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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21 498회 0건
이벤트 아일랜드(Event Island)

0001


...난 종교 따윈 믿고 있질 않지만, 분명 "지옥"이 존재한다고 친다면 그곳에 떨어질게 분명하다...

현수는 여전히 전날에 짙게 끼인 밤안개가 걷히지 않은채로의 해변가에 멈추어 선채로 몇번이고 몇번이고 자신의 얼굴을 양손으로 부벼 나갔더랬다.
인간이 답답하거나 스트레스에 처해져 있을때 취하게 되는 일종의 무의식적인 습관과도 같은 행동인 것이었다.

" ...아~ 씨발, 씨발, 씨발, 씨~발! "

이렇게 욕을 해본다고 어떻게 되는게 아니란걸 잘 알고는 있다지만서도, 그래도 어쩔수 없게 터져만 나오는 일종의 푸념같은 한숨인 것이었다.

" 하아... "

몇번이고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숙였다를 반복해보고, 또 이를 악문채로 주먹을 쥐었다 놓았다를 되풀이해본 끝에 내려진 결론을 결국... 언제나 처럼의 힘없고도 안타까운 한숨뿐인 것이었다.
갇혀진 자로써의 나약함과 무기력함...
그리고, 이미 한번 "체식인"으로 변하여 버린 육체의 한계랑 더불어 거기서 비롯 되어지는 연이은 이성적인 붕괴 상황들...

" 그래도 이건 아닌데... "

현수는 힘없이 고개를 떨군채로 몇번이고 고개를 내저어 보였다.
아무리 그렇다곤 하지만서도 절대 "그녀"에게 만큼은 그래서는 아니되었다도 하는 때늦은 한마디인 것이었다.
하지만 일그러진 시야 사이로 비쳐 보이는건, 언제나 처럼의 불룩한 7부 면바지의 바지 앞섶일뿐...
적어도 좀 제대로된 팬티 한장 이라도 주어 진다라고 한다라면, 그나마 좀 눌러서 태가 덜 나게는 할수가 있을터인데, 어떻게 된게 죄다... 하아~
현수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자신의 왼손 손바닥을 사용하여 그 뭉툭하게 치켜 들려진 바지 앞섶을 이리 저리 눌러 보려 애쓰고 말았더랬다.
튀어나온거야 뭐 어쩔수 없다손 치더래도... 그래도 좀 어떻게든 맥을 칠때마다 천 끝이 들썩거리는 추태 만큼은 그나마 좀 숨기고 싶은게 지금의 그로서는 최소한의 바램인 것이었다.
바지 천 너머로 전해져 오는 이 이상하리만큼의 뜨겁고도 이질적인 열기들...
이젠 정말이지 하루 24시간 발기 상태라고 보아도 무방할 만큼으로 변해져 버린 이 녀석이 솔직히 걱정이 된다기 보단 두려움이 앞설 정도가 되어 버린 거였다.
게다가 그 양도 양 이라지만... 사정한지 채 몇분도 지나질 않아 금새 다 차올라져 버리는 그 지긋 지긋하면서도 걸쭉한 유백색의 액체들이라니...
그나마 다행중 다행이라면 이젠 초창기 만큼의 그런 급격한 발육 상태는 어느정도 사그라들었다는 사실 정도일까 ?
정말이지 자고만 일어나면 어제랑 또 다르게 변해져 있는 자신의 "좆"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고는... 당혹감을 넘어 패닉상태에 빠져버린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던 때문이었다.
이젠 정말이지 예전 호기심에서 몰래 다운 받아서 보았던 서양 포르노속의 남자 주인공의 그것과도 같다는 느낌이다...
대략 한 몇배쯤 커져버린 것일까 ?
모르긴 몰라도 얼추 한 대,여섯배 정도? ...아님 그 이상일려나 ?
자기가 생각하여도 볼품없고 초라하기만 하였던... 그것도 채 포경도 벗어나지 못할 만큼의 찌질한 "풋고추" 같았던 녀석이, 이젠 평상시 조차도 덮을 살가죽이 남아있질 않을 만큼으로 커지고 굵어져버린 "살기둥"이 되어버린 거였다.
가끔씩 소변 볼때마다 내려다보고 있으면... 정말이지 별개의 생명체 같다란 기분.
게다가 "귀두"라는 명칭에 걸맞게 정말이지 거북의 대가리 모양을 떠오르게 만드는 삼각형의 넑고 두툼한 살점 하나 만큼은... 만져서 "아 내꺼구나" 라는 느낌이 들기 전 까지는 좀체 눈으론 잘 적응이 되질 않는... 어딘가 모르게 낯선 이질감 마저 느껴질 정도인 것이었다.
거기다 요근래 들어선 별다른 자극이 없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투명한 겉물이 끝쪽에서 끊이질 않는 상태가 되어져 버렸더랬다.
마치... "먹을것"을 달라고 재촉하는 살아있는 생명체 마냥...

" 하아... 그렇다면 몸이 바껴진 만큼... 생각도 좀 바꿔줘야 하는거 아닌가, 씨발...
죄다 가족들만 한데 가둬 놓고서는 날보고 뭘 더 어쩌라고 !... "

현수는 한손으로 자신의 앞머리를 거칠게 부벼 나가면서 그렇게 절망적인 목소리로 중얼거려 보이는 거였다.
이 섬에 들어온지도 벌써 넉달 가까이... 그러니까 "그들"과의 약속 기한인 120일을 꼭 이틀 앞둔 시점의 어느 아침이었더랬다.


- 여자란 생물체는 그 어떤 상황속에서도 반드시 "적응"의 길을 찾아 내고야 마는 생명체이다. 그래서 여자는 위대하다는 것... -알프레드 킨제이


" 거기... 혹시 현수니 ? "

저만치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그만 현수는 흠칫 동작을 멈추고 만다.
어느샌가 귀에 익어버린 음성.
아무리 과거랑 목소리가 달라져 있다고는 하다지만, 그게 누구인지 까지는 굳이 의심해 볼 필요는 없는 일인 거였다.
사람의 변하여진 목소리란게 첨에는 "어 !?" 하고 또 낯설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후각 다음으로 적응이 빠른게 바로 청각이란 놈이라니깐 말이다.
이젠 정말이지 저 보드랍고도 윤기나는 목소리가 원래의 그녀 목소리가 아니었나 싶을 만큼으로 자신의 뇌도 이 섬에 물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도저히 그녀의 나이를 따지고보면 있을수도 없는 애띤 목소리인 건데도...
그러고보면 그리 멀지도... 또 그렇다고 그리 가깝지도 않았던 사이의 그녀...
이 섬에 들어와 급작스럽게 가까워진 느낌이랄까 ?
아마도 그 이유로는 그녀가 이 섬의 생활방식에 그나마 비교적 빨리 적응한 한 사람인 때문이 아닐런지...
단지 지금은 그 모든것을 떠나 섬에 있는 그 어느 누구와도 얼굴을 마주하기가 껄끄럽다고 하여야할까 아님, 민망스럽다고 하는게 더 옳은 표현일까... 암튼 뭐 그런 상태인 거다.

" 네, 네... 혹시 고모세요 ? "

현수는 엉겁결에 그리 대답한 후... 서둘러 바지 앞섶을 어떻게든 갈무리하려 허리춤을 위로 잡아 당겼다... 아랫쪽으로 느슨하게 내렸다를 반복해 나가고 있었더랬다.
뭐, 그런다고 불룩하게 솟구쳐 올라온 바지 앞섶이 금새 어떻게 달라질수 없다는것은 현수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지만서도...
다만 어떻게든 그 특유의 "껄떡거림" 정도 만큼은 어떻게든 상대방 앞에서 좀 숨기고 싶다는게 지금의 솔직한 심정인 것인거다.
지금과는 달리 불과 몇달전... 그러니까 이 섬에 갇혀 버리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현수는 그저 쑥맥에다 여자 친구 조차 제대로 사귀어 본적 없는 그저 그런 평범한 고교생이 아니었던가 말이었다.

" 그쯤해둬, 얘... 그런다고 뭐, "그게" 그리 쉽사리 감춰진대니 ?
바깥에선 남자들이 돈 주고도 못사는 물건인데... "

모랫발을 밟는 나즉한 발소리가 몇번쯤 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쑥하니 발밑에 남실거리는 안개를 헤치며 나타난 한 여인이 그리 현수를 향해서 말을 걸어 보이는 것이었다.
말 끝머리가 묘하게 사그라드는걸로 봐선... 그녀 역시도 말을 해놓고보니 민망 하긴 마찬가지인 모양...
아닌게 아니라 현수의 눈앞에 나타난 그녀는 어느샌가 발그래한 홍조를 뺨위에 옅게 드리운채로 힐끗 저 먼 바다쪽을 바라보는 시늉 같은걸 해보이는 거였다.
아마도 엉겹결에 내뱉은 자기 나름의 유머가... 아직 나 어린 현수에게는 좀 이르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현수랑은 자그만치 서른살이나 나이 차가 나버리는 그녀...
이젠 죽고 없는 현수 아버지 강창수의 친누나... 그러니까 큰고모에 해당하는 사람이 바로 그녀인 때문이었다.
큰고모 강민주는 한번 더 현수랑 시선을 마주하기 이전에 슬쩍 한번 자신의 한쪽 팔을 들어 손등으로 자신의 입 앞쪽을 살포시 눌러 나간다.
민망하지만... 그래도 그걸 이겨내야 한다는 그녀 나름의 작디 작은 결심의 표현 같다랄까 ?
저 만치 떠오른 남국의 아침 햇살을 등지고 서있는 그녀의 그런 모습은 일순 현수로 하여금 "귀엽다" 라는 느낌이 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아니... 귀엽다라고 하기엔 몸의 볼륨감이 너무...

" 아... 네, 뭐... "

이... 이래서 인간의 "눈"은 요물이란 거다, 적어도 이 섬에서 만큼은...
그렇다곤 하더래도 지금의 저 차림새랑 몸매는 정말이지... !
쿠쿵.. 쿠쿵.. 쿠쿵...
현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꾸만 콩닥거림이 커져만 가는 자신의 심장소리를 귓가의 환청처럼 느끼면서... 애써 괜찮다는듯이 슬쩍 한번 어색한 어깨짓을 해보이는 거였다.
하지만 자신은 알았을까 ?
자신의 헐렁한 면바지 앞쪽이 이 순간 얼마나 들썩 거렸는지를...


- 내가 장님이어서 슬펐던건 남들이 "미인"이라고 칭송하는 여자를 단 한번도 내 눈으로 확인할수가 없었다는 사실이에요... -레이 찰스


" ...(하아~ 흡) 너두 고민은 고민이겠다...
하루 왠종일 그러구 살아야 된다라니... "

가벼운 쉼호흡 뒤, 살짝이 잠긴 음색과 함께 스르륵 고개를 돌려오는 그녀...
순간 그녀의 커다란 동공이 보일락 말락 위 아래로 잘게 흔들리나 싶더니, 이내 눈매를 가늘이며 측은하다는 듯한 연민의 표정을 지어 보이는 것이었다.
그건 두 아이의 엄마이자... 동시에 사내의 생리를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는 중년 여인이었기에 가능한 반응일런지도 또 모를 일이었다.
반면 현수는 1,2초 정도 숨조차 멈춘채로 그런 고모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볼 뿐인 것이었다.

( 우와...! )

그간의 신체적 변이 과정을 미처 몰랐더라면... 아니, 섬 생활 이전의 그 평범한 친척중 한 사람으로써의 큰고모의 모습을 전혀 모른다라고 친다라면... 난 과연 지금쯤 어떤 심정이 되어져 있을 것인가 ?
이전 TV나 잡지 속 광고의 미녀들 보다도 몇배나 더 예쁘고 관능적으로 변하여 버린 그녀를 이처럼 눈앞에 두고선 말인거다.
이젠 정말이지 20대 후반이라고 하여도 먹혀들만큼의 어려져버린 느낌...
게다가 몇일전과 비교해서도 또 달라지고 더 예뻐진 얼굴이지 않은가 말이다.

( ... 아직도 여자들에겐 "씨앗"의 발아가 계속되고 있다는 말인건가 ? )

... 하지만, 아무리 예쁘고 쭉쭉빵빵인 여자 연예인 이라고 할지라도, 그 가족이나 혈연이 보기엔 그저 그렇고 그런 여자에 불과 할테지 ?
그렇지 ?
그럴거야, 분명...
아닌가 ?
아님 뭔가가 또 따로 있을려나 ?
예를들어 탤런트인 우리 이모를 떠올리며 이상한 상상을 해본다거나... 아님, 아이돌 활동중인 내 동생을 상대로 특별한 감정을 가진다거나 하는것 따위 말이다.
없을거다.. 그렇지 ?
비록 수많은 남자들의 방안이나 혹은 컴퓨터 화면 속에 도배질이 되어 진다고 칠지라도... 적어도 혈연이라면 그런 생각을 가져서는 아니되는 거다.
그래...

" ...그래도 여자들 보단 나은편이죠, 뭐... "

현수는 이제와 바지앞쪽을 손으로 가리기도 뭣하고해서... 그저 어정쩡한 자세인 채로 자신의 뒷머리를 마치 만화의 한장면인 것처럼 글적거려 나갔다.
게다가 어제 오늘일도 아닌것이고...
정말이지 몸매 하나만 놓고 보자면 늘 톱 3를 다툴 만큼의 그녀에게 있어, 이제는 얼굴쪽에서의 변화라는것은 현수에게 엄청난 순위변화일수 밖엔 없는 것이었다.
플러스 지금의 그녀는 얼마전부터 입도가 허락 되어진 미용 기구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밖엔 볼수가 없는 세련된 모습...
지금의 저 살짝 갈색으로 물들여진 머리카락을 위로 풍성하게 틀어올린 헤어 스타일 이라던가, 거기에 어울리는 화려하면서도 큼지막한 귀걸이의 선택 같은것 말이다.
게다가 "예복(노예의 복장)"의 초이스 역시나 어느새 자신의 서구적이면서도 풍만한 몸매를 가장 잘 드러낼수 있는 것으로 그 범위를 확실하게 좁혔다는 생각이 들어오는 것이었다.

( ...이대로는 엄마나 세희 아줌마도 좀 밀리겠는걸... )

그, 근데 저걸 대체 뭐라고 하여야 하지 ? ... 저 진녹색의 위 아래 벨벳 느낌의 복장...
윗쪽은 어깨끈이 없는 푹 패이고도 잘록한 코르셋 차림에... 아랫쪽은 꼭 무슨 일본의 씨름 선수들이 입을것만 같은 훈도시 같은 느낌의 저 아찔하고도 평평한 띠로 포개어 진... 저것 말이다 ?
역시나 팬... 티 일테지 ?
놀랍게도 그 팬티로 추정되어지는 녀석이란게 뒷쪽은 큼지막하게 매듭지어진 리본이랑, 거기서 축 하니 늘어뜨려진 기다란 천 따위가 엉덩이를 거지반 다 가리고 있다지만... 정작 앞쪽은 어느쪽인가 하면 퀭한 느낌의, 그러니까 허리를 두른 반뼘 넓이의 띠랑은 다르게 가운데의 정작 가려야할 중요 부분쪽은 밑으로 내려갈수록 그 폭이 급격하게 가운데로 쏠리고 있다는 사실 이었다.
용케도 불룩하게 솟구쳐 오른 "그곳" 만큼을 어찌 다 가렸다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
게다가 짙은 녹색이랑 대비되어 진채로 희멀건 하면서도 무방비 상태로 드러나 버린 그 허벅지 살들의 리얼한 느낌이란건 정말이지 눈쌀을 찌푸리게 할 만큼의 선정적인 느낌 그 자체인 것이었다.
그 강렬한 기운들은 화려하게 나비 문양이 수놓아진 검정색 반 망사 스타킹 한쌍이 그녀의 허벅지 중반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간신히 억눌려진 느낌이라 해야 할까 ?
아니, 어쩌면 그 스타킹이 그곳에 가로 막혀 있기에 그녀의 쭉 뻗은 각선미가 더 한층 돋보이는 건지도 또 모를 일인거였다.

( 하체 길이가... )

한마디로 자신의 최대 매력 포인트임과 동시에 육감 포인트인 가슴... 아니 "빨통"이랑, 그 시원하게 뻗은듯 하면서도 찰질대로 찰진 허벅지 방면을 나름 최대한 살려보인 옷 선택이란 느낌인거다.
정말이지 큰 고모랑 단둘이 이 섬에 갇혀 버리게 된 상황이라 친다라면 진정한 미의 여신으로 숭배하며 살아갔을지도 또 모를 일이 일이었을텐데... 근데 워낙 다른 경쟁자들이 쟁... ( !!! )
아... 아니지..
아니야... 그건 절대로 안될 말이지 !
얘기를 또 한번 되돌리자면... 아무리 예쁘고 어려지고 또, 관능적으로 변하였다고 할지라도... 혈육은 혈육일 뿐인거다.
난 기억하고 있다.
난 기억하고 있다 !
난 기억하고 있다, 큰 고모의 그 후덕하고도 삶에 찌들었던 중년 여인으로서의 이전 모습들을...
그리고 지금의 이 모습들은 어디까지고 "씨앗"의 얕은 눈속임에 불과한것 뿐이라는 사실도...
...
...
정말로 ?
정말로 기억하고 있는건가, 강현수 ?
솔직히 난 이제 뿌연 실루엣으로 밖엔 떠오르는게 없는 실정이 되어 버렸는데도... ?
그리고...
그리고, 또... 이렇게 젊고 아름다워진 큰고모의 모습은 왜 안된다는거야, 넌 ?
그녀가 잘못한게 없다는건 너도 잘 알고 있잖아, 솔직히... ?
그녀 역시도 가련한 이 섬의 한 희생양일 뿐인 건데도, 어째서 너란 인간은 매번... !

" ... 마, 많이 이상해 ? "

불현듯 자신을 향해있는 나 어린 현수의 뜨거운 시선을 느낀 때문인건지 민주가 슬쩍 시선을 아래로 내리깐채로 자신의 갸녀린 한쪽 팔뚝위를 이리저리 문질러 보였다.
어느새 눈 밑까지 뻗혀버린 그녀의 발그래한 두 뺨에서의 기운들...
정확히는 알수 없었지만 "씨앗"의 영향력이 여자들에게 있어선 육체뿐만이 아닌 정신적인 면에 있어서도 어느정도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수가 있었더랬다.
그러니까 어려진 외모 만큼이나 정신적인 면에 있어서도 그만큼 어려지고 또 여성스러워 진다고 해야할까 ?
아닌가 ?
꼭 "씨앗"이 그렇게 시킨것이 아닌... 본래의 여려지고 부드러워지고 싶었던 마음들이 어쩌다 새롭게 가지게된 새로운 육체를 계기로다 그저 자연스럽게 겉으로 드러나 버리는 건지도...
그러니까 큰고모 역시나 이전의 그 남자같고 호쾌한 면면 같은 모습들은 어떻게 보자면 나이랑 더불어 끼이게 되는 삶의 무게로부터의 일종의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막이었던 셈이 되는거다.
마치, 학창시절때 까질대로 까졌던 여자들이 우연히 아이돌로 데뷰하고 난 뒤 부 턴 자기가 언제 그랬냐는듯 별것 아닌 일에도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떨구는 것마냥...
응 ? ... 그럼 그건 가식이 된다는 결론인건데...


- 내가 만약 연예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이었더라면... 아마도 난 아이돌들을 상대로 가장 혹독한 악플러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저스틴 비버


" 예뻐요...
섹... 시 하기도 하구... "

현수는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를 잘 모르겠다는듯, 민주가 서있는 주변쪽을 두리번 거리며 그렇게 대충 얼버무려 나갔더랬다.
미처 현수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예뻐요" 라고 대답하는 순간, 민주의 커다란 두 눈망울이 가는 떨리움과 함께 현수의 얼굴을 한번 훑고 지나쳐 간다.

" 치이... 맘에도 없는 소릴 잘도...
(풋)... 그래도 고맙네 ? ... 네가 예쁘다는 소릴 다 해주고 ?
주사윌 잘 굴린 보람은 있나보다, 얘... (웃음) "

하지만 민주는 이내 슬쩍 한번 눈을 흘겨 보이고서는... 고개를 떨군채로 자신의 샌들 끝을 사용하여 발밑의 모래들을 이리저리 그려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가는 발목에 매달린채 이리저리 달랑이는 금빛 발찌를 제외하고는... 그녀의 그런 행동들은 꼭 무슨 자기 또래의 여자아이 같다는 인상을 현수로서는 떨칠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입가에 드리워진 저 포근한 미소...
어색함이 전혀 없는것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고모가 이렇게 미소까지 지어주니 지켜보는 현수의 입장으로선 한결 더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인 것이었다.
좀 전까지의 그 불안감 따위가 한 순간에 다 사라져 버리는 느낌이랄까 ?
참고로 그녀가 언급한 "주사위" 발언은 이 섬의 룰 중의 한가지였다.
이 섬에서 사육되어지고 있는 모두는... 매일 아침 주사위를 굴려, 그날 자신이 걸치게될 옷가지들을 미리 정하게 되어져 있다는 황당한 룰 말인거다.
솔직히 사내인 현수로서는 그저 무의미한 절차상의 통과양식에 불과할 뿐이었지만서도...
그도 그럴것이 그 수많은 옷가지들 중에서 고작 남성용 이라고는 신축성이 뛰어난 쫄쫄이 면 런닝에다 이런 저런 꽃문양이 프린팅 되어진 하와이언 셔츠류들... 그리고 건빵바지 느낌의 7부 면바지에다 샌들 그리고 예의 그 기이한 디자인을 한 팬티 정도 밖엔 없는 때문이었다.
반면, 여자들의 옷 이라면 그 이야기가 180도로 달라졌다.
정말이지 이 세상 모든 수영복 종류랑 여성용 속옷들을 한데 다 싸그리 모아 놓은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
얼마전 까지만 하여도 물이랑 식료품들 보다 이 여자들 옷이 입도품 리스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은 때문이었다.
지금 역시나 언덕앞 저택앞에 마련되어진 6개의 창고동에 이들 여자용 속옷(?)들이 빼곡하게 다 들어차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매달 엄청난 양의 새로운 디자인을 한 속옷들과 장신구들을 매번 꾸준히 실어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다만 하나같이 다들 그 아찔한 디자인이 문제라면 문제일터이지만 말이다.
그 어느것 하나라도 수영복이면 수영복... 속옷이라면 속옷, 그 본래의 목적에 부합할만한 디자인은 그 어디에도 찿아 볼수가 없는 이상 야릇한 디자인의 그것...
그간 노출에 민감 할수밖에 없었던 이 섬의 여인들에게 있어 어떤 의미에선 이 매일같이 치루어야만 하는 "주사위 굴리기"야 말로 그날 하루의 첫 수치심으로의 관문이기도 한 셈인 것이었다.


- 다 벗은 여자의 알몸보다... 뭐라도 살짝 몸에 걸친 모습 같은게 몇배나 더 야하게 보이질 않나요 ? ... -호시노 아키


매일 아침 이루어지는 예복 고르기용 주사위 굴리기는 다음과 같이 총 네번으로 정해져 있었더랬다.
첫번째 눈금은 상반신에 걸친것들로,
그리고 두번째는 하반신,
이어서 세번째 눈금은 그 이외의 겉옷의 개념으로(여기엔 스타킹도 포함되어져 있다),
그리고 마지막은 악세서리나 장신구 종류들로 말이었다.
또한 거기에 걸맞게도 이 섬에 들어오게 되는 모든 옷가지들의 한쪽 구석 위에는 일정한 크기를 지닌 작은 태그가 붙여져 있었는데... 그 태그 위에는 공통적으로 1부터 6까지의 숫자가 표기 되어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한마디로 하루에 몇번을 갈아입건... 또, 어떤 조합을 만들어 내건 그건 그 개인의 자유에 속한다지만... 자기가 굴려서 나온 눈금에 들어맞는 옷가지들 속에서는 입으려면 반드시 골라 입어야만 한다는 사실이었다.
그게 싫다라고 한다면... 알몸이란 선택도 있긴 하다.
그리고, 함부로 옷을 개조하는 행위... 그리고, 태그를 바꿔치기 하거나 옷을 덧대어 입는 행동들은 일체 금지사항에 속하였다.

" 거짓말 아니에요~?
얼마나 예쁘신데요... 살짝 크리스마스 느낌이 좀 나서 그렇지... "

스타킹을 제외한 위 아래가 온통 진녹색이란 점에 착안하여 생각해낸 나름 현수의 유머스런 답변이었다.
왠지 모르게 크리스마스 트리 같다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 쿠쿡... 그치 ? ... 너도 그런 생각 들지 ?
아으~ 웃기다, 참...
하아~ 나도 이 옷보고 딱 그 생각 했더랬는데...
그러고보니 솔직히 좀 덥긴하다, 얘... 윗쪽은. "

현수가 던진 유머가 꽤나 마음에 들었는지... 민주는 연신 자기 손등으로 입술을 가린채로 아이같은 해맑은 웃음을 터뜨려 보이는 것이었다.
솔직히 그런 큰고모의 조금 과장된 반응에는 "그게 그렇게나 웃긴 얘기였나 ?" 라는 조금 의아한 기분이 들긴 하였지만서도... 그래도 그녀의 그런 밝게 웃는 모습이 그녀에겐 무척이나 어울린다고 생각이 드는 현수인 것이었다.
그간 솔직히 별로 웃을일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었고...
아닌게 아니라 이젠 남편을 잃어버린 미망인이 아니던가 말이다.

( ...우린 이 섬에서 이렇게 웃으면서 살아가면 정말로 안되는 것인걸까 ?... )

그 와중에 무의식중에 나온 행동인지는 또 모르겠지만... 민주가 오른쪽 가운데 손가락을 사용하여 자신의 가슴골 언저리를 두어번 어루만져 보이는 듯한 행동을 해보였다.
마침 그녀의 드러난 뽀얀 가슴 언덕을 시작으로... 막 반짝이는 땀방울들이 그녀의 살결위로 송글 송글 피어 오르기 시작할 즈음이었다.
그 자그마한 손동작 한번이 지금 이순간 지켜보는 현수로 하여금 얼마만큼 옴찔거리게 만들었는지를 민주는 미처 알지 못하였을 터였다.
비단, "체식인"이 어쩌고 저쩌고를 떠나... 육감적인 여인의 그런 자그마한 손동작 하나 역시도 곧바로 보는이로 하여금 성적인 느낌으로 다가올수 밖엔 없었으니까 말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살결위로 맺혀들기 시작하는 저 땀방울들은 이곳이 단순히 어느 남국의 외지고도 무더운 무인도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물론 더운것도 사실은 사실일테지만... 그 보다도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은 때문이었다.
마치, 잘익은 과일들이 달콤한 과즙으로 벌레들을 유혹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나 할까 ?
좀 더 과학적인 "그들"의 설명을 빌어 말해보자면 "과대 신진대사에 의한 체내 페로몬 분출"... 즉, 몸안에서 넘쳐 흐르는 성 호르몬들이 땀이라는 도구를 빌어 일시에 잉여분들을 몸 바깥으로 밀쳐내는 현상이란 것이었다.
그리고 그 땀 만으로도... 우리는 약하게나마 타들어가는 "갈증"을 조금이나마 미룰수가 있는것이었다.
심지어는 자신의 것조차도 말이었다.
그랬다...
우리는 "씨앗"을 통하여서 가장 이상적이고도 생명력으로 가득한 새로운 육체를 얻는다는 댓가로써... 누군가의 체액을 몸안으로 받아들이지 아니되는 "체식인" 으로써의 저주가 걸려버린 것이었다.
마치, 염분을 섭취하지 않고서는 살아갈수가 없는 일반 생명체의 그것처럼 말이었다.
쉼없이 이어지는 신진대사를 위하여 "성 호르몬" 이라고 하는 좀 특별하고도 극단적인 촉매제가 필요로한 존재들...
문제는 그게 그리 쉽사리 해결 될수가 없는... 이 섬 사람들만의 특별한 인과관계에 있을터이지만 말이었다.
문득, 민주가 현수의 시선을 의식한듯... 그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기 얼굴쪽으로 가지고 가던 손가락을 그만 스르륵하니... 턱 언저리에서 접어 버리고 말았더랬다.
분명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려 한게 분명한데도...
금새 몰아닥친 이 어색한 기운들.

" 아 !... 미, 미안... 나도 모르게 그만... "

민주는 수치심에선지 귓볼까지 물든인채로 시선을 떨구어 버리고 만다.

" 아, 아녜요, 고모... 저 앞이라면 상관... 상관 없는걸요, 뭐... "

" ...어짜피 자기껄로는 거기서 거기잖니 ? "

알수없는 공허함 같은걸 간직한 그녀의 그런 표정 앞에서는... 그저 자그맣게 고개를 끄덕여 보일수밖엔 없는 일인거였다.

" 네... "

문득, 참다 못하여 정린 이모의 입술을 훔쳤었던 두달 반 전쯤의 그때가 불현듯 현수의 머리속을 스쳐 지나간다.
비록 키스는 난생 처음이었던 터라 서툴고 또 달려든 기세를 조절하지 못한채로 상대방을 넘어뜨리게 만든 헤프닝이 있긴 하였다지만... 그래도 그때의 그 달콤한 타액의 첫 느낌 만큼은 지금도 뇌리에 선연히 새겨져 있을 정도인 것이었다.
온몸에 휘몰아쳤던 그 복잡미묘한 초조함 이랄까... 간질거림들 같은것들이 일시에 다 해소 되는것만 같던 그 타액에서의 청량한 만족감이라니...
꼭 무슨 물속에서 꾹 참았던 숨을 그제서야 내 쉬는것만 같은 그런 희열 이라고나 할까 ?
게다가 목구멍을 타고 넘는 그 타액의 감칠맛도 맛 이라지만... 말랑거리면서도 부드러웠던 이모의 그 혀의 느낌이란건 정말이지...
그러고보면 모두가 다 똑같은것 처럼만 보이지만, 다들 다 저마다의 독특한 맛들이...
분명 어젯밤 엄마에게서도...

( 읏... !!)

" ...그래 정민이랑은 어떻게 좀 괜찮았니 ? "

공교롭게도 절묘한 타이밍을 타고서 내던져진 큰고모 민주의 그 한마디에... 그만 현수의 얼굴에선 핏기가 싹하니 사라져 버리고 말았더랬다.
사실 현수의 엄마 이정민과 그녀 강민주는 어릴적부터 한 동네에서 크고 자란 동네 선후배 사이인 것이었다.
그러니까 아빠랑 엄마가 사실은 한동네 이웃집 오빠 동생이었다는 사실...
그나마 애써 "엄마"라는 단어가 아닌 이름으로 물어왔다는 사실에는.. 나름 이 섬에서의 최고 연장자 다운 작은 배려심 같은것들이 묻어 나오는 대목일 거였다.
다만 이 순간 현수에게 있어 그런 배려심 따위가 제대로 전해질리가 결코 만무 하였지만서도...
척추를 따라 무언가 또르르... 하고서 아랫쪽으로 한없이 떨구어 지는것만 같은 이 오싹한 기분...
그게 다 "엄마" 라는 개념이 안고 서있는, 그 싸- 하면서도 높디 높은 장벽들 때문일 것이었다.
아들이라면 반드시 가질수밖에 없는 100% 제외 대상의 존재, 제 일순위...
그런 높디 높았던 장벽들로부터 어젯밤 조금씩이나마 허물어져 내렸던 작은 돌조각 같은 파편들이... 지금 이 순간 일순간에 자신을 향해 날라드는 날카로운 비수처럼만 느껴지는 것이었다.
"죄책감" 이란 무거운 이름의 비수로써 말이었다.
정말이지 다른 사람이라면 또 몰라도 엄마에게 만큼은 그러지 말았어야 했더랬는데...

" ...그래도 간밤에 들어 보니까, 뭐... 니 엄마도 그리 싫지만은 않은것 같던걸, 뭐...
이제와서 자꾸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그렇게라도 했어야만 하잖니 ?
그리고 니가 그렇게 자꾸 죄지은 사람 처럼만 굴면... 일 꾸민 나나 니 이모도 괜히 기분만 이상해져 버리구... "

말없이 그저 고개만 숙이고 서있는 현수를 향하여서 마지못해 민주가 다시금 말을 거들어 왔더랬다.
현수로선 차라리 좀 가만히 입 다물어 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기도 하였다지만... 솔직히 고모의 말에 틀린말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제 그리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게 현실은 현실인거고 말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이상하리만치 반항이 없었던 그녀였다.
아니, 그 이전에... 허리가 부러져라 감겨오던 엄마의 그 마지막 순간에서의 다리의 움직임이란 대체...
그리고, 지금도 선연하게 떠오른다.
두 눈이 흰색 천으로 가려진채로... 양 손목이 침대 포스트에 묶여진 상태로의 엄마를 말이었다.
익히 알고는 있었다지만... 눈부시도록 새하얀 엄마의 매끈한 나신의 광경이란 정말이지...
아마도 발그래한 두개의 유두랑, 하복부에 자리잡은 갸름한 거웃이 없었더라고 한다라면... 그야말로 새하얀 인절미라는 느낌마저 들지 않았었나 말이다.
게다가 그 삽입시의 매끌한 첫 느낌은 정말... !


- 성적 문란의 대명사는 역시나 "개" 라는 동물일 것이다... 하지만 명심하라, 개의 두 눈이 인간의 그것과 가장 흡사하단 사실을... - 프리드 쇼프 난센


" 게다가 이젠 이틀 뒤랬지 ? "

" ...네. "

현수는 티나지 않게 한번 조심스레 심호흡을 하고 나서는... 그녀의 말뜻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는듯 나지막히 그렇게 대답해 주었더랬다.
원래는 100일째 부터가 요구사항 이었댔지만... 현수가 어떻게든 "그들"과의 타협을 통하여서 20일이란 말미를 더 얻어낸 결과였다.
섬의 여자들을 본격적으로 "조교" 시키기로 약속한... 바로 그 약속일 말인거다.

" 그러니까... 힘들더래두 어떻게든 조금씩은 넘어서야잖겠니 ?
낯선 사람들이 이 섬에 들어오는걸 막기 위해서래두...
그게 너나 네 가족들에겐 더 나은 선택이라고 봐, 나는... "

" (하아...) 네... "

처음부터 길게 설명하기는 어렵겠지만... 이 섬의 여자들로 하여금 저항의 기운이 급격히 사그라들기 시작한 계기는 역시나 세 가장의 연이은 죽음이라고 봐야 할 것이었다.
그 이전엔, 더 이상 말로 설명할 필요도 없이... 그야말로 "보편적 성 윤리관"에 따른 울고 불고의 난리통일수 밖엔 없는 나날들인 거였다.
게다가 지금은 그래도 신체적 변화 정도에 있어 어느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볼수 있을 터이지만... 처음 두달 가까이는 정말이지 머리카락이 빠지며, 피부에서의 허물이 벗겨지는가 하면, 심지어는 치아가 몇개씩 한꺼번에 빠져 버린 다거나 탈골증상 까지 다발 하였던... 그야말로 육체적, 정신적 공항상태 였던지라 여자들의 히스테리는 더 한층 극심할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어찌되었건 남자들의 사인은 바로 몸안으로 받아들인 "씨앗"의 거부반응에 따른... 섬에서 자생하고 있는 "향초"라는 난초과 식물로 부터의 독성 중독 이란게 바로 "그들"로 부터의 설명인 것이었다.
이 섬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향초라는 식물은 사실 "씨앗"이 체내에 제대로 안착되어진 "체식인" 들로 하여금은 그야말로 소중하디 소중한 기호품에 불과 하다고 하다지만... 그렇지 못한 모든 신경계 동물들에게는 말 그대로 "죽음" 그 이외의 아무것도 가져다주지 않는 맹독... 그 자체인 것이었다.
적어도 신경계통을 가지지 않는 식물류들은 제외하고선 말이었다.
그래서 보름에 한번꼴로 이 섬에 들르게 되는 "그들" 역시도... 섬 앞 선착장에서 보여오는 산호군락 넘어서 부터는, 마치 우주선을 타고 다니는 조종사 마냥 온몸에다 두터운 방호복을 걸치고 나서야 이 섬에 발을 내딛는 것이었다.
암튼... "그들" 이 이렇게까지 흥청망청 돈을 써가며, 이런 지도상에 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는 무인도 마저 준비해가며 이런 생쇼를 벌이는 이유는 다름아닌... "열매"라는 듣도 보도 못한 미지의 "결정체"를 얻기 위함 이라는게 바로 "그들"로 부터의 일관된 설명인 것이었다.
창수는 맨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때 조금은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생각 하였더랬다.
섬에 들여오는 입도품의 면면을 봐서나 혹은 "조교"라는 황당한 요구 조건이 등장 하는걸로 봐서는 이건 필시 무슨 인터넷 야설에서나 등장할것만 같은 그런 이야기들... 그러니까 이를테면 무슨 여자들을 성적인 노리개로 훈련 시켜 어딘가에 비싸게 팔아 넘긴다거나... 혹은, 자신들의 성적인 즐거움을 상대로 사용한다던가 하는 그런 3류 스토리 같은거 말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원하는건 그런 저차원적인 목적에서가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단지 자신들이 원하는 그 "열매"란 결정체가 오직 체식인으로 변하여진 여자들의 체내 에서만 생산이 이루어지며... 또한 특정한 육체적 심리적 조건들 속에서만 높은 순도를 가진 제대로된 "열매"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섬 에서의 이런 각종 비이성적인 생활방식 및 성적인 조교를 강요 할수 밖엔 없다고 하는... 그런 어딘가 좀 허무맹랑 하면서도 황당스런 설명인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황당스러움을 마냥 웃어 넘길수만은 없는 일이질 않겠는가 말이었다.
당장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것은 둘째치고라도... 실제로 "체식인"으로 변하여 버렸다고 하는 현실적인 자각,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이런 열대의 무인도 섬에 고립 되어진 상황속에서 옷은 내버려 두고라도 "그들"로 부터 당장 물과 식량을 공급받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큰일이었던 때문이었다.
다시 얘기를 되돌려 "그들"이 생각하였던 본래의 구상이란... 여자, 아니 노예들을 관리 담당해줄 "보주(남자를 가르키는 이 섬의 용어)" 한 사람당, 노예 3~4명씩을 기르게 다는게 바로 그들의 추가적인 설명이었더랬다.
문제는 이 섬에 들어온 네 남자들 중에 넉달이 지난 지금 현 시점에서 나 어린 현수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비참한 죽음을 맞이 해버렸다는 냉혹한 현실에 있었다.
그러니까 현수의 이모부인 박은식을 시작으로... 고모부 서현욱, 그리고 한달쯤 전을 끝으로 마지막으로 생을 마감해버린 현수의 아버지 강창수까지 말이었다.
"그들"은 당연히 새로운 "보주"들을 투입 하겠노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해 왔더랬다.
거기서 여자들은 그들 나름의 방어책을 들고 나온 것이었다.
만약에 불필요한 이 섬으로의 남성들의 유입이 없다라고 약속해 준다라면... 자신들이 적극적이고도 자발적인 자세로써 현수의 육체적인 노예가 되어 보이겠노라고 말이었다.
어자피 여자랑은 달리 남성의 "씨앗" 적응도는 여자의 채 2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그들" 역시도 잘 알고 있는 상황이었더랬다.
그런 상황속에서 "그들" 역시도 부적응자는 곧 "죽음"이라고 하는... 인간의 목숨을 건 도박판을 상대로 무작정 판돈을 걸어 대기에는 내심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인지 적당히 못이기는채 하며 일단 협상자로 나선 현수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마음 먹은 것이었다.
단, 20일의 추가적 여유시간을 주는 대신... 확실한 섬 에서의 규칙 준수와 함께 철저한 "조교"를 조건으로 말이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 섬의 여인네들은 그 동안의 심리적 저항을 접고 순순히 이 섬의 삶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은 것이었을까 ?
"성" 에 있어서의 가장 큰 금기사항은 역시나... 혈연 사이의 "근친"이란 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말인거다.
그 해답은 의외로 간단한건지도 몰랐다.
차라리 이렇게 된 바에는 그냥 우리들끼리의 비밀로 만들자는것... 바로 그것이었다.
아무리 근친이 성에 있어서 터부시 된다고는 할지라도... 이건 어디까지고 누군가와 단순히 연예를 한다거나 혹은 결혼을 한다던가 하는 사회생활이 아니질 않겠는가 말이었다.
앞으로 펼쳐질 일은 그저 일방적인 육노로써의 편도 티켓일 뿐...
어짜피 욕정의 노예로 살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라면... 더 이상의 낯선 타인을 끌어들이는 것이야 말로 더 큰 수치심으로의 우물을 파는 격이 아닐런지 ?
그럴바에야 당분간은 좀 껄끄롭고 또 어색할런지는 모르겠지만... 애써 "현수" 한사람으로 만큼 그 치욕의 범위를 축소시켜 보자는것... 그게 바로 이 섬 여자들이 내려버린 최후의 결론인 것이었다.
하지만 어느 의미에 있어선 성에 있어서 가장 금기시 되어 진다는 "근친상간"으로의 그 아찔한 가시밭 길을... 그녀들 스스로가 더욱 더 적극적으로 맞이해버린 야릇한 결과가 되어버린 거였다.


- 모두가 건너기 시작하면... 빨간불은 더 이상 아무런 의미를 가지질 못한다... -모택동



" 그리구... 몰라서 그렇지 여자만큼 빨리 적응하는 종족도 드물다, 너 ?
그게 민정이라고 뭐가 다르겠어 ?... 알고보면 저나 나나 다 전과가 있는 몸들인건데... "

" 에 ? "

순간, 뭔가 의미가 있는 말인것 처럼만 들려와... 현수는 순간 고개를 들어 큰고모 민주를 물끄러미 올려다 보았더랬다.

" (크음) ...내 말은 그냥 여자는 다 똑같다는 말인거야.
그나저나 아으~ 무슨 밧줄은 또 그렇게 산더미 처럼 갔다 놨대니, 정말~ ?
그것도 옷처럼 한번씩 쓰고서 버리라디 ?
무슨 묶을 여자들이 몇 백이나 있는것도 아니구, 진짜... ?
보기만 해도 손발이 오싹거려 가지고는... "

갑작스레 민주가 조금 과장된 몸짓과 표정인채로... 금방이라도 자신의 커다란 두 빨통들 탓에 툭 하니 어디 한곳이 뜯어져 버릴것 같은... 진 녹색의 코르셋을 가로지르듯 하며 팔짱을 낀것 마냥 자신의 두 팔을 어루만져 보이는 것이었다.
아마도 오싹함을 표현하기 위한 그녀 나름의 제스쳐일 터 였지만... 안그래도 Y자로 선명하게 모아졌던 그녀의 두 빨통들이, 이번엔 자칫 윗쪽으로 뾰로롱 하니 미끄러져 나올것만 같아 내심 조마 조마한 느낌마저 들어 오는 거였다.
그녀가 얘기한 로프 이야기는 필시... 그저께 "그들"이 배편으로 부려 놓고간 온갖 종류의 조교구들을 두고서 한 말일 것이었다.
분량이 무려 자그만치 컨테이너 반 정도에 해당이 될 만큼, 그 양이나 숫자가 엄청났으니까 말인 거였다.
솔직히 남자인 자기가 봐서도 만지기가 좀 주저되고... 또 눈쌀이 찌푸려 지는게 한두개가 아니었었는데 여자의 입장이라면 오죽할까 ?
게다가, 자신들은... 그것들을 몸소 다 체험 하여야할 당사자의 입장인거고...
그녀의 그런 반응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건지도 또 모를일인 거였다.
다만 이 순간 현수의 머릿속에서는 지금... 그녀의 찌푸려진 표정이나 모여진 빨통들 보다도 더... 방금전 그녀가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가 자꾸만 뇌리속에 맴돌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바로, "전과" 라는 그 한마디 말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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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가 아직도 남아있는게 신기... 크크크

- 술 쳐먹고 휘갈기는 4차원 개그물에 무언가를 기대하지 말라... -갖 구어낸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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