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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의 강화사 - 1부4장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0:34 349회 0건
이든이 들어선 도시는 미궁이 자리한 도시였다. 미궁. 과거 마왕이 강림하여 마족의 전초 기지로 삼기 위해서 만든 장소다.
세계에 남은 미궁이 몇 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발길이 미치지 않는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세상에 들어난 미궁의 수는 대략 수십개 정도였는데, 마왕이 만들어낸 것이다 보니 그 안에서 몬스터가 계속해서 튀어 나왔다.
미궁에서 튀어 나오는 몬스터를 사냥하고, 그들의 물건이나 마석을 얻어 경제적인 활동을 하게 된지가 벌써 수백여년.
이든이 도착한 도시도 그런 도시들 중의 하나였는데, 이 도시의 미궁은 아직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걸로 유명한 곳이었다.

수십개의 미궁들 중에서 몇몇개는 이미 최하층까지 탐색이 끝났고, 미궁을 유지하는 원천이 파괴된 경우도 있었다.
미궁의 최하층에는 몬스터들을 빠르게 자라나게 하고, 몬스터를 더 강하게 만들어 주는 마왕의 심장이라고 부르는 물건이 자리하고 있다.
이것이 미궁의 원천인 것이다. 그러나 최하층까지 돌파된 미궁은 불과 몇 개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여전히 몬스터들이 튀어나오는 장소일 뿐이다.

“미궁이라...”

이든은 미궁에 대한 생각을 머릿속의 기억에서 끄집어 내면서 여관방의 창문으로 다가갔다.
3층의 방이라 도시내의 전경이 조금은 보인다. 도시 내부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실용적으로 보이는 갑옷을 입은 사내들. 철퇴. 도끼. 칼. 활등의 무기를 든 사람들.
무기를 든 사람들에게 물건을 파는 상인들과 길거리를 오가는 이 도시의 시민들.
어지럽다면 어지럽지만, 전생의 기억을 가진 이든으로서는 낯선 광경은 아니었다.
명동만 가도 저것 보다도 더 사람이 붐비지 않던가?
이든은 도시를 보면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결정 했다.
사실 전생을 기억한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별로 가진 것이 없다.
아니. 하나 더 있기는 하다.

강화 능력!
어째서인지는 모른다. 머릿속에 울린 그 음성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이라면 자신은 마석을 이용해서 무언가를 강화 시킬 수 있었다.
마치 게임 같은 능력.
하지만 진짜 이기도 하다.
이 능력을 잘 사용한다면 이 세상에서 살아남는 것도 어렵지는 않을 것 같았다.
문제는 그 이후다.
살아남은 다음에는 뭘 하지? 그러고 보면 전생인 한국에서도 딱히 그런 문제에 대해서 고민해 본적은 없었다.
그냥 대학 나오고, 군대에 가고, 그 다음에는?

“일단 돈부터 모으는 게 순서겠지?”

여기서는 가진거 없는 빈털터리 거지나 다름이 없다. 강화 능력이 도움이 되겠지만, 당장 어떤 쓸모가 있는 것도 아니다.
우선은 돈이다.
돈을 모아야 뭐가 된다. 그건 전생도 마찬가지였다.
그럼 어떻게 돈을 모을까?

“미궁...”

눈 앞에 가장 빠르게 돈을 버는 방법이 있었다. 우현은 미궁 탐험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보았다.
이든은 미궁 탐험가가 정확히 뭐하는 직업인지 알아 보기로 했다.
아무리 미궁 탐험가가 되었다지만, 아는 것은 자세히 없었다. 기억에서도 미궁을 탐험하여, 마석을 얻어 돈을 번다.
이정도의 기억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우선 여관 주인에게 팁을 주고, 미궁 탐험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었고, 미궁 탐험가들이 정확히 어떻게 돈을 버는지도 여관에 죽치고 앉아서 귀담아 들었다.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지식에다가, 미궁 탐험가에 대한 정보를 모으자 대충 어떻게 하는지는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흠. 혼자서 사냥이 가능 하려나?”

미궁에 들어가서, 몬스터를 죽이고 그들의 물건 혹은 그들의 몸에 있는 마석을 채취한다.
그게 미궁 탐험가들의 돈벌이 방식이다. 그런데, 문제는 혼자서 사냥이 가능 하겠느냐는 것이다.
비록 일전에 얻은 마석으로 팔을 강화 했었고, 팔의 힘이 강력해 졌다지만 실전은 또 다르다.
이런 말 하기는 뭣하지만 이든은 전생에 닭 한마리 죽여 본적이 없었다.
군대를 제대했다고, 하급 몬스터를 퍽퍽! 하고 잘 죽일 수 있는 성격도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게다가 장비도 없다. 단검 하나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일단 장비를 구하는 게 먼저일 것이다.
그러다가 이든은 전생에 읽은 여러 책의 내용을 떠올렸다.

“스파르타!”

그리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자신만의 전투 방법을 생각해낸 것이다. 그리고 바쁘게 여관을 나섰다.

* * *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점원의 인사를 받으면서 우현은 대장간을 나섰다. 그가 산 것은 표면에 금속을 얇게 도금한 가죽 방패와 길이 1m 짜리로 짧은 단창이었다.
300이라는 영화를 보면, 스파르타의 군인들의 장비는 방패와 단창이다.
방패로 적의 공격을 막아내고, 창으로 찌르는 단순하지만 무척이나 효과적인 방법으로 싸운다.
이든은 그것에 착안 했다. 그 자신은 어떤 전투 기술도 배운바가 없지 않은가?

방패가 조금 무겁지만, 그것은 강화된 팔로 들면 된다.
강화되어 있기에 무거운 방패도 가볍게 들 수가 있는 상태다.
그리고 방패로 상대를 후려 칠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진 돈을 모두 소비해서 겨우 마련한 장비다. 이든은 속이 쓰렸지만, 사냥을 위해선 이 정도의 지출은 감수하기로 했다.

이든은 그렇게 방패와 단창을 산 다음에 잠시 생각했다.
이대로 한번 혼자 몬스터를 사냥을 해 볼까? 죽거나 다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동료를 구하는 것도 마땅치가 않았다.
이든이 사교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미궁 탐험가들은 전부 칼밥을 먹는 사람들이니까.

“일단 혼자서. 위험하다 싶으면 도망 나오자.”

이든은 그렇게 결심하고 미궁으로 걸음을 옮겼다.

* * *

미궁의 위치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도시의 남문을 지나 10분정도 걸어가면, 견고하게 지어진 요새가 나타난다.
요새는 미궁에서 쏟아져 나오는 몬스터를 견재하기 위한 용도로도 사용되었다.
그 외에도 탐험가의 신분을 확인하기위한 검문소와도 같은 역할을 했지만, 어디까지나 편의상일 뿐이다.
큰 범죄나 수배령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은 형식적인 절차만 가질 뿐이다.
어차피 이곳을 지나봐야, 미궁밖에 나오지 않는다. 도망은 물론, 위험으로 가득한 장소다.

또한, 요새를 지키는 병사들의 입장에서는 미궁으로 들어가는 탐험가들이 흉악한 범죄자든, 아녀자를 희롱한 파렴치한 놈이든, 관심이 없었다.
자신들이 할 일을 대신 해주는 고마운 존재?
다만, 병사들도 한 종류의 사람들은 미궁으로 향하는 길목을 차단했다.
그것은 바로, 무기가 없는 사람들이다. 아무런 무기도 없이 미궁으로 향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최소한의 장비를 착용하지 않는다면, 미궁으로 들어갈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사람의 시체를 먹은 몬스터들은 더욱 광폭해지고, 미궁밖에 있는 병사들을 위협한 것이다.
방패와 단창을 들고, 요새로 다가간 이든에게도 마찬가지로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장비가 있으니, 상관없다는 표정.
심드렁하게 하품을 길게 늘여놓는 병사였다.
어차피 그들에게 이든은 미궁으로 향하는 수많은 탐험가 중, 하나일 뿐이다.
이든은 요새를 지나, 빠르게 미궁의 입구로 향했다.
긴장된 순간.

‘내가 진짜 잡을 수 있을까?’

두려움이 느껴졌다. 하지만, 살기위해선 잡아야 한다.
만약, 미궁에서 고블린 하나 잡지 못한다면?
더 이상 살아갈 방법이 없다.
물러설 길은 없었다.

‘방어위주로 막는다. 찌른다. 좋았어!’

300이란 영화에서 본 방식으로 방패를 들어올려 막는 시늉과 함께, 단창을 찔러 넣는다.
아직은 어색한 동작이지만, 제법 날카로운 공격에 만족을 한 이든이다.
몇 번만 연습한다면, 실전에서도 무리가 없을것만 같았다. 한동안 제자리에서 막고 찌르고를 연습했다.
지나가던 탐험가들은 그런 이든을 비웃었지만, 이든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저들이 내 생명을 살려주는 것이 아니다.
비웃든 말든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선, 장비를 손에 익히는 것이 우선이다.

‘막는다. 찌른다. 막는다. 찌른다.’

두어 시간이 지나고, 제법 동작도 익어졌다.
이든은 고개를 돌려, 미궁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미궁으로 들어갈 시간이다.
비록 많은 연습은 하지 않았지만, 일반적인 성인 남성 한명이 고블린 1마리정도는 처리가 가능하다.
별 다른 상황이 없다면, 생명에는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다.
꿀꺽.
이든은 마른 침을 삼키며, 천천히 미궁의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

꽈악.
단창과 방패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입구가 다가올수록 긴장된 마음은 계속 커졌다.
이제 시작이다.

‘좋아! 할 수 있어! 난 할 수 있어! 좋아. 가자.’
최면을 걸 듯, 생각을 정리한 이든의 신형이 미궁속으로 향해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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