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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1장 페스트 편부터 바로 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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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의 검은 공포는 유럽 전역을 휩쓸고 지나갔다.
그것은 유럽 최대의 도시 루테티아도 예외는 아니었다.
페스트에 대한 흉흉한 소문에 온 도시가 침묵할 때.
한 의사에게 집시가 찾아 왔다.
방안에서 책을 읽던 의사는 문밖에서 들려온 “집시가 왔습니다!
라는 조수의 말에 무성의 하게 “돌려보내”라 소리친 다음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의사의 말이 있은 지 잠시 후 조수의 성난 목소리와 여자의 고함소리가 들려오더니 문이 벌컥 열렸다.
문 앞에는 성난 모습의 조수와 아름다운 여인이 서 있다.
붉은 머리와 몸에 두른 솔, 그리고 여러 겹 겹쳐 입은 누더기 같은 옷을 보고
그녀가 조수가 말한 집시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집시 여인은 의사를 보고 뭐라 말하려 했지만 조수의 성난 어조에 가로 막히고 말았다.
"너 같은 더러운 집시 년이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온 거냐?
지금 당장 나가지 않는다면……. “
“그만! 그만하고 나가보게”
의사의 말에 조수는 “선생님. 하지만…….” 이라 말하다
의사의 매서운 눈초리에 물러나 밖으로 나갔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어떻게 갚아야 할지…….”
“그런 말은 되었고 이곳에 왜 온 것인지 들어 봅시다”
“예 선생님 지금 아버지가 많이 아프세요. 부탁이니 좀 도와주세요.
의사는 여자의 몸을 흩어본 뒤 그가 치료한 다른 환자들에게 지었던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하였다.
“그러니까 당신의 아버지가 아프니 제가가 치료를 하란 말이군요.
“예”
“그런데 돈은 있습니까?”
의사의 말에 여인은 품속에 숨겨 둔 주머니를 꺼내 의사에게 건넸다.
의사는 그녀가 건넨 주머니를 보았다.
그 속엔 동화 몇 개 가 들어 있을 뿐이었다.
황당한 기분에 고개를 들어 여인을 보았다.



집시 여인은 자기의 눈앞의 의사가 자신이 평소에 의사라 부르던 약초 쟁이나 주술사와 비슷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은 틀린 것이다.
의사는 사람의 병에 대해 조금 안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유럽에서 몇 개 되지 않는 대학에서 의술을 공부하고 의사의 조수로 들어가 몇 년간 허드렛일을 하고 그 후 또다시 몇 년간 견습의 생활을 하고 나서야 정식 의사가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런 힘든 과정이 있는 만큼 의사가 얻는 부와 지위는 크다.
부호의 병을 고처 주는 댓가로 금화를 받고, 영주의 병을 고처 주는 댓가로 지위를 얻는다.
이런 의사의 권력은 적어도 그가 있는 도시에서 만큼은 한 지방을 책임지는 주교에 비할 만 한 것이다.


“죄송하지만 이정도의 돈으론 치료 할 수 없습니다.”
“돈이 모자라서 그런가요? 아버지의 병을 고처 드린다면 더 드릴 수 있어요”
“당신께서는 뭔가 착각을 하시는가 보군요.
이봐! 들어와 보게나. “
의사의 말에 조수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의사는 지체 없이 자신에 대해 설명하도록 지시 했다.
조수의 말이 계속 되어 감에 따라 여인은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런 그녀를 보며 의사의 머릿속엔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의사는 조수의 말이 끝나자 조수에게 돈을 쥐어 주며 나가서 술이라도 사먹으라 말하고 여인을 보았다.
여인은 안절부절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다 “죄송합니다. 라 말하고 일어서 나가려고 했다.
“돈을 받지 않고 당신의 아버지를 고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의사의 말은 절대적인 것이었다.
여인은 기뻐하며 연신 감사하다고 말하며 원하는 것이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고 말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의사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일단 저 더럽고 답답해 보이는 누더기부터 좀 벗으시오”
의사의 말에 집시여인은 여러 겹 겹쳐 입은 옷을 하나하나 벗기 시작했다.
여인은 겉옷 하나만 남기고 모든 옷을 벗은 후 의사에게 “이제 무엇을 할까요?”라는 시선을 보냈다.
의사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그녀에게 뚜벅 뚜벅 걸어가선 그녀의 몸 가까이에 코를 대곤 냄새를 맡았다.
젊은 여자만이 풍기는 향기로운 살 내움과 희미한 꽃향기 그리고 살짝살짝 맡을 수 있는 땀 냄새 의사는 땀 냄새마저 향기롭게 느껴진다는 사실에 흥분하며 그녀의 꽃잎 속에 코를 박고 싶다는 생각을 필사적으로 참으며 마치 고약한 냄새라도 맡은 것처럼 인상을 쓰고 코를 부여잡았다.
어리둥절 하는 집시 여인을 보며 코맹맹이 소리로 말하였다.
“냄새가 너무 심해 일을 시킬 수 가 없겠군.
하는 수 없지. 지금 당장 옷을 벗고 저기 있는 통에 물을 담아 목욕을 하시오“
그녀는 깜짝 놀라 의사를 처다 보았다.
그런 그녀를 본 의사는“하기 싫다면 안 해도 되오. 그렇다면 당신 아버지는 죽겠지만…….
만약 내가 있어서 그런 거라면 안쪽 방에 들어 가 있을 테니 어서 냄새가 나지 않도록 씻으시오“
라 말하고 그녀가 대답을 하기 전에 재빨리 안쪽 방으로 들어갔다.
집시 여인은 의사가 들어간 방문을 쳐다보다 한숨을 쉬며 통속에 물을 부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의 집에서 옷을 벗고 목욕을 해야 한다는 상황에 대해서 전혀 납득이 가지 않았지만 모든 건 아버지를 위해서 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이윽고 통속에 물이 가득 차자 그녀는 잠시 주저 하다가 옷을 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