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엄마가 죽고 난 이후 난 삶의 의욕이 점점 떨어졌다..

이제 막 고1이 되면서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환경에서 한참 재미있게 학창시절을 보내야 함에도

나에게는 좀처럼 의욕이 살아나지 못하고 점점더 무기력해져만 가고 있었다

얼마후 아버지가 안방으로 불러서 마지못해 나란히 앉았고 곧이어 이런 저런 훈계를 하기 시작하셨다..

하기사 나름 명문고 라고 할수 있는 곳에 입학하고 나서 성적도 바닥을 기고 있는데다

학교 생각도 제대로 적응을 못하다고 있다는 담임에 전화를 받았으니 아마도 걱정이 되지 않을수가 없었을 것이다..

헌데 여기까지는 그런데로 그냥 참고 들어줄만 했다 ..

곧이어 잠깐 뜸을 들이다가 꺼내신 말씀에 난 갑자기 뒤통수를 맞은것처럼 현기증이 일어났다..

얼마후 재혼을 하신다는 말씀이였는데 그 말은 나에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들었을때 처럼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이가 안 좋았다면 어느 정도 이해된다..허나 그것도 아니고 내가 봤을때는 사이가 쾌 좋았었다...

헌데 죽은지 얼마나 되었다가 새 엄마를 들인다는 건지

그것도 아버지보다도 12살이나 적다니 이게 대체 말이나 되는 일인가...

사실 잘 나가는 변호사로 근무하는데다 나름 미남이라 그동안 바람 안피고 어머니랑 잘

지냈다는것만 해도 항상 존경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건 넘 하지 않는가..

20대 초반 어머니랑 사귀는 도중 임신을 하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일찍 결혼까지 해서

아버지는 이제 마흔이였고 그런 아버지보다 12살 어리다면 나보다 11살이 많은 여자를

새 엄마라고 불러야 할 판이였다..

충격을 받은 날 아는지 모르는지 새 엄마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를 늘어놓는데..

그것 또한 별로 유쾌한 내용이 아니였다...

말을 들어보면 어머니를 떠나보낸후 괴로워 하는 아버지를 위로해 주고 힘을 불어넣어준

비서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래서 결혼을 결심했다고 했는데..

솔직히 그건 아버지에 착각이였다...내가 아는 그 비서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다..

아마도 우연인척 계획적으로 접근해서 위로를 해주면서 아버지를 꼬셨을것이다..

재작년 아버지 사무실로 서류를 갖다주기 위해 갔었을때 우연히 사무실 밖에서

그 비서가 하는 통화를 들은적이 있었다..

아마도 친구랑 통화하는 모양인데 그 대화 내용이 사실 내게는 약간의 충격으로 남았었다...

아버지를 몰래 좋아하는데 지금으로써는 아내랑 사이가 넘 좋아서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친구에게 술을 먹고 취한척 하고 같이 잠을 잘까?혹은 고백을 해서 몰래 사귈까?등등 그런 내용이였던 것이다..

당시에는 그냥 짝사랑이고 잠깐 그러다 말겠지 라고 생각이 들어 아버지한테는 별말 하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계획적으로 접근한것이 더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재산이나 기타 다른걸 노리고 접근한것이 아니라는 점이다..하지만

뻔히 어머니가 있는데 아버지를 꼬실려고 했다는점 하나로도 나에게는 분노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었다..

그래..내가 복수해 주겠어...그래서 제발로 스스로 나가게 만들어 주겠어...아버지한테 미안하다고

죽은 어머니에게도 사과를 하게끔 만들어주지...얼마나 버틸수 있는지 두고 보자고...그렇게 결심을 하고 세부적인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무려 하루 반나절 동안 계획을 짜고 그 계획 첫번째가 바로 친절하게 맞이 해 주는것으로 시작한다...

그래야지만 확실하게 복수 할수 있을테니 말이다..

얼마후 아버지에게 집으로 인사를 온다는 말을 듣고 속으로는 괴롭고 힘들었지만 내심 내색하지 않고

희미하게 웃음띈 얼굴로 그렇게 하세요 라는 말을 건넸다..

적을 속일려면 나를 먼저 속여야 하기에 그렇게 밖에 할수 없는 내가 밉고 싫어지만 어쩔수 없는일 아닌가...애써 그렇게 위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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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부터는 본격적으로 복수극이 시작됩니다...많은 응원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