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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6:02 1,154회 0건
## 귀엽긴 해도, 그다지 섹시하지는 않는데, 왜 그 친구한테만 마음이 가는 지 모르겠습니다. 전엔 둘이서만 이야기할 기회도 많았는데, 이제 그것마저 하기 어렵게 되었네요. 많이 불행해진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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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석이 형이 전화를 할 때가 저녁 열 시 쯤... 그 때까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다급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 내일 아침이면 다 끝날 것 같은데?]
[그럼... 오늘 밤에?]

[아마 새벽 두 시에서 다섯 시 사이겠지. 보통 그 시간에 하니까...]
[시간이 없네.]

[수호야.]
[응?]

[신중해, 임마. 그냥 푹 자고 일어나면 내가 아침에 전화해 줄게.]
[알았어...형. 내가 뭐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잖아.]

하지만, 전화를 끊자마자 다시 유진의 새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유진의 아버지가 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아니... 그가 어떤 사람이어도 상관없었다. 유진이 무사히 돌아오던, 그렇지 못하던 간에, 나중에 성수에게, 그리고 내 자신에게 최선을 다했노라고 떳떳하게 변명할 수 있어야만 했다. 그리고... 내가 유일한 한 사람이니까... 유진의 편에서 도와줄 수 있는...

[말씀해 주세요.]
[뭘.....]

[새벽에 일을 치를 거라는 거 알고 있어요. 그전에 아버님을 만나야 해요.]
[수호씨...]

[제발요. 잘못 되면 유진이 다시 볼 수 없잖아요.]
[그래도... 수호 씨가 할 수 있는 건 없어요.]

[그냥 가서 얘기나 하려구요. 전에 차타고 갔을 때 눈을 가려서 위치를 몰라요. 그러니까, 그 사무실이 어디 있는지만 가르쳐 주세요. 알고 계시잖아요?]
[저는... 얘기할 수 없어요. 얘기하면...]

얘기하면 나중에 그녀가 입을 쉽게 놀린 죄로 패널티를 받을 거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보스의 가족인데 심한 짓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고작 그런 이유로 입을 닫고 있는 그녀가 미웠다. 의붓 딸이긴 해도, 딸의 목숨이 걸린 일인데... 다급한 내 입에서는 막말이 쏟아져 나왔다.

[흥, 속으론 유진이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는 거죠? 어차피, 골치덩어리니까!]
[수호씨... 어떻게 그런 말을...]

[그럼 뭐예요? 겨우 사무실 위치 좀 가르쳐 달라는 것 뿐인데...]
[......]

[제발요.]
[○○동에 있는...]

그녀에게서 겨우 건물의 위치를 알아내고, 조심스럽게 집을 빠져 나왔다. 친구 집에서 자고 온다는 쪽지를 유미 누나의 방 문틈 아래에 집어 넣어 두었지만, 그래도 불효를 저지르는 데 대해 죄책감이 들었다. 혹시 뭔가 잘못되면... 에이! 아니다.

택시를 타고 유진의 새엄마가 가르쳐 준 빌딩에 도착할 때는 자정이 다 되어 있었다. 굳게 닫혀 있는 입구... 하지만 십여 층쯤에 있는 사무실에는 불이 켜져 있으니, 누군가 건물 안에 있는 건 분명했다. 건물을 빙 돌아 뒤 쪽의 지상주차장으로 갔더니, 어둠 속에서 사람들이 몇몇 움직이는 게 보였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건물로 통하는 출입문 쪽으로 걸었다.

“거기, 누구요? 지금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

못 들은 척 출입문 가까이 가자, 사내 셋이서 앞을 가로 막았다.

“건물 닫았다니까요.”
“임 실장님 뵈러 왔습니다.”

“뭐야? 새파란 새끼가 실장님 이름을 함부로 입에 올려. 뭐하는 새끼냐?”
“아드님 친구되는 사람입니다. 지금 꼭 뵈야 돼서요.”

“어우, 가뜩이나 바빠 죽겠는데... 알았어, 알아. 찾아왔었다고 내일 전해 드릴 테니까... 오늘은 그냥 가.”
“지금 만나야 한다니까요! 그냥 저 왔다고, 보고나 해 주세요.”

“우리 지금 급한 일 있거든? 그러니까 그냥 가, 응? 다치기 전에...”
“이해는 하는데요, 저도 급해요. 지금 뵈야 돼요.”

“아 나 원... 요거 진짜 말귀 못 알아듣네. 이리 좀 올래?”

한 사내가 내 팔을 움켜 쥐고, 반대쪽으로 끌어내려 했다. 그의 손을 확 뿌리치고 무조건 출입문을 향해 뛰었다. ‘야! 그거 막아!’하는 다급한 고함이 뒤쪽에서 들리고, 앞에서 두 명이 가로 막았다. 밤에는 많이 다르구나... 낮이라면 좋은데... 출입문 형광등을 등지고 선 그들의 동작이 보이지 않았다. 그저 윤곽 밖에...

옆으로 돌아 피해 들어가려다 생각을 바꿨다. 어차피 성수 아버지가 있는 방까지 피해서 갈 수는 없는 것이다. 그냥 드잡이질을 좀 하는 수 밖에... 그러다 잡히면 윗선으로 보고할 테니까... 몸에 생채기가 좀 남더라도...

상대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으니, 먼저 공격할 수 밖에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둘 중 하나를 고른 다음 몸을 띄워 가슴 부위에 무릎을 들이 밀었다. ‘퍽!’하고 무릎에 와 닿는 익숙한 느낌... 내가 공격할지 몰랐으니, 무방비로 맞았을 것이다. ‘윽!’하는 소리와 함께 그가 쓰러지고, 이제는 내가 형광등을 등지고 설 수 있었다.

“이 새끼가...!”

어느새 몰려왔는지 숫자가 넷으로 불어 나를 반원으로 둘러싸고 있었다. 익숙치 못한 상황에 내 심장이 벌렁거렸다. 애써 두려움을 억누르고 그들에게 집중했다. 그래도 내가 유리한 위치에 있어...

“뭐야! 너!”
“참 말귀 못 알아들으시네요. 그냥 조용히 임 실장님 좀 뵙고 싶다니까요.”

“잡아!”

아이 씨... 유리문을 엉덩이로 열고 어두운 복도로 뛰어 들어갔다. 뒤에서 우르르 쫓아오는 소리... 네 명을 동시에 상대하는 건 무리다... 이것들을 일렬로 세울 곳을 찾아야 하는데... 비상구의 불빛 아래에 있는 문을 열고 무작정 몸을 밀어 넣었다. 옳지 됐다. 계단... 계단 중간참에서 몸을 돌렸다. 내 머리 뒤에 조명이 있는 걸 확인해 두었다. 꽈당!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줄지어 몰려 올라왔다. 이것들이 머리는 별루네... 지들이 유리한 쪽에서 싸워야지...

난간을 짚고 몸을 옆으로 세워 맨 앞에 오는 사내의 가슴을 두 발로 짓밟았다. ‘윽!’하고 그가 뒤로 밀려 넘어지며, 뒤에 따라오던 사내를 쓸고 갔다. 옆으로 돌아오는 사내는 정강이에 강하게 킥을 먹여 주춤거리게 한 다음, 다시 가슴에 무릎을 먹였다. 그의 몸이 쿵쿵거리며 굴러, 올라오던 계단을 다시 내려갔다. 많이 다치게 하면 안 되는데...

계단을 순식간에 내달아 올랐다. 12층이나 13층 쯤 되었던 것 같은데... 곱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지 못할 거라는 건 알았지만 이 무슨 고생이냐... 중간층 쯤 해서 다시 복도로 나왔다. 위쪽에서 들이 닥치면 대책도 없을 뿐 더러, 계속해서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싸워야할 때 체력이 고갈될 게 뻔했기 때문에 힘을 좀 아껴두자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잘못 생각한 거였다. 어두웠던 복도에 불이 켜지며, 대낮처럼 밝게 변했다. 비상계단이 하나쯤 더 있을 텐데 찾을 수가 없었다. 하는 수없이 엘리베이터 앞까지는 갔지만, 작동은 되지 않았다. 나를 ?아온 세 명에게 순식간에 애워 싸였다. 아... 거참 얼굴 한 번 보기 힘드네. 닥치는 대로 주먹을 주고 받았다. 툭탁 거리는 소리... 비명 소리... 욕하는 고함 소리... 아 씨바, 할퀴기도 하네... 이것들이... 띵동!하고 엘리베이터가 열리는 소리가 들였다.

“멈춰!”

코너에 몰린 나를 노려보고 있는 사내 뒤로, 검은 양복이 셀 수 없을 만큼 우르르 내렸다. 바닥에 뒹굴던 사내들이 우물쭈물 일어서 그에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성수 아버지의 방에서 봤던 사내 중의 하나...

“여긴 어떻게 알았나?”
“제가 기억력이 남다르거든요...”

“싸움질은 어디서 배웠어?”
“그냥 운동 삼아 조금...”

“따라 와.”

그를 따라 낯익은 그 방에 다시 들어갔다. 예전에 그 자리에 앉아있던 성수 아버지가 나를 노려보았다. 침묵이 머쓱해서 예의바르게 인사를 했다.

“그간 잘 계셨습니까, 아버님. 뵙기 참 힘드네요.”

그가 어이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날 데려온 사내가 그에게 ‘얘들이 두엇 상했습니다.’하고 보고 했고,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방에서 나갔다. 이제는 그와 나 둘만 남았다. 그가 턱 끝으로 맞은 편 소파를 가리키자, 내가 어슬렁어슬렁 걸어 거기 앉았다.

“내가 분명히 경고했을 텐데... 참 어이없는 짓을 하는구만.”
“도저히 그냥 있을 수가 없어서요. 죄송합니다.”

“원하는 게 뭔가?”
“새벽에 일 치룬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도 같이 데려가 주십시요.”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그럴 수는 없어. 그냥 얌전히 있다가 아침에 돌아가게. 지금도 많이 봐 주고 있는 거야.”
“그러면 저는 그 길로 경찰서에 가서 제가 보고 들은 것 다 얘기할 겁니다. 아 그리고... 성수한테도 말해 줄 겁니다. 아버님이 유진이 일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그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했다.

“나도 한계가 있는 사람이야. 성수 친구라서 오냐 오냐 해줬더니... 스스로 입을 막아달라는 건가?”
“입을 막던지, 끼워 주시던지요. 솔직히 아버님한테 불만 많지만,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제가 유진이를 좀 챙기게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별 힘이 못되더라도 나중에 성수한테 할 말은 있어야 하니까요.”

“자네, 의대 다닌다며? 부모님하고 시집간 누나 하나, 시집 안간 누나 하나. 나중에 돈도 많이 벌고 행복하게 살 테지. 지금 가만히 있기만 하면 말야... 아니면 내가 그 미래를 망쳐놔야 할 테니까...”

그 다음 말은 내가 왜 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저 불쑥 튀어나온 말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효과는 있었다.

“거기에... 유진이 포함해서 살려구요. 잘 가르쳐서 계집애가 좀 크면 제가 데리고 살죠, 뭐.”
“푸하하하!”

그가 전화로 누군가를 불렀고, 조금 후에 검은 정장 한 명이 방으로 들어왔다.

“이 친구 정과장이 데리고 가.”
“네?”

“그냥 데리고만 있어. 어찌돼든 내버려 두면 돼.”
“알겠습니다.”

“자네 보내는 주겠네만, 아무도 보살펴 주지 않으니까 처신 잘 해. 만약 잘못돼도 내 탓은 하지 말게. 콩밥을 먹던, 병신이 되던 말야. 알겠어?”
“감사합니다.”

승합차에 미리 타고 있던 사내들이 정과장과 함께 온 나를 넌 뭐냐는 눈으로 쳐다봤지만, 뻔뻔하게 빈자리에 가서 앉았다. 정 과장을 제외한 모두들 정장이 아닌 캐주얼한 차림이었다. 조수석에 앉은 정과장이 입을 열었다.

“다 잘 들어라. 5분 후에 출발하면 두 시 십분 전쯤 루루에 도착할 거다. 정확히 두 시 오 분 전에 간다. 명수가 두 사람 간다고 미리 예약을 해 뒀으니까, 두 명인지 확인하면 문을 열어줄 거다. 명수 너는 입구에서 옥신각신하면서, 우리가 도착할 때까지 문을 열어둬야 한다. 칼 맞아 뒈지더라도 문고리를 잡고 버텨야 돼. 알았지?”

“네, 형님.”

“얘들이 비상 때리는 데 오 분쯤 걸릴 거다. 오 분 지나면 얘들 업소가 다 셔터 내려버린다는 뜻이다. 우리는 그 오 분 내에 걸리적거리는 거 제거하고 아가씨를 빼내야 한다. 바깥에 넷, 안쪽에 둘 있을 거라고 했다. 아가씨는 계집애들 대기하는 방 지나면, 마지막 방에 있을 것이다. 엉뚱한 짓 하지 말고, 무조건 아가씨 구출이 목표다. 철식이 조는 바깥 처리 끝나면 뒷문 옆에서 기다리다, 그 쪽으로 나오는 놈들을 족쳐야 한다. 계집애들은 절대 건드리지 마라. 아가씨 얼굴이 잘 안보일 수 있으니까... 알았지?”

“네, 형님.”

“오 분 내에 우리가 끝내면 내 신호로 총공격을 하고, 내 신호가 없으면 오 분 후에 자동으로 공격하게 될 거다. 그렇게 되면, 아가씨 목숨은 보장할 수 없다. 그러니까 맡은 대로 잘 해. 실장님이 우리를 믿고 계시니까... 아니, 회사 전체가 우리를 주목하고 있으니까... 잘 할 수 있겠지?”

“네, 형님.”

어쩌면 저렇게 똑 같이 대답할 수 있을까?

“그리고 너 손님, 너는 우리 가고 1분 후에 조용히 따라 와. 만약 일을 망치면, 실장님 눈치 안 보고 기어이 책임을 물을 테니까... 알았어?”
“걱정 마세요.”

차가 움직이자, 명수라 불린 자와 다른 사내가 소주병을 나발 불기 시작했다. 술에 취한 것처럼 보이려고 그러는 구나... 치밀했다. 작전대로라면 구하지 못할 리가 없을 것 같았다. 차가 멈추고 술을 마신 둘이 내렸다. 정과장이 고개를 끄덕이자, 둘이 어깨동무를 하고 비틀거리며 모퉁이를 돌아 사라졌다. 나머지는 모두 차에서 내려 뒤쪽 문 앞에 섰다. 정과장이 한마디 했다.

“짧은 걸로 해라. 좁으니까... 도끼는 진우가 들고...”

다들 연장을 챙겼다. 무거운 뭔가가 내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다. 상대방도 연장을 들고 설칠 텐데... 이러다가... 대형 사고 나는 거 아닌가? ‘가자’하는 정과장의 지시에 운전사와 나 빼고 모두 모퉁이를 돌아 사라졌다. 좀체로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다. 모퉁이 너머에서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뭔가 잘못되는 거 아닌가?

참지 못하고 나도 모퉁이를 돌아섰다. 50미터 쯤 떨어진 곳에 루루라는 간판이 다른 네온 간판에 섞여 눈에 들어왔다. 넓은 길거리에는 그 시간가지 유흥가를 배회하던 행인 몇몇이 뭔가를 피해 여기저기 도망다니고 있었다. 아뿔사! 네 명이라더니... 상대가 열 명은 족히 되어 보였다. 정 과장 패거리가 밀려 보이는 듯... 마음이 다급했다. 지나가는 행인인 척, 상가 벽에 붙어 그들을 지나쳤다. 아무 것도 들고 있지 않은 내게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이 다행스러웠다. 루루 입구를 향해 달려갔다. 반쯤 열린 문에 누워 버티고 있는 명수라는 자가 눈에 들어왔다. 명령이 무섭구나... 끔찍하게 피를 흘리고 있는 그를 밀어내기 위해, 둘이서 구둣발로 그를 짓밟고 있었지만, 그는 말 그대로 거머리처럼 문을 붙들고 버티고 있었다. 다른 친구는 어디로 갔나?

잠시 동안 망설였던 것 같다. 내 예상보다 훨씬 일이 커져 있었다. 영화처럼 멋지지는 않구나... 유진을 꼭 구해야겠다는 생각보다도, 그러다 명수라는 친구가 죽을 것 같아 내버려둘 수가 없었다. 무작정 달려가 그 중 한 놈의 목을 발로 휘갈겼다. 좁은 계단으로 육중한 몸이 데굴데굴 굴러 떨어졌다. 놀란 표정의 그 옆 놈은 명치에 무릎으로 해결... 치명타를 먹여 놔야 하는 구나. 안 그러면 오뚝이처럼 일어나서 나를 뒤쫓아 올테니...

심장이 마치 증기기관차처럼 두근거려, 나한테 아무 짓도 하지 않은 사람을 폭행했다는 죄책감마저 들지 않았다. 계단을 다 내려가 입구로 들어서자 명수와 같이 같던 친구가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그 친구를 짓밟고 있던 두 명이 나를 보고 달려 들었다. 침침한 조명에도 그들의 손에서 쇠파이프가 빛을 반사하며 번뜩였다. 진짜 죽을 수도 있겠다...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줄을 세워야 해, 줄을...

계산대를 뛰어넘어 그들의 뒤쪽으로 달렸다. ‘이 썅~!’하는 소리와 함께 그들이 쫓아왔다. 두 명이라더니... 양쪽에 룸이 즐비한 좁은 복도에서 되돌아, 그들과 마주 섰다. 뒤에서 누군가 나를 공격하면 그걸로 끝이었지만, 그래도 그 방법 밖에 없었다. 한 명씩 줄지어 나를 공격했다. 쇠파이프는 놓고 주먹으로 해야지... 미련하기는... 이 좁은 데서... 어찌 어찌 둘을 바닥에 눕히고, 몸을 돌려 맨 마지막 방을 찾았다. 문을 열자마자 ‘꺄악!’하는 비명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화장품 냄새가 코를 찔렀다.

더듬더듬 스위치를 찾아 불을 켜자, 절반만 걸친 여자들이 구석을 찾아 몸을 웅크렸다. 유진은... 없다. 맞은편에 반쯤 열린 문이 눈에 들어왔다.

“엎드려 있어! 일어서면 죽일 거야!”

그 문을 열고 침대가 있는 조그만 방에 들어갔다. 탁자에 먹다 남은 피자 조각들... 아무도 없었다. 다시 맞은편 문을 열자, 좁은 계단이 나타났다. 뒷문이구나... 계단을 올라가 어두운 골목을 살폈다. 내리막길 저 아래로 달려가고 있는 세 명의 음영이 눈에 들어왔다. 유진이다... 그들을 향해 나도 뛰었다. 둘이서 유진을 양쪽에서 붙잡고 달리고는 있었지만, 유진이 질질 끌려가는 통에 순식간에 따라잡을 수 있었다. 한 놈이 뒤를 돌아보더니, 나를 막아섰고 다른 놈은 유진을 업었다. 기절했는지 그저 축 늘어져 있는 유진의 가녀린 몸뚱이를 보자 분노 때문에 눈에서 불똥이 튀는 것 같았다. 개새끼들... 다 죽여 버린다...

휙! 휙! 휘둘러오는 칼을 피하다, 한 쪽 발로 벽을 짚고 뛰어오르며 있는 힘껏 발을 휘둘렀다. 재수가 없으면 다리에 칼을 맞을 수밖에 없는 무식한 공격이지만, 그런 것 가릴 심리 상태가 아니었다. 다행히 ‘쩍!’하는 소리와 함께 상대방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걸 본체 만 체 하고 유진을 업고 뛰고 있는 놈을 뒤쫓았다.

“거기 서! 잡히면 죽여 버린다! 개새끼!”

그가 유진을 몸을 내리더니, 유진의 목을 팔로 끼고 벽에 기대섰다. 내가 다가가자 축 늘어진 유진의 고개에 나이프를 들이 밀었다.

“더 오면 확 그어버린다, 썅!”

그의 얼굴에서 두려움을 읽을 수 있었다. 성수 아버지가 내게 한 협박을 그대로 그에게 읊었다.

“그랬다간 모가지를 끊어버릴 거다, 니 사둔네 팔촌까지 다 뒤져서, 씹 새끼야. 어디 한 번 그어 봐.”
“오지 말라니까, 씨발!”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래? 얼른 꺼져. 안 쫓아갈 테니까.”

그가 도망가며 밀쳐낸 유진의 몸뚱이를 받았다. 따끈한 체온과 숨결이 느껴지자, 그제서야 긴장이 풀리고 안도감이 들었다. 계집애를 업고 큰 길까지 걸어가 택시를 잡아 탔다. 몇 분간의 일이 주마등처럼 머리 속을 스치자, 나도 모르게 부르르 떨렸다. 다시는.. 다시는 이런 일에 연루되지 않는다. 겨우 구해낸 유진의 얼굴을 보자, 괜히 뿌듯한 마음에 입 꼬리가 올라갔다. 속 썩이는 집안이야, 하여튼... 감겨 있던 유진의 눈이 슬며시 떠지더니 내 얼굴을 확인했다.

“오빠?....”
“응... 유진아. 오빠야...수호 오빠.”

“오빠...! 못 보는 줄 알았어...”
“괜찮아. 이제 다 끝났어. 안심해도 돼.”

“나... 왜 이렇게 졸리지?”
“수면제를 먹였나 봐. 그냥 푹 자.”

유진을 들쳐 업고 온 나를 보고, 유진 새엄마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너무 피곤해서 뭐라 설명을 하고 싶지 않았다.

“일단 재우고... 내일 아침에 봐서 병원에 가든지 해야겠어요.”
“괜찮아요, 수호씨?”

“괜찮아요... 제가 성수 방 좀 쓸게요.”

성수의 방 욕실에 들어가 옷을 다 벗고 몸 상태를 살펴 보았다. 군데 군데 붉은 타박상하고 긁힌 자국... 시간이 지나면 멍이 꽤 들겠구나. 얼굴에는 상처가 없어 다행이었다. 몸이 부숴지기 직전이라 도저히 집에 돌아갈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샤워를 마치고 성수의 침대에 그냥 푹 쓰러져 버렸다.

눈을 떴다. 기분은 개운한데 몸이 욱신거리며 아팠다. 지난 밤 일이 기억났다. 아... 성수네 집이지. 도저히 할 수 없었을 것 같은 일을 치룬 것이다. 왼쪽 팔 위에 무게감이 느껴졌다. 누군가 머리를 올리고 옆에 누워 있는 것이었다. 누구....?

‘유진이...’

유진이 내 팔을 베고 잠이 들어 있었다. 며칠 못 본 동안 뺨이 수척해져 있었다. 그래도 귀엽네... 반대쪽 손으로 머리칼을 쓰다듬어 주었다. 시계 바늘은 열두시 조금 전을 가리키고 있었다. 집에 전화해야 하는데... 근데 잠들기 전에 내가 옷을 입었던가? 입지 않았다. 근데 사타구니에 느껴지는 이 압박은 뭐지?

정신이 번쩍 들어, 이불을 확 제껴 냈다. 내 사타구니를 압박하고 있는 것의 정체를 확인한 순간, 얼굴이 불이 난 듯 화끈 거렸다.

‘이 놈의 계집애가 근데...’

유진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내 고추를 덮고 있었다. 아마 나보다 먼저 잠에서 깬 유진이 자고 있는 내게 왔을 테고, 내 팔을 베고 누웠을 것이다. 그 다음엔 다시 잠이 들고... 계집애가 내 옆에 누워서 잠들어 있는 내 몸... 고추를 만지작거리고 있었을 생각을 하니 어이가 없었다. 오빠나 동생이나 왜 이렇게 엉뚱할까?

조심히 몸을 침대에서 일으켜 주섬주섬 옷을 입고 거실로 나갔다. 문이 열리는 순간...

“일어났나?”
“아... 아버님...”

“이리 와서 앉아. 몸은 좀 어떤가?”
“저는 괜찮습니다.”

“같이 식사나 하지.”
“네... 저 잠깐 집에 전화 좀 드려야겠습니다.”

집에서 성수의 아버지를 본다는 게 무척이나 낯설었다. 그가 소영 씨-유진의 새엄마- 랑 같이 있는 것도... 집에 전화를 해 두고 식탁에 가서 그를 마주보고 앉았다. 소영 씨가 수저와 밥그릇을 가져다 주었다. 무표정한 얼굴... 그 표정에 비하면 성수 아버지의 표정은 환하기 이를 데 없었다.

“새벽엔 고생했어. 덕분에 유진이가 무사했고... 고맙네.”
“고생은요... 근데 유진이 건강은 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괜찮아 보이던데... 제발로 자네 침대 찾아간 거 보면...”
“아... 알고 계셨어요?”

“응. 나는 본 척도 안하고 그 방으로 가던데?”
“죄송합니다. 아무 일 없었습니다.”

“왜? 나한테 마누라 삼을 거라고 얘기하지 않았나? 으하하하!”
“......”

얼굴이 또 한 번 달아 올랐다. 저걸 우려 먹을 심산인가?

“어서 먹게, 김 서방. 성수한테 자네 같은 친구가 있을 줄은 몰랐어. 으하하하... 하하하!”

식사를 하며 시종일관 웃음을 터뜨리는 걸 보면, 새벽의 일이 잘 풀린 듯 했다. 그 반면에 그의 옆에 앉은 소영 씨의 얼굴은 칙칙하기 그지 없었다. 저렇게 어두운 표정일 필요는 없을 텐데... 무거운 식사가 끝나고 남편이 집을 나선 후에도 그녀의 표정은 밝아지지 않았다. 나도 조금 후에 집에 돌아가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소영 씨가 문까지 따라 나왔다.

“유진이... 괜찮아지면 공부하러 보내 주세요.”
“네.”

“기분이 좋지 않아 보여요.”
“아니예요.”

“무슨 일 있는 것 같은데...”
“아무 일 없어요. 그냥 몸이 좀 불편해서 그래요.”

집에 돌아가는 전철 안에서 석간 신문을 이것저것 훑어 보았다. 세상에... 기사가 단 한 줄도 없었다. 사람도 많이 다치고, 부숴진 곳도 많을 텐데... 대단한 능력들을 가졌구나. 그냥 없었던 일이 되도록 만들어 버리는 걸 보면... 그 날 사건을 계기로 서울 거의 대부분의 업소를 지니 컨설팅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된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리고, 성수의 아버지가 내게 얼마나 큰 호감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유진의 구출을 제외하고는 새해가 그다지 좋은 출발을 보이지는 않았다. 박 은혜 선생님은 출국했고, 삼촌과 숙모는 이혼 수속을 밟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중석이 형과의 약속대로 며칠 후 부터는 정 수진을 가르쳐야 했다. 무엇보다 문제는 나를 향한 유미 누나의 열정이었다. 부모님께 새해 인사를 온 선미 누나도 유미 누나의 태도를 어느 정도 눈치 채고 있었다.

“유미, 걔 요즘 나한테 좀 이상하게 구는데... 혹시, 너 그 이유 알아?”
“이상하게 굴기는? 내가 보기에는 별 일 없어 보이는데...”

“아무튼 좀 변했어. 예전처럼 고분고분 하지도 않고...”
“진규 형하고 헤어진 지 얼마 안 되서 그러겠지.”

그렇게 둘러댔지만, 선미 누나와 내 관계를 알고 있는 유미 누나가 싫은 감정을 선미 누나에게 표현하고 있는 거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유미 누나가 누군가를 미워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씁쓸했다. 몇 개월 전만 해도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아름답게만 보던 누나였는데... 세상의 모든 사람을 다 착한 쪽으로만 생각하던 누나였는데... 그리고 그렇게 만든 원흉이 나라는 것도 너무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한 며칠 여행이라도 다녀올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유진의 과외를 다시 시작하기 전에, 정 수진 씨의 교습을 시작하기 전에 며칠이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목적지 없이 그저 훌렁훌렁 다니며, 음식과 잠은 그냥 돈으로 밀어서 해결할 생각이었다. 여행을 하기로 한 전 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부모님의 허락을 받았다.

“시골 친구 집에 며칠 다녀올까 해서요...”

부모님은 승낙했지만, 유미 누나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저녁을 마치고 속옷 나부랭이를 배낭에 넣고 있을 때, 유미 누나가 내 방을 찾아왔다.

“왜 나한테 말도 안하고...”
“그냥 며칠 놀다 오는 거 뿐이야.”

“내가 너한테 이러는 거... 싫어?”

며칠 동안 그녀는 내 생활을 돌보는 역할을 스스로 하고 있었다. 방을 청소하고,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옷을 빨고, 식사와 간식을 챙겨주는 것까지... 말 그대로 같이 잠만 자지 않을 뿐이지, 아내와 다름이 없었다. 그녀는 아마 내가 그것을 귀찮게 여기고 있다고 생각했나 보다.

“그런 거 아니야, 누나.”
“거짓말이잖아...”

그녀의 눈물을 보자 가슴 속이 들끓어 올랐다. 그냥 끌어 안고, 그 눈물을 내 손으로 닦아주고 싶은 심정...

‘누나는 섭섭하겠지만... 나는 미칠 것 같아...’

그냥 말해 버릴까? 우리 둘이 아빠는 같지만, 나도 누나를 사랑하니까 모르는 척하고 감정에만 충실하자, 누나. 나중에 둘이 결혼 같은 거 할 수 없지만... 애기도 낳을 수 없지만.. 그냥 독신으로 살면서 아무도 모르게 우리 둘만 생각하면서 살자...

“거짓말 아냐. 선배들이 내년에는 공부하느라 못 간다니까, 올해 마지막으로 겨울 풍경이나 좀 보고 오려고.”
“나... 힘들어... 흑!”

누나가 방을 뛰쳐 나갔고, 내 마음은 심란 그 자체였다. 나도 힘들어... 누나보다 더...

여행을 다녀와서 얘기해야지... 그렇게 자위하며 침대에 누웠지만, 졸음이 오지 않아 눈을 멀뚱멀뚱 뜨고 천정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방 문이 스르르 열렸고, 나는 재빨리 눈을 감았다. 노크도 없이 들어오다니....

‘찰칵!’하고 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리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살금살금 침대 옆까지 다가온 유미 누나가 걸친 옷을 벗는 소리가 스르륵, 스르륵 들려 왔다. 예감의 적중으로 인한 불안감이 마음을 엄습했다. 어떡해야 하나... 대책 없이 자는 척 하고 있는 내 몸 위에 덮여져 있는 담요를 누나가 젖혔다. 그리고 담요 대신 누나의 체중이 내 몸 위에 뭉클하게 올려졌다. 두근거리는 내 심장의 박동이 잠옷을 넘어 그녀의 피부를 때렸다.

마치 내가 깨어있는 걸 안다는 듯, 누나의 행동은 거침이 없었다. 손가락 끝이 내 얼굴 이곳저곳을 스치는 동안, 그녀는 조금은 거칠어져 있는 숨결을 내 목 언저리에 내뱉었다. 손가락으로 입술의 윤곽을 더듬더니, 그 위에 자신의 입술을 덮었다. 잠시 동안의 마찰... 그리고 혀를 내밀어 내 입술에 침을 바르기 시작했다.

지금이라도...! 하지만, 또다시 누나의 실망한 표정과 눈물을 보게 되는 게 너무 두려웠다. 그녀의 입술이 내 입을 떠나 목을 거쳐 가슴 언저리에 이르는 동안, 내가 한 거라고는 갈등 뿐 이었다. 누나가 세 개 뿐인 잠옷의 단추를 열어젖히는 동안에도 나는 그냥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손이 너무나 섬세하게 내 가슴을 쓰다듬는 동안 머리 속에서 갈등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었다. 어차피... 이미 있었던 일이다. 한 번이나, 두 번이나...
누나의 입술이 가슴 이곳 저곳에 도장을 찍으며 내려갔다. 허벅지 언저리에 올려져 있던 엉덩이의 탄력이 사라지더니, 그게 다시 무릎 아래쪽의 종아리 위에 올려졌다. 누나가 뭘 하려는 지 눈치챈 내 사타구니가 딱딱하게 부풀어 올랐다. 그녀가 손으로 잡아당기자, 헐렁한 잠옷 바지의 고무줄이 무기력하게 벌어지며, 아래로 끌려 내려가고, 해방된 좆 기둥이 어두운 공간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그걸 가슴 언저리로 눌러 눕히며, 누나가 내 배꼽 인근의 피부를 혀끝으로 긁기 시작했다.

“흐으음....!”

변명할 수 없는 탄성이 콧바람을 타고 흘러 나왔다. 누나의 혀가 내 수풀을 깔짝거리며 지나가더니, 사타구니와 허벅지 사이의 골을 스치며 지나갔다. 누나의 뺨에 밀린 좆 기둥이 옆으로 기울면서, 황홀한 감촉을 견디지 못해 단단하게 경직되었다. 누나의 혀 끝이 알주머니를 누르며 중앙선으로 오더니, 그대로 볼록한 융기를 타고 올라갔다. 그녀의 혀와 내 배 사이에 눌린 좆 기둥에서 저릿저릿한 쾌감이 밀려 올라왔다. 좆 끝에 혀가 도착하는가 싶더니, 조금 후에 뜨뜻한 점막이 머리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누나의 입술이 머리를 머금더니, 그대로 압박하며 좆기둥을 천정을 향해 세웠다. 그리고 기둥이 점점 그녀의 몸 속으로 들어갔다. 황홀한 쾌감... 나도 모르게 엉덩이에 불끈 불끈 힘이 들어갔다.

“아....!”

누나의 머리는 너무도 천천히 움직였지만, 한 번 내려올 때마다 쾌감이 마치 폭풍이 이는 바다의 파도처럼 밀려 왔다. 나를 보내버리려고 작정한 듯, 누나가 한 손으로 기둥을 감싸 안정적인 자세를 확보한 후, 점점 머리를 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풍랑에 들썩거리는 내 몸... 너무도 오랜 만에 그녀의 입 속을 경험한 내 좆 머리는 금방이라도 뭔가를 토해낼 듯 괴롭게 껄떡거리고 있었다.

“으음...”

사정의 기미를 눈치챈 듯, 누나가 손가락에 힘을 주며 기둥을 훑었다. 그리고 입 안에 숨어 있던 혀 끝으로 머리 아랫부위... 기둥과 연결되는 가장 취약한 부위를 집요하게 찔러대기 시작했다. 내 몸이 빳빳하게 경직되기 시작했다. 입에 싸놓으면 안되는데... 빼라구 해야 하는데...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내 허리는 침대에서 떠올라 껄떡거리는 좆대를 그녀의 입속에 더 밀어 넣으려 애쓰고 있었다. 환영한다는 듯 더욱 입술을 오므리는 그녀...

‘아... 안돼...’
“으윽!”

좆 끝에서 시작된 폭발이 몸을 납덩이처럼 굳게 경직시켰다. 요도를 지나가는 정액의 압력이 느껴졌다. 머리 속이 새하애지더니 공중에 둥둥 뜨는 느낌... 운동으로 다져진 내 몸도 환희에는 너무나 무기력했다. 그저 쾌감이 치올라 올 때마다 수동적으로 경직되며, 몸에 남은 정액을 누나의 입속에 짜 넣었다. 그러기를 수차례 반복하다 더 이상 짜 넣을 게 없어지자, 침대로 털썩 무너져 내렸다. 아직도 딱딱한 좆대를 누나가 손가락으로 짜더니, 머리를 해방시켜 주었다. 그리고 옆에 벗어두었던 자신의 옷을 집어 들고, 입에 가득 찬 액체를 뱉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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