Ⅹ.

하늘이 금방이라도 울음을 쏟아낼 듯 흐린 일요일 오후였다.
아내와 나는 평소 습관대로 마주 앉아 담배를 피우며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길게 담배연기를 한모금 내뿜은 다음, 그냥 툭 내뱉듯이 아내가 나에게 말했다.

"나, 색다른 일을 해보고 싶어"
"무슨 일?"
내가 다시 반문하자 믿을 수 없는 말이 그녀의 입에서 흘러 나왔다.
"음... 돈을 받고 남자들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일, 난 잘 모르니깐 당신이 알아봐 줬으면 좋겠어"

그때 내 심정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누군가에게는 한없는 절망이 될 수도 있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희망이 되기도 한다.

나는 직접적인 성행위보다는 남자들을 적당히 자극해 주는 일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며,
키스방이나 마사지 업소를 권했다.
인터넷을 검색해 그 중 마음에 드는 한 업소의 홈페이지를 보여주었고 아내는 그 업소에 전화를 걸었다.
나는 아내에게 나이를 속이고 결혼사실을 숨기는게 더 나을 거라고 조언해 주었다.

면접을 마치고 돌아온 아내는 활짝 웃으며 다음 날부터 출근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마도 그 홈페이지에는 그녀의 소개 사진과 그녀에 관한 경험담들이 올라올 것이다.
그 글들을 읽으며 나는 어떤 엑스터시에 빠지게 될지 아직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웃어라, 온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