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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 단편에필로그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14:57 831회 0건
5

수치스러웠지만, 이상하게도 흥분 되는 거 있지.
내 은밀한 밑천을 다 드러냈더니, 오히려 당당해 지데.
날 이렇게까지 적나라하게 본 단, 한 사람. 그 사실이...
난 아직도 그 이 앞에서는 트림도 안하거든.

돌아서 회색 스커트를 들추고, 팬티를 요리조리 올리며 그년은 산속에서의 일을 회상했다.
탄성을 잃은 푸석한 엉덩짝 사이로 정액을 닦다 남은 작은 휴지 조각이 붙어 있었다.
그년은 결코 몸에 남은 나의 흔적을 지우는 법이 없었고, 고스란히 집으로 가지고 가
비릿한 채취를 이상무와 함께 쓰는 침대에 묻혀대곤 하였다.


서로 성기를 빨아대었던 그날 이후, 그녀는 마치 딴 사람마냥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7평 남짓 끼어있는 이 사무실은 현실도, 그렇다고 상상도 아닌 꿈같은 공간이었다.

이상무가 내 책상 앞에 서서 영업부에서 사용할 차량에 대해 이것저것 묻는 와중에도
뒤로 은밀히 다리를 벌려 주었고,
그가 출타라도 하는 날이면, 문 밖 직원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나에게 당당히도 보지를 벌리곤 하였다.
그럴 때 면, 책상 밑 사이로 드러난 서로의 음부를 바라보며 얼굴이 벌겋게 되도록 자위를 하곤 하였다.

그년 앞에서 무수히도 많은 정액을 쏘아대었다.
이 미친년이 나의 발 치 아래 쭈그려 앉아 오줌을 갈겨대는 것을 얼마나 즐겨하였나.
또 미스 리가 들락거린 그 횟수는.
이상무에 책상 밑 휴지통에는 미스 리가 뱉어낸 흔적들로 얼마나 채워졌을까.

이 작태들을 보며, 그들이 여태껏 비집고 나오는 욕망들을 어찌 누르고 살았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들은 사장으로서, 어머니로서의 인생을 평범하고 안전하게 운전하여 나갔다.
다만 7평 남짓한 이 공간 안에서만은 지켜야 할 신호등 따위는 없었다.



퇴근시간이 이를 무렵 함께 나갈 채비를 하는 이상무와 그년은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회사로 찾아온 아이들과 함께 나서며, 수고하라 직원들을 격려 하였고,
눈치 빠른 몇몇은 그들의 뒤통수에 대고 결혼기념일을 축하 한다 외쳤다.
쑥스러운 듯 손사래를 치며 나서는 그의 뒤를 딸로 보이는 여자가 직원들을 향해 뻘줌하게 인사하며 돌아선다.
얼굴모양새가 꼭 그년이다.
꽉 끼인 청바지로 드러난 뒷모습이 탄력 있게 실룩거린다. 풋풋한 살들이 느껴졌다.
아마, 30년이 지나면 그년 같아지겠지. 그년도 한 30년 전에는 저랬을 거야.




늦은 밤 신호에 걸리어 서있다. 차들은 없었지만, 저만치 내리막길 끝으로 줄지어 이어진 신호등들이
각기 점등하며 나를 바라본다.
성질 급한 택시는 슬슬 나서더니, 이내 부응 하고 횡단보도를 가로 질러 버린다.

대전 유성구 **의료원 도착지 까지 1.5km, 예정시간 02:03분

아마도 저 길 끝 즈음에 병원에 도착하려면 적어도 두 번이상은 신호에 걸릴 것이다.
횡 한 이 도로 위를 질주 하고 싶은 욕망이 일어난다. 오른쪽 다리가 꿈틀 된다.
이내 긴 숨 한번 쉬고 차창을 열며 담배를 당긴다. 몽실 피어난 연기는 홀리듯 밖으로 빨려 나간다.



A의 아버지가 돌아 가셨다.
발인이 내일인데, 오늘 저녁에서야 C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C도 금방 알게 되었다고 했다,

오늘 선약이 있어, 조의금 좀 대신 내 줘, 문자로 계좌 날리고.

난 B가 알고 있는지 궁금하였지만, 연락하지 않았다. 귀찮았다.


좁은 식장은 그나마도 한적하였다.
시간이 늦어서인지, 조문객으로 보이는 몇몇 사람들만이 테이블 가장자리에 자리를 트고 누워 자고 있었다.
봉투에 넣을 돈을 꺼내었다. 잠시 멈칫하다 5만원권 하나를 더 꺼내 넣었다.

방명록은 저 혼자 펴져 있었고 그 위에 말라 붙은 퍽퍽한 사인펜으로 의미 없는 이름을 남겼다.
조문실로 들어서니, 향 옆에서 자고 있는 식구들이 눈을 번쩍 뜨며, 허둥지둥 자리를 잡는다.
그래봐야 그녀와 남동생이었다.
A는 벌겋게 충혈 된 눈을 커다랗게 뜨고 날 바라보았다.
짐짓 눈인사를 건네며 향에 불을 붙여 향로에 꽂아 넣었다.
옆으로 따라오는 부담스런 시선 속에서 두 번 절을 하고 맞절을 한다.
검은 상복위로 솟은 얼굴에 살집이 붙어 보였다.

여기 까지 와주어 고마워. 연락도 제대로 못했는데.

앉아 있다 가라는 인사말을 정중히 사양하고, 생수 한통만 집어 들고 나오는 길이다. 그녀가 배웅을 하겠다고 따라 나섰다.

고맙긴 뭘……….
아이들은?

응. 신랑이 데리고 집으로 갔어. 여기선 잠을 제대로 못 자.

어느덧 밤공기에 가을 마른 잎 냄새가 섞어 있다. 야외에 철 구조물로 지어진 주차장까지 함께 걸어갔다,
자면서 돌아가셨으니 편하게 가셨을 거라는 둥. 아이들 키우느라 정신이 없었고, 그 와중에 시간이 유수처럼 흘러가더라는 등의 의미 없는 대화들이 어색하게 오고 갔다.

2층에 차를 세워 두었다. 주위가 워낙 고요해서 계단을 밟을 때마다 들리는 쿵쿵하는 소리가 거슬리게 느껴졌다.
들어가라는 권유에도 잠 깰 겸 차타는 것 까지 보고 간다 하니 말릴 도리가 없었다.
뒤따라 올라오는 A를 바라본다.
머리위에는 으레 그렇듯 하얀 핀이 가로로 꽂혀 있었다.
검은 상복이 컴컴한 배경과 묻혀 사라지자 횐 색 나비 한 마리가 날 좆아 온다.


잊을 수 없는 꿈을 꾼 적이 있어.


운전석 문을 여는 내 뒤에서 불쑥 그녀는 혼잣말을 하듯 나즈막히 말한다.

꿈?

짐짓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기가 두려웠다.

응. 꿈. 처음엔 악몽이었어. 그게 그렇잖아. 나쁜 기억은 잘 잊혀 지지 않는 거. 알지? 근데 우습더라. 시간이 갈수록 그 꿈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었어. 알 수 없는 사람이었지. 난 마치 영혼이 몸을 빠져 나간 듯, 그 광경을 공중에 떠서 보고 있었지. 그런데 소름 끼치게도. 난 그걸 오히려 즐기고 있더라.

길가 가로등의 주황색 빛이 그녀의 눈에서 글썽이는 물결을 반사하자 난 눈살을 찌푸렸다.

알고 있었니?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나. 어쩔 줄 몰라 어정쩡한 모양으로 그녀를 바라보기만 하였다.
그 때, 그녀의 머리위에서 나비 한 마리가 날아갔다.

왜 그랬는지. 난 잘 모르겠지만,
다짜고짜 그녀의 입술을 덮어 버렸다.
의외로 그녀는 순순히 내 혀를 받아들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녀가 순응 할수록 무언가를 깨 부시고 싶은 욕망이 솟아 올랐다. 뒤질세라 자지가 고개를 들기 시작하였다.
주위는 어두웠다. 난 그녀의 입을 막고 싶었다. 아니, 구멍이란 구멍은 모두 막아버리고 싶은
추잡한 본능이 느껴진다.
억샌 힘으로 그녀를 돌려 차 쪽으로 밀어 붙이고 검은 상복치마를 몇 번이나 들어 올렸다.
그녀는 벋대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아니야. 안 돼.


나에게 애원하듯 부탁한다.

그래 더 부탁 해. 애원 해 봐. 그래봐야 넌 내 좃집일 될 뿐이야.

이윽고 가는 발목위로 검은 색의 작은 팬티가 툭 하니 얹어졌다.
난 그녀의 뒷목을 누르며 급하게 자크를 열었다. 옷에 걸려 자지가 나오지 않는다.
손을 바지 속으로 깊숙이 넣어 이리저리 빼 내니 용수철처럼 발딱 슨 자지가 고개를 쑥 하니 내밀었다.
주차장은 2층이었다. 위아래가 마치 스폰지처럼 작은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다. 밑에서 보면 적나라하게 보일 것 같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어둠 속에서 젖혀진 검은 치마는 밑으로 드러난 살결을 눈처럼 희고 가을 들판처럼 풍요롭게 보이게 한다.
옆 철골로 된 담 넘어 긴 도로 위에 횡단보도가 저만치 보인다. 마침 빨강 신호등이 노란색으로 바뀌고 있다. 그 신호에 맞추어 승용차 한 대가 부응 하고 출발한다.

목에 힘을 주며 나를 바라보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제발 이라고 말한다.
나는 오히려 잡고 있는 손에 더욱 힘을 쥐며 한손으로는 그녀의 움푹 페인 털 사이를 더듬더듬 헤집고 있다.
그녀 아버지의 영정 사진이 떠오른다.
그 아래서 맞절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 먼저 일어난 나는 이제 막 서려는 그녀의 몸을 투시해 알몸을 상상했다.

그녀의 애원이 어느 틈엔가 멈추었다.
마치 모든 것이 멈추어진 고요하다.
안정감을 느끼며, 구멍을 조준한 나는 심호흡 끝에 조심스럽게 귀두를 밀어 넣는다.

놀랍게도.


그녀의
보지는
젖어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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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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