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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5:35 667회 0건
어차피 시아버지의 여자가 되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시아버지가 부르는 이유를 뻔히 알기에 두려워하거나 일부러 정숙한 모습을 보이기도 싫었다. 남자는 여자의 몸을 소유하는 것으로 모든 것을 가졌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여자는 자신의 육체를 주는 대가로 남자의 욕망을 갈취한다고 했던가! 살그머니 침실 문을 열고 나선다.

잠옷 차림으로 주방으로 가서 커피를 탄다. 광주댁은 잠이 들었는지 불이 꺼져 있었다. 쟁반을 들고 발소리를 죽여 주방을 나와 층계를 올라간다. 시아버지의 침실 문을 노크하였다. 앞가슴을 여미며 침실 문을 열었다. 시아버지는 황제라도 된 듯이 침대위에 비스듬히 누워 신문을 보고 있었다.

종종걸음으로 침대 옆으로 다가가 탁자위에 커피 잔을 살며시 내려놓았다. 시아버지는 아무 말도 없이 보고 있던 신문을 옆으로 놓더니 리모컨을 들어 텔레비전 전원 스위치를 누른다. 그리고 탁자위에 내려놓은 커피 잔을 들고 후후 불어 마시기 시작한다. 돌아서서 나가고 싶기도 하지만, 그런다고 달라질 것은 없었다. 어차피 광주댁과 박기사의 은밀한 관계를 말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기에 시아버지의 눈치를 살폈다.

그렇다고 서 있기가 민망하여 침대 옆의 바닥에 다소곳이 무릎을 꿇고 앉았다. 텔레비전 화면에서는 내가 보고 있던 애정 드라마가 나오고 있다. 드라마가 나오는 화면을 응시하면서 이따금 시아버지의 모습을 훔쳐본다. 커피를 다 마신 시아버지가 잔을 침대 옆의 탁자위에 올려놓는 것을 보고 일어섰다.

빈 커피 잔을 쟁반에 담으려고 탁자로 다가갔다. 헛기침을 하던 시아버지가 잔을 집으려는 내 손목을 잡아끌었다. 흠칫 놀랐으나 예상 한일이고 가정부에 관해 말할 기회였다. 시아버지의 이끌림에 힘없이 침대위로 끌려갔다. 예상하고 있던 일이었으나 긴장해서 그런지 균형을 잃고 침대위에 엎어졌다.

“아, 아버님!?”
“괜찮아.......널 안고 싶었어.”

시아버지는 침대 위에 넘어진 나를 끌어당겨 침대위에 반듯이 눕혔다. 첫날밤을 치루는 여자처럼 나는 두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눈을 감았다. 남편이 양자로 키워졌다는 광주댁의 말이 떠오른다. 어쩌면 나는 남편과 시아버지가 혈육이 아니라는 것에 조금은 위안을 갖는다. 시아버지의 손길에 나의 잠옷이 벗겨지고, 그래도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 살며시 눈을 떠서 올려다봤다.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시아버지가 팬티마저 벗겨냈다.

“아, 아버님.......”

발가벗겨진 나는 되도록이면 음부를 보이지 않으려고 허벅지에 힘을 주어 조인다. 시아버지의 손길이 천천히 젖가슴을 쓰다듬고 내려가 배꼽 근처를 맴돈다. 그리고 다시 허벅지를 쓰다듬고 올라가 허벅지 사이의 음부를 쓸어 올린다. 예민한 감각이 반란을 일으켜 허리를 들어 올리고 싶은 것을 참고 견뎠다. 성욕이 달아오른 시아버지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은미를 보면 내가 젊어지는 것 같아.”
“아버님, 이러시면.......!?”

시아버지의 말을 되새겨 볼 틈도 없이 입술이 젖가슴을 덮었다. 뜨거운 감각에 나도 모르게 급히 숨을 들이마셨다. 젖꼭지가 혓바닥에 유린당하고 시아버지의 손길이 귓불과 목덜미, 허리와 음부를 점령하여 예민한 살갗의 돌기들을 일으키고 다닌다. 시아버지는 마치 먹잇감을 희롱하는 짐승처럼 내 몸을 어루만지며 즐긴다.

시아버지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젖꼭지와 함께 내 몸이 딸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나이만큼이나 시아버지의 여자를 다루는 솜씨는 능숙하여 시간이 갈수록 내 몸은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든다. 그렇지만 신음소리를 흘리지 않으려고 입술을 깨물었다.
내 몸을 탐닉하는 손길은 나에게는 고문과도 같은 애무의 고통이었다. 목구멍으로부터 넘쳐 나오는 신음소리를 삼키지만 몸속에서는 쾌감의 샘물이 흘러나온다.

“넌....... 정말.......대단해.”
“........!”

허벅지 사이를 더듬는 시아버지의 숨결이 높아갔다. 모로 누운 시아버지의 페니스가 발기되어 허벅지를 찌른다. 이제 시아버지가 내 몸 위에 체중을 싫고 보지 속으로 페니스를 집어넣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그런데 모로 누운 시아버지가 돌연 나의 다리를 들어 올린다. 허벅지가 시아버지의 어깨에 걸쳐지는 순간 나는 참았던 신음을 흘린다.

“하 읍! 아버님........”
“헛.......”

시아버지도 숨을 크게 들이켰다. 예기치 않게도 페니스가 갑자기 보지 속을 헤집고 들어와 놀란 것이다. 모로 누운 자세로 내 허벅지를 어깨에 걸친 시아버지의 페니스가 보지 속을 헤집고 들어 올 것을 몰랐던 것이다. 오랜 시간 애무를 받아 달아오른 내 몸은 충격적인 쾌감에 휩싸였다.

“.........!”

터져 나오려는 신음을 손바닥으로 입을 가려 틀어막았다. 보지 속을 점령한 시아버지의 페니스가 급하게 진퇴운동을 시작했다. 페니스가 보지 깊숙이 처박혀 들어올 때마다 내 몸은 아래위로 파도를 이루고 시아버지의 어깨에 걸친 다리는 힘없이 흔들렸다.

시아버지의 손길에 젖가슴이 움켜쥐고 젖꼭지가 손가락 사이에서 몸살을 알았다. 며칠 동안 시아버지는 나를 소유하고 싶었던 모양인지 무척 흥분하고 있는 표정이다. 보지 속의 숨겨진 살갗들을 페니스로 격렬하게 헤집는 동시에 시아버지의 두 손가락이 클리토리스의 돌기를 일으켜 세운다.
자지러질 것 같은 충격의 쾌감을 느꼈다. 신음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하지만 손바닥 사이로 신음이 스며 나왔다.

“으 읍! 하 으........”
“허 윽~!”

지난 세월 남자들의 손길에 익숙하다가 한동안 독수공방하던 내 몸이 격렬한 쾌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쾌감을 느끼는 순간은 남자의 가슴에 매달리고 싶은데, 반듯이 뉘여 진 내 가슴은 허전하기만 하다. 끓어오르는 쾌감을 견디지 못해 베개를 움켜쥐며 허리를 비틀었다.

“하 읍.......!”

오르가즘의 정상으로 치닫는 쾌감을 참을 수 없었다. 페니스를 깊숙이 받아 드리려고 허리를 들어 올리며 허벅지를 조였다. 그 순간 멈출 듯이 호흡을 들이킨 시아버지의 몸이 꼿꼿하게 경직된다. 그리고 내 젖가슴을 껴안은 시아버지의 페니스에서 뜨거운 용액이 흘러나와 보지 속을 적셨다. 본의 아니게 오르가즘을 향해 치닫던 나는 아쉬움을 느꼈다.

한동안 나를 부둥켜안고 호흡을 고르던 시아버지가 힘없이 쓰러지듯이 옆에 눕는다. 역시 성욕이 왕성해도 나이는 속일 수 없는 모양이다.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한 아쉬움에 허전하였다. 몽롱한 정신으로 누웠다가 일어나 앉았다. 잠시나마 흥분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힐끔 돌아보니 시아버지는 겸연쩍은 표정으로 누워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아버지의 허벅지 사이에는 발기되었던 페니스가 진액을 뒤집어쓰고 축 늘어져 있었다. 침대머리에 있는 타월을 집어 들고 시아버지의 페니스에 뒤덮인 진액을 닦아주었다.
시선을 마주할 수 없었으나 시아버지의 자잘한 눈빛을 의식한다. 침대 머리에 등을 지고 비스듬히 앉았던 시아버지가 상체를 일으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미안해! 만족하게 못 해줘서. 이제 나도 늙는 모양이네.......”
“........!?”

말없이 눈웃음을 짓고 돌아 앉아 허벅지로 흘러나오는 진액을 닦아낸다. 다리를 벌리고 기대앉은 시아버지가 발가벗겨진 나를 끌어당겼다. 등을 돌리고 있던 나는 시아버지의 가슴에 안겼다. 텔레비전 화면에서는 여전히 애정드라마가 계속되고 있었다. 시아버지의 손길이 나의 젖가슴을 더듬고 있었다.

엉덩이 뒤에 닿은 시아버지의 축 늘어졌던 페니스가 다시 발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시아버지는 다시 나와 관계를 하려는 생각이 아닌 것 같다. 단지 나를 애무하며 스킨십을 즐기려는 모양이다. 나이도 많아서인지 지친 모습이었다.
그러나 나의 성감을 자극하는 행위이기에 곤혹스러웠다. 젖꼭지가 손가락 사이에서 애무를 당할수록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한 내 몸 안의 성감의 돌기들이 몸부림친다.

시아버지는 묵묵히 텔레비전 화면을 주시하며 젖가슴을 주무른다. 비록 하녀처럼 시아버지에게 안겼지만 광주댁에 대한 말을 할 기회를 잃어버리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런 기회가 다시는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급해졌다. 시아버지의 손길에 의해 끓어오르려는 성감을 억제하면서 습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 말씀 드릴게 있는데요?”
“뭐......!?”

무심하게 받아드리는 시아버지에게 광주댁에 대한 이야기를 해도 괜찮을 것인지 주춤거렸다. 혹시 말을 했다가 도리어 화를 자초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서였다. 그러나 이런 기회에 말하지 않으면 도리어 광주댁에게 더한 고충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다시 말을 하려는 순간 시아버지가 손가락 사이에 젖꼭지를 끼고 터트릴 듯이 누른다. 나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흘리며 고개를 돌렸다.

“어 맛! 아파요.....!”
“후후~! 귀여운 거.........”

바라보는 시아버지의 눈빛으로 보아 나에게 매료당한 것 같았다. 다른 여자처럼 잠시 욕구의 대상일지 몰라도 내 몸을 장난감처럼 주무르는 시아버지의 표정이 무척 흥분한 모습이다. 세상에는 특별히 음란한 여자라든가 또한 특별히 정조가 굳은 여자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시아버지를 향해 유혹하는 눈빛으로 곱게 눈을 흘겼다.

내 모습을 보고 다시 흥분했는지 엉덩이에 닿은 시아버지의 페니스가 더욱 불끈 솟아오르는 것을 느낀다. 발기된 페니스가 엉덩이 사이를 쿡쿡 찔렀다. 뚫어지게 쳐다보는 시아버지의 눈빛을 피하면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러나 태연하게 정면의 텔레비전 화면에 시선을 향하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광주댁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음....... 우리 집에 있은 지 벌써 오년 째 될 걸! 심술궂어 보여도 일은 잘하지 않나?”
“네, 그건 그래요. 그런데......... 좋지 않은 모습을 봐서요.”

“뭔데......?”
“박기사는 결혼한 지 얼마나 됐어요?”
“늦게 결혼했지! 아들 하나있는데 중학교에 들어갔을걸. 왜.......!? 박기사하고 광주댁이 무슨 일이 있나?”

그때서야 시아버지는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린 것 같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젖꼭지를 주무르던 시아버지의 손길이 멈추었다. 시아버지의 태도 변화에 따라서 말을 하려던 것인데 일은 쉽게 풀리고 있었다. 뒤도 안 돌아보고 나는 걱정스러운 듯이 말했다.

“이틀 전에 박기사가 낮에 집으로 들어왔더라고요.”
“낮에 웬일로! 그런데......?”
“제가 방에서 잠간 눈을 붙였다가 나왔는데 아무도 안보이고 조용하더라고요. 모두 나간 줄 알고 정원을 거닐다가 우연히 광주댁 창문을 들여다보고 놀랐어요. 박기사가 광주댁 방안에 있더라고요.”

“그놈이 왜.......!?”
“광주댁하고 침대위에서......”
“뭐라고......!?”

말도 끝나기 전에 시아버지는 깜짝 놀란다. 젖가슴을 쥐었던 시아버지의 손에 힘이 풀린다. 광주댁과 박기사에 대하여 더 설명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했다. 그러나 시아버지와 나 사이의 관계도 다른 사람들이 알면 손가락질 받을 일이었다. 더 이상 설명하기가 거북했으나, 꼭 짚고 넘어가야할 말은 해야 할 것 같았다.

“두 사람의 말을 들어서는 아마도 오래된 사이인 것 같았어요. 그리고 ........ 이런 말씀 드리기 조심스럽지만, 어떤 방법인지 몰라도 돈을 챙기면 그만 둘 모양이더라고요........”
“........!?”

시아버지는 말없이 생각에 잠기는 것 같았다. 그 틈을 이용해서 내가 본 장면과 생각을 시아버지에게 말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멈추었던 시아버지의 손이 다시 내 젖가슴을 보듬어 안았다. 텔레비전 화면에서는 남녀주인공이 포옹을 하고 진한 키스를 하는 장면이 나왔다. 묵묵히 듣고 있던 시아버지가 손가락 사이에 젖꼭지를 돌돌 말아 쥐고는 쓴웃음을 짓는다.

“허! 남녀관계라는 것은 묘한 거야. 그놈을 불쌍하고 착해서 거두어 준 건데.......사실은 나도 술에 취해서 광주댁을 한 번 안았지........ 변명일지 모르지만 내 의지로 한 것은 아냐!”
“........!?”
“술에 취했다가 깨어났는데 내 옆에 광주댁이 벌거벗고 누웠더라고........먼저 꼬리치고 달려드는 여자들은 질색인데.......매력도 없는 것이 박기사 까지........”
“........!”

시아버지는 사업가로서 판단력이 세심하고 때로는 냉철한 사람이었다. 변명을 하는 것이지만, 생각보다 솔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광주댁에 관해서는 의외로 쉽게 풀리는 것 같았다. 이제 광주댁에 관해서는 시아버지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 고개를 돌려 배시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시아버지가 내 입술을 두 손가락으로 쥐고 입맞춤을 한다. 그리고 혼잣말처럼 말한다.

“불쌍한 것들이지만, 그냥 둘 수는 없지.......! 그런데.......박 기사를 어쩌지!?”
“.........!?”

시아버지는 박 기사에 대해서 묘한 여운을 남겼다. 심복으로 데리고 있던 박기사가 회사와 시아버지 자신에 대한 기밀을 많이 알고 있었을 뿐더러, 나이가 오십이 다되었어도 악의가 없이 선량하다고 믿었던 까닭인 모양이다. 시아버지가 피곤한지 하품을 하였다. 슬며시 젖가슴을 안은 시아버지의 손을 풀고 침대 위에서 내려왔다.

시아버지에게 모포를 덮어주고 벗겨졌던 팬티와 잠옷을 추슬러 입는다. 진액을 닦아냈던 타월과 찻잔을 쟁반에 담아서 들고 시아버지의 침실을 나왔다.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한 몸속에는 아직도 흥분의 열기가 남아 있었다.
아직도 남편이 글을 쓰고 있는지 서재 문틈으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다. 세면장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 남편의 서재로 다가선다. 서재 안에서는 컴퓨터 좌판을 두드리는 소리만이 은은하게 들렸다.

시아버지에게 광주댁에 대한 말의 효과는 생각보다 빨리 들어났다. 다음날 출근을 했던 시아버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집으로 되돌아 왔다. 시아버지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몰라도 박 기사는 무척 주눅이 들은 모습으로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있었다. 거실로 들어온 시아버지가 광주 댁을 불러 소파에 마주 앉았다.

침실로 들어가서 숨을 죽이고 방문 틈으로 시아버지와 광주댁의 모습을 엿보았다. 뜻밖에도 출근했다가 들어온 시아버지의 부름에 광주 댁은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시아버지는 눈살을 찌푸리며 광주 댁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감정을 들어내지 않은 목소리로 입을 연다.

“난 광주 댁을 믿었어! 그리고 박 기사에게 광주 댁과의 사실 관계를 들었어.”
“........!?”

그때서야 시아버지의 의도를 알아차린 광주 댁이 놀라서 눈동자를 크게 떴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광주 댁이 고개를 숙였다. 아마도 시아버지는 회사에 출근해서 박기사를 추궁해서 광주댁과 은밀한 관계를 자백 받은 모양이다. 광주댁은 순순히 모든 사실을 인정하는 표정이었다. 시아버지가 안주머니에서 흰 봉투를 꺼내 탁장위에 내려놓았다.

“그동안 광주댁이 수고했기에 더 이상 긴말 하지 않겠어. 광주 댁도 내 마음을 이해하리라 믿어. 이것은 그동안 수고한 것에 대한 내 마음의 표시니까, 어디 가서든지 잘살기 바래.”
“.........”

막상 일이 벌어지고 보니 광주 댁이 측은해 보였다. 한동안 광주 댁을 바라보던 시아버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아버지가 두리번거리는 것으로 보아 나를 찾는 것이라고 짐작을 하고 침실을 나선다. 나를 발견한 시아버지가 말없이 현관으로 나선다. 광주댁은 기가 죽어 소파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구두를 신으려는 시아버지에게 구두주걱을 집어 건넸다.

구두를 신고 나서는 시아버지가 나에게 의미 있는 눈빛을 보낸다. 시아버지가 사라지고 광주댁이 마지막으로 악담이나 하지 않을는지 두려웠다. 광주댁의 눈치를 살피며 침실로 들어갔다. 시아버지의 자가용 소리가 멀어지고 거실은 잠시 잠잠해졌다. 한동안 소파에 앉아 있던 광주 댁이 어디론가 여기저기 전화를 하는 소리가 들린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도록 침실 안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 거실과 주방을 드나드는 광주댁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대문 밖에서 들리는 자동차 크락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데 방문이 왈칵 열렸다. 열린 방문 사이에는 표독스러운 표정을 한 광주 댁이 서있었다. 광주 댁의 날카로운 눈빛을 받는 나는 온 몸에 찬물을 뒤집어쓰는 것 같았다.

아마도 미심쩍기는 하지만 내가 박기사와의 관계를 시아버지에게 고자질 한 것이라고 의심하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고자질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었다. 무슨 말인가 하려던 광주 댁이 숨을 들이키며 내뱉었다.

“영민 엄마~! 난 갈 테니 잘해봐! 그러나........! 신세 조지지 말고 조심해.”
“........”

한마디를 내뱉은 광주 댁이 돌아선다. 거실에는 어느 틈엔가 광주 댁의 소지품을 싸놓은 가방과 짐 보따리가 보였다. 대문으로 나갔던 광주 댁이 택시운전기사를 데리고 들어왔다. 미리 영업용택시를 불렀던 모양이다. 짐 보따리를 옮긴 광주 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집을 나선다.

멀어져가는 택시의 엔진소리를 듣고 있었다.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시원했지만 텅 빈 것 같은 거실에 한동안 앉아 있었다. 그리고 무엇인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생각을 하고 바빠졌다. 주방을 둘러보고 광주댁이 사라진 집안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찾는다.
청소기를 돌리고 세탁물을 모아 세탁기에 넣었다. 영민에게 음식을 만들어주고 남편의 시중을 한다는 것이 나의 권리이고 의무이기에 즐겁기만 하다.

영민이가 며칠 전부터 제법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또렷하지는 않지만 엄마라고 부른다. 엄마라는 소리를 들으니 새삼스럽게 아이를 갖은 여자가 되었다는 기분이 든다. 날개라도 있으면 날아오르고 싶도록 의 기쁨을 느낀다. 영민이를 데리고 남편의 서재로 들어갔다.

“여보! 영민이가 말을 해요.”
“.......!?”

글을 쓰는데 열중하다가 돌아앉는 남편은 놀라는 눈빛을 한다. 그리고 팔을 벌려 영민이를 품에 안는다. 영민은 남편과 나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다. 조심스럽게 영민이를 안은 남편의 눈빛은 사랑스러워 못 견디겠다는 표정이다. 나는 남편이 보는데서 영민이가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영민아! 내가 누구지?”
“......!?”
“내가 누구야?”

영민이가 생글거리며 빤히 나를 바라봤다. 엄마라고 불러 줬으면 좋겠는데 웃음이 기닥한 얼굴로 바라보기만 하니 답답하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아이 때문에 하루에 열두 번도 더 거짓말을 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실망을 느끼는데 영민이가 입을 열었다.

“어~엄 마......!”
“애구! 우리 영민이 귀엽기도 하지.”

남편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가득하다. 남편과 영민이를 한꺼번에 껴안고 즐거워한다. 나의 목에 팔을 두룬 남편의 손이 등을 토닥거린다. 나는 다시 영민이가 남편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남편을 가르치며 영민에게 말했다.

“영민아! 여긴 아빠야! 아빠 그래봐?”
“.........!?”
“아빠, 그래봐 영민아!”

남편도 나도 긴장되어서 영민이를 바라봤다. 짧은 시간이지만 길게 느껴진다. 나와 남편을 번갈아 보고 있는 영민이가 밉살스러울 정도이다. 영민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입을 벌리는 순간 나도 저절로 입이 벌어진다.

“아 압~빠!”
“호호호........!”
“후후~!”

언어장애인 남편은 콤플렉스를 느껴 웃음소리도 잘 내지 않았었다. 나도 남편도 웃음을 터트렸다. 영민이를 으스러지도록 껴안았다. 영민이를 데리고 나오려는데 남편이 놔두라고 눈짓을 한다. 남편에게 영민이를 맡기고 서재를 나왔다. 힘들게 집안일을 해도 즐겁기 만하다.

바쁘게 하루가 가고 저녁 늦은 시각에 시아버지가 귀가하였다. 식사준비를 하려는데 거실로 들어온 시아버지가 저녁을 먹고 왔다면서 부른다. 광주댁이 없는 공간의 시아버지와 나는 한결 부드럽고 자유로웠다. 자잘한 눈빛으로 바라본 시아버지의 표정이 나를 며느리로 보는지, 아니면 욕구의 대상인 여자로 보는지 알고 싶지 않다.

“영민이와 영민 애비를 돌보면서, 집안을 하느라 힘들지 않아?”
“......처음이지만 해봐야지요.”

시선을 마주하지 못한 채 다소곳한 자세로 대답했다. 몸이 가면 마음도 가는 것인가. 시아버지와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대화하고 싶었다. 그러나 서재에 있는 남편이 듣고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 두려웠다. 욕정을 못 이겨 내 몸을 탐하던 시아버지도 평상시에는 점잖은 체면을 벗어나지 않는다.

“아무래도 다른 가정부를 써야 할 것 같아. 자네 생각은 어때?”
“......그냥 해보지요.”

시아버지의 나에 대한 호칭은 다양하다. 상황과 자신의 감정에 따라서 손자이름 영민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간혹 내 이름 은미를, 어느 때는 며느리 또는 자네라던가 너라고도 부른다. 시아버지가 가정부를 쓰라는 말을 받아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광주댁을 내보내고 바로 다른 가정부를 들인다는 것은 속이 들여다보이는 것 같았다. 시아버지도 내 마음을 알아차린 모양이다. 주춤거리는 내 표정을 바라본 시아버지가 너그러운 표정을 짓고 말한다.

“그러지 말고 다른 사람을 쓰도록 해. 그러다가 병이라도 나면 어떡해?”
“........!”
“영민이가 알아볼래......? 아니면 내가 알아봐줄게. 어떤 사람을 쓰고 싶어?”

“......식구들이 많지 않으니까, 나이 드신 자상한 할머니가 좋지 않을 가요?”
“음......! 그러면 내일이라도 알아보고 집으로 보낼 테니, 자네가 보고 결정을 해.”
“네.......!”

시아버지는 부동산 컨설팅에 관해 오랜 경험으로 노하우도 있지만, 젊은 사람 못지않게 결단력 있는 성격이었다. 자신이 결심한 일은 뒤도 안돌아보고 실행하는 성품이었다. 나와의 약속도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다음날 점심시간이 될 무렵 이름이 김순애라는 나이 든 가정부가 집으로 찾아왔다.

나이는 들었지만 깔끔하게 늙은 모습에 호감이 갔다. 고향이 충청도 시골이고 농사꾼의 딸로 태어나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같은 고향의 농사꾼과 결혼하였으나 일찍 남편을 잃었으며 자식도 없이 혼자서 살아왔다고 한다. 어머니같이 정이 깃든 눈빛과 조용한 말씨가 마음에 들었다.

“마님은 젊고 예쁘네유.”

나를 대면하자마자 푸근한 말씨로 칭송을 하였다. 하지만 마님이라는 호칭은 받아드리기 어색하였다.

“그냥 영민 엄마라고 해주세요. 그런데 제가 할머니라고 하기에는 젊어 보이시고.......!?”
“나이가 육십인데, 그냥 할머니라고 불러주는 게 편해 유.”
“그렇다면 존댓말 빼주세요. 그게 저도 편해요.”

“그래도 괜찮은 감유?”
“네. 그런데 언제쯤 오시겠어요?”
“여기만 괜찮다면 내일이라도.......”
“저희는 좋지요. 그럼 내일 오세요.”
“그러지 유. 아기가 정말 예쁘네요. 엄마를 닮았나봐.”

할머니는 내 품에 안긴 영민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귀여워 못 견디겠다는 표정을 한다. 다음날 할머니는 약속대로 짐을 갖고 왔다. 짐이라고 해야 소지품 가방과 옷가지가 든 작은 보따리 하나였다. 광주 댁이 사용하던 방으로 안내하자, 자신이 사용하기에는 너무 크고 침대가 있어 이불을 펴고 접어 넣지 않아 좋다고 한다.

할머니가 가정부로 들어오고 아늑하고 편안한 생활이 시작됐다. 할머니는 집안일에 관한 모든 일을 나에게 물어본다. 아마도 일을 하는 것으로 살아가는 즐거움으로 아는 것 같았다. 그리고 틈만 나면 영민이 귀엽다고 하면서 자신의 손자처럼 보살펴준다. 나는 비로소 집안의 주권을 차지한 아낙네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아버지도 소리 없이 묵묵히 집안일을 하는 할머니가 흡족한 모양이었다. 광주 댁을 내보냈으나 시아버지는 박기사를 해고하지 않았다. 아마도 야단을 치고 다짐을 받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나와 마주쳐도 무시하는 눈빛이었던 박기사가 나에게 굽실거리며 사모님이라고 호칭을 했다.

내가 움직일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이 넓어졌다. 남편을 보살피고 시아버지의 시중을 드는 것도 내 몫이 되었다. 집안 살림 모두가 내 주관대로 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할머니가 가정부로 들어온 후에 거리낌 없이 내 몸을 요구하는 시아버지의 손길은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시아버지는 일주일에 하루 이상은 잠들기 전에 자신의 침실로 나를 불렀다. 나의 묘한 이중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불구자인 남편의 자식을 낳았으며, 시아버지의 정부가 되었다는 생활이 조금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세상에는 밝혀지지 않는 비밀이 얼마든지 존재한다. 다른 사람이 알면 손가락질 받을 일이지만 운명으로 받아 드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에게도 힘들고 불만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
혼자만의 욕구로 만족하는 시아버지의 손길에 애무를 받는 나의 육체는 언제나 오르가즘의 정상으로 치닫다가 허무함에 젖어들었다. 인내와 이성으로 자신을 제어하지만 육체의 허기짐에 항상 고통스러워한다.

남편의 정신적인 사랑만으로도 만족하려고 하지만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은 항상 들끓어 오르고 있다. 문득 내 모습이 정말 남편을 사랑하는 것인가 하고 반문한다. 누군가에게 정신과 육체가 하나가 된 진정한 사랑을 주며 받고 싶다. 어려서부터 남자의 손길에 자라난 내가 풋사랑이지만, 남자에게 사랑을 느낀 것은 고등학교 삼학년 시절이었다.--------------[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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