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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09:46 566회 0건
강인한 수컷의 짙은 향기를 기대하며 노래를 부르던 몽령은 이상한 느낌에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기괴한 흥분에 휩싸이게 하는 느낌이었다.
그 느낌은 이 수컷의 가슴에서 흘러나왔다.
그레이의 어깨에서 일어나 가슴 쪽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겉옷과 속옷의 사이로 파고들었다. 그 느낌은 겉옷의 안주머니에서 흘러나왔다.
작은 몸으로 물리력을 발휘해 주머니를 안주머니에서 꺼내었다.
바람의 정령처럼 자연력에 바탕을 둔 정령이 아닌 정신계열 정령에 가깝기에 물리력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작은 주머니 하나 들어서 끄기는 쉬웠다.

데구루루-

작은 결정이 그레이의 몸 아래로 떨어졌다. 주머니에서 튀어나온 것이 몽령의 시선을 붙들어 매었다. 찌릿찌릿한 기운에 몽령은 넋이 빼앗기는 것 같았다.


고블린에게서 뽑힌 후 완전히 굳어지기 전의 결정이 몽령이 펼쳐낸 보호막에 반응해서 활성화가 된 것이었다.
소리없는 비명이 몽령에게서 터져 나왔다.
호기심에 결정에 손대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짙은 마기가 몽령에게 흘러들었다.

"우우"

미친 듯이 몸을 떨며 결정과 연결된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오히려 결정이 조금씩 녹아 들어가며 몽령에게 스며들었다. 반투명의 정령이 붉은색을 띤 구리빛으로 변하기 시작하였다.
손바닥만 하던 크기가 부풀어올랐다. 강한 불에 끓이는 스프처럼 정령의 몸이 보글보글 끓어올랐다.

그 부풀어 오른 것이 사람만큼 커지고 나자 형태가 선명해졌다.
길고 윤기 있는 구리빛 피부의 여인이 그레이 앞에서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였다.

"아흐흑"

성숙한 나신의 여인이 기지개를 켰다.
반투명이 아닌 형태를 갖추어진 자신을 신기한 듯 만져보았다. 기묘한 질감과 촉감을 어색해하며 자신의 몸을 쳐다보았다.
정신체에서 물리적으로 완벽하게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마치 달갈의 반숙과 같은 상태이었다. 기운으로 이루어진 몸이지만 촉감과 체온이 느껴졌다.

나신의 여인의 입술이 열렸다. 붉은 혀가 나와 자신의 입술을 핥고는 사라졌다.
두 눈에는 마기에 오염되었는지 짙은 욕망이 느껴졌다.

몽령이 결정을 흡수하여 강해지면서 몽령이 만들어놓았던 보호막도 강해졌기에 선잠에 든 예린은 그레이 주변에 일어난 일을 눈치를 채지 못했다.

원래 몽령은 수줍음이 많았다. 비록 정액을 양분으로 하여 존재하지만 다른 생명체의 눈에 띌 정도로 강한 행동을 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았다.
조용히 나타나 조용히 사라지는 정령이었다.
하지만 변이된 몸을 가지게 된 몽령은 마기에 휘둘려 공격적으로 움직이었다.
기분 좋은 꿈을 꾸게 해 정액을 얻을려고 하는 움직임이 아니었다.
새롭게 얻게 된 몸을 천천히 그레이의 몸 위로 올렸다.
구리빛에 윤기가 넘치는 긴 손가락에 그레이의 옷이 하나 둘 벗겨졌다.

다른 주머니에 있던 중년 마법사의 지팡이에서 떼어낸 마나석도 옷이 벗겨지면서 땅에 떨어졌다.
시엘이 마법사를 지망하는 것을 알고 줄 선물을 만들려고 들고 다니던 마나석이었다. 중년마법사가 쓰던 형태 그대로 쓰면 혹시라도 뒤탈이 있을까 봐 마나석만 떼어내어 들고 다니면서 가공해줄 장인을 찾던 중이었다.

할짝-

변이된 몽령의 입술이 그레이의 가슴에 머물렀다.
단련된 가슴을 붉은 혀가 노닐었다. 구리빛 여인의 입술이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하아아아"

목적지에 도착한 입술은 단 한숨을 내뱉더니 입안 가득 머금었다.
몽령의 입안에서 붉은 혀가 그레이의 중심과 엉기면서 노닐기 시작하였다.
따뜻함과 끈적거림에 조금씩 그레이의 것이 조금씩 커질수록 몽령의 뺨은 더욱 붉게 물들었다.

어색한 몸짓으로 그레이 몸 위에 올라갔다. 항상 수컷에게 꿈을 꾸게 했을 뿐이었던 몽령이 직접 수컷에게 접하는 것은 처음이기에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누워 있는 그레이의 중심은 하늘 항해 우뚝 아 있었다.
몽령은 그것 위에 주저앉는 형태로 천천히 몸을 내렸다.
몽령의 만들어진 몸과 그레이의 그것이 만났다. 뜨거움이 몽령에게 전해졌다.
잠시 생경한 경험에 대한 두려움에 몸을 떨던 몽령이었지만 이내 몸속 구석구석까지 퍼져버린 마기에 굴복해 온몸을 그레이에게 실었다.

"흐흑 너무해"


지릿한 전기가 아랫도리에서 올라와 허리에서 휘몰아치더니 온몸으로 퍼졌다.
작살에 맞은 물고기처럼 온몸이 그레이 위에서 파닥거렸다.
몽령으로는 오랫동안 존재해 왔지만 촉감과 체온 가진 형태로는 처음이었다. 갓 태어난 어린아이처럼 감각에 대한 아무런 저항이 없는 상태인 몽령에게는 단지 몸 안에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거대한 쾌감으로 다가왔다.

"하아 하아 하아"

몽령은 몸속 깊숙이 그것을 받아들인 채 움직임을 멈추었다.
가만히 있는 데도 그레이의 그것이 꿈틀거리는 것 같았고 비음을 토할 것만 같았다.
특히 그것으로 통해 수컷에게서 자신에게 조금씩 흘러들어오는 기운은 너무나 달콤했다. 그 기운의 감미로움은 이때까지 몽령으로 정액에서 취했던 어떤 기운과도 비교할 수가 없었다.
몽령의 두 눈이 더욱 붉게 변했다.
마기에 오염되어 광기마저 엿보였다.

"하흐으으윽"

달콤함에 빠져, 마기에 빠져 몽령은 자신의 금기를 넘었다.

"꿈을 주고 흘러나온 기운을 취한다"

몽령으로서의 존재방식을 깨고 흘러나온 기운이 아니라 기운을 빨아내기 시작하였다.
수컷에게 쾌감을 주어 흘러나오기까지 기다리지 않았다. 마기로 얻은 힘으로 강제로 뽑아내었다.

그레이의 몸 위에 언져진 몽령의 아랫도리가 천천히 하지만 진득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움직임이 커질수록 그레이의 몸의 기운이 몽령에게 흘러들어 갔다.

"하흐 하아 아아"

온몸을 채우는 기운의 달콤함에 취해 있었던 몽령은 어느 순간 자신의 허리를 잡은 그레이의 손길을 느꼈다.

"꿈에서 깨어나지 못할 텐데?"

몽령은 그냥 몸부림으로 치부해버리고 움직임에 열중하였다.
빨려들어 오던 기운의 흐름이 조금씩 흐트러지는 것을 느꼈다. 빨아낼 것을 다 빨아내었기에 흐름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의 힘으로 흐트러지는 것이었다.

"뭐야..아아"

흐트러졌던 흐름이 회오리처럼 맴돌았다. 한쪽 방향으로 흐르던 것이 회오리처럼 맴돌더니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흐악"

놀라 몽령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빨아들이었던 그레이의 기운이 천천히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실개천처럼 되돌아가던 것이 천천히 커다란 흐름을 만들어 물보라를 만들어내는 폭포처럼 거침없이 흘러 내려갔다.

이제는 자신의 몸을 이루었던 기운이 빨려나갈 판국이었다.
기겁해서 몸을 그레이에게서 일으키려고 했다.

"설마"

떨어지지 않았다.
마치 자신의 영역이라는 듯 몽령의 몸속을 차지한 그레이의 그것이 빠지지가 않았다.

"흐흐흑, 안돼..."

그레이에게서 빨아들이었던 기운이 모두 돌아가 버렸다.
이제는 몽령이 결정과 융합한 기운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몽령은 공포에 질렸다.
정령은 물리적으로 독립된 생명체와는 달랐다. 이대로 빨려간다면 존재 자체가 사라져 버릴 것이었다.
두 눈의 광기가 조금씩 사라졌다.
마기마저 빨려나가 원래의 성격으로 조금씩 돌아오고 있었다.

점점 희미해져 가는 몽령의 목을 쥐어 잡는 손이 있었다.
떠진 그레이의 두 눈은 마기에 붉게 물들어 있었다.
소모된 잠력이 회복된 이후에는 "빨아드림"보다는 "어울림"으로 기운을 운용하던 그레이이었다.
하지만 몽령이 기운을 빼앗아가자 무의식중에서도 그것에 대항하기 시작했다.
몽령의 흡수에 "빨아드림"으로 반격을 하였고 마기마저 빨아드렸다.

"큭큭"

흥분한 그레이에게서 기쁜 듯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몽령의 목을 잡아 아래로 짓이겼다.
이제는 몽령이 아래에 깔린 채 힘없이 흔들렸다.
야수처럼 상대에 대한 배려 없은 거친 움직임의 그레이에게 깔린 몽령은 공포에 젖은 눈으로 파르르 떠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스-억-

"그레이, 괜찮아?"

다급한 비명이 울렸다.
몽령의 힘이 그레이에게 흡수되면서 보호막이 약해졌다.
보호막에 가려져 밖에서 느낄 수 없었던 마기가 보호막이 약해지면서 밖으로도 퍼져 나갔다.
수상함을 느낀 예린이 손톱으로 보호막을 찢어버렸다.

"크...큭"

예린의 소리를 들은 듯 몽령을 짓이기던 움직임이 조금 느려졌다.

"예린?"

아직은 광기가 남아 있는 눈으로 주변을 살피는 그레이이었다.
희미해져 가던 몽령은 주변에 떨어진 마나석이 눈에 들어왔다.
예린 덕분에 잠시동안 광기를 억누른 듯 그레이의 제압이 약해졌다.
몽령은 마지막 힘을 다해 그레이에게서 뛰어나와 마나석으로 뛰어들었다.
정령은 마나석 근처로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 소멸당하기는 싫었다. 마나석 안에 갇히는 것이 그대로 소멸당하는 것보다는 나았다.
몽령의 몸이 마나석안으로 스며들었다.

"떨어져"

붉은 눈빛의 그레이가 예린에게 외쳤다.
가슴속에서 살기가 치밀어 올랐다.

"이야얏"

그레이의 몸이 땅을 박찼다.
주먹이 뻗어나가 바위를 쳤다.

콰가가강-

사람만 한 바위가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몇 번이나 거친 움직임으로 기운을 뽑아버리고 나서야 흥분을 가라앉히는 그레이었다.
그나마 고블린의 결정이었던 것이 다행이었다. 그레이가 몸속에 쌓아놓은 기운으로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마기이었기에 폭주하지 않았다.

그레이는 바른 자세로 앉아 기운을 돌리며 새로이 흡수한 기운을 다스리기 시작하였다.
남겨진 무공에 따라서 흡수한 기운을 온몸으로 돌렸다.
온몸에 활력이 넘쳐 흘렀다.

그레이에게서 살기가 사라졌다. 마기를 정화해버린 것이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안정적인 상태는 아니었다. 아직도 두 눈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레이 괜찮아? "

날뛰던 그레이의 기운이 가라앉은 것을 느껴 예린이 천천히 다가왔다.
그런 예린의 어깨를 그레이가 천천히 잡았다.
남은 한 손이 예린의 하체로 접근했다. 그 손은 하의 사이로 쏙 들어가 예린의 맨살을 쓰다듬었다.

"그레이?"

기묘한 분위기에 예린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예린은 마기를 제압해 성욕으로 전환한 그레이에게 밤새도록 시달려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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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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