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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5:28 824회 0건
동민의 설명인즉 명희가 다른 남자와 간통하는 장면을 몰래 카메라로 찍는 것이다. 그러니 명희를 데리고 호텔로 데리고 갈 남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민의 말을 들은 박기사의 눈동자가 반짝인다. 결국은 명희를 겁탈할 남자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군침을 삼킨 박 기사가 음험한 표정을 짓는다.

“그럼, 관계를 해도 된다는 말인가?”
“그건 알아서 해도 좋아.”
“내가 해도 괜찮을까?”
“형은 앞으로 할 일이 있는데, 얼굴이 알려지면 안 돼.”

박준식이 입맛을 다신다. 동민은 못내 아쉬워하는 박 기사를 보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평소에 농염한 자태의 명희를 알고 있는 박 기사가 욕심을 내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잠시 골똘히 생각하던 박 기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 놈이 있기는 한데. 감방 다녀오고 용돈이 없어서 쩔쩔매는 놈이야.”
“절대로 배반할 사람은 안 돼.”

“기분 내고 돈 받는데 싫어 할 놈이 어디 있어.”
“하기야 모든 것을 비밀로 할 테니까. 배반할 이유도 없지.”
“그 놈을 부를까?”

두 사람은 밀담을 중단했다. 여종업원이 주문한 커피를 가지고 온 것이다. 박 기사의 눈빛이 여종업원의 짧은 스커트 밑을 주시한다. 뽀얗게 들어난 여종업원의 허벅지가 유난히 선정적으로 보였다. 여종업원이 사라지고 동민이 말을 이었다.

“아니, 난 만나 볼 필요 없어. 도로 건너편 음식점들이 있는 골목의 ‘해인’ 알지?”
“응.”
“여섯시쯤에 회사 근처에 같이 있다가 연락하면 들여보내. 그때쯤이면 그녀가 정신을 잃고 있을 거야. 모든 것은 내가 알아서 할 테고 예약해 놓은 호텔로 그녀를 데리고 가도록 하고. 형은 나중에 그녀를 집으로 데리고 와.”

“그토록 그녀가 정신이 없을까!?”
“그건 내가 알아서 한다니까.”
“알았어. 그럼 가서 놈을 불러 준비 할게.”

박준식이 탁자에 놓인 커피를 단숨에 들이마시고 일어섰다. 동민은 커피숍을 나서는 박 기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박기사가 사라지고 동민은 옆의 의자 위에 있던 가방을 들고 도로를 건너간다. 번화가 골목에는 고급음식점 뿐만 아니라, 호텔과 모텔건물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동민은 즐비한 음식점들 중에 ‘해인’ 레스토랑을 확인하고 고층 빌딩의 호텔로 들어섰다. 호텔 로비로 들어선 동민은 주저하지 않고 카운터로 다가섰다. 이틀 동안 룸을 사용한다면서 잔금까지 계산해 주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른 동민은 복도를 걸어갔다. 낮이라서 복도에는 오가는 손님이 없었다. 룸 앞으로 다가선 동민은 주위를 살펴보고 키를 꽂고 돌려 안으로 들어섰다.

적막만이 내려앉은 룸 안에 서 있는 동민은 자신의 계획대로 벌어질 광경을 떠올린다. 탁자위에 가방을 올려놓고 자크를 열었다. 가방 안에는 그가 미리 준비한 도청 카메라가 들어 있다. 방안을 둘러보던 그는 침대가 마주보이는 벽에 걸린 커튼으로 다가갔다. 커튼 위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침대 옆의 옷장위에 또 하나의 카메라를 설치했다. 삼십 여분이 지난 후 동민은 호텔 입구의 층계를 내려왔다.

그 시간에 명희는 김 이사와 함께 일식집에서 식사를 거의 마치고 있었다. 동민의 생모가 살아 있을 때부터 간부직원으로 근무하던 김민혁, 어쩌면 명희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지만 그는 기회주의자이기도 하다. 재력으로 이사가 된 것이 아니라, 단지 탁월한 근무 경력으로 이사 직위까지 오른 음모술수에 능한 자였다.

비서실에 근무했던 명희의 욕망을 다분히 알고 있기도 하는 김 이사였다. 명희가 의도적으로 지성국에게 접근해서 은밀한 관계를 맺고 지성국의 후처가 된 사실도 김 이사는 알고 있었다. 명희는 블라우스가 벌어진 앞가슴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그의 눈빛을 의식하고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명희는 자신의 요구대로 김 이사가 따라 줄 것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이사회에 대해서는 김 이사님만 믿어요. ”
“제가 어찌 명석하신 사모님 뜻을 저버리겠습니까. 더욱이나 아름다운 사모님인데.”

“그렇게 봐주시니 고마워요. 언제든지 술은 제가 살게요.”
“저한테는 영광이지요.”

명희가 손을 내밀었다. 게슴츠레하게 바라본 김 이사가 명희의 손을 덥석 잡았다. 아직도 보드라운 살결과 화려해 보이는 명희의 미모에 김 이사는 뚱뚱한 몸매의 아내를 생각한다. 김 이사의 머릿속에는 명희의 매끈하게 발가벗은 알몸을 상상한다. 손을 잡고 악수를 하던 김 이사가 명희의 손등에 입맞춤을 한다.

“사모님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호호~! 감사합니다. 김 이사님만 믿을게요. 저는 이만 약속이 있어서, 다음에 연락할게요.”
“네......!? 네.”

스커트 자락을 쥐고 명희는 일어서서 상큼한 미소를 짓는다. 카운터로 다가선 명희가 음식 요금을 지불한다. 엉거주춤 일어선 김 이사가 명희의 뒤를 따라 일식집을 나선다. 일식집을 나선 명희는 회사 방향으로 가는 김 이사를 바라보며 다소곳이 서 있었다. 힐끔 뒤돌아보는 김 이사의 눈동자에는 명희의 나긋한 자태가 아른거린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생각하는 명희는 흐뭇하기만 하다. 김 이사의 모습이 사라지고 명희는 근처에 있는 커피숍으로 들어가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녀는 다른 이사들의 전화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모든 이사들을 상대로 일대일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지병을 앓고 있는 지성국에게서 언젠가 회사 운영을 물려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는 욕망으로 가득한 그녀였다.

동민이 ‘해인’에 다시 모습을 나타낸 것은 여섯시가 되지 않아서였다. 그러나 그는 직접 음식점으로 들어가지 않고 길 건너편의 이층 커피숍에 앉아 있었다. 그가 앉은 창가에서는 ‘해인’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훤히 보였다. 조금 전에 스커트 자락을 팔랑거리며 명희가 음식점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서도 그는 꼼짝하지 않고 있다. 그녀가 기다리며 조급해하는 마음을 갖게 하기 위해서였다. 시계 바늘이 여섯시 정각에 멈추는 순간 동민은 느긋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동민이 ‘해인’으로 들어서니 짧은 스커트에 제복을 걸친 여종업원이 다가왔다. ‘해인’은 고급음식점으로 홀과 룸으로 구조를 이루고 있다. 밝은 표정으로 다가선 여종업원이 사냥한 미소를 짓는다. 평소와 달리 정장을 한 동민이 조금은 점잖은 말투로 물었다.

“최명희씨가 있는........”
“아! 네 기다리고 계십니다. 제가 안내 하겠습니다.”

동민의 물음이 끝나기도 전에 여종업원이 깍듯이 대답하고 앞장을 선다. 여종업원이 안내한 룸은 붉은 카펫이 깔린 호화로운 방이었다. 탁자를 마주하고 앉아 있는 명희는 음료수를 마시고 있었다. 동민을 보고 환한 미소를 지은 명희가 여종업원에게 주문했던 음식을 달라고 했다. 동민이 싱긋이 웃으며 명희를 마주보고 앉았다.

“많이 기다렸어요?”
“조금 미리 왔지. 오늘 강의 몇 시에 끝났는데?”

“일찍 끝나고 집에 들어갔다 오는 길이야. 그런데 웬일로 외식을?”
“그냥, 같이 식사하고 싶고, 동민이에게 고맙기도 하고.......”
“엄마는 오늘 어디를 다녀온 건데?”

동민의 물음에 명희는 얼렁뚱땅 변명을 했다. 임원들을 만났다는 말을 할 수 없는 명희는 동창들을 만나서 대화를 했다는 얘기들을 쏟아 놓았다. 물론 그녀의 말은 모두 거짓말이었다. 다만 그녀는 양복을 걸친 동민의 핸섬한 모습에 동요되고 있었다. 집을 나오기 전에 스킨십을 해주던 동민에게서 젊은 혈기를 느끼며 묘하게 흥분이 되었다.

여종업원들이 주문한 음식과 와인을 가져왔다. 탁자 위에는 킹크렙과 바다가제 그리고 과일들이 놓여졌다. 여종업원에게 양주 한 병을 시키는 동민을 명희는 빤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동민이 와인 병을 들어 명희 앞에 놓인 유리잔에 반쯤 채워 주었다. 명희도 동민 앞의 유리잔에 와인을 따라 주었다.

“사실은 동민이하고 편하게 식사를 하고 싶었어.”
“나도 엄마가 아니고 애인 같은 생각이 들었어.”
“피 잇~! 그런 말이 어디 있어.”

“가족이나 타인이라도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마찬 가지 감정 아닌가.”
“정말 그럴 수 있어........!? 하여튼 한잔 하자.”

서로 내민 유리잔에 잔을 부딪은 그들은 와인을 마셨다. 음식을 먹는 동안 여종업원이 다시 양주 한 병을 가져다 놓았다. 시장 했기에 그들은 잠시 외인을 마시며 음식을 먹는데 열중했다. 동민이 양주병을 따서 유리잔에 부어 명희에게 내밀었다. 명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너무 독하잖아.”
“괜찮아. 조금 마시면 기분 좋아져.”

와인 몇 잔만으로도 취하는 것 같은 명희는 동민이 내민 양주잔을 마다하지 않고 받아 들었다. 동민이 거침없이 양주잔을 비우는 모습을 보고 명희도 대담하게 양주를 마신다. 양주를 마신 명희의 얼굴이 찡그려진다. 그 모습을 본 동민이 유쾌한 웃음을 터트리며 다시 빈 잔에 양주를 채워준다.

“괜찮겠어? 안 좋아 보이는데.”
“얘는!? 이 정도는 끄떡없어. 너보다 내가 더 술에 강할 걸.”

“정말......! 취하면 어쩌려고?”
“동민이 네가 있는데 뭐가 걱정이야.”

발그스름해진 명희의 얼굴이 선정적으로 보였다. 어쩌면 육감적이기도 한 명희의 자태는 유혹하는 눈빛이었다. 동민이 슬그머니 일어서서 명희 옆으로 가서 앉았다. 시선이 마주친 명희의 속눈썹이 떨렸다. 기회를 잃지 않고 동민이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입술을 포갰다. 잠시 흠칫 하던 그녀는 눈을 감고 입술을 받아 들린다.

입술을 부딪어 열기를 느낀 그들의 혀와 혀가 엉키었다. 진한 키스를 하는 동민은 상의 안주머니에 들어있는 약봉지를 만졌다. 지금 동민이 계획하는 것은 그녀와 스킨십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마취제를 술잔에 타기 위해 그녀가 화장실이라도 가서 자리를 비울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아직도 자리를 비울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동민은 그녀의 스커트 밑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스커트 손으로 들어간 손이 허벅지 사이를 간신히 가리고 있는 작은 팬티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음모를 더듬고 내려가 보지를 문질렀다. 술기운에 달아오른 명희는 신경이 곤두서는 짜릿함에 급히 숨을 들이 마신다. 키스를 하면서 그녀의 표정을 살피는 동민이 그녀의 블라우스 앞가슴을 풀어 헤쳤다. 그리고 그녀를 비스듬히 소파에 눕히고 브래지어를 밀어 올린다. 농익은 젖가슴을 손아귀에 움켜쥔 동민은 젖꼭지를 강하게 입속으로 빨아 당겼다.

“하 으! 도, 동민아 여기서는.......”

젖꼭지를 빨아 당기는 동민의 손끝이 클리토리스를 건드리고 다녔다. 명희는 활활 타오르는 쾌감을 견딜 수 없었다. 동민의 손가락이 보지 구멍을 파고들었다. 성욕에 달아오른 명희는 룸 밖의 복도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누군가 룸 문을 열고 들어 설 것만 같아서 불안했다. 이런 장소에서 남자의 진한 애무를 받아 흥분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가슴에 묻힌 동민의 머리를 밀어 내며 명희는 안간힘을 썼다.

“하 아! 난 몰라. 도, 동민아 여기서는........”

그 순간 거부하려는 명희의 팔이 탁자위에 놓인 물 잔을 건드렸다. 물 잔이 엎어지며 동민의 얼굴과 명희의 블라우스를 적셨다. 명희에게서 벗어난 동민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블라우스 옷깃을 여미며 일어난 명희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티슈를 들어서 동민의 얼굴을 닦아준다.

“동민이 때문에 미치겠어.”

순간적으로 흥분했던 명희는 부끄러워 안절부절못한다. 동민이 싱긋이 웃으며 다시 그녀를 끌어안으려고 했다. 소파에서 일어선 명희는 블라우스를 적신 물을 털어냈다. 그리고 나이답지 않게 소녀처럼 수줍은 표정으로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잠간만. 나 화장실 다녀올게.”

명희가 룸을 나가고 동민은 재빨리 상의 안주머니에서 약봉지를 꺼냈다. 그리고 명희의 와인 잔에 흰 가루약을 붇고 흔들었다. 뿌연 가루가 와인 속에 물방울을 만들다가 희석되었다. 명희가 화장실을 다녀오는 시간이 그리 짧지는 않았지만 동민에게는 순간이었다. 화장실을 다녀온 명희가 조금은 흔들리는 걸음으로 들어왔다. 망설이는 명희를 동민이 옆자리로 끌어 당겨 앉혔다.

“뭘 망설이는데. 이미 내 여자가 됐으면서.”
“넌, 정말 못 말리겠어.”

“왜!? 솔직히 말해봐. 내가 싫어?”
“넌 악마야! 나를 꼼짝 못하게 하는 악마.”
“그게 무슨 악마야.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 감정에 약한 것 아닌가. 하여튼 오늘을 기념해서 와인 한잔 해.”

동민이 명희에게 와인 잔을 건네주었다. 그리고 또 다른 와인 잔을 들고 그녀의 입술에 짧은 키스를 했다. 명희는 젊어서 연인과의 꿈을 꾸던 황홀함에 젖어들었다. 서로 부딪힌 와인 잔을 들고 그들은 단숨에 마셨다. 양주와 와인을 마신 명희는 알코올이 목구멍을 타고 짜르르 하게 넘어가는 쾌감을 느낀다. 한편으로 그녀는 동민이 회사를 이어 받을 경우 자신의 남자가 되어 줄 것인지 알고 싶었다. 어쩌면 그녀가 기대할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동민아! 아빠가 지병을 앓고 있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니?”
“글쎄! 생각해 본적이 없어서. 하여튼 건강하셔야지.”
“사실은 병원에서 진단한 건데, 병이 점점 심해지고 조금이라도 오래 살려면 요양을 해야 한데.”
“음! 아빠는 뭐라고 그래?”

“대충 자신의 병에 대해서 알지만, 깊게는 몰라. 요양을 해야 한다는 말에 펄쩍 뛰더라고.”
“요양을 하면 회사 걱정이 돼서 그런 게지.”
“그래서 말 인데.......너 대학 졸업하면.......회사 맡아서.......운영할 거야? 끄윽~!”
“그것도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엄마가 도와줘야지.”

동민의 말을 들은 명희의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했다. 그러나 트림까지 하는 명희의 눈동자는 힘없이 풀리고 있었다. 동민이 와인에 탄 약기운이 돌기 시작한 것이다. 한번 약기운에 취하면 걷잡을 수 없는 마취제 성분. 동민의 가슴에 안긴 명희는 정신이 혼미한 나락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아늑함과 안정감에 빠진 그녀는 입술을 벌리고 눈을 스르르 감았다.

힘없이 떨어지는 명희의 머리를 붙든 동민은 휴대폰을 꺼냈다. 간단하게 통화를 한 후 얼마 되지 않아서 박준식 기사와 낯선 남자가 여종업원의 안내를 받고 룸 안으로 들어섰다. 스포츠머리를 한 낯선 남자는 체격이 우람하였다. 동민이 명희를 풀어놓으니 소파에 등을 기대고 눕는다. 미리 준비한 계획대로 명희 옆에 앉는 스포츠머리의 남자에게 동민이 말했다.

“취했으니 잘 모셔.”
“네.”

스포츠머리가 굽실거리며 명희를 끌어안는다. 혼절하듯이 명희는 축 늘어져 인사불성 상태이다. 동민이 먼저 가 있을 테니 한 시간 후에 명희를 집으로 데리고 오라고 박 기사에게 귓속말을 했다. 박기사가 꾸벅이고 사라지고 동민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남자가 끌어안은 명희에게 술잔을 권한다.

“자! 한잔 더해요.”
“.......!?”

잠시 눈을 떴던 명희는 내미는 술잔을 밀어내고 남자의 가슴에 쓰러진다. 희미한 미소를 흘린 남자가 명희의 블라우스 속으로 손을 집어넣는다. 브래지어 속으로 들어간 남자의 손이 젖가슴을 주무른다. 간신히 눈을 뜬 명희의 흐릿한 시야 속으로 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그녀는 동민이라고 생각한다. 완전히 정신을 잃은 명희를 살펴본 남자가 자신이 따라놓은 술잔을 벌컥 들이킨다.

카운터에 계산을 마친 동민은 여종업원의 배웅을 받으며 레스토랑을 나서고 있었다. 술잔을 비운 남자는 명희를 어깨에 둘러메었다. 명희를 둘러메고 레스토랑을 나온 남자는 약속된 호텔로 간다. 룸으로 들어간 남자는 팽개치듯이 침대위에 명희를 눕히고 걸친 옷을 벗어 던졌다. 침대가 출렁이고 흔들리는 느낌에 명희는 잠시 흐릿하게 정신이 들었다. 뿌연 안개 속 같은 시야에 무의식적으로 호텔이라는 것을 의식한 그녀가 중얼거린다.

“도, 동민아! 나 너무 취했나봐........”

명희의 혼잣말에 남자는 흠칫 놀란다. 그러나 이내 정신없이 내뱉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발가벗은 체 침대로 다가간다. 남자는 명희가 걸친 옷을 우악스럽게 벗겨낸다. 앙증맞으면서도 육감적인 명희의 알몸을 바라보는 남자는 군침을 끌꺽 삼킨다. 남자의 하복부에는 흉물스럽게 발기한 좆이 덜렁거린다.

남자는 명희의 알몸을 깔고 앉아 젖가슴을 움켜쥐고 게걸스럽게 젖꼭지를 입속으로 빨아 당긴다. 혼절한 상태의 명희는 네 활개를 펴고 꿈쩍도 하지 않는다. 한동안 남자의 입속에서 젖꼭지가 유린당하고 명희의 팔이 무의식적으로 남자의 머리를 감싼다. 남자의 혀가 뱀처럼 명희의 젖가슴과 배꼽, 그리고 허리를 지나 밑으로 내려간다. 남자의 손이 명희의 음부를 쓰다듬는다. 순간 명희의 허리가 꿈틀거린다.

“아 하! 으........”

곤충을 관찰하듯이 내려다보는 남자의 입가에 희소가 번진다. 그리고 남자는 명희의 보지 구멍에 손가락을 집어넣는다. 손가락이 보지 속으로 들락날락하고 명희는 신음을 흘리며 둔부를 들어 올린다.

“하 으~! 나.........”

정신을 잃은 명희의 흥분하는 표정을 즐기듯이 바라보던 남자가 자신의 불거진 페니스를 움켜쥐고 거친 숨을 내쉰다. 습하게 변한 명희의 보지 구멍을 들여다보는 남자의 충혈 된 눈빛. 남자는 움켜쥔 페니스를 명희의 보지 구멍에 쑤셔 넣는다. 순간 명희의 발가벗겨진 몸이 힘없이 흔들린다.

“하 윽!”

명희는 어슴푸레한 정신 속에 눈을 떴다. 하지만 뿌연 안개 속에 남자의 알몸이 보일 뿐이다. 보지 속을 채운 페니스가 골반을 으깨듯이 치밀어 들어 왔다가 빠져 나가기를 반복한다. 그러나 그녀는 아련한 정신 속에서도 격한 성감을 느낀다. 다른 남자와 다르게 보지 속에 틀어박힌 페니스가 회전을 거듭한다. 마치 물레방아가 돌아가듯이 보지 속에 숨겨진 살갗을 짓이기며 통증마저 느끼게 한다.

“아, 안 돼. 주, 죽겠.......어.”
“흐흐흐........”

남자는 괴성의 신음을 흘리며 보지 속을 꿰뚫듯이 깊이 박아 넣었다가 빼내기를 반복한다. 정신이 없는 명희는 모르고 있지만 남자는 성기에 콩알 같은 작은 구슬의 보형물을 집어넣고 있었던 것이다. 보지 살이 맷돌에 갈리는 통증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쾌감에 명희는 급하게 숨을 들이키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까무러치듯이 기절하고 만다.

그러나 남자는 땀방울을 흘리면서도 지치지 않고 엉덩이를 흔든다. 알몸이 출렁거리는 명희의 보지 속을 흉물로 집요하게 헤집고 다니던 남자가 단발마의 비명처럼 신음을 흘리며 명희의 몸 위에 고꾸라지듯이 엎어진다. 오르가즘을 느낀 남자는 명희의 몸속에 뜨거운 진액을 쏟아 넣으며 헐떡거린다.

“흐 으윽~!”

정신을 잃은 명희는 모르고 있지만 또 다른 남자의 분비물을 자궁 속에 받아 드린 것이다. 한동안 헐떡거리던 남자가 슬그머니 명희의 알몸에서 벗어났다. 아쉬운 듯이 명희의 발가벗겨진 알몸을 쓰다듬던 남자는 벗어던진 옷을 추슬러 입는다. 그리고 명희에게 옷을 입혀주면서 수시로 젖가슴을 주무른다. 옷을 입혀준 명희가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을 본 남자가 휴대폰을 꺼내든다.

남자가 통화를 끝내고 얼마 되지 않아 차인벨 소리가 났다. 남자가 문을 열어주고 나타나 사람은 박 기사였다. 다시 명희를 들어 업은 남자와 박기사가 룸을 나와 지하 주차장으로 향한다. 승용차 뒷좌석에 명희를 앉힌 남자가 음험한 표정을 하고 박 기사를 바라본다. 박 기사는 말없이 남자에게 봉투를 하나 건네준다. 그것은 남자의 적지 않은 보수로 동민에게 받은 봉투였다.

“당분간 지방에 가 있어.”
“네. 형님!”

남자가 박 기사에게 굽실거리며 인사를 하고 주차장을 걸어 나간다. 남자의 뒷모습을 한동안 바라본 박 기사가 운전대 위에 올라앉았다. 주차장을 빠져나온 승용차가 어두운 밤거리를 질주한다. 승용차가 도착 한 곳은 물론 동민의 저택이었다. 집 앞에 도착하니 기다렸다는 듯이 대문이 열리고 동민이 나타났다.

승용차 뒷좌석에는 여전히 명희가 정신을 잃고 쓸어져 있었다. 대문 안으로 승용차를 몰고 들어가 주차시킨 박 기사가 승용차 뒷좌석 문을 열었다. 승용차로 다가선 동민이 명희를 부축해서 내리게 했다. 흐느적거리며 동민의 가슴에 안긴 명희는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집에 가야 하는데........”
“어디 갔다 온 거야. 지금 집이라고.”

명희는 동민의 말소리가 동굴 속에서 들려오는 것처럼 메아리쳐 들렸다. 동민이 박 기사에게 퇴근하라며 손짓을 하고 명희를 등에 업었다. 명희의 말처럼 동민의 아버지는 출장을 가고 집안은 어둠에 쌓여 있었다. 박 기사가 대문을 닫는 소리가 어둠속에 들려왔다, 박 기사가 사라지고 동민은 명희를 안방으로 업고 가서 침대 위에 눕혔다.

명희의 겉옷을 벗겨주고 안방을 나온 동민은 그녀의 구두를 가지런히 정리 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방으로 돌아온 동민은 컴퓨터 화면을 쳐다봤다. 늦은 밤인데도 경미나 정희는 잠들지 않고 있다. 옷을 벗어던진 동민은 팬티 차림으로 세면장으로 들어갔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나온 동민은 책상 앞에 앉았다.

화면에 나타난 경미는 방안을 서성거리다가 방문을 열고 나선다. 불빛이 새나오는 정희의 방을 바라본 경미가 다시 방문을 닫고 들어간다. 경미는 동민의 방으로 가기 위해 정희가 잠들기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동민은 나이도 어리고 단순한 경미가 성적인 유혹에 깊이 빠져드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요즘 회사 일에 바쁜지 정희는 회사업무를 집에 가지고 와서 밤늦게 까지 하고 있다. 그래서 동민도 그녀와 마주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다만 이따금 마주치면 식구들의 눈치를 살피며 스킨십을 하는 정도이다. 오늘 명희보다 미리 집으로 들어왔던 동민은 그녀의 방에 들어갔었다. 동민이 젖가슴을 애무하니 그녀 스스로 입술을 포개면서 미안하다고 했다. 흥분하면서도 서류작성에 열중하는 그녀를 동민은 괴롭히고 싶지 않았다. 동민이 그녀의 방에 들어간 이유는 명희보다 일찍 집에 들어왔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십 여분이 지나고 정희의 방에 전등불이 꺼졌다. 조금 있으려니 경미가 방문을 열고 살금살금 이층 층계를 내려온다. 이층에서 내려온 경미가 안방을 살피더니 세면장으로 들어간다. 세면장에 설치된 카메라에 잠옷을 걸친 경미의 모습이 드러난다. 잠옷을 벗고 알몸을 드러낸 경미가 샤워기를 틀어놓고 수건에 바디샴푸를 문질러 거품을 낸다. 앙증맞은 알몸을 수건으로 문지르는 경미가 거울을 드려다 본다. 거품을 일으키며 제법 굴곡이 생긴 젖가슴과 허벅지 사이를 문지르는 경미의 표정이 야릇하다.

도톰한 둔부와 깨물어 주고 싶도록 귀여운 몸매, 그리고 매끈한 피부. 순결을 바친 경미의 모습이 들어난 화면을 보는 동민은 묘한 흥분을 일으킨다. 샤워를 마친 경미가 잠옷을 걸치고 세면장을 나온다. 타월로 물기를 닦으면서 방문을 쳐다보는 그녀를 의식하고 동민은 재빨리 모니터의 전원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동민은 요즘 모니터 본체의 전원은 끄지 않는다. 그가 없는 시간에도 설치된 카메라가 집안의 동태를 녹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민은 얼른 손을 뻗쳐 전등불을 끄고 침대 등만 켜 놓았다. 동민의 예상대로 방문을 열고 들어선 여자는 경미였다. 짧은 잠옷을 걸친 경미의 모습은 앙증맞은 요정의 자태였다. 발랄하면서도 선정적인 몸매는 동민의 욕구를 충동한다. 어쩌면 개구쟁이 같기도 한 그녀는 상큼한 미소를 흘리며 침대로 다가왔다.

잠시 머뭇거리던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스스로 잠옷을 벗고 팬티 차림이 된다. 그리고 마치 오랜 연인처럼 서슴없이 동민의 침대 위로 올라왔다. 서슴없는 행동을 하는 그녀를 바라보는 동민이 오히려 얼굴이 화끈거린다. 모포 속으로 들어온 그녀가 동민의 몸 위에 넙죽 엎드렸다.

“아! 포근해. 오빠 언제 들어 왔어?”
“조금 전에 아직 안 잔거야?”
“피 잇! 난 오빠 생각만 했는데. 어디 갔다 온 거야?”
“친구들 만났지.”

“여자친구......!?”
“아니, 무슨 여자 친구.”
“오빤 내 남자야. 딴 여자 만나면 죽여 버릴 거야.”

맹목적인 경미의 말투를 동민은 감당할 수 없어 혼란스러웠다. 어쩌면 어린 여자라는 감정으로 애정을 가졌던 동민의 자업자득인지도 모른다. 동민은 그녀에게서 흘러나오는 싱그러운 비누냄새에 취할 것 같았다. 지그시 내려다보던 경미가 거침없이 동민의 입술에 입술을 포갰다. 첫 남자이고 순결을 받친 남자라고 생각하는 경미의 태도에 동민은 다른 여자와 다른 흥분에 젖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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