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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1:12 576회 0건
혁은 순간 그동안 배운 온갖 가르침을 떠올리다가 황진이 사부에게서 배운 천상무(天上舞)를 떠올렸다.

"그래.......혹시 이거라면......."

다른 생각을 할 여지도 없이 혁은 천상무의 요결대로 공력을 돌리기 시작했다. 효과가 없으면 죽는다. 필사적으로 공력을 돌리고 돌리고 또 돌렸다!!

효과가 있다!! 서서히 자신의 몸속으로 빠져나가는 공력이 줄어들더니 1각이 지나자 마침내 멈추어버렸다.

"휴우~~~~ 살았다......"

혁은 죽다가 살아난 심정으로 기절한 여인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빼앗긴 공력을 회수할 때다. 천상무의 요결대로 여인의 자궁에 빼앗긴 공력을 서서히 흡수하기 시작했다. 서서히 공력을 돌리면서 혁은 여인의 몸과 하나가 되어 맹렬히 진퇴운동을 하다가 마침내 화려한 분출을 토해내었다.

"헉~~~~헉~~~~!!"

혁은 여인과의 교접이 죽음에서 살아돌아온 문턱처럼 느껴졌다.

"이 여자 뭐야? 대마두잖아!! 죽을뻔 했잖아!! 죽여버려야겠다!!"

여인의 몸도 점차 정상으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
혁은 분노가 치밀어서 오른손에 공력을 모아서 여인의 머리를 박살내려고 쓰러진 여인에게로 다가갔다.
오른손을 번쩍 들고 여인의 머리를 박살내려고 한 순간!!

기절한 여인의 눈가로 한줄기 눈물이 주르르 흐르기 시작했다.

"미안해...... 이게 내 운명인걸........"

혁은 여인이 깨어났는지 맥을 짚어서 살펴보았으나 아직 깨어나기 전인 것을 알고는 공력을 거두고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음....... 무슨 사연이 있는 듯하니 깨어나서 물어보아도 늦지 않겠구나....."

여인이 깨어날 때까지 혁은 눈을 감고 앉아서 운기를 하기 시작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혁이 감았던 눈을 번쩍! 떴다.

"흐..... 이럴수가..... 전보다 공력이 증가했잖아~~~ "

혁은 새삼 신기해하면서 주위를 둘러서 여인을 찾아보았다.

....

기절했던 여인은 깨어났다. 그녀의 눈가에는 한줄기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후우..... 또 한 생명을 죽였구나..... 언제나 이 모진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는지......"

여인은 누워있다가 시체가 되어있을 이름모를 남자를 묻어주려고 부스스 일어났다.

"시체라도 묻어줘야지.... 어라? 시체가?? 엥?"

여인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혁의 시체를 찾았으나 혁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다. 그대신 동굴의 입구에서 막 운기를 끝낸 혁과 두 눈이 마추쳤다.

"으악!! 아........아직..... 살아있었네? 어머머....."

여인은 혁을 보고 살아있는 시체를 보는 듯 크게 놀라워했다.

뭐야..... 이거...... 저하고 합궁한번 했다가 죽을뻔 했는데 고작 깨어나서 한다는 말이 살아있었네? 으이구..... 이걸 콱!!

혁은 순간 열이 콱 올라서 여인을 죽여버리려고 하다가 꾹 참고 여인에게 물어보았다.

"당신은 누구시오? 누구시길래 처음보는 나를 죽이려 한것이오?"
"...................."

여인은 혁의 물음에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군다.

"대답하시오!! 대답여하에 따라서는 당신을 죽일수도 있소!!"

여인은 분노한 혁의 앞으로 다가가서 무릎을 꿇고서는 엎드려서 조용히 말하기 시작했다.

"죽이세요! 어차피 저주받은 인생인데...... 살아가는 것이 죽는것보다 힘들어요! 날 제발 죽여줘요!!

엥? 혁은 여인의 반응이 전혀 뜻밖의 반응이자 당황해서 일시에 분노한 감정이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

"말하시오!! 난 당신 때문에 죽을뻔 했소!! 내가 죽을뻔한 이유를 들을만한 권리는 있는 것 같소만...."
"흑.........."

여인은 혁의 다그침에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며 무너졌다. 이.....이런.... 울지말란 말야...... 난 여자 눈물은 질색이야....... 혁은 갑작스러운 여인의 눈물에 당황하여 여인을 끌어안으며 벌거벗은 등을 쓸어주기 시작했다.
여인은 울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

여인은 초원의 부유한 가정의 외동딸로 태어났다. 태어나면서 대지의 축복을 받은 딸이라며 여인의 아버지는 마을의 사람들을 모아서 3일낮 3일밤을 잔치를 베풀었다.
그가 50이 넘어 얻은 외동딸이라 아버지는 끔찍하게도 딸을 아꼈다.

여인은 자라면서 아버지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씩씩하면서도 지혜로운 초원의 딸로 자라나기 시작했다.
특히 여인의 미모는 초원에 널리 퍼져서 이웃마을에서도 여인의 구혼이 쇄도하였다.

성관계가 자유로운 초원의 풍습상 여인은 마음에 드는 남자들과 마음껏 관계를 하면서 지내게 되었다. 그런데 여인이 15세를 넘어서면서부터 여인의 마을에는 서서히 변고가 생기기 시작했다.

마을의 청년들이 하나둘씩 죽어가는 것이었다. 분노한 마을 사람들은 원인을 찾기 시작했고 결국 여인과 관계했던 남자들이 모두 죽었음을 밝혀냈다. 분노한 마을 사람들은 여인의 집으로 몰려가서 여인을 끌어내어 죽일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여인의 아버지는 단호하게 거절하고 급히 여인을 이웃마을 족장의 아들과 결혼시켜버렸다.

그리고 여인의 첫날밤.... 이웃 마을의 족장 큰아들도 죽어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분노한 이웃마을은 여인을 죽일 것을 요구하였고 거절한다면 마을간의 전쟁이 발생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여인의 마을 사람들도 여인을 죽일 것을 요구하였다.

고민하던 여인의 아버지는 여인에게 대지의 딸의 상징인 커다란 늑대와 약간의 금화를 주며 여인을 몰래 마을에서 내보냈다.

자신의 저주스러운 체질에 절망한 여인은 초원을 떠돌다가 자살하려고 벌거벗고 사막으로 걸어들어갔다. 그러나 곧 여인은 사막을 횡단하던 상인의 무리에 발견되어 다시 우두머리의 아내가 되었다. 그러나 우두머리도 첫날밤 여인과 지내고는 곧 죽어버렸다.

그런데 문제는 죽은 우두머리가 당의 태사(太師)의 친조카였다.

분노한 태사는 추격대를 풀어서 여인을 추살하려 하였다. 여인은 살아남기 위해서 사막으로 도망쳤고 거기서 기연(奇緣)을 얻어서 한가지 도법을 익히게 되었다.

그때부터 여인은 자신을 이렇게 만든 세상을 저주하며 자신을 뒤쫓던 당의 추격대를 사막으로 유인하여 몰살시켜버렸다. 특히 남자들은 모두 교접을 하여 정기를 말려 죽여버렸던 것이다.

..............

"이 죄많은 년의 이야기입니다. 저도 이제 살기에 힘들답니다. 부디 저를 죽여주세요!!"

여인의 커다란 눈망울에서 쉬엄없이 눈물이 흐르며 말한다. 혁은 여인의 말을 듣고 가슴이 아파왔다. 여인이 이렇게 된 건 자신의 잘못이 아니지 않은가!!
한참을 고민하던 혁은 일단 여인의 체질을 진맥하기 시작했다.

한참 여인의 맥을 짚던 혁의 눈이 놀라움으로 찢어질 듯이 커졌다.

"아니!!!! 이것은!!!"
"????"

눈물을 떨구던 여인은 촉촉한 눈매를 들어 혁을 바라보았다.

"허~~~~ 말로만 듣던 체질을 여기서 보게 될 줄이야.......... 쩝.... 내가 당한것도 무리는 아니었군.....허허......"

혁은 허탈감에 헛웃음만 내쉬었다.
여인은 궁금함을 이기지 못해 혁에게 물어댔다.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놀라워하십니까?"

혁은 잠시 주저하다가 여인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당신의 체질은 구천음맥(九天陰脈)이라는 것이오. 300년에 한번 태어날까말까 하는 희귀한 체질인데 허허.....이것 참....."
".................................."

여인은 말없이 눈빛으로 혁에게 계속 이야기할 것을 재촉하였다.

"험험......잘 들으시오. 당신의 체질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오. 구천음맥은 상대방과 잠자리를 같이하게되면 상대방의 공력을 올려주는 공능을 가진 체질이라오. 무림인(武林人)이라면 아내로 맞기를 꿈에도 그리게 되는 체질이오. 단! 상대방의 공력이 2갑자(120년)이상 되지 못하는 자는 여인에게 양기를 고갈당하게 되어 사망하게 되오."

여인은 혁의 설명을 듣고 희망에 차서 얼굴이 환해졌다가 곧 다시 시무룩한 표정이 된다.

"2갑자나 되는 공력을 찾기가 쉬운일이겠습니까.... 특히 초원에서는 공력을 가진 사람을 찾기가 아예 불가능한데...."

여인은 초원으로 되돌아 갈 수 없다는 생각에 절망하였다.

"험험.... 찾다보면 많을것이오. 세상에 기인이사(奇人異師)는 널렸으니까....."

여인은 절망하다가 문득 생각이 난 듯 혁을 쳐다보았다.

"참!! 어떻게 당신은 살아남게? 나와 관계를 하고 살아남은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에요!"
"험험.... 그거야 뭐...... 내가 가진 공력이 약간 있어서.....험험...."

여인은 눈빛을 묘하게 빛내고는 혁에게 다가와서 큰절을 올리기 시작했다.

"소녀 보탑실리 서방님께 큰절 올립니다!"
"헉!! 머.....머시라!! 서방님?????"

혁은 갑자기 여인의 돌연한 행동에 당황하였다.
여인은 혁에게 큰절을 올리고는 공손하게 무릎을 꿇고 앉아서 혁에게 말을 이어나갔다.

"저와 관계하고도 죽지 않는 남자는 서방님이 처음이십니다. 또한 이 넓은 천지에 저를 요녀(妖女) 취급하지 않으신 분도 서방님이 처음이십니다. 소녀를 거절하신다면 소녀가 더러운 여인이라 여기셔서 그러신줄 알겠사옵니다."
"저.....저기.....그런건 아니오!!! 당신은 아름답소!!"

혁은 당황하여 필사적으로 부정하였다.
보탑실리는 살짝 미소를 짓고는 당차게 계속 말을 이어갔다.

"저를 더럽다 여기지 않으신다면 소녀를 받아주시와요"
"저.....우리는 안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너무 성급한 것 아니오?"

보탑실리는 눈빛을 독하고 하고는 혁에게 당차게 말을 하였다.

"만약! 서방님께서 소녀를 거부하신다면 저는 이대로 뛰쳐나가서 세상남자들과 닥치는 대로 관계를 하겠어요!! 만나는 남자들마다 모두다 족족 다 죽여버리죠!! "
"그건 안되!!!!"

그러나 보탑실리는 혁에게 큰절을 올리고는 떠나려하였다.

"서방님 짧은 인연이었지만 소녀는 행복했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대랑!! 이리와!!"

그녀는 대랑을 타고서는 동굴을 떠나려하였다. 혁은 다급한 마음에 버럭 소리를 질렀다.

"잠깐!!! 멈춰!!"
"........."

혁은 여인을 불러세우고는 잠시 갈등하였다. 그러다가 천천히 무거운 입술을 떼어 말했다.

"나는 이미 부인이 있는 몸이오..... 그것도 2명씩이나.... 아니 3명이 될지도 모르겠소.... 당신이 나에게 온다면 4번째 부인이 될 것이오. 그래도 괜찮겠소?"

보탑실리는 눈가에 눈물을 가득 머금고는 혁의 품안으로 뛰어들어왔다.

"흑흑흑...... 서방님.........고마와요...... 이렇게 더러운 소녀를 받아주셔서......"

혁은 말없이 보탑실리의 등을 쓸어주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경숙이...... 서노..... 미안하오..... 하지만 이 여인의 운명이 너무 불쌍하구려......"

동굴속에서 보탑실리는 혁을 꽉 끌어안은채 부둥켜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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