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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즌 오브 마르툴 v2 - 1부20장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0:30 541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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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즌 오브 마르-툴 V2 Chosen of Mar-tul V2



1장 임프로브드 게이트 Improved Gate



story 020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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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는 어두운 동굴.


마이어와 ‘공주’ 트릴지소트는 시간의 흐름도 공감각도 이미 며칠전에 잊어버린 채로 그저 공주의 머리 위, 희미한 티아라Tiara의 빛에 의지해 지친걸음으로 계속해서 그 안을 헤매고 있었다.

‘하아.....’

초췌한 안색이 된 마이어는 기력이 딸려 나오지도 않는 한숨을 미약하게 내뿜으며 절망스러운 현재의 상황에 반쯤 체념한 듯한 얼굴빛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리고 더욱 심각한것은 그 곁의 공주였다.
이미 트릴지소트는 여위다못해 거의 사색이 된 표정으로 마이어의 어깨에 의지해 간신히 걸음을 떼고 있었고, 그마저도 반쯤은 그에게 끌려가다시피 움직이고 있었다.

“조금만.. 더 힘내봐요.”

“....”

누가 들어도 더욱 힘이 빠지는 듯한 어조의 말이지만 그녀는 자신을 생각하는 걱정스러움을 느꼈다. 그러나 공주는 대답은 커녕 고개를 들지도 못한 채 그에게 매달려 힘겹게 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

언제부터인지 이어져가는 끝없는 침묵.

처음에는 마치 데이트로 산책이라도 하듯 잡답을 하며 걸었지만 그런 의미없는 대화조차도 끊긴것은 벌써 며칠이 지났는지 모른다.
마이어 역시도 몸이 무척이나 무거웠다. 몇 날 며칠을 물만 먹으며 동굴속을 헤멘채 둘은 약해질데로 약해져서 그저 서로에게 의지해 좀비처럼 발걸음을 옮길뿐이었다.

그리고 간신히 내뱉는 힘없는 공주의 목소리.

“자...잠깐만 쉬어가요.”

그녀는 마이어의 대답도 듣지 않은 채 털썩 하고 주저앉아버린다.

“후... 방금전까지 쉬었잖아요.”

“...”

건강한 핑크빛의 볼이 눈으로 보기에도 헬쓱하게 여위여서 안쓰럽게 보이는 공주는 별다른 대꾸를 하지 못한채 미동도 하지 않는다.

“흐윽...”

벌써 몇 번째인지도 모를 그녀의 눈물이 또다시 방울방울 흘러 떨어져내리기 시작한다.

“나... 죽기싫어..”

“....”

“살고싶어....”

마이어는 그런 그녀를 기계적으로 끌어당겨 가만히 안아준다.

“이대로 죽는거야..?.”

“.....”

절망감에 사로잡혀있는 공주의 울음섞인 목소리는 걷잡을 수 없게 되어 자신을 가누지도 못하고 쓰러져갔다.

“...”

힘이 빠져서 소리내어 엉엉 울지도못하고, 주저앉은 자세 그대로 몸을 무너뜨리며 눈물만을 흘려대는 공주를 품에 안은채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미인의 손을 잡고 걷는것만으로도 남자로서 얼마나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었던가.

게다가 마이어에게 있어서는 영화에서나 볼법한 금발의 미녀, 팬티와 가터벨트에 연결된 스타킹을 한 도발적 옷차림...
그러나 그 모든 자극적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마이어는 이젠 흥분이 되거나 가슴이 두근거림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느껴지는 것은 지독하리만치 느껴지는 공복감. 손에 든 롱소드를 언제 떨어뜨려도 이상하지 않을정도로 어느새 약해져버린 몸뚱아리.

다만 언제 쓰러져 정신을 잃어도 이상하지 않을 공주와 달리 한가닥 일말의 체력이 남아있는 마이어는 아직 그녀와 같이 감정적으로 무너지진 않았다.

‘쪽’

그는 품에 안긴 그녀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어주며 그녀의 머리 한가운데에 가만히 키스해준다.

거의 반쯤 정신을 놓쳐가는 공주는 동굴안의 한기에 무의식적으로 더욱 그의 품에 파고들고 마이어 역시도 엄습하는 한기에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며 반응한다.

‘춥고 배고프다...’

동굴벽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 도처에 고인 물웅덩이가 갈증은 해결해 주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지식이 없는지라 그대로 식수로서 이용해도 될까 처음에는 망설여졌지만, 갈증이 심해짐에 따라 별수없이 마시기 시작했고, 그 결과 며칠이 지난 현 시점에서도 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다만 동굴 내부에는 물고기도, 벌레도, 박쥐같은 것이라도, 생명체는 아예 보이질 않았다. 처음엔 이 세계의 경험이 일천한 마이어인지라, 동굴에서 서식하는 종류의 자신이 알지 못하는 몬스터가 있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것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절망적이야...’

마이어의 찢어진 셔츠조각을 대충 허리어름에 두른 것 뿐인 그녀는 그대로 드러난 다리탓에 바들바들 떨며 최대한 그의 품에 안겨있었다. 둘이 앉아있는 울퉁불퉁한 바위바닥은 송곳같이 찌르는 한기가 스멀스멀 피어올라와 엉덩이를 얼어붙게 만드는 듯 느껴졌다.

“추워요?”

‘끄덕끄덕’

“후우...”

가만히 숨을 내쉬며 지친 손동작으로 그녀의 종아리에 손을 대어도 그녀는 별 반응이 없다. 그녀 텅 빈 눈동자를 한 채 고개를 들어 잠시 마이어를 바라보고는 다시 고개를 떨굴 뿐.

그 역시도 별 말없이 양 손바닥으로 천천히 그녀의 다리를 문질러주기 시작했다.

“으..얼음장같네요..”

거의 아사할것 같은 상황.

둘 사이엔 남녀로서의 두근거림도, 어떤 흥분이나 로맨스가 끼어들 여유가 없었다.
함께 서서히 죽어감을 인지하기 시작 할 때부터 공포라는 감정이 마음 속 깊은곳에 또아리를 틀고 머릿속을 헤집어 놓는듯 느껴졌다. 점차 현실화 되어가는 그 꺼림직한 감정에 둘은 무의식적으로 최대한 에너지를 아끼며 움직이는 것 외에 할 수 있는것은 없었다.

“스타킹이라도.. 신고있어 다행이네요.”
마이어 역시도 느끼는 불안감을 그녀에게 들키지 않으려 딴청을 피우며 마음속 감정을 외면하고 주의를 환기시킨다.

“.....”

바위에 긁혀 여기저기 올이 나간 얇은 천조각이지만 그래도 그 덕에 그녀는 버틸 수 있었으리라.
종아리부분을 부드럽게 감싸잡고 한참을 문지르자 서서히 손길에 온기가 느껴진다. 무릎을 거쳐 서서히 허벅지로 손을 이동시켜도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눈을 감고 있을 뿐 반응이 없었다.

‘너무 가늘다..’

앙상하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며칠이나 굶은 탓에 후들거리는 그녀의 가느다란 다리. 처음의 그 성적매력이 물씬 풍기는 각선미의 느낌은 오간데없이 사라지고 이제는 애처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

안쓰러운 표정을 한 채 계속해서 그는 손바닥을 넓게 펴 정성껏 그녀의 다리를 문질러주었다.
스타킹의 끝단, 가터벨트가 연결된 부분의 화려한 레이스를 지나서 그대로 드러난 하얀 속살은 특히나 더 차갑게 느껴졌다. 그는 그대로 가터 벨트의 끈이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며 계속해서 다리를 문질러준다.

그리고 그 위.
너무나 얇은 재질의 새하얀 실크. 확실히 그 감촉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아서, 그녀의 신분에 걸맞는 최고급 재질임을 알 수 있었다. 피부가 비쳐보일 정도로 반투명한 팬티 한가운데에 희미하게 금발의 보지털이 비쳐보인다.

‘꿀꺽’

저도 모르게 군침을 삼킨 마이어는 마치 시선을 빨아들이는 듯한 그 곳으로부터 어렵사리 눈길을 돌린다.

‘시바... 이런 상황에서 다시 성욕이 생기는게 말이되냐..’

스스로를 책망하며 마음을 다잡으려 노력하지만 뜻대로 되지않고 다리사이의 묵직한 느낌이 뻐근할 정도로 존재감을 어필하는 듯 느껴졌다.

‘모든 동물은 죽기전에 씨를 남긴다고 했던가...’

별안간 뜬금없이 샘솟는 성욕이 마치 자기 몸뚱아리의 최후의 발악같이 느껴지자 마이어는 죽음이 한걸음 더 자신에게로 다가오고 있는 일종의 신호와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가죠. 공주...님?”

고개를 새차게 내저으며 다시 일어서려는 찰나,
마이어는 자신의 마사지에 의해 다리에 힘이 풀린줄로 알았지만, 공주는 그가 모르는 사이에 정신을 잃어 널부러진 상태였다.

“공주?”

“공주님! 이봐요!!”

“이봐요, 트릴지소트!”

몇 번을 불러도 힘없이 늘어진 그 상태로 미동도 없는 그녀를 보며 잠시간의 흥분도 동굴내부의 차가운 대기와 같이 순식간에 식어갔다. 덜컥 무서운 생각이 든 그는 당황하며 그녀를 바로 누이고는 가슴에 귀를 바짝 붙여 박동을 확인했다.

“휴우...”

잠시 후 안도의 한숨을 내쉰 마이어는 그러나 여전히 굳은 얼굴로 그녀의 얼굴을 감싸쥐고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공주! 정신차려요! 이봐!”

“.....”

“..으음.....미안해요.. 깜빡...”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사과하는 그녀는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올리며 들릴듯 말듯한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

그러나 몸을 일으키려 지탱하던 가느다란 팔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그녀는 풀썩하고 재차 몸을 무너뜨렸다.

“괘...괜찮아요?”

“헤헷....”

대답없이 그녀는 동굴벽에 비스듬히 몸을 기대고선 힘없는 웃음을 짓는다.

“미안해요.. 난.. 더 이상... ”

엄습하는 죽음의 공포에 눌려 그녀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또다시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힘들어 할 때마다 그녀를 안아 일으켜 며칠을 걸었지만 이젠 한계가 찾아왔다. 마이어의 상태역시 지쳐 쓰러지기 직전이었고, 그녀와 같은 상태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기에 아무말도 하지 못하며 울상을 지을 뿐이었다.

“이거...”

“....”

“지금까지 무서워서 말 못했지만...”

핼쓱해진 얼굴에 서글픈 미소가 드리워졌다.

그에게 내민 공주의 손에는 어느새 벗었는지, 여태까지 그들을 비춰주었던 티아라가 놓여있었다.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줄곧 길을 밝혀주던 그것은 여전히 희미한 빛을 발하며 그녀의 새하얀 손에 짙게 음영을 드리웠다.

“하아...”

마이어의 기분탓인지 티아라를 내민 공주의 손길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고 그는 감히 그것을 받아들지 못하고 물끄러미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어둠속에서 헤매다가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일행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유일한 광원光源을 건내주고 있다.

“받아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도 명확히 아는 마이어는 재차 이어지는 그녀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이를 악물고 그것을 뚫어져라 쳐다볼 뿐 미동도 하지 않았다.

“......”

“......”

둘 사이의 침묵뿐인 무거운 기류가 숨조차 쉬기 힘들만큼 주위를 압박하는듯 느껴졌다.

그리고 잠시 후.

“아...”

힘겹게 티아라를 떠받치고 있는 그녀의 손이 가벼워지고, 그것은 마이어의 손으로 옮겨간다.
천천히 손을 뻗어 그것을 받아든 마이어를 바라보며 그녀는 저도 모르게 절망감 섞인 신음성을 내어버린다.

‘이제와서... 바보같이...’

쓰러지기 전부터 눈조차 침침해져 마이어를 의지해 걸었던 그녀.
이제 더 이상 가망은 없다고 느껴 포기하려했다.
잠시동안 들고있던 티아라의 무게를 지탱하는것이 세상 무슨일보다도 힘들게만 느껴졌고, 그 무게가 사라지자 자신의 생生의 무게조차 함께 실려 날아간 듯 느껴졌다.
새삼스레 그것을 받아든 마이어가 원망스럽게 느껴지는것에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다.

‘이 동방인은... 최선의 선택을 한 거야...’

필사적으로 이성적 판단을 하려는 공주, 하지만 눈 앞의 남성이 자신의 티아라를 무표정한 얼굴로 받아드는 것이 도저히 견딜 수 없게 느껴지자 힘겹게 고개를 돌려 돌아눕는다.

‘차가워... 일어나고 싶어..’

거칠고 울퉁불퉁해서 널부러진 몸 여기저기를 찔러오는 바위바닥, 그리고 그것을 통해 스멀스멀 올라오는 끔찍한 한기寒氣.

이 상태가 이젠 계속된다고 생각하자 그녀의 작은 어깨가 떨림을 멈추지 못한다.

“..... 으욱...”

돌아누운 그 상태로 필사적으로 자신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그녀는 동그랗게 몸을 웅크린다.
마이어가 다시 따뜻한 손으로 잡아주길 바랬지만 그녀의 등 뒤로 인기척은 들리지 않았다.

“미안해요. 줄곧 생각했지만..”

침중한 어조로 등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돌아누운 그대로 그녀는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이어...”

“...예?”

“오크..들에게서 구해준거... 고마워요.”

“....”

“백마탄 왕자님 같은.. 그런 느낌이었어요.”

“.....”

그녀의 끝인사에도 불구하고 묵묵부답으로 몸을 일으킨 마이어는 굳은 표정으로 천천히 몸을 돌려서 그녀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몸을 돌려 누운 공주의 눈 앞의 풍경이 서서히 암흑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한다.

희미하게나마 음영이 드리워진 거친 바위들은 점차 새카맣게 변해갔고 그녀의 눈앞은 한치앞도 분간 할 수 없는 어둠으로 가득찼다.
그의 실루엣도, 희미한 티아라의 빛 조차 사라져 보이지 않게되자, 홀로 남겨졌다는 막막한 공포감에 사로잡힌 공주는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가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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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헬름 Shining Helm







샤이닝 헬름의 정문앞.

딱히 이름이 정해지지 않아 그 넓은 공터는 모두가 적당히 ‘연병장’ 정도로 부르고 있었다.

그곳은 때때로 헬름의 주인인 노움 일루져니스트 Gnome Illusionist 스트롱핑거StrongFinger, 바리세이드 엘켈투Barrisade Elkeltue의 필요에 의해 연회장이나 의식장, 샤이닝 헬름을 지키는 그레이 가디언Grey Gurardian의 사열 등등 다용도로 쓰여지고 있지만 평상시는 대개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연병장일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왠지 모르게 헬름의 모든 인파가 그곳을 가득 메우고 있었고, 한가운데의 거대한 단상 위에는 스트롱핑거가 근엄한 얼굴로 일장연설을 하고 있었다.

“샤이닝 헬름을 지키는 그레이 가드GreyGuard는 정식군인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너희들은 규율을 지키고 방문자들을 지키며 그것으로 마땅한 급료를 받는다. 헬름 자체가 그들이 있음으로써 운영되고 그것이 너희들 개개인의 경제를 지탱해주고 있단 말이다!
지켜야 할 이들에게 이빨을 드러내는 워그Worg같은 놈들은 규율에 따라 처리하겠다.
오늘 일을 가슴에 새기고, 정 강도질이나 강간이 하고 싶으면 경비를 그만두고 노상에 나가 도적떼나 해먹는게 나을것이다! 그러나 나 스트롱핑거의 명성을 걸고, 그런놈들이 헬름 주위에 있으면 모조리 이 꼴이 될것이다!

끌고 올라와!“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장황한 연설이 일단락 되자 스트롱핑거가 서있는 단상에 세 명의 가드들이 위쪽의 기둥에 올가미를 드리운다.
그러자 그것은 단순한 단상이 아닌 훌륭한 교수대가 되었고, 이내 그 단상에서 인생의 마지막을 세 명의 남자가 경비병들의 손에 이끌려 올라왔다.

“할..아우우아아!!”

“하여후헤에에!!”

그들은 저마다 무언가 다급하게 외쳤지만 입안에서 맴도는 그 말들은 정확한 발음으로 나오지 않고, 그들의 불분명한 발음만이 듣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걸음이 정상인거 보니 끝까진 안했나본데?”

“흠 그러게.... ”

“강간한 새끼들은 손을 댔으면 손을 자르고, 여기저기 물고 빨아댔으면 혀를 뽑아버린다던데.. 사실이었네?”

상인 차림의 남자 셋이 군중속에 섞여서 자기들끼리 두런두런 이야기 하는것이 들렸다.
그러자 그들 옆에 서서 가만히 듣고만 있던 하프엘프 하나가 그들을 돌아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저기, 끝까지 안했다는게 무슨 소리죠?”

“응? 아... 강간한 놈들은 좆을 잘라버리는데 멀쩡히 걷잖아 핫핫핫”

회색조의 로브를 걸친 상인하나가 여성에게 설명하는것이 겸연쩍은지 부자연스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럴바에야... 그런데 왜 사형까지 시키는건지 아세요?”

“응? 아가씬 소문 못들었나? 저놈들이 팔아넘긴 여자만 수십명은 된다고 하더군. 가중처벌이지.”

“스트롱핑거가 단단히 화가난거지 헛헛.”

그 옆에 서있던 가장 덩치가 큰 상인역시도 너털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턱수염을 쓰다듬는다.

“아..그렇군요. 알려주셔서 고마워요.”

“별말씀을.”

스트롱핑거는 상인의 예상대로 화가났는지 격렬한 어조로 또다시 새로운 연설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 뒤로 가드에게 붙잡혀 서 있는 세 남자는 전부 남루한 차림에 헝클어진 머리, 양 손까지 잘려나가고 팔 전체가 굵은 로프로 묶여있어 누가 누군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나 그들을 바라보는 수백명의 사람들 중 단 한 명, 클라나는 그들의 얼굴을 똑똑히 구분 해 낼 수 있었다.

“클라나, 괜찮아..?”

“....응.”

굳어진 표정으로 서있는 클라나를 걱정스레 바라보는 프리드라는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그녀의 손이 딱딱하게 경직되어 있음을 느끼고, 다른 한 손을 들어 가만히 그녀의 어깨를 감싸쥔다.

“남문 경비대 오포, 드리옥, 키파이. 너희 셋은 그레이 가드의 긍지를 버리고 이제껏 수많은 방문자들에게 해악을 끼쳤고, 지금 그 흉행이 밝혀져 이 자리에 섰다. 변명따윈 들을 필요도 없다.
정당한 심판의 신, 케이페그넥께서 오늘 이 자리에 다시 정의가 바로서는 것을 보실 것이다!“

고스트 사운드Ghost Sound(1) 스펠을 이용한 늙은 노움의 목소리는 마치 사자와 같이 우렁차게 수백명의 인파가 몰린 광장을 쩌렁쩌렁 울리며 퍼져나갔다.

그리고 놀랍도록 짧고 간단한 처형.
미친듯 날뛰던 세 명의 죄수들은 목이 매달리고 잠시 컥컥대나 싶더니 순식간에 축 늘어져 주검이 되어갔다.

“에이 뭐야. 너무 관대한데.”

“지루했는데 별 여흥도 못되는구만.”

기사단이 도착 할 때까지 계속해서 머무르던 대부분은 여행자들은 심심하던 차에 들려온 ‘여흥’에 꽤나 기대를 한 듯 여기저기서 툴툴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불평하는 ‘손님’들과 달리 침중한 얼굴로 순식간에 자리를 비우는 그레이 가디언들.
어제까지만해도 그들의 동료였던 인원들이 눈 깜짝할새에 죽어나가자 구경꾼들과는 달리 그들은 입안에 감도는 쓴맛을 느끼며 흩어지기 시작했다.

“형벌의 의식은 끝났소! 모두들 돌아가 쉬시오!”

스트롱핑거의 부관으로 보이는 노움 남성 하나가 목청껏 소리쳤고, 그에 따라 광장에 모인 인파역시도 그레이 가드들과 마찬가지로 썰물처럼 그곳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클라나 우리도 홀에 돌아가자. 한잔 할래?”

“으응....”

저마다 실망스러운 어조로 투덜대며 건물안으로 들어서는 인파에 섞여 클라나와 프리드라는 헬름의 중앙홀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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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내부.

바깥의 비교적 선선한 기온과는 다르게 재빠르게 돌아온 많은 모험자들로 인해 홀 안은 후끈한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차가운 돌벽은 이미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눅눅한 습기를 머금었고, 천정과 벽 여기저기에 드리워진 태피스트리Tapestry는 눅진눅진한 술냄새를 풍기며 금방이라도 아래에 모여앉은 사람들 사이로 떨어질듯 위태위태하게 걸려있는것이 보인다.

프리드라는 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내부 전경을 살폈고, 그와 거의 동시에 멀찍이 구석 테이블에서 튜닉Tunic차림의 금발청년이 손을 흔들었다.

“프리드라! 클라나! 여기요~”

훈훈한 미소를 지으며 손짓하는 남자를 바라보며 클라나는 양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오, 벌꿀술! 휴라스뮤 땡큐!”

그러나 프리드라는 그 테이블에 기쁘다는 듯 앉으며 놓인 잔들중 하나를 집어든다.
그는 그녀들이 오기 전부터 자리를 잡아놓았는지 바로옆 벽면에 붙어있는 까치발Bracket의 골풀Rush양초는 이미 반쯤 타들어가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이미 빈잔 두 개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휴라스뮤, 도와주신건 고맙지만 매번 이러시면...”

다소 시무룩한 얼굴로 프리드라를 따라 옆자리에 앉은 클라나는 앞자리의 술잔에는 손을 뻗지 않은채 다소 곤란한 듯한 어조로 눈앞의 남자에게 말했다.

“아.. 아뇨아뇨, 프리드라가 벌꿀술을 좋아하니까... 그냥 뭐.. 술한잔 정도야, 부담갖지 않으셔도...”

“그래도...”

“어짜피 기사단이 올 때까지 얼마 안남았다잖아. 그때까진 몸을 추스르며 쉬는게 낫지!”

“그렇죠? 술이 입에 안맞으면 이거라도...”

변명이되지 않는 이유를 횡설수설 늘어놓는 휴라스뮤를 도울 요량으로 프리드라는 술잔을 홀짝이며 난관에 봉착한 기사를 구해준다.
어설픈 말솜씨와 태도로 당황하던 그는 재빨리 눈앞의 곡류로 만든 비스킷이 가득 든 바구니를 클라나쪽으로 들이민다.

“....휴...”

다소 내키지 않아하면서도 클라나는 비스킷은 무시한 채, 눈앞의 술잔을 들고는 이내 그 맛을 음미하기 시작한다.

‘꿀꺽꿀꺽’

조심스레 양 손으로 술잔을 감싸고는 천천히 그 황금빛 액체를 목구멍으로 넘긴 그녀는 얌전히 술잔을 내려놓았다.

“꽤 괜찮지 않나요? 윈트렌 아저씨가 오늘껀 특히 질이 좋은 녀석들로 줬거든요. 하핫.”

그래도 술맛이 마음에 드는지 미묘하게 표정이 변하는 클라나를 주의깊게 바라보던 휴라스뮤는 순식간에 화색이 돌며 기쁜듯 자랑했다. 그는 여전히 비스킷 바구니를 만지작거리며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눈에 새기기라도 할 듯 시선을 떼지못한 채였다.

“뭐, 그 경비대장놈은 도망쳤지만 그래도 그 셋은...”

“휴라스뮤!”

“.....”

경솔하게 좀 전의 ‘처형’을 입에 담으려는 그의 말을 프리드라가 재빨리 끊어 제지했다.

“아... 미안합니다..”

단순히 술 한잔을 마신 그 행동에 긴장을 풀었던 휴라스뮤는 자신의 경솔함을 탓하며 재빨리 사과한다.

“음... 뭐 괜찮아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클라나는 바구니 속의 비스킷 하나를 집어들었고, 그녀의 하는 양을 말없이 지켜보던 프리드라는 가만히 팔을 뻗어 그녀의 등을 쓸어준다.

“진짜 괜찮아...”

“.....”

오히려 당사자보다도 더 어두운 표정의 프리드라는 이내 안색을 고치고는 술잔을 내려놓는다.

“아.. 프리드라 그 예의 연주솜씨 한 번 보여준다고 했었죠?”

“에? 아... 그럴까?”

별 반응없이 대꾸하는 클라나를 바라보며 휴라스뮤는 여유없는 어조로 프리드라에게 말을 건낸다.
그와 동시에 프리드라는 등뒤에 차고 있던 하프를 꺼내들며 스스럼없이 일어서고는 자신을 바라보는 클라나에게 한 쪽 눈을 찡긋거리며 홀 중앙의 스테이지로 걸어갔다.

“프리드라.”

“응?”

“좀 어두운 곡으로 부탁해.”

“....”

자신을 불러세운 클라나의 쓸쓸한 표정을 보자 프리드라는 다시 몸을 돌려 그녀에게로 다가온다.

"클라나."

"?"

프리드라는 몸을 기울여 그녀의 귓가에 나지막히 속삭이고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네일롭 아저씨~ 오늘도 한 곡 부를께요~”

“아, 프리드라? 좋지!”

어느새 헬름의 스탭들과 친해졌는지, 멀찍이 카운터에서 꾸벅꾸벅 졸던 중년 남성이 손을 흔들며 그녀에게 인사하는것이 보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주위사람들이 하프를 든 미녀가 홀 중앙의 스테이지에 서는것을 이채로운 눈길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 지난번의 그 미녀 바드Bard아냐?”

“크아... 우리 일행엔 왜 저런 여자가 없을까.”

저마다 프리드라를 바라보며 잡담을 하지 시작하자 다시금 홀 내부가 소란스러워진다.

“자아~ 오늘은 방금전 광장의 일도 있고하니까. 조용한걸로 할게요.”

“오우~ 아무거나 좋다구!”

“하하하”

멀찍이서 호응하는 굵직한 목소리에 모두가 한바탕 웃고 나자 프리드라는 자신의 하프를 조심스레 매만지며 목을 가다듬는다.

“흠... 흠!”

“시작할게요...”





칠흑의 어둠에 잠기며
가빠온 호흡을 가누며
의혹의 길 위에 서노라
어이해 이리로 흘러왔던가
멸살滅殺의 길, 그 걸음 위로
내 적은 어디에 있느뇨
그는 싸웠어라, 복수 또 복수를
그렇게 갈구했건만, 남은 자리엔 한 줌의 공허함
그의 곁에서 앗기운 반려이기에, 연정은 그녀의 주검에 끌려 스러지도다
오직 그의 긍지 한점인 딸아이를 위하여서, 그녀는 먼 길을 떠나갔느니

칠흑의 어둠에 잠기며
가빠온 호흡을 가누며
의혹의 길 위에 서노니
어이해 그들은 죽어갔는가
반려의 피살은 어이하여서, 혈육의 주검은 어이하여서
나와 더불어 못가느니, 왜 나 여기에 머물러
그는 싸웠어라, 복수 또 복수를
그렇게 갈구했건만, 남은 자리엔 한 줌의 공허함
그의 곁에서 앗기운 반려이기에, 연정은 그녀의 주검에 끌려 스러지도다
오직 그의 긍지 한점인 딸아이를 위하여서, 그녀는 먼 길을 떠나갔느니

피로 갚을 이 서원으로, 그는 자기 삶을 바쳤노니
죽음의 문을 열었던 그의 적은 아직도 만리에
오래고 오래던 숙원의 끝에는 고통조차 희미한가
헌데도 여직 차오른 눈물은 어이함인가
마시는 찬란 아니할 먼 길을 떠남에
그들을 살해한 자로서는 그의 가슴 못 달래리

그제야 혼들은 다시 만나메, 먼지와 세월로 덮여서
긴 세월의 뒤안길에서, 먼지와 한 줌 뼈의 형形으로
가시의 무덤도 마른 장미도 이제는 죽은자의 한 닢어치
허무의 죽음에라, 결말은 다가오리

그 칠흑의 어둠에 잠기어, 늙어차진 숨 가누어
본 이도 아무도 없이, 한 점 피로 삭이라
살육의 주主는 자신외의 누구도 아니리
죽음은 차올라 그를 덮노니, 사신조차 서러우리


진지한 얼굴로 하프를 켜며 노래하는 프리드라의 모습을 바라보는 클라나는 가사가 귀에 들어오지 않는 듯 느꼈다. 그저 멍한 표정으로 조금 전 그녀의 귓속말을 마음속으로 몇 번이고 되뇌일 뿐이었다.

‘걱정마. 마이어는 살아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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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정리 1부 19장 누락




1- 콜드아이언ColdIron ; 한철寒鐵

: 지하 깊은 곳에서 채굴되며, 페이Fey에게 효과적인 것 으로 유명한 이 철은 섬세한 속성을 보존하기 위하여 저온 에서 제련된다. 콜드아이언으로 만들어진 무기는 평범한 것보다 두 배의 비용이 든다. 또한 어떠한 마법적인 향상을 했을 때의 비용은 추가적으로 2,000GP가 소요된다. 예를 들어 한철로 만들어진 2 장검의 비용은 10,330GP이다. 왜냐하면 기본 장검 가격의 2배(15gp -> 30gp) 2 향상 보너스 비용이 8,000GP, 한철에 대한 마법적인 강화 추가 비용이 2,000GP 였기 때문이다.(이 가격에 300GP의 고급 비용이 포함된다.)
금속 부분이 없는 아이템들은 한철로 만들 수 없다. 화살 은 콜드아이언으로 만들 수 있지만, 쿼터스테프는 안된다.
이중 무기는 절반을 한철로 만들면 가격이 50% 증가한다. 투 블레이드 소드는 한쪽을 콜드아이언으로 만들고 다른 한쪽을 철 로 만들면 150GP의 비용이 든다.

2.아다만티움 Adamantium

이 광물의 원석은 아다만타이트(Adamantite)라고 부른다.(Drow of The UnderDark 서플리먼트에서 언급) 유성에서 발견되거나, 마법적인 에너지가 흐르는 깊숙한 곳에서만 발견된다.
아다만타이트를 철에 합금한 것이 아다만틴(Adamantine)이다. 아다만틴은 철보다 특별히 가볍다거나 하는 언급은 없지만, 훨씬 단단하며 강인해서 무기에 만드는 경우 부딛혔을때 상대 금속을 깨트리는 성격이 강하고(선더링 할때 강도(Hardness) 일정 무시) 갑옷에 사용하면 너무도 단단해서 AC 뿐만 아니라 DR(피해감소)를 제공할 정도다. 다루기 힘들어서 수준 급의 장인만이 다룰 수 있다.
캠페인 설정에 따라서는 아다만타이트를 아다만티움으로 합금하는데는 마법적인 수단이나 오랜 시간의 숙성이 필요하기도 하다.
아다만타이트/아다만틴의 외모적 특성은 캠페인 설정마다 조금씩 다르다. 무지개색으로 표현된 서플리먼트도 있었고, 요즘에는 칙칙한 회색에서 검은색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본문에서는 어두운 청색, 네이비 블루 정도로 설정.
비싸다. 이것으로 무기나 갑옷을 만들면 마법무기/갑옷 만큼이나 비싼 금액이 필요하다.(무기에 적용하면 3000 골드, 중갑에 적용하면 15000 골드)
원석을 말할때는 아다만타이트, 주로 무기와 갑옷에 사용되는 형태는 합금형태인 아다만틴이므로 D&D에서는 아다만티움이라는 표현은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사실 아다만티움은 마블 코믹스의 표기라고 보는게 좋을 것이다.

굉장히 강력한 금속으로 미스랄l과 거의 동급, 혹은 그 이상으로 쳐주는 금속이다. 미스랄과 다른 점은 미스랄은 가볍다는 점이 더 부각되고 아다만티움은 매우 단단하다는 것. 이것으로 만든 물체가 특별히 무겁지는 않다.
이걸로 만든 골렘인 아다만틴 골렘이라는 놈도 있다.

1부 20장

1.고스트 사운드 -Ghost Sound-
환상술(가공)
레벨: 바 0, 소/위 0 요소: V, S, M
시전 시간: 1 기본 행동
사거리: 근거리(7.5m 1.5m/2레벨)
효과: 환상 소리 지속 시간: 1라운드/레벨(D)
내성 굴림: 의지 무효(상호 작용이 있다면)
주문 저항: 비적용
당신이 고정된 장소에서 커지거나 멀어지거나, 접근하거나, 머무르는 음량을 창조할 수 있게 한다. 당신은 어떤
유형의 소리를 창조할지, 주문을 시전할 때 택해야하며, 이후로는 소리의 기본 성질을 바꿀 수 없다.
음량은 당신의 레벨에 따른다. 시전자 레벨당 네 명의 일 반적인 인간(최대 스무 명)이 낼 수 있는 소음을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말하고, 노래하고, 외치고, 걷고, 행진하 고, 달리는 소리를 창조할 수 있다.
소음은 음량 한도내에서 실질적으로 어떤 종류의 소리든지 가능하다. 쥐떼가 달리면서 찍찍거리는 소리는 여덟 사 람이 달리며 외치는 소리와 음량이 같다.
사자 울음은 16명의 인간이 내는 소음과 같으며, 다이어 비스트의 울음은 20명의 인간 소리와 같다.
고스트 사운드 스펠은 침묵의 환상 주문 효과를 늘려주며, 영원 주문으로 영원해질 수 있다.
물질: 울 한 조각이나 한 작은 덩어리의 밀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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