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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47 512회 0건
"아, 아니 잠깐만"

이리아스는 온몸으로 부딪혀 오는 그레이을 당황하면서 옆으로 피하였다.

"피하지 마."

조금은 신경질이 섞인 듯 날카로운 고음의 예린 목소리가 울러 퍼졌다.
평상시와 다른 그녀의 목소리에는 긴장감이 어려있었다.

"너희 동족 구하려다가 저렇게 된 거야. 빨리 풀어주지 않으면 위험해."

"어떻게?"

"그냥 그가 원하는 대로 안기면 돼."

"아니 그러니까,"

이리아스는 그레이에게 손목을 잡혀버려 말을 잇지 못했다. 그레이는 손목을 잡아채면서 그대로 그녀를 껴안으려고 달려들었다.

"아, 잠시만"

다시 한번 몸을 피했지만 예린의 말 때문인지 적극적으로 피하는 것이 아닌 그저 본능적으로 몸을 슬쩍 뺀 것이었다.

"지금? 여기서?"

다급한 이리아스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그레이는 다시 이리아스를 뒤에서 껴안았다. 이제는 놓치지 않겠다는 듯 부둥켜 안고는 그레이는 왼손을 그녀의 허리에서부터 옷 속으로 밀어넣어 슬그머니 이리아스의 상의에 들어가 옆구리를 탐하기 시작하였다.
옆구리에서 젖가슴 아래를 손끝으로 만지작거리며 조금씩 올라갔다.
하지만, 손끝에서 느껴지는 촉촉한 부드러움에 오히려 욕망만 부축인 듯 오른손으로 이리아스의 상의의 목 부분을 움켜잡았다.

"끼아악,"

가슴팍이 시원해짐을 느낀 이리아스의 비명이 울렸다. 붉은 달빛 아래에 아담하면서도 풋풋한 복숭아 같은 가슴이 드러났다.

"으흑 그레이 딴 곳으로 가서.. 아,"

아직 전장의 긴장감이 남아있는 곳이기에 거기에다가 예린이 뻔히 쳐다보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 이리아스는 급히 두 손으로 드러난 가슴을 숨기려 두 팔로 팔짱을 끼듯이 감추었다.
하지만 이미 그녀의 촉촉한 가슴이 그레이의 한 손에 하나씩 잡혀 무정하게 주물럭거려졌다. 한 발 늦은 그녀의 두 팔은 그레이의 손길은 막지 못하고 주물럭거려지는 모습을 감출 뿐이었다.

그녀의 귀마저 붉게 변한 채 고개를 숙여 작은 소리로 웅얼거렸다.

"그레이 여기서 말고, 흐으..."

그녀의 애원은 무시된 채 이제는 그녀의 하체로 그레이의 손길이 향했다.

"거기 리자드맨, 멈춰"

이리아스가 목소리가 조금씩 흐느낌으로 변해가는 가운데에서도 차가움을 잊지 않은 예린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두 눈으로 그레이의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을까 살피면서 천천히 다가섰다.
리치가 사라지는 모습을 확인한 제프기간이 천천히 몸을 빼려고 하던 것을 예린이 붙잡은 것이었다.

"호오"

온몸에 상처를 입어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제프기간은 투기를 발산하는 예린을 보자 가슴속에서 한판 붙어보고 싶은 호승심이 싹터 올랐다.
하지만 길게 호흡을 내뱉고는 긴장감을 풀었다.
라플라스의 수작을 알기 전이라면 본능이 이끄는 호승심에 따라서 먼저 달려들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할 일이 생겨버렸다.

라플라스 일당들에게 갚아야 할 빚이 생겼다.
지금 상처 입은 상태에서는 눈앞의 묘인족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지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라플라스 일당들에게 빚을 갚지도 못하고 사라지는 것이 아쉬운 것이었다.

사실 예린도 여유가 없기는 마찬가지이었다. 어쩌면 묘인족의 경우도 이번 일처럼 라플라스에게 속아서 했을 가능성은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예린은 리자드맨들을 용서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레이의 안전이 더욱 신경이 쓰였다.
지금 그레이가 감당하려고 시도하는 마기는 결정을 흡수할 경우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강한 것이었다. 혹시라도 이리아스가 버티어 내지 못한다면 바로 자신이 나서서 정화를 도와주어야 할 상황이었다.
눈앞의 리자드맨은 상처가 심하기에 싸우면 분명히 이길 수 있겠지만 도망친다면 그레이의 곁을 떠날 수 없는 예린은 잡지 못할 것이다.

"데리고 온 묘인족은 어떻게 되었지?"

"라플라스가 인간들에게 넘겼다."

"어떤 인간?"

제프기간의 손이 기묘한 문양을 그렸다. 둥근 그릇 같은 "U"와 비슷한 모양이었다.

"그들의 옷에서 이런 형태의 문장을 보았다."

그것으로 대화는 끝났다.
제프기간은 편안한 표정으로 잠든 듯 누워 있는 이루이네를 힐끗 쳐다보고는 상처입은 몸을 이끌고 떠났다.


그레이는 아직도 발버둥치는 이리아스를 아예 땅을 내려보게 찍어 눕히고 뒤에서 목과 허리를 손으로 잡아 강하게 눌렀다. 그리고는 무릎으로 그녀의 허벅지를 찍어누르면서 다리를 벌려 그 위로 몸을 실었다.

"아흐흑, 안으로 들어왔어."

이리아스는 묵직하게 열고 들어오는 그레이을 느끼며 혼잣말을 내뱉고는 자신의 소리에 자신이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었다.
마음은 아직도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몸은 달랐다.
자신의 몸이 아닌 것만 같았다.
그가 자신의 것인 마냥 자신의 가슴을 주물럭거릴 때부터 아래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끓어오르기 시작하더니 그의 손이 아래를 건드렸을 때는 이미 그 열기가 진득한 애액으로 변하여 그녀의 중심을 열고 긁어내듯이 밀려들어 오는 그레이의 손가락을 흠뻑 젖게 만들었다.

"우으욱 흐윽"

거침이 없었다. 짐승처럼 광기를 띈 그레이가 자신의 욕망을 거침없이 뿜어내기 시작하였다.
아직 여리고 약한 이리아스의 속살이 짓이기진 듯이 그레이의 중심에 밀려 벌어지고 그레이가 허리를 끝까지 폭포처럼 박아넣을 때마다 이리아스의 양손과 두 발이 파들거리면서 흔들렸다.

"천천히 조금만 흐으아앙"

너무나 빠른 공격에 몸을 비틀면서 허리를 틀어보지만 오히려 그 틈을 노려서 더욱더 깊숙이 쑤시고 드는 그레이이었다.

"조금만 천천히 해주세요. 흐흐흑"

애원의 말을 연방 토하는 이리아스이었지만 이미 그녀의 얼굴에서 고통의 느낌은 없었다. 숨을 몰아쉬면서도 입구에서 몸속 가장 깊은 곳까지 그가 들어왔을 때는 오히려 몸을 이완해 그의 움직임을 음미하기 시작하였다.

이제는 반항하지 않음을 깨달은 그레이는 그녀의 허리를 잡은 채 공중으로 들어 올리며 일어섰다.
이리아스의 두 손이 땅을 떠났다. 그녀의 두 발도 공중으로 들렸다. 그리고는 순간적으로 공중에 떴다가 내려오는 이리아스을 그대로 그레이의 중심만으로 받아쳤다.

"아아아악"
"흐흑, 아프잖아요."

그레이는 선 채로 두 손으로 이리아스의 허리를 잡고 거칠게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마치 네 발 달린 짐승처럼 두 손 두 발로 땅을 짚고 엎드린 채 뒤로 그레이를 받아드리는 이리아스이었다.

"아이, 정말..."

이리아스와 그레이가 만들어내는 소리가 이제는 퍼퍽거리는 소리에서 질벅거리는 소리로 바뀌었다. 그 소리가 자신이 만들어낸 애액으로 인한 소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이리아스는 부끄러워지면서도 오히려 느낌이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아흐 아흐 아흑 이제 저는,"

"아흐흐"

이리아스의 내부가 경련을 일으키며 절정을 준비하는 것을 밀어넣은 자신의 중심으로 느낀 그레이는 더욱더 짧고 강한 움직임으로 변했다.

이리아스의 긴귀가 파르르 떨리더니 아래로 축 쳐졌다. 손발을 움츠리고는 온몸을 꼬아 둥글게 말더니 결국은 기지개를 켜는 것처럼 쭉 펴졌다.

"흐흐으 흑, 너무..."

이리아스의 경련을 즐기는 듯 두 눈을 감고 음미하는 그레이었다. 그 잠깐의 시간 동안 그레이의 움직임이 멈추었기에 이제서야 자신의 눈물을 훔치는 이리아스이었다.
이제는 되었겠지 싶어서 뒤로 돌아본 순간 그레이는 놓아주는 커녕 이리아스의 두 손을 잡더니 꽉 쥐고는 뒤로 잡아당겼다.
이리아스는 몸이 허리를 중심으로 "ㄱ"자 모양으로 꺾여 두 손마저 등 뒤로 잡힌 채로 또다시 고정되어버렸다.
다시 시작되는 그레이의 움직임을 몸으로 막아내어야만 하는 이리아스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자, 잠깐 아니 그만요."

이리아스의 애원은 계속될 수 없었다. 다만 짧고 달콤한 콧소리만을 계속 흘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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