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식은 전화를 한다

"여보 나야 기철이엄마"
"어디셔요?"

"여기 누나식당인데 와서 조금만 도와드려?"
"애 때문에..고모님이 더 불편하실까봐요"

"그냥 애 데리고 편한 복장으로 와 누나가 몸이 안좋은 거 같아서 그래, 몇 시간만 와서 앉아있어"
"그럼 당신이 저좀 데리려 오셔요"

"그럴까? 알았어 그럼 지금 갈게"

가까운 거리라 금방 집에 도착하자 아내는 밖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차에 태워 바로 식당으로 향한다

"여보! 당구장 동생분이 오늘 이사 들어오잖아요"
"참 그렇다고 했지?"

"들어오시는 거 좀 봐줘야하지 않겠어요? 오늘은 어디 가지 말고 집에 좀 계셔요"
"집에 있을터니 당신은 식당에서 있다가 전화 줘 데리려 갈게"

"알았어요"

아내를 식당에 내려주고 윤식은 보일러 가게로 들어와 쇼파에 몸을 묻어놓고 담배를 피운다

전화벨이 울린다

"아저씨 저에요 서현이.."
"그래 서현이 오늘 이사 들어온다면서?"

"네 아저씨. 요즘 당구장에도 안오시구... 보고 싶었어요"
"그랬군 미안해 이삿짐은 미리 다 옮겨 놨던 모양이던데?"

"네 아저씨 짐만 풀어 정리만 하면 돼요"
"몇 시쯤에 오려구?"

"세 시간 있다가 갈게요 오빠와 당구장 교대하고요 아저씨 보고 싶은데 시간이 빨리 안가요"

누군가 애틋하게 자신을 그리워한다는 사실에
윤식은 가슴이 짠하다
며칠 동안 서현이 생각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마음이 슬픈 사람을 보면 같이 슬퍼지고, 기쁜 사람을 보면 같이 기뻐지듯이

누군가가 그리움을 가슴에 간직하고 있을 때 옆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비슷한 가슴으로 물들어 버리듯

전화기를 통해서 들려오는 소리는 그리움에 사무친 목소리였고 그로인해 윤식이 가슴도 아파온다

"서현이"
"네"

"아저씨도 서현이 매일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
"정말요?"

"그럼 정말이지"
"고마워요 아저씨" ---서현이 목소리가 조금 떨린다

윤식이 입장에서는 유정이 같은 성격이 편하긴 하다

서너 시간 지나자 서현이는 소지품이 담겨있는 듯 바퀴달린 여행용 가방을 끌고 가게 앞에서 들여다본다
윤식은 순간 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착각에 빠진다
그리 짧지 않은 치마였지만 키 때문에 이쁜 다리가 더 많이 노출이 돼 있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서현이를 쳐다본다
웬지 다른 사람들이 서현이를 쳐다보자 은근히 화가 난다
별일이다
다른 사람들이 기철이 엄마을 쳐다볼 땐 아무렇지도 않았었는데...

윤식은 바로 뛰어나간다

"서현이 왔어?"
"네 아저씨"

"자 그럼 집으로 들어가자고"
말을 마치고 윤식은 여행용 가방을 빼앗아잡는다

"아주머니는 요?"
"아이 데리고 누나식당에 갔어 이따가 전화오면 데리려가야해"


가게 뒷편으로 돌아서자 대문옆에 [박윤식] 문패가 보였다
서현이가 쓸 방은 대문안으로 들어서자 왼쪽으로 문간방이다
오른쪽 담벼락 아래에서 누렁이가 사납게 짖다가 윤식이 헛발질에 멈춘다

부엌문을 통해 들어가 방문을 따고 안으로 들어서자 책상과 컴퓨터, 1인용 침대, 작은 옷장 그리고 아직 정리하지 않은 책들로 가득하다
풀지 않은 짐은 그리 많아보이지 않는다

"책이랑 조금만 정리하면 되겠네?"
"네 아저씨"

서현이는 윤식이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아저씨"
"응"

"저 꿈만 같아요"
"아저씨도 그래"

"제가 아저씨 곁으로 너무 가까와서 부담이 되시는 건 아니죠?"
"무슨 내가 어디서 서현이만한 여자를 보기나 하겠어?"

"아저씨 또 그런다"
"하하"

"아저씨 저 안아주시면 안돼요?"
"왜 안돼? 이리와 자" ---윤식은 두팔을 벌린다

서현이는 윤식이 품에 꼬옥 안긴다

윤식은 감미롭고 애틋한 감정으로 솜처럼 가볍고 부드럽게 서현이 이쁜 입술을 자기 입술로 살짝 누르듯이 덮었다

꼬옥 매달리는 서현이

윤식은 서현이 입술에서 귀로 목덜미로 타액이 묻지 않게 조심하면서 마른 입술만으로 가볍게 터치하면서 내려간다

윤식이 입술이 서현이 두 앞가슴의 골짜기로 내려오자 서현은 그대로 중심을 잃고 두 무릎으로 주저 앉는다

윤식은 서현이 체중을 두 손으로 지탱하면서 조심스럽게 바닥으로 내려놓듯이 하면서 부둥켜 안고 서서히 쓰러졌다

서현이 두 가슴 사이에는 윤식이 얼굴이 파고 든다

서현이 역시 행복에 벅차 더이상 감당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구겨지는 듯한 얼굴,

또 다른 아름다움이였다

서현의 치마속에는 따뜻한 손이 허벅지 안쪽 세포를 일으켜 세우면서 들어간다 서현은 움찔한다

지금 이 순간 윤식이와 함께 일어나는 모든 일에 순응하며 복종하듯이 서현이 엉덩이는 스스로 당연한듯이 들어올려진다

작은 천조각 하나가 떨어져 나갔다

두 다리 사이 수줍은 꽃잎 한 쌍은 님이 오시는 길목에 미리 사랑의 비를 뿌리고 님과 하나가 되기 위해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핏줄이 불거진 단단하고 커다란 물건이 하늘을 보고 솟아 오른다

단단하고 커다란 물건은 꽃잎을 자극하며 양쪽으로 밀어내면서 갈 길을 찾는다

순간 서현이는 님이 오시는 길목에 또 한 번의 사랑의 비를 몸서리치면서 쏟아낸다

아랫배에 이물감로 가득히 차오더니 숨을 조여오는 듯하다가

여러가지 색깔의 물감이 뒤섞여 빙글빙글 돌아 물에 풀어지듯 너와 나는 하나로 일치한다

서현은 처음으로 느껴지는 감각으로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지만

황홀경과 행복이 뒤섞여 서현은 몸을 떨다가 하나가 되어버린 두 사람은 어딘지 모를 미지의 세상으로 떠나고 있었다

온갖 오색찬란한 빛과 보석으로 뒤덮혀있는 곳으로...

공중으로 들어올려져 날아가고 있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낙원으로...낙원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