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층에서 계단을 타고 몇계단을 밟았을 즈음 누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어.
난 미란이 아빠인것 같아서 겁을 잔뜩먹게되었어.
시치미를 떼기로 마음 먹은 난 미란이를 잡은 손을 놓았어.
미란이도 겁이 난 모양이었어. 몇계단을 더 내려가 층계단 중간 바닥에 이르럿을 대
누군지를 알게되었고 잔뜩 쫄았던 마음에서 풀려났어.
"준이야. 네 여었나?."
이모 큰딸인 지숙이 누나였어.
"지숙이 누나는 여긴 왜 올라오나?"
"네 보러왔제 내가 여긴 뭐하러 올라오겠나"
"근데 얘는 지원이 친구 미란이 아니나?"
"네. 저..."
"네들 여기서 빠구리했제"
"뉘는 그게 뭔말이노. 뉘나 빠구리 좋아하제 내는 그딴거 안좋아한다."
"어머 야좀봐. 시치미 뚝 떼내. 그럼 미란이 한테 물어본다. 네 방금 준이야 하고 빠구리했지?"
미란이는 고개를 푹 숙인채 가만있었어.
"뉘는 그게 할말이나. 뉘가 보는 눈은 그 딴거 밖에 모르제."
내가 지숙이 누나에게 그말을 하는데 미란이가 먼저간다고 말했어.
"지는 이만 가볼께요."
"그래 담에 보자."
미란이가 계단을 밟으며 황급히 뛰어내려갔어.
"담에 보긴 또 뭘보노! 네는 저런 어린애가 좋나?"
"뉘는 애앞에서 빠구리가 뭐나. 창피하지도 안나?"
"그래 내는 그딴거 모른다. 네땜에 내가 이렇게 된거 아니나?"
"그건 또 뭔말이나?"
"니 정말 생각안나나?"
"뭔 생각 말이노?"
"내 고딩 3년때 네가 내 처녀 따묵지 않았나?"
난 지원이 누나의 그말에 황당할 수 밖에 없었어.
지원이 누나는 은희 누나보다 한살 위인데 서울에서 모 기업 홍보실에 근무하고 있었는데
예전부터 화려한 남성편력으로 가족들에게 빈축을 받는 행동을 서슴치않고 저지르고 있었는데
참고로 대학 2년 때는 유부남과 동거를 하다 간통으로 고소를 당해 집안이 난리가 났었고
바로 1년 전에는 짱개집 배달일을 하는 스무살도 안되는 남자를 데려와 결혼하겠다고
난리를 치기도 했었고 또한 내게도 씁쓸한 추억을 만들어준 장본인이었어.
내가 중딩 2년때 지원이 누나는 고딩 3년이었는데 그 때 내 동정을 빼앗아간거나 다름없는
장본인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