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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빛 연인들 - 1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15:02 1,115회 0건
본 소설은 도입부에서 짧게 결말을 언급한 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회상하는 내러티브 구조를 취합니다.

-







兄死取嫂

1부






형이 죽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폭설이 쏟아지던 겨울 날,
출장가는 길에 급하게 고속도로를 타다가
교통사고를 크게 당하여, 처참한 상태로 입원하게 된다.
그런데 그 사고가 메머드급 사고였는지라
안타깝게도 거의 전신불수 상태가 되었다...


담당의의 소견으로는
애석한 일이지만 차후에 재활훈련을 실시하더라도
정상적인 거동이 불가능할 것이라 한다.
위중한 가운데, 의식이 회복된 것이 천만다행이라 밝힐 정도였다.
.........
거금을 들여 구입한 애마 아우디 S8도 형체를 알아볼수 없게 박살이 났음은... 물론이다.


지금부터 서술하는 모든 이야기는
주인공 민규의 시점에서..
형이 사고를 당한 이 시기로부터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시작한다.


-


민규는 또래보다 조금 늦게 입대하여, 24살의 7월에 전역했다.
군을 제대한지 어언 1년이 되도록 복학할 엄두를 못냈다.
2학기에 바로 복학하려 했지만 등록금이 여의치 않아서..
홀로 계신 아버지와 둘째 형, 그리고 조금씩 모아둔 것으로 신학기를 어렵게 등록한다.
아버지는 혼자 지내기도 불편하신 분이라 자금 여력이 없고
둘째 형은 썩 괜찮은 수입에 비해 여간 짠돌이가 아니라, 숟가락만 살짝 얹어준 정도다.


어머니가 몇해전에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셨고
아버지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2년전에 자진해서 퇴직하셨다.
지역에서 이름난 명문고교의 교장으로 오랫동안 계셨다.
사립학교이고 딱히 정해진 정년은 없는데도..
병수발도 들어야하고 자잘한 신경을 써야한다는 이유로 용단을 내린 것이다.


식구는 남자만 3형제다.
맏형은 어머니가 살아 계실때나 지금이나 존재감이 미미한 사람이다.
말수가 원래 적고 성격이 조용조용하다.
체격이 작은 편이고 몸도 부실하다.
대학 졸업이 많이 늦어지는 바람에
30대 중반이 돼서까지 변변한 직업없이 백수로 지내다가..
작년 가을에 반짝 취직이 되나 싶더니, 얼마 못가고 금새 또 그만두었다.


둘째 민혁.
형제들 중에서 가장 성격이 호탕하고 시원하다.
몸도 184cm에 85kg로 듬직한 체격이다.
예전엔 체중이 90kg을 살짝 넘을 정도였는데
보다 못한 와이프가 연애할 생각이면 살을 빼라는 압박을 주자, 그나마 감량한 것이다.


담배인삼공사에 재직중이며 수입이 쏠쏠하다.
나이차가 많은 동생에게 잔소리가 잦고 마음에 안드는 것 투성이라..
못 미더운 마음에 자잘한 것까지 신경을 쓴다.
아직 대학생이며 세상물정도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한 동생은...
그런 형에게 어릴적부터 적잖은 스트레스와 열등감에 시달려왔다.


민혁의 생김새를 살펴보면
지금은 살이 붙어서 호빵같이 동그란 얼굴인데
과거 20대중반 얄쌍하던 시절, 잘생긴 얼굴 덕분에 여자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민규가 생각하기에는, 이런 형이야말로
키도 작고 얼굴도 애매하게 생긴 본인보다는..
돈도 잘 벌고 여러 가지로 앞서나가는 존재,
즉 자신이 노력하여 언젠가는 극복해야할 이상적인 타입의 남자라 할수 있겠다.


첫째와 둘째가 세네 살 차이,
34세의 민혁과 9살 차이인 민규,
그리고 한 식구가 된 형수는 29세다.


민혁의 처 정아네도 부모님까지 가족이 다섯인데
위로 한참 터울의 큰 오빠와 손윗 언니가 있다.
현숙하고 지혜로운 몸가짐과 말하는 어조를 보면 마치..
차녀도 아니고 장녀처럼 너그러운 마음씨를 지닌 사람 같다.
머리도 영리하고 무언가 배우고자 하는 열의도 넘친다.


줄곧 교사를 희망해서 사범대 국문과를 진학했는데
대학을 다니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교사에 대한 환상이 무너졌고
현재는 교육관련 직장에서 카운슬링 컨설턴트를 맡고 있다.
민혁과 만난 계기는
직장 동기가 주선해준 소개팅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


막내가 입대할 당시만 해도
둘은 서로 티격태격~ 다툼이 잦아서 헤어질 듯 말듯하던 사이다.
민규도 그리 오래갈 커플이 아니라 생각했고
사실 형한테 배알이 꼴려서, 저렇게 멋진 여친은 호사라는 생각도 가졌다.
근데 이게 왠일...?
제대하고 와보니 그새 둘이 결혼해서 살림까지 꾸리고 있는게 아닌가.


앞에 적었듯이 민규와 정아는 4살 차이다.
정아는 168cm에 55kg로 키도 크고 늘씬한 체형이다.
전반적으로 신체의 밸런스가 잘 잡혀 있는 아름다운 몸매를 지녔다.
그중에서도 특히, 미끈하게 아래로 뻗어있는 각선미가 매우 근사하다.


민혁이 민규에게 정아를 소개해주는 자리에서
막내는 그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스커트를 보고 적잖이 흥분을 느꼈다.
꽤 단정한 차림새였는데도..
어떻게든 낑낑거리며 조금이라도 속살을 들여다보고 싶어 몸부림을 쳤다.
뭇남성들의 시선을 저절로 사로잡는 멋진 각선미하며..
하얗고 미끈한 살결의 잘 어우러진 조화가 정말 일품이었다.


그리고 얼굴...
민규는 형수를 떠올리면 이런 생각이 든다.
고대 중국의 4대 미인중에서, 서시와 왕소군이 살아있다면
오늘날 우리 형수님과 같은 용모가 아닐까...
어린 나이지만
중국역사에 관심도 많고, 무척 좋아하는 민규식의 해석이었다.



4대 미인에 속하는 이는 저 두 명 외에도 잘 알려진 양귀비와 초선貂嬋이 있다.
초선은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 등장하는 가상의 여인으로
당시 명문가의 대신 왕윤의 딸이었기에 어려움을 모르고 살았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가장 유명하고 익숙한 양귀비 楊貴妃는
매우 요염하고 풍만한 매력으로 당현종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다하니..
어딘가 모르게 청초한 느낌과는 거리가 있다.


민규가 생각하는 형수 정아는 그런 심상이 아니다.
춘추전국시대 월나라 나뭇장수의 딸로 태어난 서시西施를 상상한다.
기원전 5세기 춘추 말기의 저장성 회계 출신인 서시는
그 앳된 용모가 복숭아꽃처럼 아름다워 고을에 입소문이 자자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심장병을 앓고 있어서..
가슴 통증으로 얼굴을 찡그리는 버릇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헌데, 이 고통스러운 얼굴마저 너무나 아름다워서
마을의 추녀들이 모두 서시를 따라 습관처럼 눈을 찡그렸다는 후문이다.
와신상담, 오월동주를 떠올리면 월왕 구천, 오왕 부차, 참모 범려의 사연 못지않게
가장 인상적으로 머리를 스치는 이가 바로 아리따운 서시 아니겠는가.


형수가 눈을 찡그리는 버릇은 보지 못했지만
윙크를 하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애절한 이야기의 주인공,
여인 서시가 자아내는 비련한 느낌을 받지 않을까...
막연히 상상을 해본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은,
집안이 몹시 가난하여 전한前漢의 후궁으로 입궐하였던 왕소군이다.


어릴적부터 집안이 몹시 가난했던 그녀는
어렵게 원제의 후궁에 입궐하고 나서도 5년동안 총애를 받지 못하였다.
황제는 후궁을 간택하기에 앞서, 수천명이나 되는 인원들 중에서.. 초상화를 보고 선발하곤 했는데
형편이 어려운 그녀는 궁정화가에게 뇌물을 바칠 수 없었고,
그는 왕소군의 실물을 매우 추하게 그렸다고 한다.


그러던중...
당시의 오랑캐 흉노를 다스리고자 정략결혼의 희생자로 그녀가 정해진다.
소군은 흉노에게 한나라의 문화를 전하고, 전쟁도발을 막아 태평성대를 이루는데 큰 공헌을 하였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황제가 왕소군王昭君의 아리따운 용모와 지혜로움을 깨닫고 땅을 치며 후회했다는 이야기다.


이 두 여인은 민규의 깊은 뇌리 속에....
매우 청초하고 가냘프며, 지아비를 극진히 섬기는 현모양처 느낌으로 새겨져있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전 중국에 그 아름다움을 떨쳤다는 여인들의 이야기.
이야기를 읽을수록 강렬하게 다가오는 이상적인 여인들의 향취(香臭) ...


처음 보았을 때부터,
청년에게 있어서 형수는 그런 이미지였다.


때때로 풍성한 긴 흑발을 한쪽으로 길러서 쓸어내리는 모습을 보면
그 단아한 자태에 이루말할 수 없는 청순미와 요염함을 함께 느끼곤 한다.
아마도 막내 민규가 군생활을 마치고 전역한 뒤에 최초로
오랜시간을 부대끼며 지낸 여인이다보니...
여러가지 연상의 여인에 대한 환상과 동경의식이 접목된 것이 아닐까 싶다.


다시 민규 이야기로 가보자.
잘생기고 훤칠한 형 민혁과 비교하면
스스로 거울을 볼 때, 못생긴 얼굴이라 생각한다.
키도 형에 비해 작고 몸도 볼품이 없다.
그나마 몹시 왜소하던 체격은 군생활 내내 열등감을 떨치려
열심히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다져서 조금 나아졌지만..
체중은 입대할 때보다 오히려 줄었다.
현재는 174cm에 62kg로 표준대비 저체중이다.


형수가 어쩌다 외출시 힐이라도 신으면
훌쩍 자신을 능가하는 아찔한 8등신 미녀가 되버린다.
게다가 가슴도 풍만한 매력이 흘러넘쳐서..
민규는 아름답기 그지없는 그녀의 모습과 견주어볼때면 늘 생각한다.
저런 멋진 여자는 내가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이야.
그래.
밉긴 밉지만 그래도 우리 형 정도니까 데리고 살지..
하고 수긍하기 일쑤였다.


-


야심차게 복학한 첫 학기를 어렵사리 흘려 보내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3월 초순.
날씨가 아직 쌀쌀한 여운이 남아 있다.


한 학기를 어떻게 적응하느라 보냈는지 경황이 없었다.
성적도 기대했던 만큼 신통하게 나와주지 않았고
군 제대후에는 보통 각오로 하지 않으면
머리가 굳어버린 이상 따라가기 어렵다는 대명제를..
민규는 몸소 한 학기동안 체험하고 나서야, 독하게 마음을 다잡는다.


이제 꽃피는 춘삼월이 왔다.
새내기와 같은 마음으로, 새 출발하는 열정을 갖고 잘 해보자.
각오는 일단 괜찮다.


마음이 허전하고 이번 학기에는 과연..
성적면에서나 인간관계에서 능히 이겨낼 수 있을까 걱정은 있다.
그럴때면 늘 내옆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친구가 바로 술 아닌가.
주량이 전에 비해 많이 약해진 민규.
다시 입대전의 주량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염원하에
오늘도 열심히, 친구 동준과 영섭과 소줏잔을 기울이고 있다.
여자와는 통 인연이 없는 애잔한 청년 세명이다.



(동) “그만 마셔. 술도 우리중에서 젤 약한게 어디 겁 없이 자꾸..”
(영) “그래 민규야. 너 아직 제대하고 몸도 예전같지 않은데 이제 그만해라”
(민) “아 이새끼들이.. 택시타고 가면 된다니까 자꾸 사람을 갈구고 그래”
(영) “택시비는 있어? 후후. 너 돈도 없이 쪼들리니까 그러지”
(민) “걱정하지마.
나 돈 있어~~ 어저께 형이 쓰라고 좀 줬다”
(동) “형이 용돈 잘 주냐 요즘은?
너 돈 타쓸 때마다 눈치보인다고~ 하두 불평을 하니까 ㅋㅋ”


(민) “요즘은 그래도 별말없이 주더라.
학교도 다시 잘 다니고 그러니까... 잔소리도 많이 줄었고”
(영) “하긴 그래. 공부하려고 맘 잡은 애한테
많이 뭐라 하기도 그러겠지 민혁이 형 입장에서도”
(동) “그래 그려. 뭣보다 할려는 의지가 보이잖아 니는? 큭~
비록 성적이 개차반으로 바닥을 기고 있지만 적어도 할려고 하잖어...
하기야 나와봤자 지난 학기랑 도찐개찐이겠지만..ㅎㅎ”


(민) “이 새끼야...
니들은 공부 잘해서 좋겠다. 씨발들아..”
(영) “하하. 우리도 그저 그래. 얘는 그냥 하는 소리야”
(동) “야~ 아후 춥다... 니들은 안춥냐?
아직 날씨가 추워. 여기 아까부터 냉기가 가게에 도는 것 같은데..
우리 이제 막잔하고 당구나 치러 가자”
(민) “그래.. 이것만 마시고..”



집에 돌아오니 그래도 시간이 제법 이르다.
저녁 10시 10분을 조금 넘긴 시각.
학교가 끝나고 1학년때부터의 동기 두놈을 만나서
모처럼 신나게 마음 편히~ 밥먹고 술마시고 당구치고 놀았다.
이어서 PC방에 가자는 녀석들의 유혹이 있었지만
몸이 말을 잘 안들어주니, 어질어질한게 어서 쉬고 싶어 택시를 불렀다.
제대로 씻지도 않고..
알코올 냄새 풀풀 나는 찌든 몸으로 침대에 쓰러진다.


30분 정도 잤을까.
시름 시름 앓는 느낌으로 병든 닭 마냥 잠들었는데
핸드폰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수업중에는 대개 진동 무음으로 해놓는데
젠장, 왜이렇게 벨이 큰가 했더니.. 택시에 타고 졸면서 모르고 키워논 모양이다.
할수없이 부스스한 몰골로 전화를 받는다.
씨발 이 시간에 눈치없이 전화하는건 누구야...



“자냐? 목소리가 잠겨있네? 집이야?”
“....... 어...
형... 이 시간에 왠일이야... 몇시지..”
“그러게 말이다.
형이 지금 대전에 내려와 있어서 움직일 수가 없다.
새벽에 깨워서 미안한데...”
“뭐야, 새벽 한시네? .....
아... 형 이건 아니지...”
“큭큭. 미안하다고 하잖냐. 담주에 또 용돈줄게.
지금 급하게 전화걸 사람이 너밖에 더 있냐..”
“용건만 말해 얼른 나 자야되니까”



귀찮아 죽는 목소리로 심드렁하게 전화를 받는 민규.
그러다 갑자기,
형의 말을 듣고는 정신이 번쩍! 들며
침대에서 용수철 튀듯 반사적으로 벌떡 일어났다.



“..... 형수님 데리러, 아니 모시러 가라구?!”
“어~ 그래.
말 이쁘게 하네 흐흐.
니 형수가 지금 정신을 못차리고 있나봐.
친구들 몇이서 같이 노래방에 갔다가 술마시는 모양인데...”
“형, 그거.. 내가 잘은 모르지만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노래방에 가서 술까지 마시면..
남자들이랑 친하게.. 자연스럽게 같이 있는거 아니야?”



혼자만의 상상의 나래를 조금씩 펼치면서
몇마디 말을 형에게 건네는 것조차도 아주 조심스러워한다.
민혁의 성격상 아내 정아가 남자를 만나는 것에 무척 예민하기 때문이다.
그러자 민혁은 잠시 말이 없더니, 피식 웃는다.



“걔 누구야.. 지숙이랑 지금 또..
하영이랑 같이 있거든. 어떤 애들인지 너 알잖아.
형이 고딩때부터 많이 믿고 이뻐하는 애들이니까”
“아~ 하영 누나랑 지숙 누나랑 같이?
그러면 좀 안심 되네..
난 다른 친구랑 여럿이 있는줄 알고. 근데 왜 전화해!”
“지숙이한테 방금 전화왔는데..
지가 택시에 태워서 데려다주고 싶은데
이년이 젠장~~ 남친이 곧 데릴러 온다고 어렵대잖아”


“하영이 누나 있잖아?
같이 집가는 데까지 가면 되지..”
“야야. 놔둬. 이것들 둘이 삘받아서 클럽 갈 것 같더라구.
어차피 제일 안심되는 사람이 너고... 글서 일부러 전화한거야.
갈래 안갈래?
굳이 안간다면 하영이한테..”
“아니야!! 갈게, 지금 씻는다! 끊어”



민규는 형이 혹시 말을 번복할까봐,
머리가 어지럽고 메스꺼운 상태인데도 민첩하게 움직인다.
후닥닥 샤워실로 들어가서 빠르게 몸을 씻은 뒤
스킨과 로션을 가볍게 바르고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는다.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오랜만에 형수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거절할 리가 있을까.


형에게서 형수가 있는 호프집의 위치가 카톡으로 오고
뒤이어 지숙 누나의 문자 메시지도 같이 딸려온다.
멀리도 갔네. 우라질..
집도 서울 송파인 사람이 어쩌자고
차도 없이 친구따라 분당까지 마시러 갔담.
슬쩍 툴툴거리며 민규는 액셀을 강하게 밟는다.



“어, 민규야. 여기이~~! 빨리 왔네??”
“어머. 진짜. 너 구름타고 날아왔니? 호호호. 오랜만이다 야”
“안녕하세요.. 누나들 잘 지내셨죠?”


형 앞에서는 차마 내색을 하지 않지만
형이 없는 상황에서,
형수 정아에 대한 이야길 들으면 이성을 잃는 민규다.
지금도 카메라에 찍히든 말든 160km/h로 밟고 달려왔다.
지숙은 형이랑 워낙 친해서 한달 전에도 같이 만났고
바쁜 하영은 올해 1월에 보았지만, 상당히 오랜만에 보는 느낌이다.


(하영) “호호호. 그러네.. 민규랑 자주 얼굴도 보고 밥도 사줘야 하는데..”
(지숙) “얘, 너 내꺼 문자랑 톡 봤어?”
(민규) “네.. 운전하고 오느라 답장은 못드렸어요. 죄송해요 누나”
(지숙) “아니야 괜찮아. 후훗.. 야, 너 뭐 음료수라도 좀 마실래?
술은 운전해서 안되니까”
(민규) “저 속이 좀.. 죄송해요. 아까 술 마시고 얹혔거든요..”
(하영) “그래 야. 이거 따듯한 오뎅국물이라도 좀 마셔라”



얼씨구.. 형한테 듣기로는 급하게 자릴 옮길 것처럼 말하더니
와보니까 이 누나들 제법 여유를 잡고 민규랑 시시덕거린다.
술이 세지 않은 형수 정아는
시끌벅적하고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호프집인데도..
한구석에 용케 잘 자리를 잡고 누워서 곤히 자고 있었다.
누나들과 오랜만에 만나서 어색하게 웃으며 장단을 맞춰주면서
민규의 시선은 당연히 형수에게로 계속 향하고 있다.
걱정이 되는 마음에 힐끗 힐끗, 얼굴을 살핀다.


지숙의 집이 성남 단대오거리 신흥역 근처라,
둘은 어차피 2차를 즐긴후에 지숙네 가서 잘 생각이었다.
그럼 가는 김에 우리 형수님도 데려가면 되지 않아요 물었더니
하영과 지숙은 동시에 정색하며 말한다.
그랬다가는... 자기 마눌 외박시킨다고~
민혁 오빠에게 크게 혼난다는 것이다.
하긴, 그 말을 듣고 민규도 형의 성격을 봤을 때, 수긍이 갔다.



(지숙) “민규야. 오빠한테는 굳이 일부러..
누나들 또 놀러갈 것처럼 말 안하는 거.. 알지? 흐흐흐”
(민규) “알아요 저도. 키키. 오늘 모처럼 삘받았을 때 또 노셔야죠.
이해하거든요. 걱정안해도 돼요”
(하영) “어머. 얘가 아주 기본이 된 애네~ 후후.
내가 뭐라 그랬니 지숙아. 민혁이 오빠 동생이니까 많이 듬직할거라고 그랬잖아”
(민규) “... 감사합니다 누나”
(지숙) “얏.. 눈치없게?
민규는 자기 형아랑 비교하는거 은근히 싫어해. 그런말 하지마 하영아.
이렇게 멋지게 잘 큰애를 형이랑 닮았다느니 그런 말 뭐하러 하니. 그치?”



역시 지숙이 누나가 짱이야..
어려서부터 자주 봤던 동네 누나였던 지숙.
그녀의 담백하고 털털한 성격,
그리고 자신을 친누나처럼 잘 이해해주는 넓은 마음씨..
그 작은 배려에 민규는 마음이 살짝 찡해졌다.
형이랑 사소한 비교에도 스트레스를 받을 민규를 헤아려준다.


여하튼 급하게 자릴 옮기나 싶더니,
30분이나 그렇게 세 사람은 오랜만에 짧은 이야기꽃을 피웠다.
또 술냄새를 맡으니 속이 역해서 좀 넘어올 지경.
얼른 그 자리를 떠나고 싶었지만
누나들 눈치가 보여서 헤헤실실.. 웃으며 민규는 좀이 쑤셨다.
아 얼른들 가셔요 좀.
미안한데 누님들! 지금 내 머릿속 온통 우리 형수님 뿐이거든요?!?...


정아를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둘은 유유히 멀어져간다.
민규는 술에 취해 곤히 잠든 형수를..
그저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부축한다.


그러고보니..?
이렇게 직접적으로 형수를 만져보는건 처음이다.
의외로 무겁다.
술을 진탕 먹어서 몸을 가누지 못하는 덕분인가?
글래머 스타일의 형수를 어렵게 부축해서, 차에 태운다.


하얀 피부가 매력적인 그녀.
술 덕분에 얼굴이 몹시 발그랗게 달아올라 있다.
그 모습이 자못 부끄러워하는 기색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형수의 매혹적인 라인을 따라 민규의 시선도 서서히 내려간다.
숨이 조금씩 가쁘게 차오른다.


매우 늘씬하게 뻗어있는 긴 다리.
가녀리다고 생각했던 형수의 종아리와 무릎인데..
가까이에 앉혀 놓고 자세히 살펴보니 허벅지가 제법 두툼하다.
무릎을 구부린 모습이라 그런가.
짙은 검정 스타킹을 신은 정아의 육감적인 하체는...
그 아찔한 굴곡이 민규로 하여금, 숨 죽이며 침을 삼키게 했다.


고급스러운 느낌의 H 라인 베이지색 스커트.
눈에 띄게 짧은 복장을 싫어하는 남편 때문에
그리고 정아 본인도 지나친 노출의 미니스커트는 입지 않는다.
무릎을 살짝 덮는 길이의 정숙한 스커트..


그 고요한 느낌의 정숙함이
민규는 오히려 더욱 마음에 들었다.
퇴폐라는 단어와 아예 거리가 먼 그녀.
단정하고 우아한 형수의 옷매무새는 완벽히 자신의 취향이다.


짙은 와인 색감의 클로버후드 가디건.
아래와 소매 밑단에 부드러운 시보리 처리가 되어있어 풍성한 느낌이다.
아직 날씨가 날씨라 이런 옷을 입으면 추울텐데.. 하고 만져보니
의외로 보기보다 두툼한 재질이라 따스할 것 같다.
이너웨어로 시원한 퍼플 블루 색감의 니트를 입고 있다.
여자 옷에 대해서 당연하지만.. 거의 백지인 민규는
다른 것은 몰라도 그 예쁜 니트가 쏙 맘에 들었다.


느슨한 느낌으로 짜인 옷인데 중간중간 초록,빨강,노랑의 실무늬가 은은히 섞여있다.
와인색 가디건과 매치된 모습이 너무나 세련되고 우아하게 느껴져서
민규는 잠시 넋을 잃고 형수의 옷 매무새를 감상한다.
별것 아닌 복장일 수 있지만..
민규의 취향이 여자의 디테일한 라인과 의상을 세심히 살피는 편이어서
여러모로 형수 정아의 품격 있는 자태는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상,하의 모두 깔끔하고 자연스러운 핏으로 두르고
얌전히 조수석 등받이에 기대고 잠들어 있는 형수를 보니...
그녀를 바라보는 민규의 눈꺼풀이 츠르르... 떨리기 시작한다.
꿀꺽...


정아 형수의 풍만한 가슴이 쌔근~ 쌔근~
짧고도 깊은 호흡을 들이내쉬며 들뜨고 있다.
볼륨감이 두드러지는 멋진 가슴의 동그란 생김새와
예쁜 옷이 어우러져 남기는 희미한 여운..
안돼.
엉뚱한 생각하지 말자, 민규야..


매력적인 그녀의 모습을 더 감상하고 싶었지만
머리를 세게 절레절레 흔들어 정신을 차리고,
잠든 그녀의 허리춤을 슬쩍 부비며 안전벨트를 찰칵- 채워준다.
기어를 넣는 손이 조금 떨린다.
벌써부터 이러면 안되지..
어서 안전하게 집에 모셔다 주는게 예의야.
잡스러운 생각 떨치자.
어렵게 마음을 겨우 다잡고 운전에 집중한다.



형수의 집 앞에 도착.
아까전에도 정아를 낑-차 부축하며 데려나올 때 느꼈지만
오데뚜알렛 로터스 플라워의, 은은하고 자연스러운 향이 전해져온다.
예전에도 형수 근처를 지나갈때면
부드럽게 코 끝을 스치던 그 느낌이 무척 설레서 좋았다...
그 향기다.
몽롱해지는 향에 취해 자기도 모르게,
형수의 탐스러운 가슴골 사이에 코를 묻고 킁킁거리는 민규.


핫....?!?
정신을 차려보니 아파트 1층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형수를 껴안고 있었다.
포근하게 느껴지는 그녀의 몸을 옷 위로 계속 만지고 있던 참이다.
이런 젠장, 누가 지나가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휴...
식은 땀을 흘리며 마침 내려온 승강기에 서둘러 탄다.


703호...
예전에 잠깐 와서 지낸 뒤로 처음 오는거네.
지난 학기 학교 복학하기 전, 자취집을 못 구해서 며칠 머무른 적이 있었다.
신세지던 그때나 지금이나 정갈한 집안 분위기는 여전하구나.
집안 곳곳에 정아 형수의 세심한 흔적이 잘 담겨있다.


포근하고 깔끔한 기분을 주는 실내를 둘러보며 피식- 웃는 민규.
오른 팔과 어깨 그리고 배에 계속해서 닿는 형수를
혹시 깰까봐 뒤뚱 뒤뚱, 아주 조심스럽게 침대에 누인다.


정아는 여전히 세상 모르고 쌔액- 쌔액- 자고 있다.
잠든 그 모습이 마치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그리고 동시에,
순수하게 잠들어있는..
세상 물정 모르는 천진한 어린 아기와 같다는 기분도 든다.
보고 있을수록 저절로 흐뭇하고..
기분 좋아지는 상상을 떠올리게 하는 어여쁜 형수의 자태.
5분 정도 그렇게 정아의 근사한 실루엣을
흠모와 애정이 뒤섞인 눈길로 감상하는 민규다.


예뻐 진짜..
가까이 가니까 술 냄새는 좀 나네.
그런데 그 알콜 향도.. 내 몸에서 나는 꼬랑내같으면 짜증나는데
이렇게 이쁘고 착한 형수님한테서 나니까 차원이 다르구나.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체취가 난다는 것은 이채로운 경험이었다.
젊은 민규는 그렇게 형수의 산뜻한 체취를 코로 음미하면서
서서히.. 조심스럽게 그녀의 실루엣을 끌어안았다.


뭉클~ 여인의 풍만한 젖가슴이 남자의 단단한 가슴팍에 닿는다.
코로 스며드는 향긋한 내음이 뇌신경 언저리에 위치한 후각세포를 강하게 자극한다.
그와 함께 형수의 멋지게 부풀어오른 유방에..
어느새 시동생은 얼굴을 가득 묻고 조용히 응석을 부린다.


손으로 만져볼 때도 생각했지만
엄청나게... 푹신 푹신하고 기분 좋아지는 가슴이다.
탄력도 꽤 뛰어나서..
두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움켜잡았다가 살짝, 놓아도
가볍게 출렁~~거리며 위로 튀어오른다.
우와.... 형수 굉장한데...


옷을 벗겨놓고 새하얀 유방을 직접 만지면서..
꽈악, 쥐었다가 다시 손을 놓으면 더 생생하게 움직이겠구나...
그 생각을 떠올리자,
여태까지 그런대로 이성을 유지하고 있던 민규의 사타구니는..
참을 걸 참아야지 녀석아~ 라고 외치듯이
순식간에 1초도 안되어 "파밧!" 힘차게 직립한다.
자신의 발기하는 꼴이 조금 놀랍다.
내 자지가 언제 이렇게 힘이 좋아졌지...?







=

산호초입니다.
이 글을 "수정"중인 지금은 2015년 3월 25일 새벽 2시 반이네요...
이제 곧 보실 수 있겠지만
오랜만에 4회를 올리기에 앞서, 1회부터 자잘한 부분들을 조금씩 수정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계절의 변경입니다.
처음 연재할 때는 민규가 갓 제대후 복학한 10월이 배경이었습니다.
지금이 초봄이기 때문에, 작품 내에서의 시간도 비슷한 시기로 바꿨습니다.
뭐 별 차이는 없나요...
여하튼 4회를 올려놓게 되면 다시 와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예전 표현들을 수정해야겠습니다.

행여라도 처음부터 보게 되시는 분들은
(제 성격이 댓글 하나하나를 즐거이 보다 보니..^^)
앞으로도 댓글과 추천 부탁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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