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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스톱워치 - 1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0:17 469회 0건
업무에 치여 숨도 쉬지 못하고 있다가... 너무 머리가 아파서 잠시 좋은 내용의 스토리가 떠올라 끄적여 봤습니다...
시리즈로 갈 것인데... 2부를 언제 올려드려야 할지 몰라 고민입니다. 3월은 끝나야 하고 있는 일이 정리 될 듯 합니다. 혹시 몰라... 그 전에 일이 끝나 계속 연재가 가능하다면... 올려드릴게요.
좀비공화국도 쓰지 못하고 있는데 자꾸 일만 벌리는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습니다...ㅡㅡㅋㅋㅋ

급한 마음에 계획 했던 분량만큼 써가지 못한 행복아파트의 사랑이 시선집중에 오를줄이야... 감개무량 합니다.







1. 간절하면 이루어질 것이다.

“신이시여... 정말 신이 존재한다면... 절대 신이라는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간곡히 청합니다. 하루에 단 한 번, 10분이라도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주소서. 세계 평화와 우리나라의 번영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

이 말은 내가 잠들기 전 늘 기도문처럼 외우고 자는 말이다. 이렇게 간곡한 기도를 외우고 잠을 청한지도 벌써 몇 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좀처럼 내 기도에 응답해 주는 신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바램이 하나 있다면 나의 간절한 기도에 어떤 신이라도 들어줬으면 하는 것이다.

하루에 10분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하고 싶으냐고? 간단하다... 은행을 털어 많은 돈을 가지고 여행도 다니고 싶고 엄청난 부를 배경으로 예쁜 여자도 만나 행복하게 살고 싶다. 돈 때문에 미래를 걱정하는 내 모습이 싫기 때문이다.

금전적으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지 못하고 현재 내 생활이 남들과 비교할 때 그리 넉넉하지 못한 것도 이런 터무니없는 소원을 빌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내 생활 때문이기도 하다.

정말 하루하루가 지옥 같고 힘들다. 오늘 밤, 나는 다시 한 번 간절한 기도를 외우며 잠에 들것이다. 그 간절함에 속는 어떠한 무식한 신이 반드시 있길 기원하면서...

“드르렁... 쿨~ 드르렁... 쿨~”

그날도 그랬다. 몇 번을 외우며 잠을 청한지 모른다. 단군할아버지부터 삼신할머니까지 부르짖지 않은 귀신들이 없다. 무식한 신이 내 간절한 기도를 꼭 들어줄 것이란 막연한 희망고문 속에 잠이 들었고 그날 밤... 괴상한 꿈을 꾸게 되었다.

“내 말이 들리느냐...”
“누... 누구세요?”
“내 말이 들린다면 머리 위로 동그라미.”
“넹?”
“어허~ 머리 위로 동그라미!”

꿈속에서 들리는 어느 노인의 목소리에 아무 생각 없이 머리 위로 동그라미를 만들고는 물어 봤다.

“누... 누구신데요?”
“몇 달간 너의 간절한 기도 소리에 잠을 자지 못하고 있었다. 고얀 놈...”
“간절한 기도 소리? 그렇다면... 혹시... 당신은 신?!”
“신님이라고 불러라!”
“아이고... 신님... 왜 이제야 나타나셨습니까. 어서 제 소원을 들어주소서.”

간절하면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던가. 나의 기도에 드디어 어떤 정신 나간 신이 응답해 주고 있었다. 기쁨의 포효를 지르며 응답해준 신에게 감사하고 있다. 나에게 마법과도 같은 신비의 능력을 주는 신. 당신을 사모합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너의 소원을 들어줄 터이니 제발 기도 좀 하지 말고 나의 잠을 깨우지 말거라.”
“그러니까 어떻게 들어주신다는 말씀이신지요?”

나의 질문에 당황하는 멍청한 신이 잠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준비도 되지 않고 나에게 나타나 내 소원을 들어준다니... 이 신을 정말 믿어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그냥 개꿈이라고 알아야 하는 것인가.

“내일 너희 집으로 소포가 하나 도착할 것이다. 그 소포 속에는 너의 소원을 들어줄 물건이 있으니 소원대로 잘 사용하길 바란다.”
“소포?”
“하루에 한 번, 딱 10분만 너의 마음대로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정말요? 감사합니다. 아멘, 할렐루야~ 나무아미타불!!”

나의 외침에 신이라는 노인이 헛기침을 하며 다시 나에게 말을 했다.

“단, 10분을 사용하는 동안 시간을 원래대로 하지 않으면 누군가가 막대한 피해를 볼 것이니 이점도 잊지 말아라.”
“네. 알겠습니다. 10분이면 충분합니다.”
“반드시 내가 한 말을 잊어서는 안 된다. 1분의 시간이 넘어갈 때마다 또 다른 한 명이 피해를 입을 것이야. 알겠느냐?”
“네네네. 알겠습니다. 아멘, 할렐루야~ 나무아미타불!!”

그리고는 정말 거짓말처럼 꿈속에서 빠져나와 자고 있는 내 침대에서 눈을 뜨게 되었다. 눈만 깜빡이며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데 으스스한 느낌이 온몸에 전해지고 이불 속의 내 밑에 부분이 따뜻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뭐... 뭐지...?”

잠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자리에서 일어서자 기가 막힐 노릇을 발견하였다. 나이 35살에 잠자리에서 소변을 볼 줄이야... 내 나이가 어떻게 됐는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했단 말인가... 어렸을 적 소변을 본 기억이 났지만 성인이 된 지금... 추태다.

“에잇! 개꿈을 꾸고 오줌을 싸다니... 망할...!”

허겁지겁 잠에서 깨어나 내가 저지른 뒤처리를 해야 했다. 다음날 부모님께는 뭐라고 핑계를 대야 할지... 막막한 현실이다. 전날 술을 많이 마셔 그랬다고 변명을 댈 수도 없는 일이고 어찌해야 할지.

무의식적으로 벽에 걸린 시계를 봤다. 오전 5시 30분. 아직 밝은 해가 뜨려면 조금 남은 시간이었다. 그런데 자꾸 꿈에서 나온 그 노인의 목소리가 내 귀에서 잊혀지지가 않는다. 소포가 하나 도착할 것이란 말... 은근히 기대를 하게 만드는 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밝은 대낮이 되었다. 아침에 출근을 하기 위해 몸을 일으켜 보지만 새벽부터 일어난 터라 몸이 천근만근이다. 일단 지난 밤 실례를 한 내 이부자리를 부모님 몰래 숨겨야 했다. 깔고 잔 이불을 대충 말아 세탁기가 있는 곳으로 조심조심 걸어간다.

우리 어머니는 부엌에서 아침밥을 차리느라 여념이 없어 내가 어떠한 행동을 하는지 아직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다. 살금살금... 목적지가 코앞이다. 그때 내 등 뒤에서 누군가 쳐다보고 있다는 아주 재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오빠, 뭐해?”
“응?”

내 동생 수지다. 아무도 모를 것이란 은밀한 비밀이 동생에 의해 발각이 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꽁꽁 싸매고 있는 이불이 내 오줌에 젖어 있다는 사실은 모를 터.

“빨... 빨래 좀 하려고.”
“이 아침부터? 그리고 언제부터 이불 빨래를 했다고 그렇게 조심스럽게 가져가?”
“알았어. 알았으니까 저리가.”
“혹시...”
“혹시... 뭐?!”

나도 모르게 큰소리가 나왔다. 동생 수지가 설마 내가 간밤에 실례를 한 것을 눈치 채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큰소리에 부엌에 있던 어머니가 소리를 듣고 우리가 있는 곳으로 왔다.

“아들, 뭐하니? 이불 들고 뭐해?”
“엄마! 오빠 오줌 쌌나 봐!”
“뭐... 뭐라고? 정말이야? 내가 못살아. 나이가 지금 몇 살인데... 쯧쯧쯧.”
“아... 아니야! 뭐가 묻어서 그래!”
“줘봐!”

어머니는 내가 들고 있던 나의 이불을 낚아채고는 펼쳐보며 한반도가 그려진 이불을 보셨다.

“못살겠다. 내가 진짜 너 때문에 미치겠다.”
“하하하. 오빠 진짜 오줌 쌌네.”
“아이씨...”

얼굴을 들 수 없을 만큼 창피했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당장이라도 숨고 싶었으나 현실은 그렇게 되지 않았고... 잠시 후 화장실에서 나오신 아버지가 밖에서 떠들고 웃고 있던 동생 수지의 말을 들으신 모양이다.

“우리 아들 오줌 쌌다고? 정신이 있는 거야?”
“그게... 그러니까... 어제 좀 피곤해서요.”
“아무리 피곤해도 그렇지. 얼마나 칠칠맞으면... 쯧쯧쯧.”
“하하하. 오줌싸개.”

망할... 어쩌다 한 번 싼 걸 가지고 이렇게 나를 민망하게 만들다니. 부끄럽고 창피한 마음에 그 자리를 벗어나 내 방으로 문을 닫고 도망치듯 들어갔다. 아직도 얼굴이 후끈거리며 주체할 수 없는 수치심을 느낀다. 이건 엄연한 가정폭력이다. 억울했다.

“개꿈만 아니었어도... 젠장.”
“똑똑똑.”

방 안에서 혼자 투덜대고 있는데 내 방을 누군가가 노크를 한다. 노크소리에 나는 짜증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

“누구야?!”
“오빠~ 삐졌어? 킥킥킥.”

동생은 나보고 삐졌느냐며 비웃는 웃음을 날린다. 그 소리에 화가 났지만 오줌을 싼 내가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사실은 사실이니까. 한숨을 한 번 길게 쉬고는 노크를 한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오빠 소포 왔어. 아침부터 무슨 소포가 왔지?”
“소포가 이 아침에 왜...”

순간 어제 꿈이 떠올랐다. 오늘 소포가 하나 올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나는 다급하게 방 문을 열며 소포가 어디 있냐고 물었다. 동생은 아직도 날 한심하다는 눈빛을 보내며 말없이 손가락으로 거실 탁자 위를 가리킨다.

“정... 정말 소포가 왔네?”
“바보니? 자기 소포가 올 줄도 모르고 있게.”

동생의 말은 나에게 전혀 들리지 않았다. 서둘러 소포를 가슴에 안고 내 방으로 들어와 문을 굳게 잠갔다. 그리고 소포 박스를 뜯고 안의 내용물을 확인한다.

“응? 이게 뭐지?”

소포 박스 안에 들어 있는 것은 한 손으로도 충분히 감출 수 있는 작은 스톱워치였다.

“시계인가? 아닌데... 모양이 스톱워치인데. 이게 왜 나에게 왔지?”

배달 온 스톱워치를 이리저리 만지며 구경하고 있는데 내 방 밖에서 동생이 하는 말소리가 들렸다.

“엄마~ 오빠가 오줌 싼 이불 세탁기에 넣으면 되는 거야?”
“그래. 칠칠맞게 저 나이에 오줌을 싸다니.”
“친구들한테 말해야지. 킥킥킥.”

뭐라고? 내가 오줌 싼 일을 친구들에게 말한다고? 미친 거 아니야? 설마... 그래도 자기 친오빠인데... 바보로 만드는 행동은 하지 않겠지... 라고 느끼는 순간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며 미친 듯이 웃는 동생의 소리가 들렸다.

“얘, 내가 아침부터 겁나게 웃긴 얘기 해줄까? 글쎄 우리 오빠가...”
“헉... 안 돼!”

나는 동생을 막아야 했다. 절대 내 치부를 자기 친구들에게 말하게 할 수는 없었다. 급한 마음에 들고 있던 스톱워치 버튼이 눌리며 내 방문을 활짝 열고 동생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안 돼!!”

자신의 휴대전화를 귀에 대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는 동생의 모습이 보였고 나는 냉큼 달려가 동생의 휴대전화를 빼앗았다. 그리고 급하게 동생의 휴대전화 종료 버튼을 누르고 동생을 향해 짜증을 내기 위해 돌아서는 순간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야! 너...”

뭘까. 뭐지? 동생은 아직도 웃는 표정에 손이 전화를 받는 포즈로 정지해 있었고 주변은 고요했다. 부엌을 바라보니 가스렌즈에 올려 진 냄비에 보글보글 피어오르는 김이 솜사탕처럼 멈춰 있었고 거실 텔레비전은 정지화면이었다.

“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내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마치 멈춘 것처럼... 아니, 분명 멈춰 있었다. 멈춰 있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멈춘 상태다. 믿을 수 없는 현상에 동생에게 다가가 손바닥으로 동생 얼굴을 만져보고 그래도 움직이지 않자 나의 볼을 꼬집어본다.

“아야... 아픈데...”

나는 잠시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내가 바라는 기도, 소원이 개꿈인지 알았던 지난밤의 꿈처럼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었다. 그리고 내 귀에 초침이 흐르는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순간 손에 들고 있던 스톱워치를 올려다본다.

“2분 45초 87”
“어라? 스톱워치는 움직이고 있다. 그럼 아까... 내가 방에서 나올 때 눌린 이 버튼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건가?”

호기심이 생겼다. 스톱워치의 정지 버튼을 한 번 눌러보았다.

“딸깍~”

그러자 멈춰 있던 동생이 휴대전화가 없이 누군가 통화를 하며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그러니까... 응? 내 전화기 어디 갔지?”

부엌에 있는 어머니를 쳐다보자 냄비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며 파를 썰고 있는 모습이 관찰되었고 거실 텔레비전은 정지되었다가 다시 움직이고 있었다. 동생은 자신의 휴대전화가 손에 들려 있지 않자 두리번거리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찾는 모습이었다.

“야! 왜 남의 전화기를 들고 있어? 빨리 내놔!”
“어? 어... 자.”
“뭐야 진짜?! 전화도 끊었네? 쳇... 자기 흉본다고 금세 끊었어. 그런데 언제 나왔어?”
“방... 방금... 방금 나왔어.”
“이상하네. 통화할 때는 오빠 거실에 없었는데.”
“그... 그래?”

믿을 수 없었다. 내가 마법이라도 부린 것도 아닌데... 고작 이 스톱워치의 버튼을 한 번 누른 것뿐인데. 방금 누른 버튼을 다시 누르자 3분 45초 56에서 멈춰 있던 숫자가 흐르기 시작했고 내 앞에 있는 동생이 마네킹처럼 굳어 버렸다.

부엌을 다시 확인해보니 냄비 뚜껑을 열고 썰었던 파를 넣고 있는 모습이 그림처럼 정지되어 있었고 텔레비전 화면은 정지화면이 되었다.

“이게... 정말... 시간을 멈추게 만드는 것인가?! 우와~ 미치겠네.”

긴장감이 들었다. 마법의 스톱워치를 손에 든 내 손이 흥건할 정도로 땀이 많이 났다. 다한증도 없는 내가 이렇게 땀을 흘리다니... 믿겨지지 않는 물건에 입이 떡하고 벌어질 정도다. 원래의 시간대로 스톱워치를 작동시켰다. 스톱워치에 흐른 시간은 4분 10초 22.

‘꿈에서 10분의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어. 그렇다면 나에게 남은 오늘 하루의 시간은 앞으로 5분 50초 정도... 5분 동안 나는 어떻게 시간을 활용해야 좋을까.’

출근을 하며 지옥 같은 지옥철 안에서 내 머릿속에 든 생각은 온통 내 두꺼운 외투에 든 스톱워치뿐이었다. 은행을 털기에는 약간 부족한 시간이다. 그렇다고 황금 같은 5분을 여탕이나 몰래 드나드는데 허비하고 싶지는 않았다. 뭔가 보람된 일에 사용하고 싶다.

덜컹거리는 지하철 안은 언제나 사람들이 많다. 숨이 막히게 하는 장소다. 이런 장소에서 5분을 사용할 수는 없다. 그럼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최적의 선택이란 말인가...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고민이 들었다.

지하철은 몇 정거장만 더 가면 우리 회사에 도착을 한다. 아무래도 이곳 말고 회사에서 기회를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도착한 회사 앞 지하철. 기분 좋은 상상과 때로는 음흉한 생각으로 어느 때보다 귀찮던 출근길이 상큼하게 느껴진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회사 사무실에 들어서자 우리 부서 사람들끼리 밝은 아침인사를 나누며 앞으로 남아있을 지옥 같은 하루 일과를 맞이하게 되었다. 작은 중소기업에 다니는 나는 늘 꿈꾸던 또 한 가지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안녕하세요. 상무님.”
“반가워요. 오늘 하루도 수고하시네요.”

사장의 딸로 미국 유학을 끝내고 현재 우리 회사 상무로 근무하고 있는 한지혜 상무. 얼굴은 연예인 뺨치게 예쁘고 몸매는 환상적이다. 거기에 매너까지 겸하고 있는 이 시대 최고의 미녀라고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여자다.

바로 그녀와 사귀고 싶다는 꿈. 좀 더 세밀하고 디테일하게 말하면 하룻밤... 아니 평생 잠자리를 해보고 싶은 꿈이 있다. 남성스럽게 침대에서 한지혜 상무의 모든 것을 가지고 싶은 것은 30대 중반의 나에게 매우 자연스러운 희망사항이 아니겠는가.

걷는 모습도 도도해 보이며 힙 라인이 살랑거리는 걸음걸이에 그녀의 뒤에 있는 모든 남성들은 쓰러지고 만다. 거기에 살살 풍겨오는 향수 냄세... 발정 난 남자라면 범죄라도 저질러 갖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녀의 엉덩이를 한 번만이라도 만질 수 있다면...

나는 출근시간이 늦어 한지혜 상무와 얼떨결에 엘리베이터에 같이 탑승하게 되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여러 명 있었다. 단 둘이 좁은 엘리베이터에 있었다면... 약이라도 먹고 미친 척하며 그녀에게 뭐라고 한마디를 던졌을 것인데.

우리 회사는 총 30층 높이에 사무실은 18층이다. 한지혜 상무는 20층 임원실로 갈 것이다. 지금 엘리베이터의 위치는 3층. 여러 회사가 함께 사용하는 건물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탔다가 내리기를 반복한다.

내가 서 있는 위치는 한지혜 상무의 바로 뒤. 손만 뻗으면 그녀의 엉덩이를 만질 수 있는 자리다. 하지만 이런 곳에서 변태가 되고 싶지는 않다. 그렇지만 이렇게 올려 보내기에는 너무 아쉬운 그녀다. 그때 내 머릿속에 떠오른 방법이 있었다.

‘스톱워치!’

외투 주머니에 있는 내 스톱워치를 만지작거리며 기회를 보고 있는데 15층에 멈춰선 엘리베이터 안에 사람들이 한 번에 우르르 내리기 시작했고 남아 있는 사람은 다른 회사 남자 직원과 나 그리고 한지혜 상무뿐이었다. 엘리베이터는 계속 움직여 16층을 지나고 있다.

나는 곧 내려야 한다. 이렇게 그녀를 보내고 싶지 않다. 방법은 한가지 뿐.

“딸깍~”

우리를 태운 엘리베이터가 18층에 도착하고 문이 살짝 열리려는 찰라 나는 스톱워치를 눌렀다. 문은 열리다 말고 멈췄고 바닥에 떨어져 자신의 사원증을 줍기 위해 허리를 숙이고 있던 다른 회사 남자 직원도 그 상태로 멈췄다.

아직도 나를 등지고 서 있는 한지혜 상무의 뒤태만이 나를 향해 있었다. 외투 주머니에 든 내 손을 꺼내 한지혜 상무 쪽으로 떨리는 팔을 뻗어 오른쪽 팔을 잡았다. 시간이 멈춰 있기에 그녀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나는 그녀 바로 뒤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목선을 따라 나의 턱을 올려 귀 뒤에 뿌린 향수 냄새를 맡자 내 두 눈이 자동으로 감겨온다. 떨리는 손을 밑으로 내려 꿈에 그리고 희망하던 엉덩이 위에 손을 올리자 온 몸에 전기가 전해지는 듯 했다. 꼼지락 거리고 싶은 생각에 엉덩이 살을 움켜잡고 최대한 느껴본다.

“아... 너무 좋아... 정말 탱탱하구나.”

엉덩이를 만지는 내 손의 촉감이 말해 주듯 그녀는 자신의 몸매를 참 잘 관리하는 것 같았다. 엉덩이를 만졌으니 이번에는 가슴을 만져보고 싶었다. 내 오른 손으로 그녀의 오른쪽 엉덩이를 잡고 왼손을 들어 그녀의 가슴 쪽으로 움직였다.

그녀 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이었다. 가슴이 손에 닿고 풍만하고 글래머스한 가슴의 살이 푹신거리는 것을 알았다. 만지기만 했는데 나는 사정을 할 것만 같았다. 내 혀로 핥아보고 싶다. 이게 정말 꿈이 아닌 실제상황이란 말인가...

그런데 그때 내 주머니에 있던 스톱워치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삐삐삐~”
“뭐지?”

주머니에 있는 스톱워치를 꺼내 들어 시간이 흐르는 액정을 봤다. 벌써 흐른 시간이 9분 15초 23이다. 이제 45초 후면 오늘 나에게 주어진 10분이 모두 끝나게 된다. 이런 낭패가 있다니... 난 이제 재미 좀 보려고 하는 건데...

꿈속의 노인네... 그 어벙한 신이 한 말이 생각난다.

“1분이 지나면 다른 사람들이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될 것이야. 반드시 기억하여라.”

내 욕정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는 말에 더 많은 진도를 나갈 수 없었다. 아쉬웠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진도를 나가야 할 듯하다. 속상하고 아쉬운 마음에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 스톱워치의 버튼을 눌렀다. 남은 시간 9분 58초 41.

“딸깍~”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나는 한지혜 상무를 보며 간단한 목례를 하고는 그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고개를 뒤로 돌려 자신의 옷매무시를 정리하는 한지혜 상무를 아쉬워하면서. 그래도 오늘 하루 대단한 경험을 한 것에 만족한다. 이제 내일부터 정말 대단한 일이 있을 것이란 확신을 하게 되었다.

사람이 진심으로 간절하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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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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