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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8:51 1,254회 0건
형수는 쇼파에... 앉아있었다. 방문을 닫을 때 봤던, 누워있던 자세는 아니었던 것. 예의 그, 무릎담요를 떨치었을 때, 무릎을 오므린 채 세운, 그 자세로 앉아있었고 내 시선이 형수를 향할 때, 형수의 시선 역시 내게로 옮겨졌다.

시선을 먼저 거둔 것은 내가 아닌 형수였다. 시선이 마주침과 거의 동시에 거두어졌던 터라 형수의 표정을 읽어내기는 힘들었다. 다만 의도적으로 시선을 돌린 것은 분명하다는 것. 냉장고 문을 열어 냉수를 한잔 마시는 동안에도 내 시선은 형수를 향하고 있었다. 형수는 미동도 않은 채, 티비만을 응시하고 있었는데 느낌상으로는 분명 티비의 볼륨 소리가.. 더 낮춰져 있었고 티비 화면엔 광고만 흘러나오고 있었다. 티비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 적어도 내 액션들이 형수의 심리를 충분히 흔들었다는 것이 얼추 짐작이 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화장실에 들러 씻고 나오는 타이밍엔 형수의 심리가 안정을 찾을 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잠시라도 텀을 주기는 싫었던 것. 하여 난, 물만 마신 후에 곧바로 형수가 앉아있던 쇼파의 옆자리에 가서 앉아버렸다. 아마 다소 짓궂은 심리, 그것에 기인한 행동이었을 게다. 그저 형수의 반응만 살펴보려 했던 것인데.. 다소곳한 형수의 모양새에 설픈 자신감이 섞였던 탓도 있었을 터.. 어떤 구체적인 목적을 지녔다기보다는 그 묘한 상황, 그 자체를 조금 더 즐기고 픈 심리에 가까웠을 것이다.

무릎을 세워 웅크려 앉은 자세는 어떤 긴장의 심리와도 관련이 있는 법이다. 널부러진 채로 누워있거나 비스듬히 앉아있는 것과는 다른 심리의 발현일 터, 형수는.. 옆자리에 앉던 나를 흘깃 본 후에 곧바로 다시 티비를 응시하고 있었다. "뻔뻔해야 한다. 그리고 조금은 장난끼가 섞여야 한다." ...그 때의 내 마음가짐은 그랬다..

"무슨 광고를 그렇게 집중해서 보세요?"
"..아.. 그냥.."

난 자리에 앉음과 동시에 리모컨을 들어 채널을 돌리고 그와 동시에 볼륨을 올렸다. 형수와의 대화가 혹여라도 승희에게 들리지 않기 위한 행동이었던 것. 형수는 잠깐의 텀을 두고 대답을 했다. 대답이 늦었던 그 순간, 난 공연한 오버를 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더랬는데 곧 형수의 대답이 나왔다. 잠겨있던 목소리가 뱉어질 때 갈라지는 그런 목소리로.. 형수는 헛기침을 섞어가며 겨우 대답을 하였고.. 내가 놓아둔 리모컨을 들어 티비 채널을 여기저기 돌리며 살풋 부산을 떨었다. 당황을 했다는 것. 그리고 역시나 티비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

"형이랑 싸워서 그래요?"

내 질문은, 형수의 상태가 편치않아 보인다는 것을 전제로 던진 질문이었다. 뭔가 편안해 보이지 않은 모습에 대한 채근, 그 궁금증을, 형과의 다툼이라는 매개체로.. 돌려서 던진 후, 형수의 반응을 살펴볼 요량이었다. 살풋 뻔뻔함이 섞인 적절한 물음이라 생각하였는데.. 형수의 반응은, 돌려서 물었던 내가 민망하리만치 강했고 직설적이었다.

"진호씨.. 나 다 들었어"
"..네?"
"네는 무슨.. 난리가 아니더만"
"..아.. 자고있는 줄 알고..."
"그렇게 큰데 어떻게 자요?"
"..쟤가 원래 좀 커요.."

이미 어느정도 야한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던 사이였다고 해도 한동안 텀이 있었더랬는데.. 그 텀이 무안할 정도로 형수의 반응은 직설적이었다. 대화를 주고받다 보면 자연스레 접근할 거라 예상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그리고 단도직입적으로 치고 들어올 줄은 몰랐다. 나름의 잔머리를 굴려 심리전을 하려 했던 것인데 형수의 반응은 완연한 스트레이트 돌직구였던 것이다.

"일부러 그랬죠?"
"..네?"
"방문도 열려 있던데.."
"..아니에요"

예상치 못한 형수의 역공격에 아니라는 대답을 할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하여도 난, 부정을 하였고 형수의 반응을 살폈다. "화가 난 것일까?" 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느낌상 그렇지는 않았다. 방문이 열려있음을 인지할 정도라면 내 예상보다 더 집중해서 들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형수의 자세는 여전히 무릎을 세운 채로 티비를 응시하고 있었는데.. 잠시의 시간이 흐른 후, 형수는 그 자세 그대로, 90도로 틀어 나를 향해 앉았다. 빤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았던 것.. 순간 당황한 내 시선은 티비를 향해 돌려졌다. 조금 전 시선을 회피했던 형수는, 그와는 완연히 다른 태도로 돌변하였고.. 순식간에 상황은 역전되어 버렸다. 흘깃 보았던 형수의 얼굴엔 분명 묘한 웃음이 서려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잘하나봐..."

내 예상보다 훨 노골적인 반응들이 튀어나왔다. "장난일까? 진심일까....?" 형수의 성격상 짓궂은 장난에 가까웠겠지만 그렇다고 완연히 비어있는, 농담의 말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연속적인 역공격에 당황을 하였던 터라 난, 형수의 표정을 볼 엄두가 나질 않았다. 하여도 지지않으려 응대를 했다. 형수와의 야한 이야기, 그 정도가 한층 더 노골적으로 발전할 기회였기에 굳이 그것을 피하고 싶지않았다. 성격상 그런 것에 휘둘릴 나도 아니었고. 물론 내 시선은 티비를 향하고 있었지만;;

"내가 원래 좀 잘해요"
"..오~ 진짜?"
"선배는 잘하나?"
"..글쎄~"

어쩌면 수컷 특유의 성적인 우위, 그 심리가 섞여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내가 더 잘하니 관심을 보이라는 유치한 심리의 발현. 뭐 그런 것.. 더불어 공격의 방향을 내가 아닌 형수로 돌림으로써, 형수의 은밀한 이야기들도 꺼내보려는 심리도 섞여 있었다. 노골적인.. 허나 화기애애한, 짓궂은 말들이 오고가던 찰나.. 승희가 거실로 나왔다. 흥이 깨져버린 그 순간, 형수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리고 승희에게 말을 붙이며 와서 앉으라는 말을 건넸다. 승희는 잠깐 화장실 간다며 답을 하였고 형수는 곧바로 혼잣말을 하며 묘한 웃음을 지었다.

"승희씨한테 물어봐야지"
"..뭘요?"
"뭐긴.. 얼마나 잘하냐고 물어봐야죠"
"..뭐야 하지마요"
"싫은데?"
"..하지마요"
"하는 거 봐서"
"..아 진짜"
"예쁜 짓 하면 봐줄게요"

그 때의 난, 정말로 형수가 그런 질문을 할 거란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두어번 더 하지말라는 부탁을 한 다음에야 형수는 알겠다며 웃었지만 곧바로 조건을 달았다. 예쁜 짓.. 어떤 특정된 생각으로 뱉은 단어는 아닐 거라 생각했다. 혹여 안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내 쪽에서 먼저 안마를 제시하는 게 낫단 판단이 들었다. 보통은 이런 짓궂은 상황에서 상대가 제시하는 것보다 더 강한, 상대가 곤란할 법한 것들을 요구하기 마련인지라.. 내가 안마를 제시한다면 형수는, 더 강한 어떤 것을 제시할 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물론, 안마에 응할 수도 있을 터이고 확연히 성격이 다른, 평범한 것을 요구할 수도 있겠지만 정황상 야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던 터라 형수가 원하는 "예쁜 짓" 역시 그러한 범주일 수도 있단 생각을 했었다.

승희가 화장실에서 나오고, 형수가 과일과 맥주를 준비한다면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승희는 "형수가 들은 거 아니냐?" 라고 물음을 던졌지만 난, 아니라는 대답보다는 "모르겠다. 안들은 것 같다" 라는 대답이 낫다는 판단이 들어 그렇게 대답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한참을 승희와 나, 형수가 떠드는 동안에도 선배는 오지를 않았다. 게다가 전화 한통도 없었다. "선배에게 전화 한통 하지 않느냐?" 라는 물음에 형수는 "내가 왜?" 라면서 정색을 했더랬는데.. 분명 조금은 화가 섞인 듯한 느낌이 짙었다.

살포시 술이 취한 승희가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평소엔 딱히 애교랄만한 것도 없는 아해였는데.. 여자들 특유의 견제심리, 자랑심리랄까? 형수는 혼자이고 자기는 커플로 다정히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픈 심리가 바탕에 깔려있었을 게다. 더구나 승희는 형수가 자신을 의식하는 것 같다는 말로 소소한 경계심을 보이기도 했으니까.. 바닥에 앉아 술을 먹었더랬는데 승희는 내 옆에 딱 붙어 앉아 팔짱을 끼고 안주를 먹여주며 양껏 다정한 모양새를 취하기 시작했다. 술이 취해 그러는 건지.. 술기운을 핑계로 그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형수는.. 다정해서 보기 좋다는 말도, 눈꼴 시렵다라는 말도 없었다. 내가 짐작했던, 알고있던 형수의 성격상 그런 모습을 보고 한마디도 않을 성격은 아니라고 판단했는데 않는다는 것은.. 형수 역시 분명 의식을 하고 있다는 거였다. 자연스럽게 뱉어질 말 한마디가 나오지 않을.. 뭐 그런 정도의 유쾌하지 않은 의식이랄까..? 대화의 내용은 소소한 것들이었다. 딱히 야한 내용으로 대화를 이끌지 않았던 것은 승희의 경계심 때문이었다. 어설피 야한 이야기로 대화를 진행했다가 오해(?)를 부를 수도 있고.. 승희의 경계심이 더 커질 수도 있었으니까.

조금씩 분위기가 누그러지고 파장 분위기가 될 즈음, 승희가 이만 자야겠다는 말을 던졌다. 난, 그런 승희에게 먼저 들어가 자라는 말을 했으나.. 승희는 고개를 저으면서 나를 이끌어 세웠다. 그리고 던진 한마디.

"오빠 같이 샤워해요.."

그 때 승희의 시선은 나를 향하고 있었고 내 시선은 순간 형수에게로 향했더랬는데 형수의 입술은 삐죽거려진 상태로 시선은 승희를 향해 있었다. 그때의 그 묘한 긴장감은 난감했다기 보다는 오히려 흥미로웠다. 아마도 승희는 술에 취해서 그랬을 수도 있고 술기운을 무기로 형수에 대한 경계를 표현했을 지도 모르겠다. 여튼 난.. 승희에 이끌려 욕실로 들어갔다. 거절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고 응해주는 것이 형수의 심리를 더욱 자극하는, 좋은 방법이라 판단했던 것.

망상이 섞인 기대치는 한계가 없는 법이다. 하여 난, 형수와의 게임 이후, 단 1%라도 형수와 살을 섞음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터라.. 혹여 욕실에 들어가서 승희가 2라운드를 원할까 내심 걱정을 했던 것 같다. "혹시라도 모르니 아껴둬야지" 뭐 이런 심리였을 게다. 승희와 난 서로의 몸을 닦아 주었고.. 승희는 가벼운 오럴 정도로만 마무리를 했고.. 그렇게 샤워를 마무리하고 나왔다.

널부러졌던 술병과 안주들은 어느새 깔끔하게 치워져있었고.. 형수는 그대로 거실, 쇼파에 앉아 티비를 보고 있었다. 왠지 쓸쓸한 모습.. 난, 승희의 손에 이끌려 방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난, "형수가 술자리를 봐줬으니 우리가 치웠어야 했는데.." 라며 승희에게 가벼운 추궁을 했더랬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형수에게 일정부분 미안함을 가지라는 의도적인 추궁이었다. 그에 동의하는 승희를 보고 곧바로 난, "선배때문에 형수가 화난 것 같아 좀 달래줘야겠다" 라고 말을 이어갔다. 미안함까지 느낀 승리자(?)의 여유랄까? 승희는 내 말에 어느정도는 동의를 해주었다. 자신이 잠들 때까지만 옆에 있어달라 했던 것. 다행히 승희는 얼마지나지 않아 쌔근쌔근 잠이 들었다.

대략 30여분 정도의 텀이 있었던 것 같은데.. 형수는 거실에 없었다. 거실의 불과 티비가 꺼져있지는 않았던 터라 방으로 가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했는데 혹여 방에 있을까 싶어 찾아봤지만 방에도 없었다. "밖으로 나갔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찰나.. 방 침대에 널려진 형수의 속옷과 조금 전 입었던 옷이 시야에 들어왔고 그와 동시에 방 한켠의 욕실 문이 열리며 형수가 나왔다..

또 한번의 나체. 의도하지 않았던, 허나 항상 보고팠던 형수의 나신이 전보다 더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필름처럼 각인된 기억은, 쉽게 잊혀지지 않기 마련이다. 더구나 두번이나 시야에 들어왔으니.. 더욱 명확했을 터.. 새하얀 나신의 형수의 몸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충분한 두근거림으로, 멈춘 듯한 필름의 그 느낌처럼 다가왔다.

"어머.."

형수는 짧은 감탄사를 뱉은 후, 들고 있던 수건으로 어설피 몸을 감추었고 곧바로 욕실로 들어가버렸다. 자리를 비켜줄까 잠깐 고민을 하다가 난, 그대로 침대 끄트머리에 앉아버렸다. 욕실과 바로 마주 앉아있는 상태.. 형수는 곧 빼꼼히 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었다.

"뭐예요..?"
"..뭐긴요?"
"얼른 나가요.."
"..싫은데?"
"왜 왔어요?"
"..형수 걱정되니까 찾았죠. 거실에도 없어서.."

그 때의 형수 목소리가 조금이라도 격앙되었거나 짜증이 섞였다면 한발 물러나려 했으나 형수의 반응은 분명 그리 나쁘지 않았다. 아마 곧바로 자지 않고 자신을 찾았다는 것에 대한 반가움이었을까? 자신을 찾았다는 말에 형수의 얼굴엔 분명 반가운 웃음이 서리기 시작했다.

"걱정은 무슨.. 내가 애도 아니고"
"..그냥 기분이 안좋은 거 같아서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얼른 나가요"
"..뭐 어때요? 전에 다 봤구만"
"제대로 못봤으면서"
"..그럼 이참에 제대로 보여주지"
"싫거든요"

아마도 형수는 살풋 토라짐과 반가움의 감정이 섞였던 상태였을 게다. 고집을 부려볼까 했지만 분위기상 쉬 보여줄 것 같지는 않았다. 난, "아까의 예쁜 짓을 취소해주면 나가주겠다"며 딜을 요구했다. 물론 이는 정말로 그래주기를 원했던 건 아니었다. 반발심을 자극해서 형수가 딜을 거부하고 나신을 보여주는 상황, 혹은 그 반발심이 더욱 강해져서 내게 원하는 예쁜 짓의 강도를 더할 요량이었던 것.. 형수는 "그런 게 어딨냐며, 치사하다"고 말을 했고.. 난 더 이상의 고집은 부리지 않았다. 한번 더 고집을 부렸다가는 정말로 그 요구에 응할까봐.. 알겠다는 말과 함께 방을 나섰다.

방을 나선 후 거실에 앉아 있었는데.. 잠시 후 형수가 안방 문을 빼꼼히 열고 "잘자요" 라는 말을 건넸다. 뭔가 엮어낼 말을 꺼내기도 전에 방문은 닫혔다. 살풋 허탈한 기분에.. 멍하게 티비를 응시한 지 5분도 지나지 않았을 게다. 선배가 들어왔다. 뭔가 묘한 안도감과 죄책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고집을 부렸다면;;; 혹은 내가 정말 과감한 액션을 취했었다면;;; 꽤나 곤란한 상황이 발생했을 수도 있었던 것. 형수와 나의 일탈을 원했던 선배였다지만 한동안 그러한 얘기를 주고받질 않았고.. 사전에 약속된, 그 어떤 것도 없는 상황이었기에 여전히 그러한 일탈을 원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확신이 없었다. 짐작으로는 여전히 그러리라 생각했지만.. 선배의 허락없이, 몰래 진도(?)를 나간다는 것을 선배가 이해해줄 거라 생각지는 않았다.

선배는.. 술에 취해있지는 않았다. 살풋 취기가 올라온 정도? 아니 그것보다도 약했던 걸로 기억한다. 선배는 쇼파에 앉으며 형수에 대해 물었다. 셋이서 술을 가볍게 먹었고 형수가 조금 화가 난 것 같다 말을 하니, 지가 왜 화를 내냐며 선배가 도리어 역성을 냈다. 그러면서도 눈치를 보고 있는 모양새가 좀 아이러니했지만;; 여튼 선배는 가볍게 형수의 상태를 묻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허탈함과 미안함과 안도감.. 여러 복합적인 감정들이 묘하게 섞인 상태에서 난, 닫혀진 방문을 바라봤다.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걸까?" 라는 자괴감도 섞였고.. 애초에 싫다고 했는데 끌어들인 선배도 못마땅하게 느껴졌다. 단순한 도우미, 순수한(?) 그 차원에 머물지 못하고 미련이 남은 내 모습에도 짜증이 났다. 도대체 선배는 무슨 생각으로 여행을 오자고 한 건지.. 이미 소소한(?) 사건들이 진행된 마당에, 시간이 좀 지났다고 정말 쿨하게 대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한 건지.. 살풋 짜증이 밀려왔지만 아마 어쩌면 이러한 탓들은 선배 몰래 형수와 게임(?)을 즐겼던 미안함때문이었을 게다. 스스로 면죄부를 주려는 얄팍한 합리화.. 뭐 그런 것.

다행스럽게도.. 다투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딱히 잠이 오지도 않았고 둘의 다툼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혹시나 형수의 신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조금은 섞였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난 그냥 티비를 보고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선배는 거실로 나왔고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들었다. "나랑 마시자는 건가?" 라는 생각에 머무를 즈음, 선배는 쇼파 끄트머리에 살짝 엉덩이를 걸치며 말을 걸어왔다.

"안자냐?"
"..자야지"

일상적인 짧은 말을 던진 후 선배는 잠시동안 말이 없었다. 끄트머리에 앉은 모양새로 보건데 나랑 술을 마실 것 같지는 않고.. 혹시 내가 거실에 있어서 불편한가? 라는 생각이 들어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찰나.. 선배는 갑자기 형수가 타박을 많이 한다면서, 내게 마사지를 가르쳐 달라고 했다. 어떤 생각을 할 틈은 없었다. 그 때의 난, 막 일어나려던 자세였고 선배의 말에 별 반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하여 난 별 생각없이, 샵을 가거나 동영상 보는 것이 낫다며 답을 했는데.. 선배는 내게 직접 시연을 해달라고 요구를 했다. 무슨 꿍꿍이냐고 묻기도 전에 선배는 방으로 들어오라는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당황스러움과 묘한 짜증이 얼핏 섞였던 것 같다. 내가 형수를 마사지 한다는 것이 마냥 순수한 모양새가 되기는 힘들다는 건 선배도 잘 알고 있을 터인데.. 뜬금없이, 일언반구도 없이 그러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술이 취했던 것도 아니었고 그 어떤 상황이 자연스럽게 연출되었던 것도 아니었다. 물론 선배가 여전히 일탈의 목적을 가지고 있을 거란 짐작은 했었는데 그 심리가 즉흥적인 것이 아닌가.. 라는 우려가 짙었다. 한동안 시들었던 선배의 욕망이 급작스레 발현한 것인지, 아니면 단지 잠잠했을 뿐, 언제든 일어설 수 있는 것이었는지.. 그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았던 것이다.

침대 위엔 형수가 뒤태를 드러낸 채 누워있었다. 문제의 와인색 비키니.. 설피 오일이 발라져 있었던 걸로 보아 선배가 잠시 마사지를 했던 걸로 추정이 되었으니.. 선배가 마사지를 가르쳐달라는 건, 완연한 빈말은 아니었음이 확인되었다. 형수의 고개는 내가 들어온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놓여있었기에 내가 들어온 것을 모르는 것 같았다. 분명 서로에게 화가 나 있는 상태였는데 어느 틈에 이런 화해 분위기가 형성이 된 건지.. 알 수는 없었다. 더구나 부부간에 마사지를 하면서 비키니를 입고 있는 것도 잘 이해가 되질 않았다. 분명 둘은 다투었으니 애초에 둘이 짜고 계획된 일탈의 상황을 연출했다 보기에도 무리가 있었다.

어쩌면, 승희와 나의 모습을 본 형수가 선배에게 애틋함과 미안함을 느껴 선배가 원했던 비키니를 입고 있었고 선배 역시 화해의 제스처로 마사지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하여 난 침대 끄트머리에 걸터 앉으면서 말을 꺼냈다. 내가 들어왔음을 인지하라는 것과 동시에 분위기를 다소 편하게 하려는 의도였던 것. 선배의 속셈이 무엇이든.. 그 상황 자체를 거부한다거나 어색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뭐야~ 둘이 분위기 좋구만"
"..어? 오빠 뭐야.. 진짜 데리고 왔어?"

형수는 가벼이 상체를 들고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고.. 선배는 니가 시원찮다고 하니까 데리고 온 거라며 답을 하였다. 형수는 내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듯 했으나 뱉어지는 말로 보건데 얼추 짐작은 했던 듯 싶었다. 둘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분명한 건 "내가 올 수 있음" 을 형수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형수는 이내 본래의 자세로 돌아갔고 말이 없었다. 조금은 뻘쭘한 상황에 망설이고 있었는데 선배가 재촉을 했다. 난 선배에게 "무슨 생각이야?" 라는 입모양으로 의사를 물었는데 선배는 그저 "그냥 해" 라는 입모양과 제스처를 보였다.

난 형수의 옆에 걸터 앉아 천천히 형수의 한쪽 다리부터 마사지를 하기 시작했다. 오일을 바르고 종아리 부근을 매만지기 시작했는데 도무지 진도를 나갈 엄두가 나질 않았다. 형수 역시 잔뜩 긴장했던 듯 힘이 들어가 있었고 부동자세로 아무 말도 없이 누워만 있었다. 선배는 답답했던 듯.. 뭔놈의 종아리만 마사지를 하냐고 타박을 했고.. 난 선배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비켜 앉았던 자세에서 일어나 형수의 두 다리 사이에 한쪽 무릎을 들이 밀었다. 반바지를 입고 있었던 터라 얼핏 내 살의 감촉을 느꼈던 탓인지 형수는 흠칫 놀라는 반응과 함께 조금 더 다리를 벌려주었다. 한단계 진전된 허벅지의 단계에서도 더 이상의 진도를 빼지 못하고 있었는데 선배는 안주를 가져오겠다며 방을 나섰다. 형수와 둘만 남은 상황.. 혹여라도 계획된 것이 아닐까 싶어 형수에게 물었다.

"둘이 짰어요?"
"..아니에요. 진짜 아니에요"
"그럼 어떻게 해요? 그냥 해요?"
"..전 괜찮아요"

그 어떤 함축된 것들이 모두 생략이 된 채 던져진 물음이었다. "짰느냐?" 라는 말에 담겨진 의미는 분명 일탈의 그것이 섞여있음을 형수도 인지하고 있었을 게다. 더구나.. 아니라는 형수의 대답은 그 의미들을 인지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준 셈이었다. 난 한단계 더 깊은 질문을 던졌는데 그것에 함축된 의미가 어떤 특정한 것을 지칭했던 것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냥 해요?" 라는 말에 담긴 의미가 단순히 마사지만을 의미하는 것인지, 그 이상의 일탈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기실 나조차도 모호한 상태였던 것이다.

괜찮다는 말은 보통 허락의 의미로 통용되곤 한다. 형수의 대답이 무엇에 대한 허락인지는 알 수가 없었지만 그렇다고 구체적으로 "섹스" 를 지칭해서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선배가 지켜보는 상태에서의 야한 마사지, 스킨십, 최종 단계인 섹스까지.. 구분을 하자면 여러 단계로 나뉠 수도 있을 테니.. 형수는 아마도 야한 마사지 정도만을 염두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서 일정부분 선배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것. 그럼으로써 선배와 흥분된 섹스를 즐기는 것.. 내가 추정했던 형수의 심리는 대략 그 정도 선이었다.

방으로 돌아온 선배는 안주거리가 없다며 불평을 하더니 이내 자리에 앉아 마사지를 지켜보고 있었다. 선배가 나갔던 그 잠깐의 텀 사이에 진도는 조금 더 나간 상태였다. 형수의 허벅지 즈음, 그 양 옆에 무릎을 댄 채로 서있는 형태로 마사지를 하고 있었다. 형수의 두 다리는 일자 형태로 뻗은 채, 내 두 무릎 사이에 놓여있었던 것. 난, 간간히 엉덩이를 내려 형수의 허벅지 뒷부분과 접촉을 하면서 형수의 허리 부분을 마사지 했다.

형수의 고개는 계속 선배의 반대쪽을 향하고 있었는데 선배의 안주에 대한 불평을 듣고선 선배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형수는 과일이 좀 남았을 텐데 잘 찾아보라 말을 했는데 선배는 뜬금없이 육포가 먹고 싶다는 말을 함과 동시에 비키니 끈을 풀고 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타박을 해왔다. 형수는 말이 없었고 시선은 선배를 향하고 있었다. 선배는 자꾸 내게 눈치를 주며 비키니의 끈을 풀라는 제스처를 보내왔다. 내가 망설이는 몸짓을 보이자 선배는, 자신이 직접 다가와 비키니의 끈을 풀어버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형수는 말리지 않았다. 말을 꺼내지 못하는 상황은 결코 아니었다. 분명 형수의 시선은 선배를 향하고 있었기에 재촉하던 선배의 제스처나 선배가 다가왔던 상황도 인지를 하고 있었다. 정말로 싫다면 그 의사표현을 확실히 하는 성격이었으니 이 역시 분위기에 강요된 상황이라기 보다는, 형수 역시 어느정도 짐작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비키니를 벗을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는 것. 어디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건지.. 그 마지노선에 대한 생각이 셋 모두 다를 수도 있고.. 어쩌면 셋 모두 같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에 걸린 비키니 끈이야, 말 그대로 끈밖에 없었으니 새삼 다른 느낌은 없었다지만.. 엉덩이는 달랐다. 와인빛 천조각이 가리고 있던, 굴곡만이 드러났던 형수의 엉덩이가 완연히 모습을 드러냈던 것이다. 잔뜩 긴장을 해 힘이 들어갔던 터라 형수의 엉덩이, 그 탄력감은 더욱 진하게 느껴졌다. 봉긋하게 솟아오른 하이얀 둔덕들..

선배의 입에서 깊고 큰, 탄식같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형수는 어느새 눈을 감고 있었다. 선배는 잠시 방안을 거닐더니 안주를 사러 갔다오겠다는 말을 했다. 본래 선배가 안주에 집착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그런 점은 형수도 잘 알고 있었을 게다. 아니 당시의 상황에서 안주를 따진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주를 사러 갔다오겠다는 것은.. "자리를 비켜주겠다. 둘이서 편하게 있어라" 라는 노골적인 의사표현과도 같았다. 형수는 눈을 떴고 선배를 말렸다.

"오빠 그냥 마셔. 과일 있는데.."
"..금방 갔다 올게"

선배의 의도가 어떠한 것인지 뻔히 짐작이 됨에도, 표면적인 이유, 그 핑계를.. 액면 그대로 받아, 말렸던 형수의 심리는 과연.. 정말로 가길 원하지 않았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정말 싫었다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가느냐고 말을 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은 오히려 암묵적인 동의에 가까워 보였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선배는 내 어깨를 두드렸고 고개를 돌린 내게 입모양을 뻥긋거렸다. 그것은 분명.. "해" 라는 짧은 단어를 표현한 입모양이었다.

난... "뭘? 뭐를 해?" 라는 입모양으로 반문을 했지만 선배는 이내 돌아서서 방을 나가버렸다. 완연히 둘만 남은 상황, 급작스레 돌변하는 상황에서 난 적잖은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선배가 밖으로 나간 후에도 형수는 아무런 말도, 자세의 변화도 없었다. 여전히 잔뜩 힘이 들어간 느낌의 엉덩이를 드러낸 채, 양 팔은 살짝 굽혀져 있었고 손은 가볍게 주먹을 쥐고 있는 상태였다. 온 몸에 긴장이 서려있다는 느낌이 역력했다. 문득 조금 귀엽고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빼요..."

난, 찰싹 엉덩이를 때리며 힘을 빼라는 말을 건넸다. 그제야 형수의 몸에서 긴장이 살풋 풀린 듯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엉덩이를 때리며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음에도 형수는 말이 없었다. 난.. 형수의 두 다리를 감쌌던 자세에서, 형수의 두 다리 사이로 내 무릎들을 들이밀었다. 모아져있던 형수의 두 다리를 자연스레 벌리는 형태로 바꾸었던 것. 형수는 별다른 저항없이 내 액션에 따라주었고.. 곧 오므려져 감추어져 있던 형수의 둔덕, 그 사이의 계곡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하얀 엉덩이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짙은 갈색의 수줍은 애널이 드러났고 형수의 보지, 그 뒷부분이 조금씩 형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설피 벌려진 보지의 끝자락에는 마알간 액체가 이슬처럼 맺혀있었다. 많지 않은 보지의 터럭들 역시 말간 액에 엉킨채 살풋 모습을 드러냈다. 그대로 박아버리면 홀연히 빨려들어갈 듯한 느낌. 손가락이라도 갖다 대고 싶었지만 차마 용기가 나질 않았고.. 난 잠시 동안 형수의 그 어여쁜 보지에 취해 감상을 했다.



p.s : 너무 많이 늦어졌네요.. 죄송합니다;; 늦더라도 미완으로 남기지는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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