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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렌 (화룡검의 주인) - 3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0:09 281회 0건
“크흠. 이야기를 계속하지. 그래서 나도 내 동족들이 죽어간 것과 내가 죽어야 한다는 것이 화가 나네. 나에겐 인간들을 위해서 조용히 죽어야 할 의리가 없으니까 당연히 복수하고 싶지. 그것 또한 본능이겠지.”

순간 모든 인간들이 긴장했다. 비록 결계에 묶여 있다고는 하지만 드래곤이란 모든 마법에 통달한 마법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존재였다. 그런 드래곤의 입장에서 복수라는 단어가 나오자 당연히 귀를 모을 수밖에 없었다.

“결계에 묶여서 도망갈 수도 없고, 곧 죽을 몸이기도 하니, 별다른 복수 방법은 없고 간단하게 세 가지의 복수만을 하기로 하겠네. 아! 기습할 생각들은 말게. 나를 바로 죽이더라도 이미 복수는 멈출 수 없으니까. 오히려 내가 무엇으로 복수했는지 모른 채 불안에 떠는 것보다는 나을 터이니”

“카르티엄님...”

노마법사 워멕은 차마 복수를 거두어달라는 말을 하지 못하고 신음성을 내었다.

“첫번째 복수는 솔직히 복수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지극히 관대하지. 여기 대부분의 놈들이 노리는 것은 나의 보물과 몸, 국경이 닿아 땅을 얻을 수 있는 자들 이 외에는 거의 모두 보물이나 나의 몸뚱어리는 노리겠지. 마법사들은 마법서를 노릴테고... 미리 말해두지만 나는 다른 드래곤들보다도 조금 더 욕심이 많아서 보물도 도 많이 모아 두었지. 어때. 가지고 싶지? 대강 모두 돈으로 환산해보면 65억 코츠 정도는 되지.”

사람들은 경악했다. 그리고 그들의 눈은 서서히 광기에 물들어갔다. 지금 인간들의 경제는 드래곤을 잡아 보물을 훔쳐내었기 때문에 역대 어느시기 보다도 규모가 커져 있었다. 각 나라의 재정은 넘쳐흐를 정도였고 귀족들의 사치도 극에 달해 있었다.

그럼에도 보통 크기의 한 국가의 전체 재정이 12억 코츠를 넘지 못했다. 이제까지 화룡제 이 외의 다른 드래곤들을 모두 죽였지만 10억 넘게 가지고 있던 드래곤은 없었다. 그런데 65억이 넘는다면 다섯 국가가 나누어도 13억 코츠 이상은 돌아간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것은 ‘다른 드래곤들 보다도 조금 더 욕심이 많은’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크흠. 어때 인간들. 욕심이 생기지? 그런데 어쩌나? 창고에 걸려있는 마법은 9레벨인 내가 걸어놓은 것이라 아무도 풀 수가 없으니. 오직 나만이 문을 여는 방법을 알고 있다네. 어떤가? 워맥. 인류 최고의 천재인 자네라면 풀 수 있겠는가?”

“불가능하겠지요. 일단 암호를 모르기도 하고, 같은 9레벨이라도 마법의 숙련도나 마나의 양에서 제가 어찌 카르티엄님과 비교가 되겠습니까?”

이야기가 이상하게 돌아가자 욕심 많은 인간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이보게, 워맥. 지금 그 드래곤을 죽여서는 아니되네. 반드시 창고를 열어야만 해.”

“그래. 결계를 풀어 줄테니 암호를 이야기 하라고 하게.”

“시끄럽소! 그 보물은 우리 레티스 왕국의 것이요! 넘보지 들마시오!!”

“웃기지 마시오. 이 레어는 우리 펜턴 공국의 국경과 더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소. 당연히 우리에게 우선권이 있소.”

점점 여기저기서 다투는 소리가 커졌다.

“허허. 이런... 내가 굳이 복수하지 않아도 여기 있는 인간들은 서로 싸우다 다 죽겠구먼.”

카르티엄이 어이없다는 듯 웃자, 워멕의 얼굴이 부끄러움에 붉어졌다. 비록 그가 인간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나고, 그래서 고룡(古龍, 에이션트 드래곤)인 화룡제(火龍帝)까지도 어느 정도 존중해 줄 정도의 존재라고는 해도 근본이 인간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모두들 닥치고 나의 두 번째 복수에 귀를 기울 여라!”

“레드 드래곤! 너를 풀어줄 테니 빨리 암호를 불어라.”

돈에 눈이 돌아간 한 인간이 놀랍게도 화룡제의 말을 무시하고 암호를 요구했다. 도대체 여기서 레드 드래곤을 풀어준다면 누가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이성을 잃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행동이었다.

“흠. 워맥. 자네만 없었다면 말만으로도 이곳을 빠져 나갈 수 있을 뻔했군... 아쉽네. 여하튼 이것이 나의 첫 번째 복수일세.”

카르티엄의 농담에 워멕도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들이 드래곤에게 덤벼들다가 무자비하게 학살당하는 것을 보고 이 전쟁에 참가 하는게 반 편생을 바쳤지만 모든 일이 끝날 때가 되서야 내가 잘한 일일까? 하는 회의가 들었던 것이다. 감히 화룡제의 말을 끊었던 인간은 아까의 국왕과 같은 일을 당했지만 욕심만 많은 겁쟁이였던지 그만 심장마비로 죽어버렸다. 드래곤의 피어가 한명에게 집중될 경우, 인간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 밝혀진 덕분에 인간들의 소란이 조금은 잦아들 수 있었다.

“나의 두 번째 복수는 지금의 너희들에게는 상관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너희들이 모두 죽은 먼 훗날에 행해질 것이니까. 인간의 시간으로 몇 세대가 흐른 뒤에도 인간의 삶이 변함이 없다면,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인간에게 역습을 가할 것이다. 그리고 그 복수가 성공한다면 이 세상에서 이간들은 멸종하겠지. 우리 드래곤들처럼... 내가 행할 세 가지 복수 중, 나로서는 이것이 가장 큰 복수이다.”

카르티엄의 두 번째 복수이야기에 큰 관심을 보이는 자는 몇 사람 되지 않았다. 워멕과 몇몇 현자, 신간들만이 걱정 가득한 표정을 지었을 뿐이었다.

다른 이들 중에서는, 인간의 후손들이 입을 피해임에도 오히려 자기와는 직접 상관이 없는 복수라고 속으로 안도하는 사람까지 있었다. 그저 복수이야기를 마치자마자 ‘저 드래곤과 보물을 놓고 타협안을 제시해봐야겠다.’ 라는 생각만이 각자의 머리 속에 가득할 뿐이었다.

카르티엄이 말을 마치자마자 사방 어디에서나 은은히 들어오던 햇빛이 끊겨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암흑상태가 되고 말았다. 안에 있던 사람들은 당황했으나 몇몇 마법사들이 바로 라이트 마법을 걸어 레어 안은 본래보다 더 환해지게 되었다.

“저 사악한 도마뱀이 무슨 짓인가 하려고 하오! 당장 연합해서 끝장을 냅시다.”

“안돼. 적어도 창고의 암호를 얻어낸 다음에!”

“맞소! 보물이 중요하오. 보물이.”

몇몇 인간들이 카르티엄을 바로 죽이려하자 말리는 이도 나왔다. 카르티엄은 인간들이 싸우던지 말던지 무시하고 워멕에게 말을 이었다.

“이곳은 이제 외부와 완전히 격리되었다. 아니 하나의 독립된 차원이 되었다는 것이 맞겠지. 마법을 쓸 수 없는 나에게는 너희에게 직접 복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 나를 죽일 수는 있겠지만 이곳을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계를 풀 수 없고, 선제공격도 어려운 지금 내 상황에서 가장 확실하게 너희 모두를 길동무 삼는 길은 이 레어를 차원의 벽에 가두는 것. 들어올 수는 있어도 나갈 수는 없다. 힘으로도 마법으로도 이곳을 벗어날 수는 없다는 것이지.”

카르티엄은 아직도 정확하게 상황 판단을 못하는 인간들을 향해 말을 이었다.

“너희들은 결국 먹을 것이 없는 이 곳에서 모두 굶어죽게 되겠지. 하하. 왕족, 귀족이라는 자신들이 아사(餓死)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해보았겠지? 아! 걱정 말도록. 워멕 자네는 내보낼 테니까. 신이 만든 가장 희귀한 작품인 자네를 부숴 버릴 생각은 없으니까, 자네가 싫다고 해도 쫓겨나가게 될 것일세.”

순간 모든 인간들의 시끄러운 소리가 멈췄다. 갑자기 보물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들의 목숨이 걸린 문제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그런 카르티엄의 폭탄발언에 얼이 나간 인간들은 말뜻을 이해하는데 수초를 허비했다. 그리고는 곧 자신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모두 패닉에 빠져버렸다.

“이봐! 드래곤. 우릴 내보내!! 빨리!!”

“빨리 죽여버립시다. 그럼 레어의 결계가 풀려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오.”

“죽였다가 안 풀리면. 그대로 다 죽는단 말이오... 그리고 보물은 어쩐단 말이오?”

“왜 워멘만 살린다는 것이지? 나... 아니 저도 내보내 주시오... 카르티엄님. 저는 맹세코 위대한 드래곤을 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닙니다. 살려주십쇼.”

인간들 사이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소란 중에 몇 가지 공격마법이 카르티엄에게 날아가기도 했지만 산발적인 공격으로는 그다지 타격을 줄 수없었다. 카르티엄은 소란해진 인간과 몇몇 마법을 무시하고 워멕에게 말했다.

“자, 그럼. 자네는 이제 내보내도록 하겟네. 여기애서 개죽음을 당할 필요는 없겠지?”

“카르티엄님. 저는...”

“인간으로서 환자만 나가는 것이 의리가 없는 행동이라는 건가? 자네는 이미 인간이라고 보기 어렵네. 어떻게 저기 있는 저런 놈들과 같은 종족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8레벨을 넘어섰을 때부터 자네는 인간을 뛰어넘었다고 볼 수 있네. 그래... 굳이 말하자면 초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 내 만년에 이르는 삶 중에서도 8레벨에 이른 인간은 셋뿐이었네. 그런데 9레벨이라면 이미 인간이 아니지. 자네는 이제 9레벨의 초입이라 아직 어색하고 혼란스럽겠지만 조만간 자네가 깨달았던 것이 정리가 되면 알게 될 것일세.”

카르티엄은 회한어린 어조로 워멕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자. 가게나... 가서 남은 생애동안 인간으로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도전해보게.”

카르티엄은 거대한 앞발을 들어 손가락 끝으로 워멕을 가리켰다. 그리고 순간 번쩍이는 빛과 함께 워멕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와 거의 동시에, 분노한 인간들이 수백 개의 공격마법으로 카르티엄을 공격했다. 엄청난 굉음과 빛 속에 남아있던 모든 이들의 모이 가려졌다 그러나 빛도, 소리도 레어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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