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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마녀의 전설 - 외전 - - 1부1장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23:54 249회 0건
창작

다섯 마녀의 전설(The Legend of Five Witches) 외전 1부 1장


『 - 지난 줄거리 -

아득히 먼 어느 곳에서.....
악덕 영주에게 가족들을 잃은 어느 다크 매기아러(흑마법사)가 세상의 멸망을 위한 의식을 거행했다.
그것은 666명의 순결한 처녀의 목숨을 악과 파괴의 신 다곤에게 제물로 바침으로써, 그 1,000배에 해당하는 마나(에너지)를 부여받은 징벌자를 소환하기 위한 것이었다.
다크 매기아러를 퇴치하기 위해 쳐들어왔던 아미트(기사) 레이몬과 그 일행들은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되어,
여신관 세피아가 사랑과 생명의 여신 귀니아에게 세상의 구원을 빌었으나 소환 자체는 이루어지고 말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한편, 집단 성폭력에 대한 악몽같은 기억들을 뒤로 하고.....
초등학교 교사인 신미영은 휴일을 맞아, 동생인 대학생 주영, 친구이자 레즈비언 애인인 합기도 및 에어로빅 강사 이수진, 주영의 레즈비언 애인인 회사원(비서) "아가씨" 김지선과 함께 놀이공원에 놀러가게 되었다.
미영 일행은 집단 성폭력에 같이 말려든 적이 있었던 서울지검 여검사 서재연, 회사원(비서) "젖소" 박은주와 공원 안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어, 공교롭게도 나무 보트 모양의 놀이기구에 여섯 명이 같이 타게 되었다.

갑자기 사방이 깜깜해지면서, 정신을 잃었던 미영 일행은 보트와 함께 낯선 숲속에 떨어져 있는 자신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게다가, 여검사 재연을 제외하고는, 미영은 금색, 주영은 붉은 색, 수진은 갈색, 지선은 은색, 은주는 연녹색의 눈동자와 머리카락을 갖게 되고 피부색도 서양인같은 느낌으로 바뀌어 외모까지 완전히 변해 있었다.
숲속을 헤매다 발견한 마을 샹리아에서는 서양인같은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 낯선 언어를 사용하며 수백 년전 수준의 생활을 하고 있어, 미영 일행을 더욱 당황케 했다.

큰 도시에 가서 메로빙을 사용하면 멀리 떨어진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미영 일행은..... 메로빙이 전화를 말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큰 도시 랑구르시아시를 향해 먼 길을 떠났다.

그러나, 위스토아라고 불리는 이 세계는 마차로 몇달이나 가도 끝이 나오지 않을 만큼 거대할 뿐 아니라.....
상상도 못한 온갖 종류의 괴물들과 다양한 종족들이 인간들과 공존하고, 마법이 난무하는 그런 세계였다.

게다가, 500여 년전 "사악한 질서"를 유지했던 마법사들의 고대 왕국들이 내전으로 멸망해 버린 후,
강력한 마법의 힘 상당수를 잃어버리고 만 인간들은 괴물들, 산적들, 끊임없는 전쟁과 분쟁, 폭압적인 영주 등에 의해 하루하루 목숨을 위협받는 불안하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미영 일행도 점차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각자의 신비로운 능력들을 발견하게 되어,
특이하게도 능력을 발휘하는 동안에는 붉은 색으로 눈동자 색깔이 바뀌는 현상과 함께,

신미영(이 세계에서 사용하는 이름 : 미리어 시엔)은 정의와 수호의 신 마르의 가호를 받는 셍뜨 아미트레(여 성기사).....
주영(쥬리아 시엔)은 30센치 길이로 늘어나 뭐든지 자를 수 있는 손톱과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를 가진 변신술사.....
이수진(수잔 리이)은 수십 명에 해당하는 힘을 가진 전사.....
"아가씨" 김지선(쟈넷 귀니비아)은 사랑과 생명의 여신 귀니아의 가호를 받아 치유의 권능을 발휘하는 셍뜨레(성녀).....
"젖소" 박은주(플로라 바카스)는 바람의 정령들을 부리는 정령술사이자 매기아러(마법사).....
로서의 능력들을 발휘하게 되었다.

그러나 가장 놀라운 능력을 갖게 된 것은 여검사 서재연(클로디아 써어)으로.....
길게 늘어나는 손톱과 속도, 힘, 마법까지 다섯 명의 능력들을 거의 전부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마나, 도미니오, 크라프 등 종족별로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는 생체 에너지의 양이, 거의 나머지 다섯 명을 합친 것만큼 강했다.
게다가 한 번 본 능력은 거의 전부, 그 이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재연을 보고, 미영은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석달에 걸쳐 7개의 크고 작은 마을들을 거치며 몇 차례 죽을 뻔한 위기들을 넘기고.....
"젖소" 은주의 레즈비언 애인이 된 클로아와 여검사 재연의 노예가 된 엘루시족 소니야가 일행에 합류하는 등.....
고생스런 모험끝에 미영 일행은 마침내 큰 도시라는 랑구르시아시에 도착하지만,
역시나 메로빙은 전화기가 아니라 마법의 일종이었을 뿐 아니라,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갈 방법이 전혀 없다는 절망적인 사실만 알게 되었다.

여검사 재연은 초월적인 힘으로 이 세계 위스토아를 정복할 것을 일행들에게 제안하지만, 모두들 거부하자 엘루시족 노예 소니야만을 데리고 떠나버리고 말았다.

남은 미영 일행은 랑구스시아시를 240여 년이나 괴롭혀 온, 몸길이 수십 미터의 거대한 괴물 랑구르스에게 도전하여, 죽을 위기를 넘기며 고전하지만 결국 랑구르스의 퇴치에 성공하게 되었다.

한편, 엘루시족 노예 소니야와 함께 일행을 떠난 여검사 재연은.....
우연히 마주친 - 미노타루스(황소 머리에 인간의 몸을 한 괴물)와 인간 사이의 혼혈로 머리에 황소뿔이 달린 거인 - 알렉스를 대장군이자 길잡이로 삼아,
에콜레 데 다크 매기아(흑마법 학교)에 모여 있던 수백 명의 다크 매기아러(흑마법사)들을 압도적인 능력으로 복종시키고,
최강의 다크 매기아러로 알려진 퀴인 데 글레이셔(얼음의 여왕) 멜리사를 단독으로 굴복시켜 그녀의 왕국을 접수하는데 성공했다.

멜리사의 왕국을 기반으로 하여.....
어느 곳이든 이동할 수 있는 다크 매기아러들의 마법진을 이용해,
황소뿔의 거인 알렉스와 퀴인 데 글레이셔(얼음의 여왕) 멜리사 외에도,
밤비르(흡혈귀) 백작 카를로스, 숲과 동물의 여신 다레니아의 베니아르(셍뜨 아미트 : 성기사) 엘루시족 에드리안, 귀니아 여신을 섬기다 변절한 다곤 신의 신관 안젤라 등 위스토아 전역에서 가장 강한 자들을 끌어 들이고,
인간들에 원한을 가진 여러 종족들과 망자(죽은 자)들까지 섞인 5만여 병력을 모으는데 성공한 재연은.....

마침내 퀴인 데 다르키아(어둠의 여왕)로서 다르키아 왕국의 성립을 선언하고 세계 정복의 첫발을 내딛기에 이르렀다. 』


『 - 사족 -

주영 : "흐음..... 겨우 10부밖에 안되는 야설에 지난 줄거리라니.....
게다가 인기있는 장편 소설에서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외전이 붙는 경우는 종종 봤지만,
조회수, 추천수 모두 매번 꼴등만 하는 비인기 3류 환타지 야설에 외전이 붙는 건 처음 봐요!"

야설가 : "문득 지난 줄거리를 정리해볼까 해서..... (앞으로는 매번 붙이면 어떨까 싶은 생각도 있는데.....^^;)
그리고, 새로이 재연의 부하가 된 다섯 명의 강자들은..... 단순히 세계 정복이라는 말에 홀린 정신나간
자들이 아니야.
그들은 우연히 재연과 만나게 되었지만 - 시간 문제였을 뿐 -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재연에게 합류하게
될 자들이었어.
왜 그들이 재연의 세계 정복에 동참하게 될 수 밖에 없었는지,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이 이야기의 흐름상
필요해."

주영 : "하지만..... 보는 사람도 별로 없는 야설에 그런 설명이 왜 필요해요?"

야설가 : ㅜ_ㅜ 』


본 야설은 강간, 윤간, 성고문 수준의 SM 등 비윤리적이고 중범죄에 해당하며 잔인하고 하드코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취향의 글을 좋아하시지 않는 분은 읽으시지 말 것을 미리 권고 드립니다.





- 외전 1부 - 잊혀진 전설들 (하프 미노타루스(미노타루스 혼혈) 알렉스 카플란편 : 백만 병력의 대장군) - 1장 -


"털퍼덕!"

하얗게 회칠이 된 담을 검은 그림자가 가볍게 넘어섰다.
담이라고 둘러 놓은 시늉만 한, 허리 높이로 야트막한 높이의, 사원의 담이었다.

한밤중에 담을 넘어 나오는 것이, 훔칠 것도 별로 없을 사원을 턴 도둑이 아닌가 싶은 모습이었지만.....
어스츠름한 달빛 속에 드러난 그림자의 손에는 아무 것도 들려 있지 않았다.

"휴우..... 겨우 빠져 나왔네!
마가렛 걔는 오늘따라 왜 이리 잠을 빨리 안 자고 뒤척이는 거야!"

투덜거리는 목소리는 뜻밖에도 은 여자의 것이었다.
기지개를 펴듯 몸을 일으키자, 적어도 3헥사 7토르(약 185센치)는 될 듯한, 여자치고는 상당히 큰 키가 드러났다.
(1헥사 = 약 50센치, 1토르 = 약 5센치)

"쓰윽!"

머리 뒤에 달려 있던 후드를 뒤로 젖혀서 벗었다.
긴 갈색 머리에 갈색 눈동자, 오똑한 코..... 꽤 예쁘장한 처녀였다.
이제 갓 스무살이나 되었을까 싶어 보이는 처녀의 얼굴은 어딘지 고집스럽고 장난꾸러기처럼 보이는 면이 있었다.
여자로서는 지나치게 큰 키 때문에 "말만한 처녀"라는 말이 글자 그대로 어울릴 듯한 모습이었다.

아무 장식이 없고 뒤에는 후드가 달린 회색의 수수한 긴 여신관복을 입고 있는 것이 사원의 여신관들중 하나인 것이 틀림없었다.
크고 늘씬한 젊은 여신관의 몸의 부드러운 곡선이 헐렁한 여신관복을 통해서도 두드러지는, 매우 육감적이고 글래머스런 몸매의 처녀였다.

"라라라라라라....."

가볍게 콧노래까지 부르며, 어린 처녀 - 여신관 발레리 위버는 어두운 숲속으로 걸음을 옮겼다.
반달 빛만이 어슴츠레하게 사방을 밝히고 있는 숲속..... 남자라도 혼자서 들어가기에는 무서울 듯 했으나, 발레리의 장난스런 갈색 눈동자에는 아무런 불안감도 엿보이지 않았다.

발레리가 여신관복에 차고 있는 갈색 가죽 허리띠에는 길이 1헥사 4토르(약 70센치) 정도 되어 보이는 중간 길이의 검이 검집에 든 채로 매달려 있었다.

여신관과 검..... 일반적으로는 그다지 어울리는 이미지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회색의 여신관복의 의미를 알고 있다면 그렇게 이상할 것도 없으리라.

이 세계 위스토아에서, 각각의 신들은 그들이 선호하는 색깔들을 통해 상징되기도 했다.
물론 신들에게 무슨 색을 가장 좋아하냐고 물어본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각각의 신들이 내려주는 권능이 발휘될 때 나타나는 셍뜨 바인(신성한 빛)의 색깔이 신들에 따라 두드러지게 달랐던 것이다.

사랑과 생명의 여신인 귀니아를 상징하는 색은 부드러운 녹색.....
정의와 수호의 신 마르를 상징하는 색은 날카로운 느낌의 파란색.....
마법과 정령의 신 샤이안을 상징하는 색은 보라색.....
숲과 동물의 여신 다레니아를 상징하는 색은 진한 녹색.....
악과 파괴의 신 다곤을 상징하는 색은 새빨간 색.....

그리고, 회색은..... 전쟁과 용기의 신 크로안을 상징하는 색이었다.


고대 왕국들의 "사악한 질서"가 무너져 버린 이래 벌써 500여 년째 전란과 혼란에 휩싸여 있는 위스토아에서는 매년 수많은 고아들이 각지에서 발생했다.
그들 대부분은 버려진 짐승들처럼 불쌍하게 죽어갔지만, 간혹 아주 운이 좋은 경우에는 신을 섬기는 사제들에 의해 구해져서 사원에서 길러지기도 했다.
발레리 위버는 그런 고아들중 하나였다.

전쟁과 용기의 신 크로안을 섬기는 사원에서 키워진 발레리는 글을 읽고 쓰는 교양은 물론, 검과 도끼 등 다양한 무기들을 사용하는 법도 배울 수 있었다.
강한 육체와 강한 의지를 갖기 위한 수련과 성장 - 그것이 크로안을 기쁘게 하는 길이라고 믿어진 덕분이었다.

왠만한 남자들 보다도 훨씬 큰 키에 완력에도 자신이 있는 이 말괄량이 처녀는 사실 교양보다는 무술쪽에 훨씬 소질이 있어서..... 검 한 자루만 허리에 차고 있으면 아무 것도 무서울 것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모두가 잠든 한밤중에 몰래 사원을 빠져나온 목적은 달밤의 체조나 무술 수련을 위한 것은 사실 아니었다.

숲속의 작은 오솔길을 10여 분 정도 걸었을까, 작은 연못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러 개의 샘물들이 흘러 들어와 모였다가 다시 빠져 나가는 작은 연못의 주위에는..... 앉기에 편해 보이는 넓은 바위들과 무릎 높이의 야트막한 덤불들이 일부러 만들어 놓은 것처럼 자리잡고 있었다.

"아아..... 자! 그럼 시작해 볼까!
나오세요, 나의 왕자님!"

장난스런 목소리와 함께 바위들중 하나에 걸터앉은 발레리가 품속을 뒤지더니 뭔가를 꺼내 들었다.
작은 어린애 손목만한 굵기에 팔뚝만한 길이의 꽤 큰 오이였다.

주위를 힐끔 둘러 본 발레리의 볼이 약간 붉어졌다.
그러나, 이런 으슥한 달밤에 숲속에 들어올 사람이 있을 리 없었다.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발레리가 천천히 회색의 여신관복을 벗고, 가슴을 두른 가리개와 짧은 속옷 바지를 벗어서 깨끗한 바위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 놓았다.
어깨를 지나는 탐스러운 긴 갈색 머리, 큰 키에 어울릴 정도로 크고 풍만한 가슴, 잘록한 허리, 상당히 크고 풍만한 엉덩이, 단단하면서도 늘씬한 긴 팔과 다리.....
이제 21살이 되는 여신관 발레리의 알몸은 꽤나 아름답고 섹시했다.

다시, 약간 불안스럽게 주위를 둘러 본 발레리가 옷들을 올려 놓은 옆의 다른 넓적한 바위 위에 다리를 활짝 벌린 자세로 주저 앉았다.
왼손에 든 오이를 입에 물고 남자의 그것을 빠는 것처럼 깊숙이 입속에 넣고 빨면서 오른손으로는 천천히 자신의 풍만한 젖가슴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으음..... 으으음..... 하아아아....."

눈을 감은 채, 늘씬한 알몸을 비틀며 교성을 지르는 처녀의 풍만한 젖가슴에 달린 부드러운 분홍빛 젖꼭지들이 눈에 띄게 뾰족하게 서기 시작했다.
천천히 가슴에서 배를 쓰다듬으며 내려간 오른손이 스스로 활짝 벌리고 앉은 처녀의 다리 사이로 향했다.

"하아..... 하아아아..... 하아... 하아... 하아....."

성기 위쪽에 묻혀 있는 작은 셍스피르(크리토리스) 위를, 오른손 손가락들로 작은 원을 그리듯 애무하면서 알몸의 처녀 발레리는 달아오르는 듯한 신음소리를 냈다.
입으로 빨던 오이는 어느새 바위 위에 내려놓고 왼손으로는 자신의 젖가슴을, 오른손으로는 성기를 애무하고 있었다.

발레리의 오른손의 긴 손가락들이 좀더 아래쪽을 향하는가 싶더니 이미 촉촉해진 구멍 속으로 가운데 손가락이 들어갔다.
엄지로는 계속 셍스피르를 빠르게 애무하면서 가운데 손가락으로 빠르게 구멍을 쑤셔대기 시작했다.
이어 오른손 검지손가락까지 구멍 속에 넣자 구멍이 좀더 벌어지면서 촉촉한 애액이 성기를 타고 흘러 내리기 시작했다.
키도 크고 엉덩이도 컸지만 다리를 활짝 벌려 드러난 여신관 발레리는 성기도 전체적으로 상당히 커보였다.

성기 구멍을 쑤시는 오른손 손가락들의 갯수가 어느새 3개로 늘어났다.

"하아... 아아... 하아... 하아아....."

알몸을 뒤틀던 발레리가 오른손 손가락들을 구멍에서 빼더니 바위 위에 내려놓았던 굵은 오이를 집어들고 조심스럽게 성기 구멍에 밀어넣기 시작했다.

"아음..... 아아아아..... 너무 좋아! 왕자님! 으음..... 나의 왕자님! 아아아아아아....."

"질컥... 질컥... 질컥..."

음란한 소리와 함께 애액이 사방으로 튀었다.
성기만 클 뿐 아니라 애액도 상당히 많이 나오는 편인 처녀였다.

어린애 손목만한 굵기의 굵은 오이가 어느새 성기 구멍 깊숙히 파고 들어가 들락날락거리고 있었다.

"아아... 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절정에 달한 처녀의 신음소리가 어두운 숲속 연못가에 울려 퍼졌다.


알몸을 물고기처럼 비틀며 눈을 감고 신음하던 여신관 발레리가 몽롱하게 풀린 갈색의 눈동자를 다시 뜨자 전혀 뜻밖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껏 봤던 어떤 남자의 다리보다도 굵은 두 개의 다리..... 그 다리들은 짧은 갈색의 털들로 덮여 있었다.
그 위쪽에서는 치마처럼 겨우 가린 시늉만 한, 지푸라기 엮은 것들을 뚫고, 엄청나게 굵은 남자의 대물이 빠져 나와 꼿꼿하게 흥분해서 선 채로 위용을 과시하고 있었다.
다시 그 위에는, 역시 짧은 갈색 털들로 덮힌 거인처럼 거대한 몸통과 가슴, 그리고..... 황소의 머리가 있었다.
미노타루스였다.

인간과 짐승들을 잡아 먹고 사는, 위스토아 전체에서도 가장 힘이 세고 흉폭한 괴물들중 하나로 알려진..... 황소 머리에 인간의 몸을 한 거대한 괴물..... 미노타루스!
그 일어선 키는 적어도 4헥사 7토르(약 2미터 35센치)는 되어 보였다.


"아!"

경악으로 발레리의 갈색 눈동자가 커졌다.

"미노타루스다!
이렇게 코앞까지 다가오도록 몰랐다니.....
잡아 먹힌다!"

조금 떨어진 바위 위에 벗어놓은 여신관복, 속옷들과 함께 1헥사 4토르(약 70센치) 길이의 검이 칼집째로 놓여 있었으나 이미 검을 뽑아서 싸우기에는 늦어버린 상태였다.
미노타루스는 중무장을 한 최상급의 아미트(기사)라도 일대일로 싸우기에는 버거운, 위스토아 전체에서 가장 강한 괴물들중 하나였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발레리는 알몸으로 넓은 바위 위에 다리를 활짝 벌리고 주저 앉은 채로 지금 한창 자위로 절정에 달해 있는 상태였다.

"하아... 아아... 으으으으음....."

미노타루스를 앞에 세워놓고 자위라.....
미친 짓이었지만, 알몸의 처녀 발레리는 오른손에 든 굵은 오이로 스스로 성기를 계속 쑤시며 절정의 흥분으로 신음했다.

"알몸으로 자위를 하다 미노타루스에게 잡아먹힌 처녀 여신관이라..... 죄송해요, 대신관님!"

다른 고아들과 함께 자신을 헌신적으로 키워준 늙은 대신관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발레리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러나, 잔인하고 흉폭한 식인 괴물로 알려진 눈앞의 미노타루스는 발레리를 내려다보고 있을 뿐 덤벼들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인.. 간! 나하..고 할까? 무무무!"


"어! 말을 한다!"

미노타루스는 인간의 말을 할 줄 안다고 듣긴 했으나 황소 머리의 입에서 인간의 말이 나오는 것을 직접 보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하자고? 성교 말이야?"

여전히 오른손에 든 굵은 오이를 앞뒤로 움직이며 발레리는 놀라움으로 입을 크게 벌렸다.

"생긴 것 같지 않게 꽤나 신사적인 미노타루스네!
혼자 숲속에서 알몸으로 자위하고 있는 처녀를 봤으면 아마 왠만한 인간 남자라도 십중팔구 강간하려고 덤벼들었을텐데....."


그러나, 눈앞의 "신사" 미노타루스는 조용히 눈앞에 서서 발레리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흥분한 듯 거칠게 숨을 푸푸 몰아쉬고 있었고 어린애 팔뚝만큼 굵은 대물은 잔뜩 흥분해서 지푸라기 치마를 뚫고 나와 있었다.


"하핫!"

꼿꼿하게 선 채로 까닥거리고 있는 미노타루스의 대물을 보고 상황에 안 어울리게 웃음을 터뜨려 버렸다.
장난스런 표정을 지은 발레리가 오른손에 들고 있던 굵은 오이를 다리 사이에서 빼서 옆으로 던져 버렸다.
끈적끈적한 애액 범벅이 돼서 어차피 다시 부엌에 가져가기는 무리인 상태가 돼버린 오이였다.

두손을 뒤로 해서 넓적한 바위 위를 짚으며 다리를 더욱 활짝 양옆으로 벌려 주었다.

"해 봐요! 신사 미노타루스씨! 어서요!"


"무우우우우우우우우!"

기쁜 듯 길게 소리까지 지른 미노타루스가 발레리에게 달려 들었다.
왠만한 사람의 얼굴만큼 크고 갈색의 짧은 털이 온통 덮힌 양손으로 발레리의 양발목을 잡고 양옆으로 찢을 듯 활짝 벌렸다.

"쓰으으윽! 쓰으으으윽! 쓰으으으윽!"

"으음..... 으아아아..... 으으으으으음....."

황소의 머리의 입에서 - 인간과 비교해서는 몇 배나 될 정도로 - 엄청나게 크고 두꺼운 혀가 빠져나와 발레리의 다리 사이를 핥기 시작했다.
이미 자위로 애액 범벅이 되어, 애무를 더할 필요도 없이 남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상태인 발레리의 성기였지만, 삽입전에는 항상 애무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믿는 듯한 정말 신사적인 미노타루스였다.

자위는 숱하게 해봤지만, 남자가 - 괴물인 미노타루스를 남자라고 부른다면 - 성기를 핥는 것은 처음인 발레리의 알몸이 자극으로 부들부들 떨렸다.

"쓰윽! 쓰으으윽! 쓰으으으으윽!"

"아아..... 하아아..... 아아아아..... 넣어 주셔요! 넣어 주셔요! 아아아아!"

발레리의 입이 놀라움으로 O자 모양으로 크게 벌어졌다.
갈색의 눈동자도 충격으로 커졌다.

"이것의 진짜 남자의 성기..... 오이나 가지하고는 비교도 되질 않아!"

발레리의 하반신을 들 듯, 양손으로 발목을 잡고 활짝 벌려 쳐든 채로 미노타루스는 굵은 대물을 천천히 발레리의 몸속에 집어넣고 있었다.

"아아... 아아..... 하아아아아아....."

천천히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며 미노타루스는 자신의 대물을 확실하게 발레리의 몸속 깊숙히 삽입했다.

"자궁 속까지 들어와 버렸다! 너무 좋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어린애의 팔뚝 만큼 굵고 긴 미노타루스의 대물이 거의 끝까지 삽입되었다.
천천히 앞뒤로 굵고 긴 대물이 움직일 때마다 "질컥! 질컥!" 음란한 소리와 함께 애액이 사방으로 튀었다.

여신관 발레리는 고개를 흔들며 엄청난 쾌감으로 알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자위를 하면서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을 정도로 큰 쾌감이었다.

"아... 아... 아... 아... 아아아아....."

자궁 속까지 가득 메운 듯한 미노타루스의 대물이 꿈틀거리더니 따뜻한 무엇인가가 몸속에 퍼져나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하아... 아아..... 아아아아아아아....."

미노타루스가 이제는 줄어든 자기의 그것을 뽑아내자 여전히 열린 채인 성기 구멍이 꿈틀하더니 하얀 정액이 밖으로 흘러 내렸다.

"아아아아아아아....."

몽롱하게 풀린 눈으로 여신관 발레리가 신음 소리를 냈다.
너무나 큰 쾌락으로 눈물까지 줄줄 흘리고 있었고 입도 멍하게 벌리고 있었다.

"괜... 찮..냐, 인..간?"

황소 머리에, 거대한 덩치..... 험악한 모습에 안 어울리게 자상한 미노타루스를 올려다 보며, 발레리가 싱긋 장난꾸러기같은 미소를 지었다.

"안 괜찮아요, 미노타루스씨! 너무 좋아서 죽을 뻔 했어요!
이름이 뭐에요?"

"이.... 름?"

미노타루스들이 모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 미노타루스는 꽤 더듬거렸고 발음도 알아듣기 힘들 정도였다.
말을 하는 자체가 미노타루스에게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 듯 했다.

"뭐라고들 당신을 불러요?"

"미노?....."

"그건 종족 이름이구요.
당신만 부르는 이름은 없어요?"

"....."

역시나 괴물인 미노타루스들에게는 이름이라는 개념은 없는 듯 했다.
한숨을 쉬며, 여전히 다리를 벌리고 넓적한 바위 위에 앉은 채로 미노타루스를 올려다 보던, 발레리의 갈색 눈동자가 반짝했다.
잠시 풀이 죽었던 미노타루스의 대물이 다시 흥분하여 꼿꼿하게 일어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한 번 더 해줄 수 있어요, 미노?씨?"

"네 몸..이 괜..찮다면..... 열 번이라도....."

"그럼 어서 해 주셔요, 미노? 왕자님!"

"무무무무무무무무!"

"아아아... 하아.....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처녀의 쾌락에 찬 신음소리가 숲속 연못가에 다시 한번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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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라라라라라라....."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회색 여신관복을 입은 여신관 발레리가 넓은 사원의 뜰을 긴 빗자루로 쓸고 있었다.
조금 있다가 밤에 빠져나가 미노타루스를 만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다리 사이가 짜릿짜릿해지는 느낌이었다.


처음 미노타루스를 만났던 그날 밤, 무려 여덟 번이나 연속으로 섹스를 한 후, 과도한 쾌락으로 땀범벅이 되버린 몸이 완전히 추욱 늘어져 버렸다.
미노타루스쪽은 정말로 열 번도 할 수 있는 듯 그때까지도 힘이 남아도는 것처럼 보였지만, 더 이상은 발레리의 몸이 무리인 듯 싶자 미련없이 늘어진 발레리의 알몸에서 떨어져 나왔다.

"내일 밤에도 나와 줄 수 있어요?"

손끝 하나 까닥할 수 없는 부웅 뜬 기분으로 발레리가 물었다.

"너만 괜...찮다..면....."


그 이후, 벌써 열흘째..... 밤이면 몰래 빠져나가 미노타루스와의 섹스를 즐겼다.
너무나 큰 쾌락에, 매번 섹스가 끝난 후에는 한두 시간씩 멍하니 알몸으로 누워 있다가 겨우 몸을 추스려 돌아올 정도였다.


이 세계 위스토아에서 대부분의 여자들은 십대 후반 정도의 나이에 보통 결혼들을 했다.
이제 21살인 발레리는 사실 결혼을 서둘러야 할 나이였지만, 결혼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기 보다는, 별로 내키질 않았다.

꽤 예쁘장한 외모를 가진 발레리였지만, 전쟁과 용기의 신 크로안의 사원에서 키워진 고아..... 재산이라고는 한 푼도 없었다.
게다가, 여자치고는 지나치게 큰 3헥사 7토르(약 185센치)의 키를 가진 발레리의 외모를 보고 아내로 데려갈 부잣집 아들은 - 아예 말도 안되는 귀족 아드님은 고사하고 - 아무도 없었다.

결국, 발레리가 시집가려면 농부나 나무꾼, 막노동꾼 정도에서 수준을 맞춰서 가는 수밖에 없었다.
육체 노동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발레리가 특별히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고아였지만 사원에서 키워진 발레리는..... 글을 읽고 쓰는 것은 물론 상당한 교양과 학문을 익혔고, 그 위에 검술 실력도 상당했다.
이런 자신이, 글자조차 모르고 - 설사 글자는 가르쳐 줄 수 있다고 하더라도 - 말도 통하지 않을 무식한 남자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지 발레리는 확신이 서질 않았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 가면서 조숙한 발레리의 성욕에 대한 호기심과 욕구는 점점 커져 갔다.
그리하여, 17살이 되던 해의 어느날 밤..... 이 대담하고 씩씩한 처녀 여신관은 오이를 갖고 자위를 하면서 자신의 처녀막을 스스로 깨뜨려 버렸다.
그리고, 벌써 4년째..... 밤이면 틈을 봐서 사원 밖으로 빠져나가 채워지지 않는 성욕을 달래곤 했던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큰 오이나 가지를 사용해 가면서.....


물론 미노타루스는 인간의 몸을 한 괴물이니 만큼 임신의 위험도 있었지만, 다루가라는 나무의 뿌리를 삶아먹으면 절대로 임신하지 않는다고 식물도감에서 본 바가 있었다.


"발레리! 발레리! 큰 일 났어!"

호들갑스런 목소리에, 딴 생각에 잠겨 있던 발레리가 정신을 차리며 돌아 보았다.
같은 고아 출신의 여신관이자 친구인 마가렛이었다.

"왜 무슨 일이야?"

뛰어 왔는지 숨까지 몰아쉬면서 마가렛이 대답했다.

"하아... 하아..... 글쎄! 사원 밖 숲속에서 사냥꾼들이 미노타루스 괴물을 발견했대!"

"뭐? 그래서?"

깜짝 놀라는 발레리를 보고 마가렛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흡족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발레리가 혹시나 미노타루스가 다치기라도 했을까봐 놀랐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단 도망쳤다가 마을 사람들을 모아서 다시 미노타루스를 발견한 곳으로 쳐들어 갔는데, 미노타루스는 이미 도망쳐서 모습을 감췄더라는 거야!
숲속에서 며칠이나 머물렀는지 덤불 속에 잘 자리까지 만들어 놓고 잡아먹은 짐승들 뼈도 수없이 흩어져 있었대.
자주 놀러가던 가까운 숲에 그런 무서운 괴물이 있었다니..... 앞으로는 무서워서 숲에도 못 들어가겠어!"

신이 나서 계속 재잘거리는 마가렛의 말을 흘려 들으면서 발레리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미노타루스가 무사히 도망쳤나 보니 다행이긴 했지만.....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아마도 두 번 다시는 그 미노타루스를 만나볼 수 없을 거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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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석달 뒤..... 조그만 화장실에서 신관복을 걷어 올려 하반신과 배를 드러낸 채로 여신관 발레리는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벌써 석달째 월경이 없더니, 군살없이 탄탄한 배가 이제는 눈에 띄게 불러오기 시작했다.

의심의 여지 없는 임신.....

"하지만, 다루가 뿌리를 달여 먹었는데..... 어째서 이런 일이?"


"약은 항상 약사에게....." 지구라고 불리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 봤다면 그렇게 이유를 말해줄 상황이었다.

인쇄술이 아직 발명되지 못한 이 세계 위스토아에서 모든 책은 손으로 직접 적어서 만들어졌다.
식물도감에 나와 있는 다루가의 모습 또한 물론 사진이 아니라 손으로 그린 그림이었다.
부정확하게 그려진 그림과 다루가의 특징을 적어 놓은 몇 줄의 글만을 보고, 그리고 남에게 물어보지도 못하고 혼자서 다루가를 찾은 결과..... 다루가가 아니라 엉뚱한 식물의 뿌리를 달여 먹어 버린게 틀림없었다.

씩씩하고 무서운 게 없는 말괄량이 처녀인 발레리도 이때만은 눈앞이 막막해지는 걸 어쩔 수 없었다.
몇백 년째 계속되어온 오랜 전란의 시대로 인해, 사람들의 정조 관념도 많이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처녀가, 그것도 신을 섬기는 여신관이 애를 밴 것을 너그럽게 봐줄 정도는 아니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인간이 아니라 괴물의 아기를 배었다는 걸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도망가야 돼!
아무도 없는 곳으로 도망가서 혼자서 애를 낳아야 해!
그 방법 뿐이야!"

발레리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날 밤..... 모두 잠든 깊은 한밤중에 대신관의 방 문이 소리도 없이 열렸다.
신발을 벗은 듯 소리도 나지 않는 발걸음으로 키 큰 그림자가 조심조심 방안에 들어섰다.

주름살 투성이에 머리가 하얗게 센 대신관 캔들러가 소박한 침대 위에서 조용히 자고 있었다.
규칙적으로 가볍게 코를 골며 잠들어 있는 캔들러의 모습을 내려다 보면서 여신관 발레리가 눈물을 흘렸다.

"미안해요, 대신관님!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창문으로 들어오는 달빛을 제외하고는 어두침침했지만, 익숙한 방안을 더듬어 발레리는 사원의 돈을 모두 넣어 놓는 상자를 찾았다.
사원답게, 그리고 사람을 쉽게 믿는 대신관답게 한쪽 벽에 붙어 있는 소박한 벽장 위의 상자에는 자물쇠조차 걸려 있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었다.
생각했던 대로 안에 들어 있는 돈은 그렇게 많은 액수는 아닌 듯 했다.
겨우 몇 백명이 모여사는 마을에 있는 조그만 사원이니 당연한 일이었다.

"백 세테르만 가져갈게요, 대신관님!
정말 죄송해요!"

떨리는 손으로 은화 다섯 개를 골라 꺼내 들었을 때였다.
(금화 1개 = 은화 50개 = 1,000 세테르, 은화 1개 = 동화 20개 = 20 세테르)

"천 세테르 가져가렴!
그래야 여비 정도는 될 게다!"

"챙그랑!"

뒤에서 갑자기 들려온 부드러운 목소리에 깜짝 놀란 발레리의 손에서 은화들이 떨어져 바닥에 굴렀다.

"대신관님! 대신관님....."

몸을 돌리면서 발레리가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어느새 잠이 깨었는지 대신관 캔들러가 침대 위에 몸을 일으켜 앉아 있었다.

"놀라게 해서 미안하다!
늙으면 잠귀가 밝아지는 법이라서.....
조용히 그냥 있으려고 했지만, 네가 여비를 너무 조금 가져가길래....."

어둠속이라 잘 보이진 않았지만, 늘 그렇듯 따뜻한 미소를 짓고 있을 늙은 대신관을 향한 발레리의 두 볼에 주르르 눈물이 흘러 내렸다.

"아니요! 백 세테르면 충분해요!
정말 죄송해요, 대신관님! 흑흑! 흑흑흑!"


대신관 캔들러가 침대에서 일어나 다가왔다.
벽장의 다른 칸에서 조그만 자루까지 꺼내들더니 바닥에 떨어진 은화들과 함께 은화 오십 개를 세어서 자루에 넣어 주었다.

"네가 이런다면 정말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겠지.
여지껏 고생만 시켜서 미안하다!
전쟁과 용기의 신 크로안님의 가호가 항상 함께 하기를....."

은화 오십 개를 꺼내자 상자 안에는 이제 동전들과 네댓 개의 은화밖에는 남지 않았다.
금화같은 건 처음부터 한 개도 없었다.

"아니에요, 대신관님! 흑흑!
이러시면... 흐윽! 모두들 어떻게 생활하게요!
정말 죄송해요! 흑흑흑!"

조그만 자루를 손에 쥐어주며 대신관 캔들러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일주일후면 크로안님의 축제일이라 기부금이 많이 들어오잖니.
걱정하지 말고 가져가렴!
항상 건강하고 용기를 잃지 마라!"


"흑흑! 흐흐흐흑!"

어린애처럼 울음을 터뜨리며 여신관 발레리는 늙은 대신관 캔들러의 품에 안겼다.
이제는 자신보다 훨씬 키가 작은 늙고 조그만 대신관..... 네 살때 산적들에게 부모가 죽고 고아가 돼 버린 자신을 주워와 지난 17년간 키워 준..... 그리고, 아마 이제 다시는 안겨보지 못할 사람의 따뜻한 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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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 뒤..... 일레기아 왕국의 스테어 백작령에 속한 아엘티아시.....
시 외곽에서 허름하고 조그만 식당을 운영하는 카손은 슬슬 문을 닫을까 생각중이었다.

밤이 늦어서 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이제는 거의 끊겼고, 오늘은 더 이상 손님도 없을 듯 했다.

"따그닥! 따그닥! 따그닥! 따그닥! 워워워워워워워!"

갑자기 식당 앞에 마차를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서 내려주면 되겠어?"

"예....."

"잘 가라구, 이쁜이! 배도 많이 부르니 다리 너무 자주 벌려주지 말고!
나야 맛있게 잘 먹었지만..... 낄낄낄!"

문밖에서 들려오는 저속한 말소리에, 카운터에 앉아 있던 카손은 눈살을 찌푸렸다.

"창녀인가? 이 밤중에....."

"삐그덕....."

낡은 나무문이 열리면서 훤칠한 키의 여자가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저녁 되나요?"

"무..... 물론 되죠! 앉으세요!"

문을 닫으려는 판에, 창녀가 들어오는 꼴에 인상을 쓰려던 카손이 당황하며 저도 모르게 친절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허름한 녹색 드레스 차림에 어깨에는 허름한 천가방을 메고 있는 여자는 이제 잘해야 스무 살이 조금 넘었을 듯 했다.
어깨를 지나 길게 늘어뜨린 갈색 머리카락에, 갈색 눈동자를 가진 꽤 아름다운 처녀였다.
3헥사 6토르(약 180센치)도 넘어보이는 키가 조금 지나치게 크기는 했지만.....

임신한 듯 배가 불러오는 처녀는 몹시 지쳐 보였지만, 갈색 가죽 허리띠에는 1헥사반(약 75센치)이 조금 안 되어 보이는 칼을 차고 있었고, 무엇보다 지적으로 보이는 말투와 분위기가 전혀 싸구려 창녀로 보이지는 않았던 것이다.

일부러 허름한 식당을 골라서 들어온 듯한 모습이 아마도 돈은 별로 없는 듯 했지만.....

"얼마죠?"

"감자 스튜와 빵은 1세테르..... 돼지고기 구이까지 하면 2세테르죠."

"감자 스튜와 빵만 주셔요!"

"예!"

역시나 돈은 별로 없는 듯 했다.
화덕에 장작을 넣고 스튜 남비를 올려 놓으면서 카손은 처녀 - 아니 임신한 젊은 여자의 몸을 힐끔거렸다.
배는 불렀지만 늘씬한 모습에, 주변의 흔하고 평범한 여자들과는 어딘지 다른 기품있는 아름다움을 가진 여자였다.

"망해서 도망친 부잣집 딸이라도 되는 건가?"

조금 아까 마부가 떠들던 소리를 생각하며 카손은 다리 사이가 불끈 서는 걸 느꼈다.
이제 오십이 다 돼가는 카손은 두어해 전, 아내를 병으로 잃은 후 줄곧 혼자서 지내오고 있었다.
물론 지금 자신의 식당의 싸구려 탁자 앞에 앉아 있는 젊은 여자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못생긴 평범한 여자였지만..... 그런 아내를 잃은 후, 돈도 없고 조그만 키에 못생긴 카손은 재혼할 여력조차 없었다.

"자! 여기 있습니다!"

"후루룩! 짭짭짭짭!"

스튜를 담은 나무 그릇과 빵 두 개를 담은 나무 접시를 내려놓자마자, 젊은 여자는 게걸스럽게 나무 스푼으로 스튜를 퍼먹고 빵을 집어서 입에 넣었다.
순식간에 빵 두 개를 다 먹고 스튜를 들이마시며 그릇 바닥을 스푼으로 긁는 모습이 배가 몹시 고팠던 듯 했다.

"빵을 한 개만 더 줄 걸 그랬나?"

뒤늦게 미안한 생각이 드는 카손이었다.


"1인분 더 드실 거요?
혹시 돈이 없으시면....."

마부에게 줬던 것처럼 몸을 줘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소심한 카손은 뒤의 말이 차마 입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벌떡!"

입가를 손으로 닦은 젊은 여자가 몸을 일으켜 카운터로 다가왔다.
잘 해야 3헥사 3토르(약 165센치) 정도인 카손에 비해 적어도 4토르(약 20센치)는 키가 더 큰 여자였다.

"괜한 말을 해서 화가 난 건가?
사실 뒤의 말은 입밖에 내지도 않았는데....."

허리에는 칼까지 차고 있는 모습에 겁에 질린 카손이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 마셨다.

하지만, 카운터 앞으로 걸어온 여자는 애절한 표정으로 카손을 내려다 보며 큰 두 손으로 카손의 두 손을 감싸 쥐었다.
무술 수련을 한 듯 손바닥에 단단하게 굳은 살이 박혀 있었지만 촉감은 따스했다.
훨씬 위에서 갈색의 눈동자가 떨리며 파란 눈동자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실은..... 괜찮은 홀아비가 혼자서 운영하는 식당이나 가게가 없는지 물어 물어서 겨우 여길 찾아 왔어요.
저는..... 아무데도 갈 데가 없어요.
여기 있게 해주실 수는 없을까요?
열심히 일할게요!
그리고..... 원하시면, 원하시면....."

키 큰 여자가 말끝을 흐리며 볼을 붉혔다.


카손의 입이 놀라서 저절로 벌어졌다.
이렇게 예쁜 여자가 제 발로 걸어 들어와 머무르게 해달라니, 홀아비로 외롭게 지낸 카손으로서는 호박이 넝쿨째로 굴러 들어온 기분이었다.
비록 누구 애인지 모를 애를 배고 있긴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예쁘고 늘씬한 여자가 뭐가 아쉬워서 자기에게 오겠는가.


카운터에서 돌아나온 카손이 식당 문 바깥쪽에 대롱대롱 줄로 매달아 놓은 "영업 중" 푯말을 돌려 "영업 끝" 면이 나오게 만든 후 문을 닫고 걸쇠를 걸었다.
그리고 반쯤 열려 있던 나무 창문들도 닫고 걸쇠를 걸어 잠궜다.

조금전에 들었던 말이 꿈이 아닌가 싶었지만, 여자는 카손이 문과 창문을 닫는 모습을 말없이 서서 바라보고 있었다.

천천히 여자에게 다가간 카손이 떨리는 손으로 여자에게 손을 뻗어 드레스의 단추들을 풀기 시작했다.
역시나, 여자는 순순히 몸을 맡긴 채 조용히 카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스르륵....."

옷감이 미끄러지는 소리와 함께 헐렁한 녹색 드레스가 바닥에 떨어졌다.
여자는 풍만한 젖가슴에 천을 두르고 있었지만 아래쪽에는 아무 속옷도 입고 있지 않았다.
아마도 돈이 없어서 점점 불러오는 아랫배에 맞는 속옷을 사지 못했던 듯 했다.
임신한지 육칠 개월은 되었는지 배가 꽤 많이 불렀지만 참으로 육감적이고 늘씬한 몸매였다.

가슴 가리개를 풀어내자 카손으로서는 난생 처음보는 정말 풍만하고 아름다운 가슴이 드러났다.
두어해 전 죽은 전 아내에 비하면 그 크기가 두 배도 넘을 듯 했다.

흥분되는 모습의 알몸이었지만 카손으로서는 - 십중팔구 조금전 마부가 쑤신 데다가 - 임신한 여자와 성교를 할 기분은 나질 않았다.
여자의 양어깨에 손을 얹고 아래로 누르자 여자가 순순히 바닥에 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카손이 바지를 내리자 카손의 물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조그맣고 볼품없는 물건이었지만 모처럼 여자의 알몸을 보고 흥분해서 잔뜩 열이 올라 꼿꼿하게 서 있었다.
여자가 순순히 입을 벌리고 카손의 그것을 입에 머금었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촉촉한 입안의 촉감이 느껴졌다.

"할짝! 할짝! 할짝!"

여자가 소리내어 카손의 그것을 입에 문 채 소리내어 빨기 시작했다.
역시 직업 창녀는 아니었던 듯 무척 서툰 기교였다.

그러나, 기품있어 보이기까지 하는 생전 처음보는 아름다운 여자가 알몸으로 무릎꿇은 채 자신의 그것을 입에 물고 있다는..... 상황이 주는 자극에 흥분한 카손의 그것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푸욱 여자의 입안에서 정액을 뿜었다.

여자는 순순히 카손의 정액을 삼키며 카손을 올려다보며 눈치를 살폈다.
카손에게 잘 보여 머무르고 싶어서 매우 필사적인 듯 했다.

사정후의 허탈감과 함께..... 임신한 여자에게 오럴섹스를 시킨 데 대한 죄책감이 뒤늦게 든 카손이 여자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내 이름은 카손 카플란이요.
원한다면 여기 얼마든지 머물러도 좋아요."

"발레리 위버라고 합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여자 - 발레리는 눈물까지 흘리면서 키가 훨씬 작은 카손의 손을 잡고 몇 번이나 고개를 숙이며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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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아악! 안돼! 안돼!"

카손은 갑작스런 비명 소리에 놀라 잠이 깨었다.
역시나..... 옆에서 자고 있는 아내가 악몽을 꾸며 비명을 지른 것이었다.


"발레리! 발레리!"

"허어어억!"

흔들어 깨우자 그의 아내 발레리가 눈을 뜨며 신음소리를 냈다.
몸이 온통 식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함께 지낸지 벌썩 석달째.....
처음 나타났을 때는 겁에 질린 듯 움추러든 표정이었지만, 발레리 위버는 천성적으로 쾌활하고 명랑한 데다가 힘도 세고, 게다가 매우 뛰어난 요리 솜씨에 청소, 빨래 등 집안 일도 깔끔하게 잘 해내는.....
카손으로서는 정말 굴러 들어온 복덩어리였다.

결국 한달 전쯤 발레리에게 청혼한 카손은 크로안 신의 신관 한 사람이 주재하고 이웃에 사는 몇 사람이 참석한 소박한 결혼식을 올려.....
두 사람은 정식으로 부부가 되었고, 발레리 위버는 남편의 성을 따라 발레리 카플란이 되었다.

사실, 전쟁과 용기의 신인 크로안의 신관에게 결혼식의 주재를 청하는 경우는 카손으로서는 들어보지도 못했으나, 어째서인지 그의 아내 발레리는 그렇게 하기를 몹시 원했다.


돈 한 푼 없는 줄 알았던 발레리 카플란은 뜻밖에도 결혼식 후에야 950세테르나 되는 적지 않은 돈을 꺼내 놓았다.
50세테르 정도면 평범한 4인 가정의 한달 생활비가 되니, 1년반 생활비 정도가 되는 제법 목돈이었다.

발레리가 내놓은 돈과 카손이 모아 놓았던 얼마 안되는 돈을 합쳐 아엘티아시 안쪽의 좀더 중심가로 식당을 옮겼다.
아내는 배가 잔뜩 부른 몸으로도 열심히 카손을 거들었고 항상 밝은 얼굴이었으나, 자신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는 일체 꺼내려 하질 않아서.....
카손은 아직까지도 발레리가 자기를 찾아오기 전에는 뭘하며 어떻게 지냈는지, 또 뱃속의 아기 아버지는 누구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소심하면서도 상냥한 성격의 카손은 아내가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내용을 굳이 억지로 캐물으려 들지 않았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출산일이 다가올수록 그의 새 아내 발레리는 알 수 없는 두려움으로 떠는 듯 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첫 출산에 따른 두려움일거라고 생각했으나, 툭하면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는 모습에 카손으로서는 걱정되지 않을 수 없었다.

"발레리! 괜찮아, 당신?"

"예, 괜찮아요!
미안해요!"

흠뻑 식은 땀에 젖은, 자신보다 훨씬 키와 덩치가 큰 아내를 카손은 꼬옥 품에 안아 주었다.

"저..... 여보?"

"응! 왜?"

"이제 태어날 아기..... 산파를 부르지 말고 당신이 받아주면 안될까요?"

발레리가 꺼낸 뜻밖의 말에 카손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 큰일 나면 어쩌려고 그래?
걱정하지 말고 낳아!
내 아이로 키울 테니까!"


"고마워요, 여보!
하지만..... 실은 이 아이는....."

발레리가 말을 멈췄다.
말하기가 몹시 어려운 듯 했다.

"이 아이의 아버지는 인간이 아니어요."


"휴우....."

카손은 한숨을 쉬었다.
그제야..... 아무리 봐도 자기에게는 어울리지 않게 과분한, 발레리같은 여자가 자신의 아내가 되어준 이유를 알게 된 듯한 기분이었다.

그러나, 젊은 여자가 괴물들에게 강간당하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해서 인간아닌 종족의 아이를 배는 경우는..... 비극이긴 했지만, 사실 종종 발생하는 일이기도 했다.

"엘루시족이나..... 오르크야, 혹시?"

"미노타루스에요."


"헉!"

전혀 뜻밖의 소리에 카손이 숨을 들이켰다.
황소의 머리에 인간의 몸을 한..... 위스토아의 괴물들 중에서도 가장 힘이 세고 흉폭하다는 괴물 미노타루스!
미노타루스의 애를 뱄다는 얘기는 이제껏 단 한 번도 들어본 적도 없었다.

만약 새 아내가 황소 머리의 괴물을 낳는다면..... 그 때는..... 그 때는.....

소심한 식당 주인에 불과한 카손으로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기죽은 듯 작은 목소리로 발레리의 얘기가 계속되었다.

"저는 사실 전쟁과 용기의 신 크로안을 섬기는 신관이었어요.
셍뜨 바인(신성한 빛)은 전혀 사용할 줄 모르지만..... 의술이나 치료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지식과 경험이 있어요.
그러니 걱정말고 당신이 애를 받아 주셔요.
미안해요, 여보!
정말 미안해요! 흑흑! 흐흑흑흑흑!"

"그래!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만 알려 줘!
우리 둘이서 낳자!"

벌벌 몸을 떨면서도 카손은 스스로 용기를 북돋으며 흐느끼는 아내를 다시 한번 꼬옥 안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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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애! 응애! 응애!"

우렁찬 울음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

"애는..... 애는 어때요?"

피범벅이 된 방안에 알몸으로 다리를 활짝 벌리고 누운 채로, 발레리 카플란은 고통을 참느라 시뻘개진 얼굴로 애가 어떤지부터 다급하게 물었다.

"건강한 사내아기야!
인간이야, 여보!
멀쩡한 인간 모습의 사내아기라구!"

부들부들 떠는 손으로 카손이 새빨간 갓난아기를 높이 쳐들었다.
갓 태어난 주제에, 마치 햇볕에 그을리기라도 한 것처럼 갈색을 띤 피부색이 특이했을 뿐.....
아기는 황소 머리의 괴물이 아니라 멀쩡한 인간 모습의 아기였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크로안 신이시여! 크신 은총에 감사 드립니다!"

식은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시뻘개진 얼굴의 발레리가 그제야 안심한 듯 베개에 머리를 눕혔다.
두 볼을 타고 뜨거운 눈물이 끊임없이 아래로 흘러 내렸다.


"애 이름을 알렉스라고 하자!
알렉스 카플란! 우리 아들로 잘 키우자구!"

아내에게서 미리 배운 대로 날카로운 칼로 탯줄을 자르고 남은 부분을 실로 묶으며 카손이 흐뭇한 목소리로 떠들었다.
만약 정말로 황소 머리의 괴물이라도 나왔으면 어떻게 해야할지 사실 아내 이상으로 그 자신도 공포에 떨고 있던 참이었다.


........................................................................................................................


그러나.....
알렉스 카플란은 역시 인간의 아이는 아니었다.

처음 태어나서는 갈색의 피부외에는 크기도 생김새도 다른 아기들과 아무 차이가 없었으나, 엄청난 속도로 성장해서 2, 3개월 후에는 벌써 두 돌은 된 아이처럼 덩치가 커지고..... 심지어는 걷기 시작했다.

"마미(엄마)..... 마미....."

3개월만에 걸으며 말도 하기 시작하는 아기를 보고 카손은 어처구니 없는 얼굴로 웃었다.

"애가 참 우량아야!
파피(아빠)도 해야지! 파피! 파피!"

"파피! 까르르르르륵!"

정말로 바로 따라서 말하며, 일어선 채로 자랑스럽게 웃는 3개월된 아기를 보고 카손도 사람좋게 따라서 웃었다.


........................................................................................................................


알렉스가 만 3살이 되던 해였다.

"자! 주문하신 밀입니다!"

"털퍼덕!"

식당 앞에 큰 자루를 내던지듯 내려놓은 마부가 서둘러 마차를 몰고 사라져 버렸다.

"자..... 잠깐! 안에 들여다 주고 가야죠!"

카운터에 있던 카손이 황급히 달려 나왔으나 이미 마차는 뒤꽁무니만 보일 뿐이었다.
적어도 150리젠드(약 75키로)는 되어 보이는 밀자루를 내려다보며 카손은 한숨을 쉬었다.

키 크고 힘센 그의 아내와 함께라면 어떻게 들 수 있겠지만 마침 시장에 간 터였고, 게다가 질질 바닥에 끌다가는 조잡한 자루가 터져서 자칫하면 난리가 날 수도 있었다.
사람 드나들기도 힘들게 식당 문 앞에다 이렇게 큰 자루를 내려 놓고 가버리다니.....


"내가 들어줄게, 파피(아빠)!
걱정하지 마!"

누가 봐도 6, 7살은 되어 보이는 갈색 피부의 꼬마 - 이제 겨우 3살인 알렉스가 어느새 옆에 다가와, 한숨을 쉬는 카손을 보고 웃어 보였다.


"고맙다, 알렉스!
하지만, 이제 좀 있으면 마미(엄마)가 올....."

카손이 말을 멈추며 입을 떠억 벌렸다.


어린 알렉스가 마치 솜자루라도 되는 것처럼 가볍게 밀자루를 번쩍 양손으로 치켜들어 머리 위로 들고 있었던 것이다.


"위험하다, 알렉스!
조심해! 조심!"


"씨이이이익!"

키가 카손의 허리께에도 못 미치는 3살 꼬마 알렉스가 자랑스런 미소를 지었다.

"걱정하지 마, 파피(아빠)!
별로 안 무거워!
부엌 옆의 창고방에 갖다 놓으면 돼?"


"응! 그래!
조심..... 조심!"


자기 몸보다 훨씬 큰 밀자루를 머리 위로 가볍게 쳐든 3살의 꼬마 알렉스가 가볍게 걸음을 옮겨 창고방으로 자루를 가져갔다.

"털썩!"

밀자루를 방에 내려놓은 알렉스가 웃으면서 다시 놀러 나갔다.
창고방 안에 혼자 남은 카손은 - 문득 뭔가 엉뚱한 가벼운 게 잘못 배달된 게 아닌가 싶은 생각까지 들어 - 허리를 굽혀 자루를 들려고 시도해 보았다.

"끙끙!"

역시나 허약한 그로서는 자루를 들기는 커녕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마미(엄마)! 마미(엄마)!
내가 파피(아빠)를 도와서 밀자루를 날랐다!"

어느새 그의 아내 발레리가 시장에서 돌아온 듯 알렉스와 함께 식당에 들어서고 있었다.


"밀자루를? 요만한 거?"

사온 음식재료 가방을 바닥에 내려 놓은 후, 발레리가 양손을 6토르(약 30센치) 정도 벌려 보이며 웃음을 지었다.


"아니! 이 만한 거!"

어린 알렉스가 양손을 있는 대로 활짝 벌려 보였다.


옆에 서 있던 카손이 여전히 믿기 어렵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확인해 주었다.

"정말이야, 여보!
150리젠드(약 75키로) 짜리 제일 큰 자루 있잖아.
그걸 가볍게 들더라구!"


발레리의 갈색 눈동자가 놀라움으로 커지더니, 흐뭇한 미소와 함께 3살 짜리 알렉스의 조그만 갈색 눈동자를 내려다보며 꼬옥 품에 안아 주었다.

"그래! 우리 알렉스는 힘도 세지!
틀림없이 이 다음에 백만 병력을 이끄는 그란드 제너랄(대장군)이 될 거야!"


"응! 꼭 그란드 제너랄(대장군)이 될 게, 마미(엄마)!"

카손과 발레리가 서로 마주 쳐다보며 흐뭇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


알렉스가 다섯 살이 되던 해에 처음으로 문제가 발생했다.

"마미(엄마)! 머리 위쪽 여기가 자꾸 가려워!"

아이들과 잘 놀다 들어와서 가려움을 호소하는 알렉스의 갈색 머리카락을 들춰보던 발레리는 놀라움으로 허억 숨을 들이켰다.
아직 잘 보이진 않았지만 머리 위쪽 양옆에 조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그것은 마치 뿔처럼 보였다.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뿔은 점점 자라나서 한달도 채 되기 전에, 마치 황소의 뿔처럼 가운데로 휘어지며 머리 위로 높이 솟아 올랐다.


항상 밝은 얼굴로 다른 아이들과 뛰어놀던 알렉스가 집안에서만 지내게 된 것도 그 때부터였다.

머리에 황소뿔이 난 괴물..... 아이들뿐만 아니라 이웃 사람들도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항상 자상한 성격의 양아버지 카손은 대장간에서 쇠를 자르는 톱까지 빌려와 발레리와 함께 애를 써 보았으나, 놀랍게도 알렉스의 황소뿔은 쇠를 자르는 톱으로도 전혀 잘리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해 겨울 양아버지 카손이 가벼운 감기로 시작해서 시름시름 앓다가..... 이런 저런 약을 먹고 의사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병석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의 나이 겨우 53세였다.
카손과 발레리는 종종 성관계를 가졌으나 카손의 약한 정력이 원인인지 카손과 발레리 사이에서는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하긴 발레리 이전에 죽은 카손의 전처도 아무 아이를 낳지 못했다고 들었다.


아이들이 뿔달린 괴물이라고 따돌리고 놀린다며 집안에서만 지내게 된 아들을 가엾게 여긴 발레리는..... 마침내 꽤 잘 되는 편인 식당을 팔아 버리고 아엘티아시의 좀더 외곽으로 이사했다.
역시 식당이 딸린 집이었지만, 그동안 벌어놓은 돈이 꽤 돼서 넓은 마당이 붙어 있는 집을 살 수 있었다.

"자! 막대를 이렇게 잡고 똑바로 들어 봐!
그래! 그대로 위에서 아래로 똑바로 내려치는 거야!
잘 했어!"

"휘잉! 휘잉!"

전쟁과 용기의 신 크로아를 섬기는 신관이었던 발레리 카플란은 어려서부터 신관들로부터 정식으로 배운 검술 실력이 상당했다.
발레리는 양아버지도 잃고 외톨이가 돼 버린 아들이 무술 수련으로나마 외로움을 달랠 수 있기를 바랬다.

"그래! 그렇게 1,000번 계속 휘두르는 거야!
엄마는 식당에 가 있을 테니까 계속 연습해!
우리 대장군 알렉스!"

"휘잉! 휘잉!"

이제 겨우 일곱 살의 나이였지만 열두세 살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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