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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왕(法王) - 3부6장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23:45 260회 0건
빵빵한 15kb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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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내버려두고 갑니까?"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이른 새벽, 짧은 밤 동안을 뜬 눈으로 보내고 다시 길을 떠나려는 유진에게 카렌이 물어 왔다. 그리고 그녀의 말은 분명히 아직 유적 사이에서 잠들어 있는 베이오드를 가리키고 있었다.
비록 팔의 상처는 거의 다 아물어 있었지만, 생각해 보면 고작 16살의 어린 소년이다. 인간적인 부분에서 측은함이 없을리가 없었다.
"..뭐 상관 없잖아. 어차피 위험할 것도 없고."
그리고 말은 안 했지만, 이미 베이오드는 철저히 감시를 받고 있었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모두 유진의 눈에 들어오지 않으면 곤란했다. 기껏 만들어 둔 유희 대상이 죽어버리면 골치 아픈 일이니까.
적어도 베이오드가 유진 자신이 만족할 정도로 강해 지기 전에는 절대 그를 직접적인 위험에 맞닿게 할 수는 없었다.


페이드 시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른 동이 트는 6시 무렵에 유진과 카렌은 페이드 시에 도착할수 있었다. 페이드 시는 꽤 큰 도시다.
어느정도인가 하면, 법의 신전이 있을 정도다.
동 대륙 전체에도 서른개가 될까 말까 한 법의 신전이 있는 도시라는건 꽤 큰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도시의 중앙엔 시청이 아닌 법의 신전이 세워져 있었다.
신관이라고는 달랑 4명밖에 없을 텐데 지나치게 컸다. 유신의 생각에는.
그래서 그는 그 궁금증을 바로 풀기 위해 카렌에게 묻는 길을 택했다.
"한 신전의 신관 수는 4명이 한계라고 들었는데, 신전이 저렇게 클 필요가 있냐?"
이른 아침, 길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직은 사람들이 움직이기엔 조금 이른 시간인 것이다. 사방이 조용한 탓인지, 유진의 목소리는 유독 더 크게 들렸다.
"..신전에는 정식 신관만이 아니라, 신관이 되기 위해 준비하는 견습신관들과 그 외에도 법왕을 평생동안 섬기며 살아가는 신도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뿐이 아니였다. 실제로 법의 신전에서는 법왕이 선포한 판결에 대한 연구와 그로 인한 법 체계를 추출해서 일반 사람들에게 가르치는 역활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법의 신전의 신관들은 대게 지식인 계층이였고, 법의 신전은 법 뿐이 아니라 다른 학문을 학습하는 일종의 학교로서도 활용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평민 출신 하급관료중에선 신전에서 수학(修學)한 자들이 많았다.
이런 저런 이유로 법의 신전은 점점 더 그 규모와 영향력이 커져 온게 현실이였다.

뾰족한 종탑 위에 십자가가 세워진 그 모습은 유진이 지구에서 흔히 보던 커다란 교회와 별 차이가 없었다.
"여 신관도 있나?"
무슨 생각을 하는지, 유진이 미묘하게 웃으며 물었다.
"...물론입니다."

그때였다.
-데엥~
종 소리가, 그 뾰족한 종 탑으로부터 울려 왔다.
그리고 연이어 종이 총 6번을 울리더니, 잠잠해 졌다.
종이 치기 전과 친 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종이 친 잠시 후에, 이 도시 전체에는 미묘하게 활기가 돌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아직 거리에 누군가가 나온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지만 잠들어 있던 도시가 깨어나는 듯한 느낌이였다.
"신전은 매일 아침 6시에 열고 저녁 6시에 문을 닫습니다. 종 소리로 보아 지금이 딱 6시 정각인듯 합니다."
이 세계에 시계가 흔할리가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월의 운행을 보고 시간을 짐작하는 정도가 전부였다. 하지만 신전이 들어선 도시에는, 이렇게 하루에 딱 두번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는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덕분에 도시의 전체적인 시간도 이 종 소리에 맞춰 시작되고 정리되는 것이다.
"주말의 6시 반에는 대부분의 신전에서 예배시간을 가집니다."
카렌이 옆에서 꾸준히 설명을 해 주고 있었다. 이 세계의 달력은 지구의 것과 신기할 정도로 똑같았다. 그리고 오늘이 마침 일요일이였다. 라이트닝 스태프를 아공간 가방에 집어넣은 후 신전으로 걸어가고 있으니, 서서히 주변 건물에서 한 두명씩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도시 끝자락이라도, 삼십여분이면 도시 중앙의 신전까지 도달하기엔 충분한 시간이였다.
"나를 대상으로 하는건가.."
왠지 신기한 기분에 유진은 신전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 하나 살펴 보았다. 그렇게 많은 수는 아니였지만, 적은 수도 아니였다. 늙은 노인부터 다섯살배기의 부모 손을 잡고 따라 나온 꼬맹이들까지, 온갖 직업의 온갖 군상들이 신전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자기 자신을 숭배하기 위해서.

유진과 카렌은 그 인중들 틈에 끼여 신전으로 들어갔다.
내부에서 사람은 다시 한번 더 갈렸다. 10살 이하의 어린이와 동행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유진은 물론 그렇지 않은 쪽으로 갔다.
신전은 완연히 지구의 교회랑 비슷했다.
미묘하게 다른 점을 말하자면, 우선 신전의 땅을 구별지어 두는 담장이 없었다.
굳이 신전의 영역을 구별짓는 요소라고 하면 잔디밭과, 그 잔디밭을 둘러싸고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진 어린 묘목들 뿐이였다 족히 5층 높이는 되어 보이는, 도시 전체에서도 가장 높은 종탑을 제외하곤 신전의 전체는 단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지하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신전은 두개의 건물로 나뉘어져 있었고, 두 건물 사이는 흰 돌바닥으로, 중앙에는 석상이 하나 세워져 있었다.

아주 특이한 석상이였다.
지구인의 지식으로도 유진은 그 석상들의 일부가 무엇인지 알수 있었다.
중앙에 붉은 빛 보석이 박힌 화려한 십자가를 네 종족(種族)이 받쳐 세우고 있는 모양이였다. 네 종족중 하나는 로브를 뒤집어 쓴 인간의 모양이였다. 또 하나는, 분명 수많은 판타지와 게임에서 "드래곤"이라고 불리는 존재였다. 그리고 유진이 아는 마지막 하나는 길고 뾰족한 귀를 특징으로 하는 엘프 족이였다.
나머지 하나 역시 인간과 아주 비슷하게 생긴 휴머노이드 족이였는데, 로브를 뒤집어 써서 인간이라고 추측할수밖에 없는 첫번째의 석상과는 달리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고 있는 그 석상은 마치 유진이 상상하는 악마와도 같이 이마에 두개의 뿔을 달고 있었다. 그 뿔은 머리 전체를 넘겨, 마치 머리카락의 일부처럼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석상들과는 다르게 등에 아주 투박해 보이는 대도를 차고 있었다.

아직 유진이 본 적이 없어 알지 못했지만 그건 "크라이시스 셉터"였다.

신전의 실내로 들어가자 완전히 사람들로 붐볐다. 중간 중간에 예배를 보러 온 평범한 사람들과 구별되는 옷을 입은 사람들이 있었다. 십중팔구 신전의 사람들일 것이다. 그들은 회색 법의를 입고 있었으며, 예배차 방문한 사람들을 안내하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그들의 안내에 따라 유진과 카렌은 무사히 예배장소에 도착할수 있었다.
그곳은 넓은 홀이였다. 그냥 넓었고, 방추형으로 긴 나무 의자들이 놓여 있었다. 이미 반 정도 사람들이 차 있었다. 유진과 카렌도 그 중에 끼여 적당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이 꾸역 꾸역 밀려 들어왔다.
그런 사람의 물결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고, 소란스럽던 홀이 서서히 조용해 지기 시작할때, 앞의 1M쯤 되는 강단에 흰색 옷을 입은 40대의 사내가 섰다.

"으흠, 으흠."
의례적인 헛기침을 통해 장내가 완전히 고요해지자 사내의 입이 열렸다.
"그러면, 예배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엘더 프리스트 샨더스님 대신 제가 예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예배가 시작되었다.

복잡한 절차는 생각보다 없었다. 재미있는 점이라면, 교회랑 상당히 비슷하다는 것 뿐이였다. 주기도문 같은건 없었지만 백색 옷을 입은 30대 초반의 여자가 지휘하는 성가대가 노래를 불렀다. 대충 이 땅의 모든 것은 법왕의 보호 아래 나는 것이니까, 그걸 먹고, 그걸 입고, 그걸 쓰고 사는 우리 모두는 법왕에게 감사해야 한다.. 그런 내용이였던것 같다.
성가대의 찬송이 끝나자, "지난 주 동안의 죄를 참회하고 뉘우치며, 깨끗한 마음으로 예배를 하자"는 주제의 기도를 했다. 양 손을 맞잡고.
그리고 나서 설교(設敎)가 시작되었다.
중년의 사내가 하는 설교의 주제는, 아마도 지난 대의 법왕이(아직 유진이 한 일은 거의 없었다) 주제했을거라고 여겨지는 한 재판에 관해서였다.
이사람이 어쩌고, 저사람이 어쩌고, 잡 예기는 길었지만, 결국 내려진 결론은 법왕의 법을 잘 지키면 저절로 모든일이 잘 풀린다는 거였다.
헌금은 거두지 않았다. 어차피 가난한 평민들 상대로 헌금을 걷어 봐야 얼마 되지도 않겠지만, 법 신전의 운영은 법궁에 바쳐지는 재물의 일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딱히 헌금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귀족이나 왕족, 부유한 상인들의 경우 자기들 잘 되게 해달라고 자체적으로 바치는 기부금은 거부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게 또 상당한 양이라고 하고.

설교가 끝나자 또다시 기도를 했다. 이번 기도의 주제는 "이번 주에 하는 모든 일이 잘 풀리게 해 주십사"였다.
그와 함께, 지난 주에 태어난 독실한 신자들의 아이들의 이름을 한번씩 언급하며 그 아이들의 미래를 축복하는 언사도 했다.

진행된 시간은 대략 1시간이 약간 넘어 있었다.
마지막이라고 여겨지는 찬송가가 진행되는 도중이였다.
쭈글쭈글한 얼굴에 검버섯이 잔뜩 펴 있는 지팡이를 짚은 늙은 노신관(Elder priest)이 갑자기 예배 홀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 노신관의 웬쪽에서 회색 옷의 소녀가 노신관을 부축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한 순간에 노신관에게로 몰렸고, 강단에 서서 기도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던 중년의 신관은 놀란 표정으로 강단에서 내려와 노신관에게 달려갔다.
"샨더스 님!"

무슨 일인지 알수 없는 일이 터지자 다시 홀 내부가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그 노신관은 굉장히 힘들어 보였다.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얼굴에는 새파란 기가 돌았다. 단지 모든 것을 노환이라고만 하기엔 조금 어색한 감이 있었다.
하지만 그 노신관은 꾸준히 걸어 강단 위에 섰다. 찬송가는 이미 그친지 오래였다.
"괜찮다. 늙은 몸에 성언(聖言)을 받들려니 잠시 무리가 온 것일 뿐."
걱정스러워 하는 중년 신관의 기색에 노신관이 정정한 목소리로 응답해 주었다.

힘들어 하던 노신관이 강단에 서는 순간 완전히 기세가 바뀌어 버렸다.
목소리부터, 모든 기색에까지.
"이 도시의 모든 형제 자매들에게 알릴 것이 있습니다."
그는 굽혔던 허리까지 펴고 일어서서 소리쳤다.
약간은 소란스럽던 홀이 그 목소리에 완전히 조용해 졌다. 허리가 굽어 있던 늙은 노인이 갑자기 허리를 펴는 그 모습은 대중의 눈에 마치 기적처럼 보여졌다.
"오늘 새벽, 법왕께옵서 그분의 어린 양들에게 말씀을 내리셨습니다."

큰 도시 페이드 시의 주말은 예배가 끝남으로서 시작된다.
예배가 끝남과 동시에 일요일에도 영업을 하는 장사꾼들은 장사를 시작하고, 주민들은 생업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또한 예배가 끝난 후 텅 빈 신전은 여러가지 일을 수행한다.
막 태어난 아기를 축복하는 일이라던지, 경전을 연구한다던지, 많은 사람들이 오감으로 인해 더러워진 신전을 청소하는 일 들을 하는 것이다.
그런 일상적인 일이 벌어져야 할 페이드시의 예배 후 시간에 오늘은 아주 특이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건 바로, 도시의 서쪽 입구에 마을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서 웅성이는 일이였다. 그 사람의 무리는 아침에 신전예배를 다녀 온 사람들로부터 시작되었다. 신전 예배를 다녀온 한 사람이, 가지 않은 두 사람에게 이야기를 전해주고, 그 사람이 또 그 이야기를 듣지 못한 사람에게 이야기를 전해 주는 확산의 반복으로 인해 지금
도시의 서쪽 입구에는 거의 전 도시의 사람이 몰려 있는듯 보였다.
아침의 일은 분명 사실이였지만, 이야기를 전해서 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아직 소문일 뿐일 그 일이 이렇게까지 사람들을 모으는 이유는 그 내용이 워낙에 기가 막히기 때문일 뿐이였다.

[대륙을 구할 영웅이 푸른 검을 등에 지고 동쪽에서 나타날 것이다]

대륙을 구하다니?
현재 동대륙의 정세를 살펴 보자면, 두개의 제국으로 나눌 수 있었다.
동대륙 자체가 그렇게 큰 땅덩어리가 아닌지라 두 국가가 반씩 차지하고 나니 더이상 다른 곳에 나눠 줄 땅도 없었다.
더욱이 두 제국은 근원에서부터 형제국(兄弟國)이였다.
상하가 있다는 소리가 아니라, 친구보다 더 친밀하다는 의미에서.

전 대륙을 뒤져 봐도 동대륙만큼이나 평화로운 대륙이 없었다.
각기, 리스마인 제국과 칸젤 제국은 매년 서로 사절단을 교환하고, 특산물을 교환하며, 황실간 결혼을 주선하고, 귀족간에 교류를 이어 온지 어느덧 백여년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무슨 위협적인 요소가 있었느냐 하면 그런것도 아니였다. 각 제국엔 호전적인 성향의 대륙 통일파라 불릴 만한 세력도 미약하기 그지 없었고, 각 황실에서도 제국간의 연방제적 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다. 이미 몇번의 회담을 통해 두 제국 간에는 서로 "타국"이라고 불릴 만한 요소가 거의 제거되어 있었다. 국경간을 건너가는데도 간단한 신원검사만 하면 될 정도로.

이렇게 믿을수 없을 정도로 평화를 구가하고 있는 동대륙에 도대체 무슨 문제가 생기길래 대륙을 구원할 영웅이 태어난다는 건지 도저히 알수가 없었다.



유진과 카렌도 그 인파 속에 끼여 있었다.
다들 조금이라도 앞에 서고 싶어서 안달하며 파고들어왔지만 다행히 유진이 뒤로 밀려나는 사태는 아직 벌어지지 않고 있었다.
"영웅은 만들어지는게 아니라, 만드는거야."
유진이 중얼거리자, 희미한 유진의 혼잣말을 들은 카렌이 되물었다.
"네?"
"..내가 좀 좋아하는 말중 하나지. 뭐는 만들어지는게 아니라 만드는거라는건."
특이한 유진의 어휘 구사에 도저히 이해할 틈새를 찾지 못한 카렌은 조용히 다시 앞을 쳐다보았다.

많은 사람의 기다림과 기대를 져 버리지 않고, 저 먼 폴라페이드 숲에서 누군가가 나오는 것이 보였다. 아직은 얼핏 인형으로만 보일 뿐이였지만, 그 인형이 무언가 등에 지고 있다는 사실이 민중들 사이에 퍼져나가기 시작하자 일파 만파로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서쪽 입구의 가장 앞에 서 있는건 예의 샨더스라는 노신관과 그를 부축하는 예쁘장한 소녀였다. 16살쯤 되어 보였다. 사실 16살이 맞았다.
이미 그녀에 대한 조사는 끝난 상태였다.
16살의 예비신관으로, 3서클의 마법사인 샨더스에게 마법을 전수받아 현재 2서클에 막 진입한 초입의 상태를 걷고 있는 마법사였다.
희귀하다는 마법사가 어떻게 여기에 있는가에 대해 덧붙이자면, 동대륙에 있다고 여겨지는 100여명의 마법사는 신전에 속하지 않은, 즉 자유마법사만을 말하는 것이다. 신전의 힘이 아주 강력할수 있는 그 기반중 하나는 바로, 법왕의 신관들은 "마나"에 대해 아주 친밀한 능력을 가진다는 것이였다. 때문에 신관들 중에는 마법사가 아주 많았다. 반대로 마법사의 자질을 가진 자들 중에는 신관의 자질을 가진 자들도 아주 많았고.
때문에 대륙의 마법사가 100여명인데 반해 신전의 마법사만 해도 약 사십여명으로 막강한 무력을 지니고 있기도 했다.

"하비"라는 이름을 가진 그녀는 약 스무명에 달하는 회색복의 예비신관들 중에서도 차기에 신관 자리가 비게 되면 신관이 될 것이 가장 확실한 사람이기도 했다.

유진이 생각하길, 법왕의 신전의 정식 신관이란 자리는 아무래도 직업중에서 꽤나 인기있는 직업인 모양이였다. 신전 하나에 달랑 4명밖에 공급이 안되는 직업에 수백명이 달라붙어서, 그나마 자격을 갖추는 것도 스무명 정도에 불과하고, 그중에서도 달랑 4명만이 수요를 만족하는 것이다.
어마어마한 경쟁률이 아닐수 없었다.

위에 것은 별로 쓸모없는 이야기였으므로 각설하고, 하비는 베이오드의 동료가 될 마법사였다. 유진의 "계획"상. 따라서 당연히 상세한 조사를 해 두었다.
그걸 게임식으로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다.

이름 : 하비
나이 : 16
직업 : 예비 신관&마법사
가족 - 父 : 페이드 시의 부유한 상인. 법왕의 독실한 신자.
- 母 : 페이드 시의 부유한 상인의 아내. 법왕의 독실한 신자.

능력치 : 전체적으로 매우 높은 편.
초보자 개허접 수준인 베이오드에 비하면 완전 고렙이다.
특히 지력이나 지성 부분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며, 육체적인 능력치는
다소 낮은 편이다.
2써클 초입의 마법사로서 꽤 강력한 무력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베이오드와 파티를 짜면 꽤 적절한 구성을 이룰수 있음.

기타 사항 : 법왕의 아주 독실한 신자로서, 법왕의 계율을 어기면 땅하고 하늘이
뒤집어 질게 분명하므로 절대 어겨선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위 사실에 의문을 가지는 것 자체가 "아주" "많이" 불경한 짓으로
벌을 받아 마땅하며, 벌을 안받는다면 직접 내려 줄 의향도 있다.
이건 모두 어릴적부터 샨더스에 의해 양육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아쉽게도(?) 이건 게임이 아니므로 수치로 표현하는건 불가능했지만, 어쨋든 "나름대로" 유진의 "머릿속"에선 정리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유진이 혼자 머릿속에서 다시 사실들을 정리하는 사이, 숲 사이에서 걸어나온 베이오드는 이제 거의 마을 근처에 다다라 있었다.
그 또한 마을의 분위기를 깨달은 건지 의아한듯 잠시 걸음을 멈춰 섰지만, 자신과 관계가 없다고 여겼는지 다시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건 물론, 아주 착각이였다.



베이오드는 신전 사람들과 신도들에 의해 화려하게(?) 영접받으며 신전으로 갔다.
그 광경을 끝까지 지켜 본 유진과 카렌은 주변의 여관에 적당히 방을 잡고 잠시 쉬었다.
비록 유진의 몸뚱아리가 신의 몸뚱아리라곤 해도 인간일의 버릇이 있어서인지 하루 종일 휴식이란 개념을 내팽개쳐두면 웬지 피곤한듯한 느낌이 드는건 어쩔수 없었다. 그래서라도 약간의 휴식은 필요했다. 유진이 하는건 어디까지나 유희였고 유희를 몸 상하면서까지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밤이 되면 또 할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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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쉽습니다.
게임 판타지류의 소설들을 보고 제일 부러운게 바로 그 캐릭터를 수치화시킨다는 부분입니다.
흥분도:OO 만족도:OO 뭐 이런거 말이죠.
그런데, 왠지 글을 쓰면서도 히로인이 프로그램된 엔피씨라고 생각하면 애착이 가질 않아서 완전한 인간이라는 설정 하에서 가는겁니다만...

그래서 예전에 이런 소설을 구상했던 적도 있죠.
설정은 대충 무협기반에 주인공은 허접한 낭인이였고, 남만인들과의 전쟁터에서 패배한 편에 섰다가, 죽은 체 하고 간신히 살아남았는데 수색병한테 걸려서 포로로 끌려갑니다. 그런데 포로로 끌려간 곳에서 한인(韓人) 노인을 만나죠. 그 노인은 남만인들한테 존경받고 있구요.
끌려온 주인공을 노인이 거둬서 하인으로 쓰는데, 그 중에 주인공이 노인의 비밀을 알게 되죠.
노인이 가진 목걸이에 아주 이상한 기능이 있는겁니다.
그건 바로,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수치화"해서 보여주는 겁니다.
그냥 간단하게 말하자면, 현실에서 사는 사람에게 마치 게임하는것같은 환경을 부여해주는겁니다.
스킬 습득도 자기 스킬창에 등록이 되고, 무공비급을 얻어 그 목걸이로 확인하면 그 무공비급을 얻기 위한 조건이 나타나고, 그 조건만 만족하면 무공비급 습득으로 곧바로 스킬창에 등록된다 같은 설정이 있었죠.
기억나는건 첫 h씬이 전투에서 잡혀온 한인 여장군을 능욕하는거였는데, 주인공이 목걸이로 여장군의 상태창을 확인하면서 기절도 못하고 그렇다고 딴짓 하려고 하면 다 들키고.. 같은 상황이였죠.

근데 이 글도 그냥 쓰다가 재미없어서 때려쳤었다는 거죠.
설정이 설정이다 보니까 나중에 가면 갈수록 상황이 이상해져요...
누가 이런 글 잘좀 써주면 좋을텐데.

잡소리가 길었네요. 하지만 글 길었으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잡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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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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