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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49 436회 0건
* 본 소설은 SM, 수간, 윤간, 난교, 레즈, 남색, 근친, 기타등등을 포함하고 있으니 다 읽고나서 돌 던지지 않으실 분만 보시길 바랍니다 ^^;


흑욕의 왕국(4)


『대장님, 저택에 가시면 안됩니다! 친위대가 매복하고 있어요!』

카이나의 목소리는 애처롭다 못해 절규에 가깝다. 그녀가 날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은 안다. 내 말 한마디면 친위대를 배신하고 나에게 올거란 사실도 안다. 하지만 그래선 안된다는 사실도 안다.

『그러는 너 역시, 친위대가 아니더냐. 돌아가라. 그들과 함께 나에게 검을 겨눠라. 그게 내 마지막 명령이다.』

『고집불통같으니! 제발 말 좀 들어요! 벌써 다 끝났다고요!』

『내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들을 지켜줄 사람은 나 밖에 없어. 그것이 폐하께 검을 겨누는 일이 되더라도 난 갈 수 밖에 없다.』

제스로, 아니 그레이먼가의 수장 「파울로 그레이먼」은 슬픈 눈으로 자신의 전(前)부장 「카이나 로스웰드」를 바라보았다. 수 년간을 함께해 온 연인같으면서도 연인이 아닌 존재. 오직 파울로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온 동반자가 입술을 깨문채 그의 길을 막고있다. 항상 파울로의 등만 보고 걸었던 그녀가 오늘은 그와 마주보고 있다.

카이나의 어깨너머로 불타고 있는 저택이 보인다. 하늘하늘 내리는 눈꽃들 사이로 치솟는 불길은 한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한달음에 달려갈 수 있는 거리건만, 카이나의 애타는 목소리는 파울로의 발목을 잡아끌어 더 이상 나아갈 수 없게 만들어버린다.

카이나의 어깨가 부들부들 떨린다. 그녀의 불타는 듯한 붉은 곱슬 머리도 바람을 타고 흔들거린다. 이 길목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렸는지 그녀의 어깨와 머리에는 하얀 눈이 그득히 쌓여있다. 검손잡이를 잡은 손엔 망설임이 가득하다. 하지만 결국 그녀가 검을 뽑지 않을 거란 사실도 잘 알고 있다.

『도망쳐요. 제가 당신을 도울 수 있어요.』

『비켜다오.』

가지않으면 안된다. 그레이먼가의 마지막을 하나뿐인 눈에 똑똑히 새겨둬야한다.

『지금의 당신은 죽어요!』

『비켜다오.』

충의의 결과가 무엇인지를 가슴에 새겼을때 난 비로소 나의 왕에게 검을 겨눌 수 있을 것이다. 왕가의 개가 완전히 버림받았음을 확인해야한다. 그리고 그녀의 말대로 파울로 그레이먼은 오늘 죽을 것이다.

『아무리 광검이라도 한쪽 눈을 잃은 상태로는 신임대장을 이길 수 없다구요! 아니, 지금의 당신은 저조차 꺽지 못할 겁니다!』

『내게 검을 겨누려면 그렇게해라. 그게 아니라면 비켜다오.』

파울로는 천천히, 그리고 확고하게 걸음을 내딛었다. 그것이 그의 의지였고, 무인으로써의 긍지였다. 카이나가 움찔하며 검을 뽑으려는 시늉을 했지만 그것으로 파울로의 발목을 붙잡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어진 한마디는 파울로의 발목을 다시 잡아두기에 충분했다.

『저도 죽어요.』

『......』

『당신을 보고 기사의 길을 걸었습니다. 웃긴 일이지만 왕께 충성을 하기위해 친위대에 들어온 것도 아니에요. 그저 당신의 등을 바라보는게 좋았을 뿐이죠. 당신이 사지로 간다면, 맹목적인 추종자인 저 역시 당신의 뒤를 따를 수 밖에 없어요.』

『쓸데없는 짓 하지마라.』

그게 전부였다. 파울로는 굳어진 얼굴로 카이나의 곁을 지나쳐버렸다. 카이나는 고개를 떨군채 눈이 쌓여가는 흙바닥을 묵묵히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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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정도 산길을 걸은 두 사람은 이름모를 골짜기에 도착했다. 사실 산길이 아닌 수풀을 개척하면서 이동하는 수준이였기 때문에 발가벗은 쿠하르의 몸에는 나뭇가지가 긁고 지나간 찰과상이 셀 수 없이 많았다. 더군다나 동행자인 제스로는 매정하게도 쿠하르를 앞세워 걸었기 때문에 맨손으로 수풀을 헤집어야했던 쿠하르의 고역이 여간아니였다.

제스로의 입을 빌리자면 그건 일종의 벌이었다. 자신의 바지를 적셔 찝찝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치졸한 이유였다. 하지만 쿠하르는 이유 자체를 언급하기가 창피한지라 반론한번 펴지 못하고 묵묵히 앞장 서 걸을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이 도착한 골짜기에는 커다란 바위골 사이로 냇물이 흐르고 있었다. 워낙 깊은 산중이고, 사람의 손을 타지않은 곳이라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이었다. 개천의 가운데엔 꽤 넓은 깊은 웅덩이도 있었는데 그 곳의 바닥도 여지없이 투과되어보였다.

『쉬었다가지.』

제스로는 메고있던 배낭을 근처에 있던 각진 바위틈에 내려놓고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는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는 쿠하르의 시선을 전혀 있식하지 않는 듯 망설임이 없었다. 반면에 곁눈질로 옷을 벗는 제스로를 바라보는 쿠하르의 얼굴은 빨갛게 상기되었다.

『그렇게 티나게 훔쳐 볼 필요는 없는거 같은데?』

『후... 훔쳐보지 않았어요!』

제스로는 어느새 알몸이 되어 개천쪽으로 걸어들어갔다. 잘 다져진 근육질의 몸매였지만 그 위에 새겨진 수 십, 수 백개의 검상은 보는이가 눈살을 찌푸릴 지경으로 흉측했다. 피부를 갈기갈기 찢었다가 이어붙인 것 마냥, 멀쩡한 부분을 찾기가 더 힘들 지경이었다.

분명 소드마스터의 자리는 거저 얻은 것이 아닐 것이다. 수 많은 전투와 훈련의 흔적들이 그의 몸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는 것이다. 무인인 쿠하르의 눈에 그 상처들은 더 높은 경지에 오르기위한 훈장들로 비춰졌다. 상처 하나하나가 아름다워보였다. 그녀는 계속해서 넋이 나간 표정으로 제스로의 뒷태를 바라보았다.

『그만쳐다보고 좀 씻지. 너 냄새난다.』

마치 뒤통수에도 눈이 달린 사람마냥 제스로가 말했고, 쿠하르의 얼굴이 급격히 달아올랐다.

『어쩔 수 없었잖아요! 이게 다 당신때......』

쿠하르는 변명을 하려다가 말고 그냥 물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쓸데없이 전의 일을 끄집어냈다가 자신만 더 창피해질 것이란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제스로의 심기를 자극해 더더욱 변태적인 행위를 강요할 지도 몰랐다. 그 사실을 아는지 제스로도 살짝 뒤돌아보고는 피식 웃었다. 명백한 비웃음이었다.

제스로는 흐르는 냇물에 유리눈알을 씻어 자신의 오른쪽 눈구멍에 맞춰넣었다. 딸깍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회색의 눈동자없는 안구가 제자리를 잡았고, 그 위를 검은색 안대가 덮어주었다.

문득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오른쪽 눈에 붉은 곱슬 머리의 여성이 비춰지는 듯했다. 그녀는 울먹이는 어조로 소리치고 있었고 그 음성은 제스로의 머릿속에서 크게 울려퍼졌다.

- 아무리 광검이라도 한쪽 눈을 잃은 상태로는 신임대장을 이길 수 없다구요! 아니, 지금의 당신은 저조차 꺽지 못할 겁니다!

제스로는 쓸쓸하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이제 아무도 날 꺽지 못해, 카이나.』

『뭐라고 하셨죠?』

그 목소리를 들었는지 엉뚱하게 쿠하르가 되물었다. 제스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수심이 깊은 곳으로 걸어가 목 아래까지 몸을 담궜다.

『혼잣말이다. 신경쓰지마.』

『싱겁긴......』

쿠하르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계속해서 몸을 닦았다. 그런데 갑자기 온몸에 한기가 느껴지고,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그녀가 그 두려움의 근원지를 향해 시선을 옮겼을때, 곧바로 제스로의 무표정한 눈빛과 마주칠 수 있었다. 제스로는 눈도 깜빡거리지 않은 채로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건 말대꾸인가? 생각보다 팔팔하군. 보통 여자같으면 지금쯤 의기소침해서 질질짜고 있거나, 창피해서 혀 깨물고 뒈져버렸을텐데.』

그는 천천히 쿠하르를 향해 물길을 헤치며 말을 이었다.

『변태마냥 교성을 지르며 오줌을 지린게 얼마 안된거 같은데? 내가 뭔가 착각해서 기사가 아니라 창녀를 주워왔나? 아니면 네 기억력이 금수 수준밖에 안되서 무슨 짓을 당했는지 금새 다 잃어린건가? 어쩌면 넌 이도저도 아닌 그냥 변태일지도 모르겠군.』

비수를 꽂는 한마디한마디에 약간 풀려있었던 쿠하르의 마음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가까워지려고 약간 농섞인 대꾸를 했던건데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제스로에게 화까지 치밀었다. 이렇게 차갑게 반응할 필요까진 없는 것 같은데, 눈 앞의 사내는 일부러 자신과 거리를 두려고 하고있었다. 그 이유가 뭐든간에.

제스로는 어느새 쿠하르의 바로 앞까지 다가와 섰다. 전에는 쿠하르만 알몸이었지만 이번에는 양자가 모두 알몸이었다. 제스로의 양물에 눈이 간 쿠하르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맞먹으려고 하지마라. 난 네 주인이다.』

제스로는 자신이 쿠하르의 주인이라고 선언했다. 당장이라도 부정해야하지만 기가 눌려버린 쿠하르는 그러지 못했다. 평정을 잃은 채, 그저 겁에 질린 토끼마냥 포식자의 선처만을 바라고 있을뿐이었다.

제스로는 쿠하르의 머리채를 붙잡고 뒤로 확 젖혔다. 그리고는 그녀의 왼쪽 유방을 꽈악 움켜잡고 비틀었다.

『아앗! 아파!』

『네 심장도 내 것이고. 네 마음도 내 것이다.』

그의 말과 눈빛에는 거역할 수 없는 힘이 실려있었다. 그의 풍체에서 뻗어나오는 폭풍같은 기세는 쿠하르의 미세한 움직임마저 완전히 봉쇄했다. 맨몸으로 야수를 상대하는 것과 같은 위압감이 온몸이 전율하도록 만들었다.

그것은 공명이었다. 제스로는 검 없이도 얼마든지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경지에 있었던 것이다. 만약 그와 검을 겨루는 중이었다면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으리라.

제스로의 손이 그녀의 머리채를 놓고 대신 어깨를 짓눌렀다. 그녀의 무릅이 힘없이 꺽이고, 첨벙하는 소리와 함께 흐르는 냇물위에 무릅을 꿇었다. 바로 눈 앞에는 제스로의 커다란 성기가 위치했다. 민망해진 쿠하르는 고개를 확 돌려버렸다.

『핥아라.』

일순간 쿠하르를 옥죄던 모든 위압이 사라졌다. 쿠하르는 천천히 눈동자를 들어 제스로를 올려다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표정했지만 좀전의 무거웠던 기세는 완전히 자취를 감춰버린 뒤였다. 약간의 두려움은 아직 남아있었지만, 자신을 추스릴 정도의 여유는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더 쿠하르를 망설이게 했다.

『핥아.』

명령조의 말투지만 강제하지는 않는다. 얼마든지 거부할 수 있다라는 사실은 쿠하르는 물론, 제스로도 알고있다. 쿠하르가 이 굴욕적인 명령을 자의에 의해서 받아들인다면 그건 자신이 제스로의 노예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었다. 그래서 쿠하르는 망설였다.

『못하겠......』

『마지막이다, 핥아.』

쿠하르는 아예 눈을 감아버렸다. 그리고는 입술을 천천히 제스로의 남근에 가져갔다. 결국 그녀는 또 다시 굴복하는 것을 택했다.

천천히 입을 벌리고 작은 혀를 내민다. 예민한 혀 끝에 남자의 페니스가 닿는 꺼름칙한 느낌이 전해져온다. 그녀는 여전히 눈을 감은채로 이 끔찍한 순간이 어서 지나가기만을 기도하고 있다.

『어설프군. 입을 벌려.』

쿠하르가 주저하며 입을 벌리는 순간 제스로의 페니스가 그대로 그녀의 입속에 파고들었다. 너무나 찰라에 일어난 일이라 쿠하르는 당황하며 버둥거렸다.

『우웁!』

『정성껏 빨아라. 적어도 정액변기의 가치정도는 된다는 걸 증명해야지.』

『우구웁!』

제스로의 성기는 일반인과 비교해서 작은 편이 아니었다. 오히려 보기드물 정도로 큰 편에 속했다. 쿠하르같이 체구가 작은 여성의 입으로는 한 입에 다 담을 수 없는 크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제스로는 억지로 그녀의 입 속을 꽉 채워버렸다.

『우웁!!』

『소리만 지르지말고 혀를 움직여.』

쿠하르의 눈시울이 붉어지며 뺨에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귀두부분이 목젖을 찔러대는 바람에 저절로 흘러내리는 눈물이었다. 위에 음식물이 있었다면 아마 도로 게워냈을지도 모르지만 꼬박 하루를 굶은 그녀의 위장은 다행히 텅 비어있었다.

쿠하르는 여전히 눈을 감은채로 혀를 굴려 제스로의 자지를 핥아갔다. 창녀들이 이런 짓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자기자신이 이런 천박한 짓거리를 할거라곤 도저히 상상조차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창녀보다 더 비참한 꼴로 적이나 다름없는 사내의 자지를 빨아대고 있다.

『으구욱. 웁. 우웁.』

입 안에서 제스로의 자지가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당연히 페니스의 끝이 목구멍 끝에 맞닿았고 쿠하르는 괴로운 듯이 제스로를 밀쳐냈다. 하지만 이빨로 문다거나 하는 짓은 감히 시도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쿠하르가 밀쳐내든 말든 제스로는 자신의 물건이 어느정도 발기되었다고 생각하자, 그대로 허리를 앞뒤로 움직였다. 쿠하르도 어느새 눈을 뜨고 제스로를 애절한 눈빛으로 올려다보았다. 쿠하르 나름에는 최소한의 자비를 구하는 눈빛이었지만, 그것은 오히려 제스로의 성욕에 불을 지피는듯한 행동이였다.

『기사가 아니라 창녀를 직업으로 택했어도 성공했을 듯 하군. 좋은 눈빛이다.』

칭찬이면서도 비수나 다름없는 말을 꺼낸 제스로는 더 거칠게 피스통운동을 했다. 쿠하르가 몹시 괴로워하며 버둥거리렸지만 그건 그의 입장에서 고려될 사항이 아니었다.

「그만! 토할거 같아! 우웁!」

쿠하르의 눈에서 연신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젠 귀두가 기도까지 막을 기세로 들락날락 거리는 바람에 호흡까지 곤란한 지경이었다. 입속에서 느껴지는 끔찍한 촉감은 목구멍을 찌르는 통증에 묻혀 잊혀져버렸다.

페니스의 끝에선 비릿한 맛이 나는 액체가 계속 새어나왔는데 타액과 섞여 입 속 전체가 미끌거렸다. 결코 기분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쿠하르는 계속해서 이 상황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도했고, 마침내 그 순간에 도달했는지 입 안의 페니스가 기분나쁘게 떨리기 시작했다.

『이제 낼 것 같다...... 한방울도 흘리지말고 입에 머금고 있도록.』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진한 밤꽃향의 액체가 입안가득 뿜어져나왔다. 일부러 마시려하지않아도 많은 양의 액체가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버린 상태였다.

약간 기세를 잃은 페니스가 쿠하르의 입 속에서 빠져나왔고, 걸죽한 점성의 액체가 주욱 달려져 나왔다. 쿠하르는 입안에 하얀 정액을 머금은 채, 애달픈 눈으로 제스로를 올려다보았다. 어서 빨리 다음 처분이 내려지기만을 기다렸다. 처음에는 비위가 뒤틀릴정도로 기분나쁜 향과 맛이었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자 그것도 무감각해졌다.

『삼켜.』

그의 명령과 동시에 쿠하르는 입과 눈을 닫고 기분나쁜 액체를 꿀꺽하고 목구멍으로 넘겼다. 이내 속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키며 역류했지만 억지로 재차, 삼차 삼켰다.

제스로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조용히 말했다.

『잘 했어. 이제 씻어도 좋아.』

『흐윽......』

괜시리 또 다시 눈물이 흘렀다. 쿠하르는 손등으로 입을 닦고는 흐르는 냇물로 연신 입을 헹궜다. 그걸로도 부족한지 아예 입 속에 손을 넣어 혀를 닦았다. 입속에서 풍겨지는 괴상한 악취는 아무리 입을 헹궈도 사라지지 않을 것만 같았다.

더욱이 마음 한켠에 커다랗게 가로새겨진 굴욕이라는 이름의 상처는 절대로 지워지지 않을 것만 같았다. 쿠하르는 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한 채로 계속 흐느꼈다. 그러다가 문득 바위 틈 사이에 놓아진 제스로의 배낭과 검집이 시야에 들어왔다. 이번엔 확실하게 검이 들어있는 검집이었다.

『날 죽일 수 있다면......』

제스로가 다시금 깊은 웅덩이를 향해 물길을 헤쳐가면서 말했다. 쿠하르는 충혈된 눈으로 그의 등을 노려보았고 제스로는 계속 말을이었다.

『......얼마든지 환영이다. 다만 날 거역할 시도를 할때마다 넌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게될거야.』

『당신을 죽일겁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을까. 쿠하르는 약간의 울먹임이 섞여있지만 꽤 단호한 어조로 제스로에게 말했다. 그녀의 눈은 분노와 증오로 가득 차 있었다.

『지금 한번 해보겠나?』

뒤돌아본 제스로의 입꼬리가 씨익 웃고 있다. 쿠하르는 금방이라도 검을 집어 그에게 달려들 수 있었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눈 앞의 악마는 검을 들고도 이길 수 없는 상대였다. 함부러 덤벼들었다간 박살나는 건 자기 자신뿐.

『지금 당신을 거스르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목숨을 취할 기회가 온다면 전 망설이지 않을겁니다.』

『이제야 조금 기사다워보이는군. 그 전에 머리에 묻은 정액이나 닦지?』

끝까지 쿠하르를 조롱하는 제스로였다.


- 5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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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에 쓰다보니 예전같지 않네요.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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