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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09:42 636회 0건
"어째서 우리가 이파이리아왕국의 숲에 있었던 거지?"

푸른 숲을 나와 어떤 조그마한 마을에서 얻은 정보. 4명의 여인들이 떨어졌던 곳은 이파이리아 남단의 숲속. 그리고 지금은 이파이리아왕국에 있는 것이다. 혹한의 대륙의 산맥과 정 반대의 지점이다.

"몰라요...다만 라이아님께서 우릴 보내셨다는 것만..."

페린이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피의 맹약이 끊어지는 느낌을 받은 뒤로 우울한 기분을 떨쳐낼 수 없는 페린이었다.

"그만 우울해 있으라고! 라이아님은 안 죽었다!"

헤라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페린은 침전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깟 맹약따위 믿지말라고! 씨발 그딴 말 한번만 더하면 너랑나랑 사생결단이야!!"

헤라는 버럭 성질을 냈고 페린은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잠시간의 정적이 흐르고 헤라가 입을 열었다.

"....욕한 거 미안해. 너무 흥분했나봐..."

"언니들. 헤라언니 말이 맞아요. 라이아님은 살아계실 거예요. 그렇게 쉽게 돌아가실 분이 아니예요. "

리나가 밝게 말하자 리아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우리를 살아가게 해주시는 원동력인데요. 페린언니는 라이아님이 그렇게 죽으시길 바라는 거예요?"

"그게 무슨소리야! 지금 니가...!"

"그럼 정신차리세요! 지금 이렇게 질질 짜면 뭐가 달라져요? 여기가 어딘줄 알았으니 라이아님을 찾아 혹한의 대륙의 산맥으로 가야하잖아요? 안그래요? 페린 언니! 삶의 모든 것인 라이아님이, 그렇게 죽기를 바라면 살아계셔도 돌아가실걸요!"

"읏...!"

리아의 말에 페린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런가? 나는 라이아님에 대한 믿음이 이것밖에 되지 않는 것인가...?"

"...그러니까 페린언니. 우리 로크록제국으로 가요. 혹한의 산맥으로 가서, 라이아님을 찾아봐요."

"....그래...내가...어리석었어. "

페린의 눈에 총기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리나도 리아도 그런 페린의 눈빛을 보았다.

"가자. 라이아님이 우릴 왜 여기까지 보내셨는지, 난 따지고 싶어. "

그 말과 함께 페린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자 다른 여인들도 따라 일어섰다.

"라이아님을 찾아서, 그 품에 다시 안길거야. 꼭...."

=================================================

고오오오오!!

리스네리아의 레어 안. 마법진에 의해서 마나가 집약되는 소리가레어안에 울려퍼졌다.

"근데, 정말 마나를 끌어모아다가 저 남자 옆에 모아놓으면 치료가 되는거야?"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렇게 해야 한다고 마음이 시키고 있어요. "

"뭐라고? 지금 내가 저 마법진을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힘이 들어갔는데 그런 소리를..."

"미안해요. 언니. 하지만 분명히 괜찮아 질거예요. "

"벌써 2달 째야. 다른 방법을 찾는게 좋지 않을까?"

엘리시에는 말이 없었다. 엘리시에와 리스네리아가 라이아를 발견한지 벌써 2달이 지났다. 외상도 사라졌고 숨도 고르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갔다가는..."

"미안해요. 하지만 이 남자가 없으면 안된다고 계속 누군가 경고를 해요. 이 남자...묘한 끌림이 있어요. 사랑할수 밖에 없는 듯한..."

"으음..."

엘리시에의 말에 리스네리아가 침음성을 내뱉었다. 왠지모를 묘한 이끌림. 사랑해 줘야 할 것만 같은 느낌. 자신도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이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마나집약 마법진 중앙에 누워있는 라이아는 눈을 뜰 생각을 하지않고,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었다.

=================================================

요즘 용병계에는 한 용병단의 이야기가 유행이었다. 단 네명으로 이루어진 용병단. 그 단주는 무려 여성의 몸으로 소드마스터가 되어 수많은 강자를 격파한 불꽃의 여신. 헤스테아 미엘라. 단원들은 모두 여자로 엄청난 미모와 실력을 가져 굉장히 유명세를 탔다. 단장인 소드마스터 헤스테아와 채찍을 귀신처럼 다루는 무표정한 백색얼음 페나 우리엘. 긴 도를 사용하고 냉정하고 차가운 성격인 푸른사신 라피리아. 창을 사용하지만 근접전이 더욱 무서운 활발한 여인인 검은폭풍 자바리나. 이 네 명의 여인으로 이루어진 4인 용병단 오드. 그녀들의 소문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모았지? 워프게이트를 탈 돈이 돼?"

한 여관방 안. 네 여인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름다움은 이루 말할 수 없고 그 기세마저 놀라운 여인들. 바로 라이아를 찾으려는 네 여인이었다.

"이제 의뢰 하나만 더 받으면 되요. "

헤라의 물음에 리나가 페린이 대답했다. 혹한의 산맥으로 걸어가기에는 너무 오래 걸린다. 대륙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넓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워프게이트다. 네 여인 모두 마법은 사용할 수 없기에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은 워프게이트다. 그런데 워프 비용은 무려 오백칠십만 엘드. 4명이서 사용한다면 이천 이백팔십만 엘드가 필요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용병일이다. 엄청난 수완을 자랑하는 네 여인은 두 달만에 워프요금을 거의 다 모았고, 이제 단 한 번의 의뢰만 처리한다면 혹한의 산맥으로 갈 수 있다.

"하아...라이아님..."

리아가 한숨을 쉬며 작게 말했다. 그 소리가 모두에게 들렸다. 헤라는 입을 열었다.

"마지막 의뢰야. 이것만 하면 라이아님을 찾으러 갈 수 있어. "

리아는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헤라는 의뢰용지를 받아들었다.

=================================================

라이아는 아무것도 없는 검은 공간안에서 눈을 감고 명상을 하고 있었다. 내면을 관조하며, 자신을 탐구해 나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전혀 체감할 수 없었다.

휘이이잉.

바람한 점 없었던 곳에, 갑자기 바람이 불어왔다. 라이아의 눈이 번쩍 하고 뜨여졌다. 이제 조금 정신이 진화한 느낌이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아직 벌었다는 것을.

"이 바람을 일으키며..."

부드럽게 들어올린 손에 바람이 휘감긴 후 지나갔다.

"화염을 관조하며..."

온 몸에 불이 휘감겼고,

"물이 정화하며..."

물로 화염을 잠재우고,

"뇌전이 땅에 꽂히니..."

뇌전이 물이 흥건해진 바닥을 강타하고,

"흙이 폭주를 막을지니..."

파직거리는 뇌전을 흙이 덮어 없앴으며,

"이 조화로움이 모든 것의 근원이다. "

모든 기운이 부자연스럽게 모여들었다. 어딘가 삐걱거리는 느낌. 라이아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기운을 흩트렸다.

"뭐가 문제지? 왜 삐걱거리는 거지? 도대체..."

라이아의 수련은 계속되었다.

=================================================

오드용병단. 네 여인이 받은 마지막 임무는 영지전이었다. 백작가 끼리의 싸움이었는데 두 영지사이의 산에서 광맥이 발견된 것이다. 이 전까지는 그저 아무 필요도 없는 산이라서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닌 공지였는데 광맥이 발견되고 두 백작가 사이에서 서로 자신의 소유하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광맥이 있다면 영지 발전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헤라일행은 네리스라는 백작가의 용병으로 들어갔다. 이 의뢰를 마치면 정확히 워프게이트를 탈 돈이 되기 때문이다. 영지전의 시작은 바로 내일. 헤라 일행은 네리스백작의 성에서 심신의 안정을 취하고 있었다.

"하아...이제 며칠만 있으면 워프게이트를 탈 수 있어."

"이기는 조건으로 받은 계약이예요. 만약 진다면 돈이 좀 모자르다구요. "

"...기분 나쁜 소리 하지 말아요. 페린언니. "

"미안. 하지만 사실은 알아야지. "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질 일은 없잖아? 라이아님이라도 저쪽에 있지 않은 이상?"

"일말의 확률도 무시 할 수 없어요. "

"그래그래. 목욕이나 하러가자. 쉴 때는 목욕이 최고지. "

헤라는 페린의 말을 쉽게 받아 넘기며 일어섰다. 리아와 리나도 그녀를 따라 일어섰다. 페린또한 어깨를 으쓱하더니 헤라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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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아, 좋다."

헤라는 따듯한 물에 들어와 나른한 음성을 내뱉었다. 리나가 페린과 헤라를 바라보더니 자신을 바라보고는 낮게 한숨을 쉬었다. 헤라가 그런 리나를 보고 물었다.

"왜 그래? 리나?"

"헤라 언니랑 페린언니는 가슴도 크고 예쁘고, 키도 큰데 저는 키도 작고 가슴도 작아서요. 부러워요. "

"헤에, 하지만 리나 가슴. 작은편은 아니잖아?"

그렇다. 헤라와 페린은 그저 거유. 리아는 평균보다 조금 큰 정도. 리나는 평균정도인데 상대적인 허전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도, 언니들에 비하면..."

"뭘 그런걸 신경써? 라이아님은 그런 거 상관 안하시는걸? 리나, 네 가슴이 절벽이었어도 라이아님은 좋아하셨을 거야. "

"저도 잘 알아요. 그래서 라이아님께 감사하고... 그런데도 상대적인 박탈감이랄까. 그런게 있어서요..."

"에에? 그런 우울한 말을 하는 것은 요 입이냐?"

헤라가 리나의 입을 잡아당기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페린도 피식 웃음을 흘렀고 리아는 웃으면서도 리나와 헤라를 떼어놓으려 했다. 이 모든 것이, 라이아가 곁에 없다는 사실을 잊기 위한 방편 중 하나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지만 무시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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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전이 시작되는 날. 정오에 시작하기로 한 영지전을 위해 양 백작군은 근처 대평원 양쪽에 진지를 잡고 있었다.

"처음은 기사전으로 시작합니다. 5판 3선승제로, 이 기사전이 승리를 가르진 않지만 사기진작에 굉장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바로 이어지는 전면전의 승패가 판가름 날 수도 있습니다. "

네리스백작가의 참모인 에이브가 백작과 기사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마 저 쪽에선 기사단장과 부기사단장. 그 외의 용병이나 기사들로 5명이 추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쪽에서는 기사단장이신 이르 님과 부기사단장이신 리프님. 그리고 오드 용병단에서 3분이 출전해 주셨으면 합니다. "

에이브의 말에 헤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회의 시작부터 많은 사람들의 눈이 그녀들에게 집중되어 있었기에 말을 하지 않아도 모두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럼 아마 기사전은 30분 정도 후가 될 것 같습니다. 기사단장님과 부기사단장님이 1,2번. 그리고 오드용병단께서 그 후가 되어 주십시오. "

에이브의 말로서 회의는 끝이 났고, 영지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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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죄인은 조용히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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