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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15 520회 0건
검령






제 25 부







아침 해가 밝아오기전의 새벽을 틈타 아트일행은 움직였다. 목적지는 응당 "우" 가문이었으며 화란은 몇시간전의 첫 경험 때문인지 하체의 움직임이 조금 불편했다. 아카네는 익숙한듯 평소대로였고 비너스는 헤롱헤롱한 얼굴빛이다.

왜냐하면 아트가 있던 301호실의 옆방인 302호실에서 고스란히 화란과 아카네가 아트와 교합하는 소리를 실시간 사운드로 생생히 들었기 때문이다.

" 이런 타이밍에 .. 화란씨를 접수할줄은 .. 꿈에도 생각치 못했어 .. 크윽 .. 나의 불찰 ... 아트씨는 잠자고있는 여성에게 성욕을 느끼는 거였나 .... 흐윽. "

아쉬움(?)을 느끼는 비너스이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 아쉬움을 뒤로한채 "우" 가문을 향해 움직였다.

이곳에서 90킬로나 떨어진곳이니 한시라도 바삐 발을 놀려야 했다.





************





"하" 가문의 검사들은 "우" 가문의 은신처를 눈앞에 두고 근처에서 진을 쳤다. 당장이라도 친다면 손쉽게 함락당할 "우" 가문이었으나 폭령(爆翎)의 길라시안은 "잠시 시간을 준다." 라 명령했다.

길라시안은 헥스터의 진실을 말하고나서도 굳건히 "우" 가문을 지키려는 가문사람들에게 3일간의 시간을 주었다. 이 3일안에까지 화란이 오지 않는다면 굴복하라 명하며 말이다.

물론 이를 두고 "하" 가문의 검사들은 의구심을 품었다. 길라시안이 "하" 가문에 투항해 "하" 가문의 검령사가 되긴 했지만 원래는 "우" 가문 출신이다. 그들이 품은 의심은 정당했지만 함부로 표출할수 없는게 길라시안의 무위를 우습게 볼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저번에 "우" 가문을 기습했을 당시, 길라시안의 폭령(爆翎)이 얼마나 파괴적이었고 무참했는지를 목격했었기에 더더욱 그랬다.

한편, 지휘실로 쓰는 허름한 천막 안에선 길라시안이 삐걱대는 나무 의자 위에 걸터앉아 상념에 잠겨있었다.

" 어리석어 .... 내가 그렇게 좋은 말로 어루고 타일러도 .. 들어쳐먹지 않다니 .. "우" 가문은 이제 .. 끝났다는 사실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건가 ? 화란이라는 아이가 준 희망이란 망상이 .. 저들에겐 크게 먹혔다는 소리인가? 삼일.. 아니.. 일주일이란 시간을 주어도 .. 그 아이는 오지 않는다 ... "

펄럭 - .

갑자기 천막 입구가 걷어지며 누군가 들어온다. 길라시안은 허락도 없이 들어온 자에게 화를 내려했으나 이내 한쪽 무릎을 꿇고 예를 갖춘다. 허락도 없이 들어온 자는 바로 "하" 가문의 당주인 킬리토였으니 말이다.

"어쩐 일로 .. 오셨습니까."

길라시안이 조심스래 묻는다. 지금 상황은 난감하다. 원래라면 지금쯤 "우" 가문을 점령하고도 남았어야할 시간인데 자신은 "우" 가문에 3일이란 시간을 주었으니 말이다. 필시 이에 대해 추궁하러 온것이 분명하다.

"왜 .. 승전보가 오지 않는거지 ? 넌 필시 .. 내게 충성을 맹세했을터."

킬리토는 자신의 사각턱에 난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묻는다.

"그, 그것은 .. 물리적인 승리도 좋으나, 정신적으로 완벽한 승리를 받아내기 위해서입니다 .."

"멍청하군."

"........?"

"그런 세뇌교육쯤은 점령하고나서 해도 늦지 않아 ... 네가 하는 말은 그저 구차한 변명.. 아직도 "우" 가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증표에 불과해."

"............."

"나를 믿지 못하는건가 ? 나는 너를 점령한 "우" 가문에 새 당주로 임명할 생각이다. 그뒤는 네가 알아서 해."

킬리토는 말하며 아침해가 떠오르자마자 "우" 가문을 점령할것을 명령한다. 길라시안으로써도 어쩔수 없었다. 아직 약속시간보다 하루 일찍이었지만, 이젠. 어쩔수 없다.



곧 ,




아침해가 뜨거운 햇살을 흩뿌리며 하늘 위로 떠올랐다. 모든 일의 시작을 알리는 아침이자, "우" 가문의 멸망을 뜻하는 아침이었다.

"하" 가문의 검사들은 미리 채비를 갖추고 진지에서 나오기 시작했고 길라시안도 마찬가지였다. 곳곳에 나팔소리가 귀청을 찢을듯이 울려퍼졌다. 그 소리에, 동굴 속에 있던 "우" 가문의 검사들이 벌떼처럼 튀어나와 경계태세를 갖춘다. "우" 가문의 검사들은, 길라시안의 약속을 믿지 않았기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했다.

이제,

가문의 명운을 건 싸움이다.

길라시안은, 검사들 앞에 나와서 큰 목소리로 외친다.

"투항하려면 지금뿐이다!!! 투항할 자는 무기를 버리고 두손을 들어올려라!"

하지만 되돌아오는 것은, 길라시안의 뺨을 스치고 지나가는 "우" 가문의 화살이었다. 역시, 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우" 가문이다. 길라시안은 곧바로 돌격명령을 하달했고, "하" 가문의 검사들이 일제히 돌진했다. 608명의 "하" 가문의 검사들과 98명에 불과한 "우" 가문의 검사들의 싸움이다.

"우" 가문의 검사들은 좁은 동굴 입구를 이용해 입구에서 저들을 막아 싸웠다. 하지만, 길라시안의 폭령(爆翎)이 달려들어 무참히 입구를 지키고 서있던 "우" 가문의 검사들을 베어 폭발시켰다.

쿠콰콰콰콰콰콰쾅 !!!!

길라시안은 자신의 눈앞에서 사지가 발기발기 찢겨 타들어가는 "우" 가문의 시신들을 보며 씁쓸한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

"겨우 이런 꼴로 죽기 위해서! 나의 제안을 거절했던 것이냐!! 이 한심한 "우" 가문이여!!! 그깟 가문이 뭐라고! 목숨따위는 아깝지 않다는거냐!!"

그 순간 -.

길라시안의 잘린 외팔에서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저번에 "씽"의 남자에게 베어졌던 오른팔이다. 그팔이 영문모를 고통을 호소코 있다. 무심코 뒤를 돌아보자, 거기엔 수수깡처럼 쓰러져가는 자신의 병사들이 있었다. 검은 머릿결을 흩날리며 각오에 찬 눈빛으로 적을 치는 화란이 거기에 있었다.

하늘 위에는 무수한 검비가 쏟아져내려 "하" 가문의 검사들의 숨통을 앗아갔으며, 멀리 임무를 수행하고 있어야할 비너스가 자신의 변령(變翎)으로 적을 내려치고 있었다.

"왔단 말인가?"

길라시안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이곳에 당도한 화란과 아카네, 비너스를 바라본다. 그런데 정작 있어야할 그 남자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기에 시야를 넓게 둘러보니, 그 남자는, 후방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하" 가문의 당주인 킬리토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네가! 이곳의 대장이냐!"

아트의 맹렬한 외침과 함께 그의 왕령(王翎)이, 킬리토의 머리위로 쇄도했다. 허나, 그의 머리카락 한올 건드리지 못하고 그대로 땅바닥에 쳐박히는 왕령(王翎)이다.

"....?"

"멍청한 남자로군."

킬리토는 재빨리 손을 뻗어 아트의 목을 부여잡는다. 그러자, 그 순간을 노려 아트의 발밑에 있던 그림자들이 일제이 들고 일어서 킬리토의 손목을 향한다. 이에, 아트의 목을 붙잡았던 손을 푸는 킬리토다. 허나 그림자들은 그의 손을 관통했고 .. 동시에,

아트는 재빨리 뒤로 물러선다.

뭔가 이상했다.

" 뭐지 ... 왜 통과되는거지 ? 나의 공격자체가 .. 먹히지 않고있다.. 저 녀석도.. 검령사인가 . "

아트의 생각속에, 킬리토는 흥미로이 아트를 바라보며 묻는다.

"내뿜는 오오라가 독특해 .. 설마 .. 네가 "씽"의 가문의 검령사인가 ?"

"..그렇다면 .. 어쩔거지?"

"이거 .. 재밌군 ... "우" 가문을 접수하려던 참에 .. "씽" 가문마저 접수하게 되었으니. 운이 좋은건가?"

킬리토의 발언에 아트는 또다시 달려든다. 누가보더라도 무의미한 돌진 같아보였다. 방금전 모든 공격이 통과되는걸 봤음에도 말이다. 하지만 아트는 멍청히 다시 돌진한건 아니었다.

" 다시한번 네 손이 내 목을 붙잡거나 어떠한 위해를 가할때, 소리를 근거로 검을 쏟아내는 소령(訴翎)으로 널 죽여주마.. "

아트의 이런 생각은 어리석은게 아니었다. 이에 대한 생각을 할수 있었던건, 방금전 킬리토의 손목이 아트의 목을 부여잡았을때, 아트의 흑령(黑翎)이 무심코 킬리토의 손목을 노렸다. 그러면 이 흑령(黑翎)들도 통과되기 때문에 그대로 붙잡고 있으면 될것이지 굳이 아트의 목을 붙잡고있던 손목을 풀었다.

이것은, 녀석이 자신의 몸에 실제로 접촉됬을시엔 "투명효과"가 없어진다는 소리였다.

이 점을 노렸다.

그러나, 이번의 킬리토는 가만히 있지 않고 허릿춤의 검을 뽑아들었다. 느닷없는 타이밍의 발도(칼집에서 검을 뽑아듬.)였기에 아트는 자신의 왕령(王翎)으로 받아친다.

까앙 !

이번에만큼은 분명한 쇳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러나, 스르륵 왕령(王翎)의 밑으로 분열되 떨어지는 기령(氣翎)이다.

"무, 무슨...?!"

아트의 놀라움속에 킬리토는 건조한 얼굴빛으로 땅바닥에 떨구어진 기령(氣翎)을 바라본다.

"크로스가 당한건가 ... "

"대체..! 무슨 짓을 한거냐!!! 적의 대장!!"

아직 킬리토의 정체를 모르는 아트의 물음이었다. 그 물음에, 킬리토는 멎쩍게 웃으며 대답한다.

"별건 아니다 .. 그저 네 검을 .. 봉인(封印) 시켰을뿐. 나의 검령은 .. 그 어떤것이든 봉인(封印) 시킬수 있는 봉령(封翎).. 한번 봉인(封印)당한 대상물은 이 세상에서 그 어떠한 접촉도 가능치 못하지."

"그, 그렇다면 .. 아까.. 어떻게 내 목을 붙잡을수 있었던거지?!"

"크큭.. 당연하지 않나? 내가 봉인(封印)할수 있으면 당연히 해제도 가능하지. 몸 전체가 아닌 일부분이라도 말이야.. 네 검이 모든것을 지배할수 있는 왕령(王翎)이라면 내 검은 모든것을 봉인(封印)할수 있는 검이랄까..?"

킬리토의 말과 함께 다시한번 더 달려드는 아트다.

그 모습을 보며 킬리토는 우스웠다. 그런데 이번의 아트는 공격자세가 좀 특이했다. 자신의 검날끝으로 땅밑을 파며 돌진하고 있었다.

" 검을 꺼내들때 튀는 흙으로 , 내 시야를 가리려는 셈인가 ? 우습군 .. "

생각하며 다시한번 자신의 봉령(封翎)을 들어 아트의 왕령(王翎)과 맞부딪치려 한다. 튀는 흙쯤이야 자신의 키까지 올라오지 못한다. 그렇기에, 똑바로 아트의 검을 맞받아칠수 있다.

까앙 !

"무의미한 돌진이다."

그 외침과 함께, 아트의 왕령(王翎)에서 반령(反翎)이 빠져나간다. 그러며, 킬리토는 흠칫 놀란다. 반령(反翎)이라면 한번 적의 검날과 맞부딪침으로써 적의 검령을 흉내낼수 있다. 역시나, 아트의 검이 킬리토의 검령을 투과하며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 녀석의 제한시간은 10분..! 그 10분만 ..! "

급작스럽게 다급해진 킬리토다.

킬리토는 그 거대한 체구로 믿기지 않는 속도감을 발휘하며 목위로 스쳐지나가는 아트의 검끝을 피해냈다. 그것으로 아트는 깨달았다. 똑같이 봉인(封印)된 검으로는 타격을 줄수 있다! 라는 사실을,

하지만 반령(反翎)은 봉인당해버렸으며 자신은 그 봉인을 풀수 없다. 더욱이 반령(反翎)이 봉인당함으로써 일부러 봉인시킨 자신의 왕령(王翎)조차 이제 집을수 없다. 하지만, 아트는 승기의 미소를 띄고 있었으며, 아트의 눈앞엔 사지가 꿰뚫린채 서있는 킬리토가 있다.

"끄극... 끄어억 ..."

킬리토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뒤로 물러서는 순간, 녀석의 발밑의 그림자가 삽시간에 칼날을 드리밀며 자신을 덮쳐왔다.

" 이상하다 ... 이상해 .. 봉인이 통하기 위해선.. 반드시 .. 대상물과 접촉해야 ... 아 ...! 이 개자식 .... 나에게 돌진했을때 .. 땅밑을 파고 들었었지 ... 나와 처음 검을 부딪칠때 .. 반령(反翎)의 능력을 .. 십분 발휘했던거였나.. 머리가 .. 좋군. "

곧, 킬리토의 몸이 실체화되면서 봉인당한채 공격했던 흑령(黑翎)을 통과해 밑으로 꼬꾸라진다. 그런 킬리토를 보며 아트는 지긋이 말한다.

"너무 자신의 힘을 과신했군.. 검령사들끼리의 싸움은 .. 거짓말쟁이 싸움이란걸. 몰랐나?"








------------

오랜만에 올렸는데 ..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감사합니다 .. ^^;

오랜만에 글을 쓰는거라 필력이 엉망진창이라 ..

재밌게 봐주셨으면 감사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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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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