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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y Of The Valley(은방울꽃) - 10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1:07 540회 0건


“진격~! 진격하라~! 버서커의 목을 베어라~! 기사들의 발을 묶어라~!”

달란트 군의 최후의 공격. 그것은 그야말로 무(無)전법, 무(無)작전의 표본이었다. 그냥 무대포로 적진을 향해 돌격 후 난전. 이것이 그들로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전술 이였다.

“패터슨, 맥키! 절대 떨어지면 안 돼! 무슨 일이 있어도 셋 다 여기서 같이 헤쳐 나가야해!”

앤더슨은 날아오는 화살을 나무 방패로 쳐내며 맥키언과 패터슨을 불렀다.

“아이, 쌍! 그래서 내가 어제 튀자고 했잖아~! 앤디 너 이 자식, 나중에 죽었으~~!”

쉬익~! 쉬익~!

패터슨의 입은 역시 잠시도 쉬지 않았다. 화살들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앤더슨에게 열을 내는 패터슨 이였다. 하지만 그때 화살 무리가 패터슨을 향해 날아왔다.

퍽!

“야, 패터슨! 조심하라고 했잖아~! 괜찮아?”

“허걱…….으, 응. 약간 스친 것 같은데…….괜찮아, 고, 고마워~ 맥키!”

화살이 패터슨의 머리를 관통하기 직전 다행히 곁에 있던 맥키언이 패터슨을 방패로 밀쳐냄으로써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곤 고마워하는 패터슨을 한번 꼬라 봐 주고는 패터슨과 앤더슨을 근처 수풀 속으로 데려와 전투가 벌어지는 전장의 모습을 유심히 살폈다.

“이상해…….”

“뭐, 뭐가?”

영문도 모른 체 전장을 이탈 하게 된 앤더슨이 맥키언을 보며 물었다.

“우리 측 기사들이 거의 안보여…….있어도 후방에서 관망만 하는 서넛뿐이고…….라파엘 왕자의 모습도 보이지 않아…….”

“혹시. 벌써 적진에 침투했거나 이미 전사 한 건 아닐까?”

“아니, 그랬으면 벌써 다른 지시 사항이 내려졌거나 전투가 종결되었어야 해…….그리고 이상한 건 그 뿐이 아냐. 트란실바니아 놈들이 더 이상해…….압도적인 병력의 우위를 지녔으면서도 전혀 공격을 하지 않잖아. 후방에서 궁수들의 활 공격 이외에 버서커 군단도 보병대도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어…….이건 아무래도…….”

“아무래도…….?”

“라파엘 왕자가 전장을 이탈한 것 같아.기사 놈들과 함께…….”

“그, 그럴 리가?!”

앤더슨은 상상도 하지 못한 추측이 맥키언의 입에서 흘러나오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무리 패전이 확실한 전투이지만 명색이 총 사령관이란 작자가 병사들을 사지에 몰아넣고 저 혼자 살고자 전장을 빠져나가다니…….

“자, 우리도 개죽음 당하기 전에 빨리 빠져 나가자…….지금은 활 공격만 한다 하더라도 저 버서커 놈들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일이야…….”

“그, 그래…….”

맥키언의 말에 일리가 있음을 느낀 앤더슨은 조심스레 수풀과 나무 사이로 숨어 후방으로 이동하는 맥키언을 따라 조심스레 이동했다.

“야, 근데. 뭔가가 허전하지 않아?”

얼마나 이동했을까? 앤더슨과 맥키언은 운 좋게도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숨을 돌리던 앤더슨은 무언가 찜찜한 느낌이 들어 맥키언을 불러 세웠다.

“패터슨!”

“패터슨 이 자식!”

빠진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던 둘은 거의 동시에 패터슨의 이름을 외쳤다. 그랬다. 당연히 따라오고 있어야 할 패터슨이 보이지 않는 것 이었다.

“도대체 어디로 간 거야? 패터슨 이 자식.”

“혹시 그곳에 그대로 있는 것 아냐?”

“서, 설마…….거기가 뭐 좋은 곳이라고…….”

앤더슨과 맥키언은 패터슨의 모습을 찾아 주위를 두리번 거려보았다. 하지만 패터슨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고, 둘의 표정에는 불안감이 서렸다.

“에잇. 가보고 올게. 넌 여기서 기다려.”

그 어디에서도 패터슨의 모습을 찾을 수 없자 맥키언이 결심을 한 듯 온 길을 되돌아가려고 나섰다.

“야, 같이 가자.”

“아냐. 넌 여기 있어. 혼자서 행동하는 쪽이 덜 위험해. 그리고 지금쯤이면 전투도 끝났을 거고 온통 트란실바니아 놈들 천지일 텐데. 만약을 위해서 넌 살아있어야지…….”

“하, 하지만…….패터슨이 다치기라도 했다면. 너 혼자선 힘들 거야…….그리고 또 나 혼자 여기서 편할 리가 없잖아. 같이 가자…….”

맥키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앤더슨은 맥키언의 뒤를 따라 나섰다. 그 모습에 맥키언도 포기했다는 듯 한숨을 가볍게 쉬고는 더 이상의 만류를 그만두고 아까의 그 장소를 향해 나아갔다.


맥키언의 예상대로 전장은 이미 정리된 후였다. 이전까지의 피 튀기는 전장엔 트란실바니아의 병사들만이 가득했고 달란트 왕국의 병사라고 해봐야 포로로 잡혀 오랏줄에 묶여있는 추리한 몰골의 징집 병들이 전부였다.

“혹시. 잡힌 것 아닐까?”

앤더슨이 포로가 된 병사들을 바라보며 맥키언에게 말했다.

“쉿! 잘못하면 우리도 잡혀. 일단은 조금 기다렸다가 아까 우리가 숨었던 장소로 가보고 거기에 없으면…….그건 그때 생각하자…….”

“하지만. 패터슨이 혹시 다친 거라면. 빨리 가봐야 하잖아…….”

“아냐. 패터슨도 그리 멍청하진 않을 테니. 다쳤어도 간단한 지혈쯤은 혼자 하고 있을 거야…….그리고 거기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우리마저 잡힐 수는 없잖아? 잠자코 기다려…….”

드넓은 초원이라곤 하지만 맥키언과 앤더슨의 몸을 숨길만한 곳은 많았다. 이전부터 마을에서 으뜸가는 사냥꾼 이었던 맥키언은 그중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곳을 선정해 앤더슨과 함께 몸을 숨기고 트린실바니아의 병사들의 잔당 수색 작업이 느슨해지길 기다렸다.


+++++++++++++++++++++++++++


“자, 이제 슬슬 움직이자…….”

어느새 아스가르 초원엔 석양에 붉게 물들어 참혹했던 전쟁의 잔상을 지우고 있었다.

“그래. 가자.”

저녁이 되어 트란실바니아 병사들의 모습이 드문드문 해지자 맥키언과 앤더슨은 은신처에서 나와 패터슨을 찾아 나섰다.

“패, 패터슨~”

기억을 되짚어 최초의 장소로 간 맥키언과 앤더슨은 예상대로 그곳에서 패터슨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패터슨은 맨 처음 그곳에 숨은 모습 그대로 엎드린 채 누워 있었다.

“패터슨~ 여기서 뭐하는 거야?”

어둑어둑한 시야에서도 패터슨의 모습을 발견한 앤더슨은 패터슨의 모습을 발견하자 반가운 마음에 패터슨을 부르며 한달음에 달려가 그의 뒤통수를 살짝 쳤다. 하지만 패터슨에게선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앤더슨은 묘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야, 패터슨? 자냐? 여기서 빨리 빠져나가야 한다말야~ 일어나 봐. 자, 끙차…….어?”

앤더슨은 패터슨의 몸을 억지로 뒤집어 일으켜 세우려 했다. 그러다가 패터슨의 배에서 축축하고 진득한 액체의 감촉을 느끼곤 자신의 손을 봤다.

“매,맥키.이, 이건…….?”

피였다. 말라붙어 본래의 뜨거운 온기를 잃은 체 싸늘히 식어버린 피.

“앤더슨…….”

“맥키…….패터슨이…….”

패터슨의 피로 범벅이 된 자신의 손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던 앤더슨은 자신의 어깨를 치며 침울한 얼굴로 자신을 부르는 맥키언을 바라보고 맥키언의 대답을 갈구했다.

“그만…….가자…….”

“아, 아냐…….이봐…….패터슨이…….패터슨, 야. 일어나봐…….패터슨~”

맥키언의 말은 앤더슨이 바라는 대답이 아니었다. 맥키언이 자신의 몸을 잡아 끌었지만 앤더슨은 아랑곳 하지 않고 패터슨의 몸을 일으켜 세우려 노력했다.

핏기 없는 모습, 싸늘해진 육체. 그것은 이미 생자(生者)의 그것이 아니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심장이 터질듯 빠르게 뛰었다.

“앤더슨. 그만해. 이미. 늦었어…….가야해…….”

“놔! 아냐. 패터슨은 아직 살아있다고~ 잠들었을 뿐이야!”

패터슨의 몸을 일으키다 넘어지기를 반복하는 앤더슨의 모습에 맥키언이 더 이상은 보지 못하겠다는 듯 앤더슨을 말렸다.

“정신 좀 차려! 이런다고 패터슨이 살아나진 않아. 우리가. 우리가 너무 늦어버렸다고…….그만하고 가자…….나중에. 나중에 패터슨에게 속죄하면 돼…….지금 네가 이러는 건, 패터슨도 바라지 않는 일일거야…….”

“으아아아아~~!!! 놔! 놓으라고~!”

앤더슨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소리쳤다.

“야, 쉿! 조용하라고~”

앤더슨의 난데없는 앤더슨의 고함소리에 놀란 맥키언이 서둘러 앤더슨의 입을 막았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은 듯 했다.

-거기 누구얏! 저기 누가 있다~!-

“쳇…….젠장…….야, 앤더슨 빨리 도망쳐야 한다고…….이익…….”

-퍽!-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트란실바니아 군의 소리에 다급해진 맥키언은 아직 정신을 못 차리는 앤더슨의 복부에 주먹을 내리 꽂았다.

“젠장,젠장,제엔장~~!”

맥키언은 멍하니 있다가 불의의 일격을 당해 정신을 잃은 앤더슨을 들쳐 업고 그곳을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그것은 희망사항이었을 뿐 이미 앤더슨의 소리를 듣고 모여든 트란실바니아의 병사들에 의해 포위가 된 상황이었다.

“순순히 투항하라~! 우리에겐 너희를 죽일 생각은 전혀 없다! 무기가 있다면 내려놓고 무릎을 꿇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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