렇게 말하는 보연의 눈을 들여다보더니 일어나서 보연을 들어 올렸다.
양쪽 겨드랑이 사이에 두 손을 끼우고 번쩍 들었는데 아이가 들린 것 같았다.
발가벗은 몸으로 그에게 대롱대롱 들린 보연은 하나도 부끄럽지 않았다.
그렇게 들어 올린 보연의 보지에 그가 혀를 집어넣어서 보지 속을 헤집었다.

“하...으...응”

보연의 입에서 다시 기쁨의 노래가 나왔다.
그리고 다시 보지에서 왈칵 물이 나왔다.
용주가 그 물을 쪼옥 하고 빨아 마시는 소리를 보연은 들을 수 있었다.

“하...아...앙”

보연은 다시 온 몸에 전율이 흘렀다.
감전된 것 같은 짜릿함....
대롱대롱 들린 상태에서 두 다리를 쭈욱 뻗었다.

“내가 다 말해서 알겠지만 그래서 난 세상에서 살 수가 없어”

깊은 숨을 몰아 쉰 보연의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오자 그가 보연을 내리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보연이 급히 말을 받았다.

“살 수 있어요. 제가 해 드려요. 이 보연이가...”
“아냐. 나 때문에 너 불편하게 하는 것 싫어”

이제 용주는 자연스럽게 보연에게 너라고 하대했다.
보연은 그렇게 불리는 것이 더 좋았다.

“불편하지 않아요”
“엄마랑 같아 산다며?”
“엄마도 오빠 좋아할 거예요”
“어떻게 그리 장담해?”
“엄마는 내가 좋아하는 남자면 누구라도 좋다고 했어요”

다시 보연의 몸 위로 몸을 올린 용주가 그녀의 젖가슴을 쥐며 말했다.

“난 아까 말했지만 앞으로 한 여자의 남편으론 살 수 없을 거야”
“그래도 돼요”
“그래도 되다니?”
“오빠는 그런 능력자니까...”
“뭐?”
“오빠는 위대한 남자니까...내가 독차지 할 수 없을 거란 생각 많이 했어요”
“내가 위대해?”
“네, 제 주인이신 오빠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남자예요”
“....”

용주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생각했다.
이제 3번째 여자다. 아니 여자로 치면 4번째다.
그런데 그 넷이 다 자신의 몸 아래에서 자신을 겪고 나면 매우 어렵게 대했다.
아무리 산 속에서 세상과 등지고 살았지만 인간관계를 모른다면 그건 말이 아니다.
지금의 보연이만 빼면 그 여자들은 모두들 다 자신의 나이 두 배가 넘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그렇게 나이차이가 있더라도 처음 본 남자에게 반말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관계를 하고 대화를 하다 보면 서로의 나이 차이가 갭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갭이 하나도 없었다.
모든 여자들이 다 자신에게 굴복했다. 겉으로가 아니라 진정성이 있는 굴복이었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있는 남성성은 여자를 지배하는 능력을 겸비한 것이다.

“오빠는 앞으로 이 나라만이 아니라 세계를 지배할 수도 있을 거란 생각도 들어요”
“무슨 재주로?”
“오빠만 오빠 자신을 몰라요.”
“뭘 몰라?”
“오빠가 가진 능력”
“내가 무슨 능력이 있어? 배운 것도 하나도 없는데...”
“오빠는 대학을 몇 개나 나온 박사들보다 위예요”
“허허허”

용주는 보연의 그같은 말에 그냥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보연은 진지했다.

“이 세상 어떤 남자도 하루에 오빠처럼 많은 섹스를 할 수 없어요”
“그거 잘한다고 능력자야?”
“섹스를 잘하는 게 아녜요. 여자를 정복하는 능력자...”
“하여간...”
“세상 어떤 여자도 오빠에게 굴복하지 않을 수 없어요”
“....”
“그래도 오빠를 경험하면 그 여자들은 모두 오빠 앞에서 행복함을 느낄 거예요”
“그래도 좋아?”
“좋아요”
“왜?”
“그런 능력자 오빠의 여자니까”
“너만 사랑하지 않는데도?”
“그건 욕심이예요. 오빠는 지배자니까”

보연은 자신의 입으로 말을 하고도 참 좋은 단어를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이 사람은 지배자다.
여자만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것을 지배할 지배자...
자신이 그런 능력자의 여자가 된 것이 행운으로 느껴졌다.
절대로 이 행운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의 손길이 다니는 몸뚱이가 다시 흥분에 휩싸인다.
그런 보연의 상태를 알아차린 용주가 다시 보연의 몸속으로 ‘용근’을 박았다.

‘아....하...앙“

보연의 입에서 바로 희열의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그 신음이 신호인 듯 다시 용주가 움직였다.
용주의 ‘용근’ 또 보연을 천상으로 이끌어 갔다.

2
마당 가득히 쏟아지는 햇빛이 참 곱다.
그 햇빛에 반사되는 갖가지 색의 연산홍 꽃잎들이 자신의 색깔들을 자랑하는 것 같다.
생각이 그래선지 알 수 없으나 이제 100일 남짓이라는데 뱃속에서 아이의 태동이 느껴진다.
여자가 엄마가 되는 기쁨이란 게 이런 거로구나 하는 생각에 명희는 배를 만져본다.

‘이 안에 그이의 씨가 자란단 말이지?’

임신임을 확진한 화영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의사이기 전에 여자였다.
아이가 생겼다는 것보다 아이의 아빠가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았다.
말로는 극단적 노산으로 산모와 태아 모두가 위험할 거라고 했다.
하지만 그런 이례적인 말은 의사라서 한 말이었다.
여자로서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입으로 아이의 아빠에 대한 고백을 듣고 싶어 했다.

명희도 그런 화영 앞에서 숨기고 싶지 않았다.
그이와 자신이 혈육으로 연계된 관계만 빼면 굳이 숨길 것도 없었다.
앞으로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될 극소수의 사람 중 틀림없는 1인이었다.
자신의 임신 소식이 알려지면 옥선을 통해 사건의 전말이 드러날 일이었다.
자신도 없는 자리에서 자신의 일로 남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싫었다.
명희가 고백했다.
아주 우연히 만난 한 남자에게 암컷으로 복종했음을 전부 고백했다.

옥선의 애인과 그 친구란 젊은 애들과 합석...
수많은 그 또래 부하를 둔 자신에게 그들은 그냥 애들로 보였다는 것...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친구 옥선의 비위를 맞춰주려고 같이했던 술자리...
그런데 그 애들이 장난을 친 것 같았다는 느낌...
그리고 나타난 구원자이자 수호신이었던 남자...
일순간에 그에게 취함을 당하고 그의 여자가 되어버린 것...
그 뒤 자신의 몸을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어서 옥선을 보내고 하루하고 반나절....
그 시간 동안 자신이 여자이자 암컷임을 고백할 수밖에 없었던 것....
모든 것을 남김없이 말했다.

“진짜 남자였어”
“어떻게?”
“내가 어떤 것도 해볼 수 없었어”
“??”
“그의 품이 곧 우주였어”
“!!!”
“난 그냥 우주 안에 있는 그의 종속품...”
“나도 그런 일이 있었는데...”
“뭐?”

화영은 명희의 말을 들으며 무의식중에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해버렸다.
화영의 그 말에 명희가 화들짝 놀랐다.

“아아니...아냐...그냥...”
“해 봐. 나도 듣고 싶어”
“그냥...”
“언제야? 오래 되었어?”
“아냐”
“그럼?”
“지난 번...지수 결혼 앞두고 등산 갔을 때...”
“자세히 좀 말해 봐”

화영은 궁금해 하는 명희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줬다.
산길에서 자연에 취했다가 딸들과 일행을 놓친 것...
어두워진 산길에서 발을 헛디뎌 추락한 것...
자신의 기억이 거기까지였는데 깨어나서 보니 움막이었다는 것....
그리고 그의 품에서 천상의 향락을 맛보고 정신도 육체도 종속되어 버린 것...
그 후의 일들은 얘기하는 화영보다 듣는 명희가 더 놀랐다.

‘할아범’
‘죽음’
‘고용주’

화영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대해 명희는 둔기로 머리를 맞은 것 같았다.
그리고 이어진 화영의 고백은 자신의 경험과 동일했다.
그와 하룻밤에 수없이 죽어나갔던 경험...
스스로 그 앞에서 암컷임을 고백할 수밖에 없었던 경험...
그의 품 안에 있으면서 우주의 평온함을 느꼈던 것...
그리고 마지막엔 그의 품안에서 잠들었고 잠든 자신들을 두고 떠난 사람....

‘그래...그였어’

마당의 햇빛을 보면서 명희는 그의 등장과 퇴장을 다시 곱씹었다.
바람처럼 등장했다가 정말 바람같이 사라졌다.
그 하루 반나절, 호텔방 출입문의 메커니즘을 설명하지 않은 자신을 한없이 질책했다.
그는 지금도 자신을 원망할 수도 있다.
그토록 뜨거운 시간들을 하루하고 반나절을 보냈으면서도 방문을 잠궈버린 여자...
그에게 남아있을 자신의 잔영이 꼭 그럴 것만 같아서 괴롭다.

화영은 그 뒤 그가 살았던 움막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움막은 그가 떠난 흔적만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떠나 온 그가 자신을 창졸간에 안은 것이다.
자신의 여성성을 깨우고 자신의 몸 안에 씨를 뿌려 싹을 틔우고 있는 것이다.
명희는 그래서 자신의 몸에 씨를 뿌린 그가 화영이 만났던 그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래, 그는 나타날 거야’

명희는 왠지 그가 곧 나타날 것만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미 그에 대한 모든 결심은 끝나있었다.
자신과의 관계는 영원한 비밀이다.
그러나 그에게 아버지의 죄업은 갚아주고 싶다.
그것은 자신이 낳을 아이의 아버지에게 주는 것이 아니다.
그에게 배푸는 것은 그가 아버지의 아들로서 당연히 받았어야 할 그의 몫이다.
이미 아버지 사 후 아버지의 자식이라고 나타났던 모든 이들에게 그리했다.
그러니 그에게 그의 몫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더구나 그는 산 속에서 자라면서 호적도 없었으니 배움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그의 나이가 어리다.
지금부터라도 얼마든지 현대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한다면 그는 당당하게 세상을 지배하며 살 수 있다.
그것은 또 자신의 뱃속에 있는 아이의 아버지가 필히 가져야 할 조건이다.
그래서 더욱 아이 아버지로서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자신이 뒷바라지를 해줘야 한다.
이런 결심은 이미 임신임이 확진되고, 화영의 고백을 들은 뒤 바로 했다.

‘그런데...당신은 지금 어디 있어요?’

명희는 마당의 꽃을 바라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때 전화기가 울었다.

“네”
“....”
“그래서요?”
“....”
“예측했던 일이예요”
“....”
“우리에게 나쁘지 않아요”
“....”
“그렇죠”
“....”
그래서 내가 어제 그렇게 지시한 거예요“
“....”
“그래요. 수고해요”

예측했던 대로 새 경제팀 수장이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한 모양이다.
새로 들어 선 새 경제팀은 눈앞의 대통령 지지율만 생각한다.
그러나 이 경제팀이 추진하려는 한국형 양적완화 정책은 아마도 몰핀이 될 것이다.

이미 지난 정권의 경제팀은 우리 경제가 감당하기 힘들 양적완화를 시행했다.
당장의 경기가 나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5년 내내 저환율 저금리 정책을 고수했다.
그러니 지표상 경제는 성장했으며 수출 실적도 나쁘지 않았다.
당연히 그래프로 나타나는 경제 펜더멘탈은 호황이었다.

하지만 이미 우리 경제는 속으로 곪아있다.
가계부채 1,000조, 부실가계 30%...하우스푸어 100만 이는 한 번 터지면 감당하기 어렵다.
일본의 20년 디플레이션, 그 암흑기가 한국에도 올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은 기업도 가계도 개인도 20년의 디플레이션을 견딜 기초체력이 있었다.
하지만 우린 없다. IMF를 넘은지 이제 불과 10년이다.
따라서 조그마한 외부자극이라도 있으면 남미경제의 전철을 그대로 밟게 될 것이다.
그래서 명희는 현 경제팀이 물러나기 전까지 한국 금융시장의 자산을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그래, 사업은 사업이지’
‘특히 이 아이에게 제대로 모든 것을 물려줄 수 있으려면...’
‘그러고 보니 이 아이는 정말 온전한 고씨가 아닌가?’
‘이 아이는 그래서 더욱 포기할 수 없지’
‘내 아버지 고성환의 피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이 아이가 모든 것을 계승해야지’
‘알려주진 않았지만 화영의 표정이나 말투로 봤을 때 이애는 남자인 것이 확실해’

물끄러미 마당을 바라보던 명희가 인터폰을 누르더니 말했다.

“외출할 거니까 준비 부탁해요”

3
주희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처음엔도대체 딸이 미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남자라곤 모르던 아이였다.
그런데 오늘도 보연은 밤새 죽는 소리를 내며 숨이 넘어간다.
그렇게 딸이 넘거는 소릴 들으며 자신은 또 지옥을 경험한다.
세파를 헤치느라 이루 셀 수 없는 사내들을 접했다.
필요하다면 죽는 시늉도 해봤다.
그럴수록 사내들에게 빼낼 것이 많았다.
그러나 그것은 목적이었을 뿐 진정으로 자신을 지배한 남자는 만나지 못했다.
그런데 요 며칠, 딸 보연이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다.
엄마가 있는 것을 빤히 알면서도 저렇다면 저 남자는 범상한 남자가 아니다.

“엄마!”

수사 상 출장이라고 하루 외박을 하던 다음 날 事막?전화가 걸려왔다.

“응”
“엄마가 누구 시키든지 내 방 침대 큰 거로 좀 바꿔놔”
“왜?”
“그냥 자세한 것은 집에 가서 말할게”

그렇게 전화는 일방적으로 끊겼었다.
영문을 알 수 없는 주희는 딸을 믿으므로 딸이 시키는대로 했다.
자신이 사는 목적이 딸 보연이었다.
나이 서른다섯이 되도록 결혼하지 않은 것 빼고 단 한 번도 실망을 시킨 적이 없다.
특별한 부탁이었으므로 직접 최고급 가구만 파는 매장을 방문, 딸의 뜻대로 했다.
그랬는데 그날 저녁 주희는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다.

“오빠, 들어오세요”

일찍 퇴근하여 딸을 기다리며 서재에서 최신 디자인 책을 보고 있던 주희는 잘못들었나? 생각했다.

‘오빠라니?’

책을 덮고 마루로 나갔다.
딸의 뒤로 건장한 남자가 서있었다.
그런데 어딘가 이상했다.
말끔한 새옷을 입었는데 그 옷이 사람과 맞지 않았다.
검은 얼굴, 더부룩한 머리, 그러나 앳되어 보였다.
아무리 봐도 딸 보연보다 어려보였다.
그래서 맨처음 보연이 오빠라고 부른 소리는 잘못 들은 거로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엄마 안 잤어?”
“응...근데 누구시니?”
“아!! 앞으로 내가 모시고 살 오빠”
“모시고 살아?”
“엄마!!”
“엉?”
“쫌 있다가....”

보연은 주희의 말을 잘랐다.
주희는 그럴 때면 보연에게 꼼짝도 못한다.
지금껏 그래왔다.
모든 면에서 완벽했으므로 자신이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알려고 하면 불같이 화를 냈다.
그렇게 화가 나면 몇 날이고 몇 달이고 말도 하지 않을 정도로 자신의 영역에 확실했다.
주희는 이미 그런 보연을 익히 알고 있으므로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주희에게 궁금증을 한껏 안겨준 둘은 2층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제였다.
남자가 욕실로 들어간 것 같았는데 그 뒤를 보연이 따랐다.
그리고 잠시 후 욕실에서 듣기 거북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

“오빠...오빠...살려주세요. 보연이 죽어요”

누가 들어도 남녀간 교접이 확실한 소리였는데 남자는 조용하고 딸은 수없이 죽었다.
그렇게 욕실에서 시작된 소리는 밤이 샐 때까지 끊어지지 않았다.
나이 환갑을 바라보는데 딸의 섹스 소리를 들으며 보지가 흥건히 젖었다.
손가락으로 아무리 달래도 달래지지가 않았다. 둘의 교접은 그렇게 요란했다.

그 소리를 들으며 흘렸던 보짓물은 더 이상 나올 물도 없는지 손가락으로 쑤시는 보지가 아팠다.
그러다가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르게 잠이 들었다.
그런데 새벽에 일어났어도 2층 딸 방에서 나는 그 소린 계속되었다.
보연의 고백은 매우 다양했다.

“오빠...”
“저 죽어요.”
“저 좀 죽여주세요.”
“살려주세여”
“잘못했어요”
“그만 그만 그만요”
“오빠...주인님...저 가요”
“네 싸줘요.”
“네 먹고 싶어요”

귀를 세우고 들어보면 웅얼거리는 남자의 소리는 단조로웠다.

“보연아”
“좋으냐?‘
“요년”
“아이구 귀여운 것”
“네 보지 맛있다”
“먹을래?”

처음엔 화가 났는데 나중엔 궁금했다.
둘의 교접을 구경하고 싶었다.

“도대체 누구니? 뭐가 어찌 된 거야?”

새벽이 딸이 죽어가는 소리를 들으며 출근했던 주희가 퇴근한 뒤 보연을 붙잡고 물었다.
남자는 욕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지 보연이 수건을 들고 욕실 문 앞에 대기 중이었다.

“안 그래도 엄마에게 말할 참이었어”
“뭘?”
“나 경찰, 휴직했어”
“뭐?”
“잠시...저 분에게 해드릴 일이 있어서...”
“도대체...”
“엄마!”
“???”
“오빠 나오시면 인사드릴 거야.”
“오빠?”
“그냥 인사 받아 줘”
“참 나...”
“나 믿지?”
“그거야...”
“그럼 내 선택을 믿어 줘”

남자가 샤워 가운을 입고 욕실에서 나왔다.
그런 남자에게 보연이 두 손으로 공손하게 타월을 바쳤다.
남자는 당연하다는 듯 그 타월을 받아 손을 씻더니 주희를 보고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런데 그의 인사를 받은 주희가 몸이 움찔했다.

“고용줍니다”
“아! 네에”
“처음 뵙습니다”
“네에...그...그래요”
“그냥 혼자 살아도 되는데 하도 보연이가 같이 살아야 한다고 졸라서...”
“아~ 네네”

남자는 당당했다.
전혀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그가 말할 때 보연은 그를 바라보는 눈이 달랐다.
그냥 제왕의 사랑을 독차지하려는 후궁이 하룻밤 승은을 입은 표정을 했다.
그런데 주희 자신도 자기의 몸에 이상을 느꼈다.
웅얼거리는 것 같은 말이지만 음성에서 알 수 없는 중압감을 느꼈다.
그를 마주 볼 수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말이 떨려 나오면서 더듬게 되었다.
그리고 몸에서 열이 솟았다. 그게 무슨 증상인지 남자를 여럿 겪은 주희가 모를 리 없었다.

그렇게 일주일...
이 저녁도 보연은 남자에게 애원하는 중이다.
이제 그 소리에 주희 자신도 죽을 맛이다.
틀림없이 딸 보연이의 남자다.
무슨 이유인지 보연은 되도록 자신과 자신의 남자가 만나지 않도록 했다.
자신이 퇴근하면 아예 1층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직도 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모른다.
다만 그의 그 웅얼거리는 목소리는 이제 확실히 안다.
그리고 딸 보연의 색정적인 신음 상태로 딸이 엄청난 색녀인 것도 알았다.
‘모전여전’이라더니 딸이 자신을 능가하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자신은 아직 한 번도 보연이 같은 죽음의 희열을 맛보지는 못했다.

이 밤...딸은 또 몇 번을 죽었는지 모르는데 지금도 죽고 있다.
이제는 손가락도 지겹다.
오이에 콘돔을 씌우고 했어도 전혀 실감나지 않았다.

‘나도 한 번 만 저렇게 죽었으면 좋겠어’

주희는 자신도 모르게 그리 중얼거리며 보연을 죽이는 남자를 상상했다.
첫날 인사 때 잠깐 마주쳤던 그의 시선...그 뜨거움...그게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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