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요? 그런 관계 싫어요?"

당황하고 긴장했지만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콜록... 콜록...."

엄한 헛기침은...-_- 병신같이...

"호호호호.. 오빠 이렇게 보니까 귀엽다."

그말이 나를 더 자극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건가...?

"그.. 그.. 래요?"

"부끄러워요? 내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하니까?"

솔찍히 너무 좋았지만 나의 정신체념과 개념에 위배되는 행동이였다. 하지만 그리 나쁘진 않았다.

"자.. 저리 가시고 한잔 받으세요."

멍청한 새끼... 굴러 들어온 여자를 그냥 차비리다니.. 쯧쯧쯧...

"가볍게 생각해요. 나를... 그리고 우리를."

"네.."

그녀에게 술을 따라주고 나는 의자에 앉아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실려고요?"

"아니요. 무릎이 좀 아파서요."

의자에 앉아 있으면서 무릎이 아프다니.. 말도 안되는 핑계를... -_-

그녀가 나를 지긋히 쳐다보더니 손으로 입을 가리며 풋 하고 웃기 시작한다.

"왜요?"

"아니에요."

그녀는 계속 나를 조롱하는 눈빛 같았다. 그게 사실인들....

"오빠 너무 귀여워요."

"고마워요....;;;"

그렇게 그녀와 한시간을 얘기하고 나는 카드를 내고 계산을 했다.

"다음에 또 오세요. 항상 열려있는 마음으로 상담해 드릴께요."

그녀의 말에 나는 호감을 느끼고 있었던 건가?

"네..."

어이쿠... 승낙하고 말았다.

술을 마시고 돌아가는 나에게 그녀가 달려와 내 팔에 그녀의 팔을 끼더니 하던말이...

"대리운전 안불러 드려도 되요?"

"전 집이 요 앞이라..."

"XX아파트 살아요?"

그녀의 맑고 초롱한 눈빛이 나를 더욱 뜨겁게 끌여 들였다.

"이거 받아가세요. 이따가 생각 있으면 전화주세요."

그녀가 나에게준 명함.

술집 아가씨가 명함을 가지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였고 그 명함을 쳐다보았다.

사장님? 사장님이였어?

"생각해보고.. 연락을..."

갑바기 그녀가 내 입을 그녀의 입술로 막았다. 놀라운 일이였다.

"웁...!"

"생각해보지 말고 전하주세요. 나 오빠 좋아졌어요."

두려웠다. 그녀와 잘 못 엮일까봐... 아니 그보다 그녀가 술집여자란 것이 더욱 걸렸다.

"아... 네..."

그렇게 그 술집에서 나와 나는 터벅 터벅 집으로 걸어 가고 있을 때쯤. 한통의 전화가 왔다.

현재 시간 새벽 2시.

띠리리리리... 띠리리리리....

그녀의 번호가 찍힌 핸드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정인씨가...."

계속 울리고 있는 핸드폰을 손에 잡고 고민을 해야 했다. 받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여.. 여보세요?"

"오빠."

정인씨의 말에 나는 심장이 얼어 붙는것 같았다.

"안잤어요?"

퉁명한 나의 답변. 그리고 대답.

"집이에요?"

이시간에 당연히 집에 있을 것이라 생각한 나의 질문.

"오빠는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지만 그냥 보통의 남자와 다르지 않게 대답했다.

"앞이에요. 들어 가려고요."

"예술가는 퇴근도 늦게 하는구나."

보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다. 지금 나에게 올 수 있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어제 저녁에 들은 통화 내용으로

그건 힘들거라 생각되었다.

"왜 안자고 전화 했어요?"

"그냥... 몇년만에 오빠보니까 잠이 안와서요."

아.. 나는 가정을 갖은 여자의 패륜적인 생활의 기초가 되는구나 싶어 가슴이 아팠다.

"그러지 말고 어서 자요."

"나 안보고 싶어요?"

그녀의 질문에 나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네?"

"농담이에요. 그냥 오빠 뭐하나 싶어서 물어봤어요."

"네."

뭐하자는 건지... 장난 치자는 건지 아니면 나를 병신으로 아는건지....

"아직도 거기 살아요?"

"그럼요."

"나 오빠 집도 아는데 불안하지 않아요?"

"네?"

처들어 올 테면 와바라의 씩의 말투로 그녀의 질문을 회피했다.

"나한테 질문할거 많죠?"

당연한 소릴 하고 있네. 지금 그걸 질문이라고...

"말해봐요. 뭐가 궁금했는지."

이말을 들으니 더욱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만해요."

"내가 왜 오빠 한테 가지 않았는지 아세요?"

"그만..."

"사실 그때..."

나는 불타오르는 분노를 식힐줄 모르고 나도 모르는 감정에 휩싸여 갔다.

"그만!"

나도 모르게 큰소리가 나왔고 정인는 그런 나의 목소리에 움치리듯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

"미.. 미안해요... 나도 모르게..."

적막이 흐르고 나도 모르게 전화를 끈었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면서...

띠리리~

문자가 왔다. 확인해봐야지.

<내가 미친년이에요....>

그녀의 문자가 나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 담배가 피고 싶었다. 주머니를 뒤졌다.

담배를 찾는데 무언가 바닥에 떨어지고...

아까 술집에서 받은 명함이다. 전화번호가 보였다.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진이...."

취한 기분에 진이씨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받지 않겠지만...

뚜루루루... 뚜루루루루....

전화벨이 울리고 나는 받지 않는 다는 생각에 전화를 끊으려 했다. 그러다 들린 소리...

"여보세요?"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

"............"

"여보세요? 여보세요?"

"저.. 저기.... 저..."

"오빠? 내사랑 내곁에 오빠?"

내사랑 내곁에 오빠는 뭐야? 헐....

"저기..."

"맞네. 아까 그 오빠. 흐흐..."

용케 알아내는 걸 보니 그녀는 점쟁이가 맞는 듯 했다.

"우리 집에서 술한잔 할래요?"

"콜~ 주소 불러요."

너무 쉽게 허락하는 그녀가 나는 당황스러웠지만 한편으론 그녀가 편하고 좋았다. 놀이감이 아닌 대화친구로..

"알았어요. 1시간 정도 걸려요."

집에 돌아와 거실 쇼파에 앉았다. 철퍼덕...

"과연 진이가 올까?"

혼자 이상한 상상을 하며 그녀가 올까 말까를 기대하고 있었다. 심심했다.

티비를 켰다. 심야라 그런지 야한 방송이 많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내 마음에는 진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띵동 띵동~

"누구세요?"

"진이라고 해요. 문 좀 열어주세요."

그녀가 우리집 앞에 도착했다. 새벽 3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